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사이언스 취재파일] 네이처, 세계 연구기관 순위 발표…중국 성장세 심상치 않아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사이언스 취재파일 시간입니다.

최소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전 세계 연구 기관 평가 순위를 발표했습니다.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국가별 경쟁력 순위도 공개했는데요, 1, 2위는 예상되다시피 각각 미국과 중국이었고, 우리나라는 2년 연속 8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올해 발표에서 눈여겨볼 건 중국의 성장세였는데요,이 소식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앵커]
일단 네이처 인덱스가 뭔지 부터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네이처 인덱스는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유력 학술지 82개에 발표된 논문들을 바탕으로 매기는 연구기관 순위인데요, 논문 기여도와 공저자 수, 학문 분야별 가중치 등을 고려해서 연구 성과를 수치로 변환해 발표하는 겁니다. 연구 기관의 점수는 물론 세부적으로 대학별과 기업별, 공공 기관별 점수도 발표되고, 이를 기반으로 국가 점수도 매겨집니다. 물론 네이처 인덱스가 연구 성과를 온전히 객관적으로 줄 세울 수 있는 건 아니지만,자연과학 분야에서는 가장 권위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매년 발표되는데, 이번 결과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석한 겁니다.

[앵커]
네이처는 세계 3대 과학저널로 꼽히죠.네이처 인덱스는 단순히 논문 개수만이 아닌, 질적인 요소를 반영한 결과라는 건데요.올해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우선 전 세계 연구기관의 종합 순위를 살펴 보겠습니다. 세계 1위는 중국 과학원(CAS),2위는 미 하버드대, 3위는 막스 플랑크 연구소였습니다. 상위 500위에 드는 우리나라 기관은 12개였습니다.

서울대가 59위를 차지했고, KAIST 67위, 126위 포항공대, 147위 연세대, 180위가 기초과학연구원 IBS, 그리고 187위 성균관대, 215위 고려대 등입니다.세계 대학별로만 보면 상위 500위 대학에 우리나라 대학은 15곳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서울대, KAIST, 포항공대, 연세대, 성균관대, 고려대, UNIST, 한양대, GIST, 이화여대, 부산대, 경희대, 경북대, 중앙대, 서강대 순이었습니다. 기업별로는 상위 100위에 두 곳이 이름을 올렸는데요, 삼성과 LG가 각각 11위와 67위였습니다. 정부 기관 기준으론 상위 100개에 국내 기관 4개가 이름을 올렸는데, IBS, KIST, 고등과학원,한국화학연구원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나라 순위를 매겼더니 미국, 중국,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 캐나다, 한국, 스위스, 호주 순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2020, 2021년 2년 연속 8위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이 1, 2위를 차지했고 우리나라는 2년 연속 8위, 그래도 선두권이잖아요, 그런데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네이처는 올해 결과를 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올해 발표된 2021년의 점수가 19,857점 정도로 1위를 지키긴 했는데요, 1년 사이 6.2% 하락했습니다.10위권 나라 가운데 하락 폭이 제일 큰 겁니다. 중국은 점수가 약 16,753점으로 2위였지만, 1년 사이 14.4% 성장했고, 10위권 중 성장폭이 가장 높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미국은 수년간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2위인 중국과는 점수로만 따지면 2배가량 차이가 났었는데요, 이제는 1.2배 수준으로 중국이 미국의 턱밑까지 따라잡은 겁니다.

네이처는 가장 빠르게 뜨고 있는 연구기관도 발표했는데요, 50개 가운데 31개가 모두 중국 기관이었습니다. 특히 중국의 장쑤대학의 점수는 1년 사이 무려 118% 증가했는데요.네이처는 이렇게 큰 성장세는 중국에서 장쑤대만의 얘기가 아니었다고 중국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고 봤습니다.

[앵커]
그동안 미국에 비해서 크게 뒤 쳐졌던 중국이 이제 나라점수가 14.4% 오를 정도로 급성장을 했다는 건데, 우리나라는 몇 퍼센트 성장했습니까?

