사이언스 투데이

[바이오위클리] 먹는 치료제 곧 도입…효과와 한계는?


■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흥미로운 바이오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바이오 위클리 코너입니다. 조금 전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에 에이즈 치료 알약이 포함됐다는 리포트 전해드렸는데요.

이를 취재한 이성규 기자와 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우선 코로나19 치료제가 지금 얼마나 개발돼있는지 현황부터 한 번 정리해주시죠?

[기자]
익히 알려졌듯이, 세계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는 미국 바이오 기업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렘데시비르입니다 길리어드는 애초 렘데시비르를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려고 했는데, 임상시험에서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했죠. 그러는 가운데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로 개발 방향을 틀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받았습니다. 렘데시비르는 구조적으로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 복제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앵커]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 용어가 어려운데요, 이게 무엇이며, 어떻게 코로나19 치료에 쓰이는 건가요?

[기자]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가 무슨 말이냐 면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유전물질로 RNA를 가지고 있는데요. 인간은 유전물질로 DNA를 가지지만, 바이러스는 RNA를 유전물질로 가지기도 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증식하려면, 유전물질인 RNA부터 복제해야 하는데요. RNA 유사체는 바이러스가 RNA를 복제할 때 가짜 RNA 재료로 작용해 복제를 차단합니다.

[앵커]
렘데시비르 이후에 항체 치료제가 개발됐잖아요. 항체 치료제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기자]
항체 치료제는 단백질의 하나인 항체를 이용하는 치료제인데요. 원리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입할 때 열쇠로 이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달라붙어
무력화시킴으로써 바이러스의 세포 감염을 억제합니다.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에 달라붙는 물질을 인공적으로 만든 것을 항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통상 항체 치료제라고 말합니다.

[앵커]
네, 그렇다면 항체 치료제는 어떤 것들이 사용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미국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가 지난해 각각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항체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고요. 이후 GSK와 비어가 항체 치료제를 상용화했습니다.

[앵커]
렘데시비르부터 항체 치료제까지 이미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됐는데, 먹는 치료제가 개발된 것은 어떤 이유 때문으로 봐야 할까요?

[기자]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편의성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앞서 설명한 치료제들은 모두 주사제 형태로 병원에 가야 맞을 수 있죠. 그런데 먹는 치료제는 말 그대로 먹는 약이니깐 아무래도 주사보다는 환자의 편의성이 크다고 볼 수 있죠. 지난 2010년 신종플루 당시 먹는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신종플루 종식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점도 먹는 치료제 개발에 일정 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기존 항체 치료제들은 오미크론 변이에는 별 효과가 없는 건가요?

[기자]
앞서 설명한 항체 치료제들은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개발됐죠.

그런데 오미크론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에 변이가 수십 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기존 항체로는 오미크론 변이의 스파이크를 공략할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겁니다.

GSK와 비어가 개발한 항체 치료제는 다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이 만든 항체가 우연히도 오미크론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도 공략하는 항체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먹는 치료제 얘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내일 국내에 도입하기로 한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작용 기전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먹는 치료제는 기존 항체 치료제와는 작용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항체 치료제들은 모두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고 설명했잖아요.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는 바이러스가 증식할 때 필요한 단백질 효소를 표적으로 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증식하려면 바이러스가 스스로 단백질을 만들어서 이를 이용하는데요. 바이러스는 먼저 큰 형태의 단백질을 만들고, 이를 잘라서 이용합니다. 이때 자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단백질 효소인데요.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는 이 효소의 역할을 차단합니다.

[앵커]
그러니깐 바이러스가 증식할 때 필요한 단백질을 차단해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말씀인데요.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앞서 먹는 치료제는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를 표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잖아요. 바로 이 지점에서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거죠. 바이러스의 단백질 분해 효소는 오미크론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거든요.

이런 이유로 과학자들은 먹는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데이터가 나온 것은 아니고요.

[앵커]
그런데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는 같이 복용하면 안 되는 약이 있잖아요.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기자]
리포트에서도 설명했듯이,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는 코로나19 치료 알약 2알 외에 에이즈 치료 알약 1알이 포함됐습니다. 에이즈 치료 알약은 코로나19 치료 얄약이 체내 오래 머물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간에서 분해되는 것을 억제합니다. 그런데 일부 약의 경우 에이즈 치료 알약이 코로나19 치료 알약 외에도 간에서 분해를 억제해 혈중 농도를 높입니다. 이런 경우 독성을 일으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고지혈증 치료제 등 28가지 약은 동시 복용이 금지됐습니다.

[앵커]
미국 머크사, MSD의 먹는 치료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MSD의 먹는 치료제는 유전자 변이의 가능성이 있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기자]
MSD의 먹는 치료제는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인데요. 앞서 설명한 렘데시비르와 작용 기전이 비슷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RNA를 복제할 때 가짜 RNA 재료로 작용해 이를 막는 거죠.

우리 몸에는 특히 세포 분열을 빨리하는 세포가 있는데요. 생식세포가 그런 세포 가운데 하나인데요. 이런 세포에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가 끼어들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기형아 출산 등의 위험이 있는 거죠.

[앵커]
네, 지금 코로나19 치료제 얘기 나누고 있는데요. 기왕에 먹는 치료제까지 나왔으니, 혹 백신을 맞지 않고 나중에 감염되더라도 먹는 치료제를 복용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사람도 있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우선 백신과 치료제는 그 목적이 다릅니다. 백신은 병에 걸리기 전에 백신을 미리 접종해 병에 걸리는 것을 막는 것이 주목적이죠. 그러니깐 백신은 예방하는 거죠. 치료제는 병에 걸리고 난 후에 병을 고치는 것이 주목적이죠. 예방이 아니라 치료가 주된 목적입니다. 아무리 좋은 치료제가 개발돼도 병을 100% 완치하는 것은 극히 힘들거든요. 물론 백신도 접종했다고 100% 감염을 막아주지는 못합니다. 각각의 용도와 목적이 다르기에 딱 잘라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백신과 치료제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백신과 치료제를 병용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백신 만능주의나 먹는 치료제 게임 체인저, 이런 말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특히 변이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앵커]
먹는 치료제와 관련해서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는 입원과 사망비율을 90% 감소하고, MSD의 치료제는 3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요약하면, 중증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 건데, 이미 중증인 경우에 효과가 없는 건가요?

[기자]
렘데시비르부터 항체 치료제, 먹는 치료제까지 모든 코로나19 치료제는 작용 기전을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감염 초기엔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이러스 수가 불어나면 경증인 사람이 중증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모든 치료제는 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서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중증은 바이러스가 충분히 생기고 난 이후기 때문에 바이러스 보다는 염증 반응과 같은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서 폐렴 증상으로 확산이 되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겨냥한 치료제는 중증에서는 효과가 없습니다. 그래서 중증 환자를 막기 위한 용도로 쓰입니다.

[앵커]
오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에 대해 알아봤는데, 결론은 백신을 맞아서 예방하고, 걸리더라도 치료제로 초기에 치료하는 게 최선이라는 말이군요.

바이오 위클리 이성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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