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사이언스 취재파일] '인앱결제' 강행하는 구글…꼼수로 법망 피했다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과학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집중, 분석하는 '사이언스 취재 파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양훼영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어떤 소식을 알아볼까요?

[기자]
네. 이달 1일부터였는데요. 구글이 모바일 앱에서 자사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구글플레이에서 퇴출시키키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국내 주요 온라인동영상 서비스와 미디어, 콘텐츠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는 등 후폭풍이 지금 굉장히 거센 상황인데요. 오늘은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자세히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이게 인앱결제라는 거잖아요. 뜻만 보면 '앱 안에서 결제한다'라는 건데 정확히 어떤 서비스인 건가요?

[기자]
인앱결제라는 거는요. 구글 등 앱 마켓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앱 자체 시스템에서만 유료 콘텐츠를 결제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글로벌 앱 마켓 운영사, 그러니까 구글과 애플이 대표적이잖아요. 그들은 앱 개발사로부터 원래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유료 앱을 구매할 때 무료 앱 안에서도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유료로 웹툰을 결제할 때, 음악 스트리밍을 들을 때, 전자책을 볼 때 이런 콘텐츠를 사용할 최대 30%까지 수수료를 구글과 애플이 가져간다고 하는데요. 원래 구글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고로 수익을 얻는 사업 구조였기 때문에 게임 앱을 제외한 다른 콘텐츠 앱에서는 그동안 인앱결제를 강제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아웃링크를 통한 외부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도 사용자는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하지만 애플은 앱마켓 초창기부터 모든 앱에 인앱결제를 의무화 적용시켰습니다. 그래서 똑같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iOS 사용자보다 그동안 더 싼 이용료를 내고 사용을 해왔습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애플은 초장기부터 적용해온 정책인데 지금 와서 왜 인앱결제가 문제 되는 거죠?

[기자]
네, 문제의 시작은 구글도 모든 앱에게 인앱결제를 강제를 하겠다. 앱 적용을 모든 앱으로 넓히겠다 이렇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0년 7월, 구글이 인앱결제를 모든 앱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건데요. 구글은 이 정책을 발표를 하면서 앱마켓을 백화점에 비유했습니다.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들이 백화점이 제공하는 각종 설비, 시스템, 또 고객을 모으는 집계 효과 이런 것들 다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데 구글이 받는 수수료 역시 이와 비슷하다 이렇게 밝힌 건데요.

구글은 변경된 인앱결제 정책을 지난 4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고요.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앱은 이미 업데이트를 제한한 상태고 이달 1일부터 앱마켓에서 아예 삭제하겠다 이렇게 통보까지 한 겁니다.

[앵커]
구글이 자사 입장에서 내놓은 논리를 말씀해주셨는데, 이게 머리로는 이해가 되기는 하는데 그래도 독과점의 횡포 같단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기자]
맞습니다.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 발표 이후에 앱 개발사들이 반발을 굉장히 심하게 했습니다. 애플과 달리 무료 제공을 통해 시장 선점을 하던 구글이 이제 와서 시장을 어느 정도 선점하고 나니 정책을 뒤집었다 이렇게 지적을 했고요, 결국 구글의 수수료 인상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부담하게 될 것이다 이런 목소리도 높여 왔는데요.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회가 재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구글이 인앱결제 정책을 발표했던 2020년 7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앱마켓 사업자의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이 국회에서 무려 7개나 발의됐거든요. 그리고 지난해 7월에 통합 대안안이라는 하나의 법안으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를 했고, 세계 최초로 본회의까지 통과하면서 '구글 갑질 방지법'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법은 지난해 9월부터 시행이 되기 시작했고요.

[앵커]
저희도 이 구글 갑질 방지법 보도해드린 기억이 나죠. 그런데 세계 최초로 마련된 법안까지 있는데, 인 앱 결제가 강제로 구글이 어떻게 시행할 수 있었던 걸까요?