[기자]
우리나라는 2020년 대비 지난해 2.3%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 성장률이 1.9%였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는 더 빨라진겁니다.

[앵커]
다시 중국 얘기로 돌아가서,이렇게 중국이 약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있을 것 같거든요?

[기자]
네이처는 이번의 결과는 중국 정부의 과학에 대한 장기 투자가 결실을 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지난해 R&D 투자 규모는 GDP의 2.4%에 달하는데요, 지난 1996년엔 0.56%였는데, 5배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우리나라 돈으로 500조가 넘습니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비는 2020년 기준으로 93조 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큰 액수입니다. 네이처는 중국의 그동안의 R&D 투자가 연구현장에서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500조 원이라니 투자 금액이 어마어마하네요.

중국 정부가 이 어마어마한 돈을 어떻게 썼는지가 궁금합니다.

[기자]
네이처는 중국의 본격적인 대규모 R&D 투자가 1995년에 시작됐다고 보고 있습니다.21세기까지 100여 개 대학에 거액의 투자를 한다는 프로젝트 211로 시작해서, 이 가운데 9개 대학에 새로운 연구센터를 설립해 아이비리그를 표방한 리그를 만드는, 프로젝트 985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엔 더블 퍼스트 클래스 이니셔티브를 선포했습니다. 140개 유망대학을 선정해 중국을 선도국가로 만들기 위한 일종의 임무를 배정하는 건데요. 여기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2050년까지 과학에 계속 투자할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네이처는 정부가 과학에 장기 투자가 중요하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이 같은 방식으로 미국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종합하면, 중국이 1990년대부터 투자해 대형 연구기관이 세워지고, 연구가 수행돼서 자연과학에서 연구성과로 이어진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중국의 올해 큰 약진이 앞으로 폭발적 성장의 조짐일 수 있다고도 전망했습니다.

[앵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의미군요.

또 중국 특유의 연구 문화도 성장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고요?

[기자]
네이처는 중국에 좋은 저널에 실리는 연구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중국에 만연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심지어 석박사에게도 졸업할 때나 취업할 때 일정 개수 이상의 논문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전했는데요, 이것이 중국의 빠른 성장의 원동력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화가 마냥 좋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서양에선 논문을 많이 쓰라고 압박하는 문화가 연구 문화를 안 좋게 만든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네이처는 이 밖에도 중국 연구 현장의 한 가지 특이한 문화를 언급했습니다. 중국에서는 과학자가 60살이 되면 은퇴를 준비하면서 후배들에게 멘토링 해주는 문화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 같은 후배 양성 문화가 지금의 중국 과학계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도 분석했습니다.

[앵커]
멘토링 문화, 참 좋아 보이네요, 그런데 2021년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가 한창일 때라서 과학계도 이 연구가 많이 위축됐다고 알고 있는데. 중국은 영향을 덜 받은 건가요?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적으로 과학연구가 축소된 측면이 있었습니다.

네이처가 인용한 한 영국 전문가는 영국 등 서양에선 정부가 R&D에 투자하기보다는 학생들의 원격 수업을 지원하는 등 다른 곳에 투자를 더 늘렸다고 밝혔는데요, 중국 정부는 상대적으로 덜 그랬기 때문에 팬데믹 속에서도 기존 연구를 그대로 진행해서 코로나 영향을 덜 받았다, 그래서 지난해 좋은 연구 성과가 많이 나온 것이 아닐까 추측했는데요,그러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는 이런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학계에는 아직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중국이 팬데믹의 수혜로 성장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내용인데요, 과학 연구는 적어도 5년 이상의 장기계획에 따라 투자를 받고 추진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코로나19의 영향이 학계에 나타나진 않았다는 겁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과학계 연구성과 축소 현상은 앞으로 수년 후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지,아직은 아니라는 겁니다.

[앵커]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깐 네이처 인덱스의 순위가 어쨌든 연구진들의 노고를 전부 반영하지는 못할 것이 잖아요, 그리고 중국과 미국 세계 각국의 선진화된 문화에서 취해야 할 점이 있다면 우리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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