[기자]
법의 허점을 이용했습니다. 이 법의 핵심이 앱 개발사에 특정 결제 방식에 강요를 금지하겠다. 이게 가장 핵심인데. 구글이 앱 개발사에게 선택권을 줬습니다. 이러면서 법망을 피한 건데요. 그러니까 앱 개발사에게 결제방식에 있어서 구글 자체 인 앱 결제와 개발자가 자체로 선택하는 제3자 결제를 허용한 겁니다. 그러니까 소비자 입장에서도 두 개의 결제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으니까 법을 지켰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 거죠.

[앵커]
말씀하신 거 들어보니까 그러면 인앱결제가 구글에서 강제는 아니라는 거 같은데요?

[기자]
이 부분이 포인트인데요,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표면적으로는 말씀하신 대로 구글이 자체 인앱결제 방식만 강제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구글이 내놓은 제3자 결제시스템이 구글의 인앱결제 안에 구축하도록 그러니까 '개발자 제공 인앱결제' 형태로 한정시켰습니다. 결국, 구글 시스템 안에서 모든 것들이 이뤄지게 한 건데요. 게다가 인앱결제 수수료가 30%인데, 제3자 결제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26%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얼마 차이가 안 나죠.

사실 구글의 인앱결제 문제는 인앱결제를 통한 수수료가 늘어났다는 게 이 논란의 핵심이자 근본이거든요. 그런데 구글이 앱 개발자에게 제3자 결제 이용권에 대한 선택권을 주면서 법망을 피했고, 동시에 수수료를 올려버려서 어떤 걸 선택하든 간에 차이가 없게 만들어 버린 겁니다. 업계에서는 제3자 결제 수수료가 26%면 카드사 수수료까지 내야 하는 걸 고려하면 기존 인앱결제 수수료인 30%와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제3자 결제 수수료가 좀 더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설명을 하는데요. 애플도 구글처럼 개정된 전기통신사업 법에 적용을 받고 있는데 그동안 애플은 자체 인앱결제만 강제했습니다. 근데 구글과 똑같은 방식으로 제3자 결제를 허용하는 방식을 법망을 피했고요. 다만 애플은 앱 개발자가 애플 인앱결제와 제3자 방식 결제 중 하나만 제공하도록 한 점은 차이가 좀 있습니다.

[앵커]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의무화를 막는 법을 만들어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었는데 사실상 결론은 강제적인 내용으로 결론이 나게 되었고 결국은 법이 유명무실 된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구글이 법 개정 이후에 시행령을 살펴보면서 시행령의 구체적인 금지 행위가 명시되지 않았던 점을 파고들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방통위의 늑장대응도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지난 4월 1일부터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발표했다고 아까 말씀을 드렸는데, 방통위는 한 달이 지난 뒤 5월에서야 위법소지가 있는지 실태점검에 나섰습니다. 물론 방통위의 입장도 있습니다. 구글이 법망을 피해서 다른 결제 방식을 적용을 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앱을 삭제시키는 사례 이게 있어야지만 법의 접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제재를 할 수 있는 건데요.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회도 다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방위에 있는 간사인 김영식 의원은요. 구글 상대로 청문회를 열겠다. 이렇게 밝혔고. 과방위 또 다른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 역시 구글의 꼼수에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필요하다면 추가 입법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구글이 법망을 피해서 시행을 하고 있으니까 당장은 인앱결제를 따를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실제로 주요 콘텐츠 앱들의 요금이 좀 올랐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작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죠. OTT에서 먼저 시작을 했는데요. 웨이브를 시작으로, 티빙과 시즌에 월 결제액이 인상이 됐고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플로와 네이버 바이브도 가격이 13~15%까지 월정액이 올랐습니다. 네이버 웹툰에서 유료로 웹툰을 보려면 쿠키가 100원이었거든요, 이제는 120원으로 20% 인상된 상태입니다. 또 다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과 지니뮤직 등은 아직 가격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앵커]
인앱결제 정책을 모든 앱에 적용한다고 했는데. 말씀하신 앱을 보면 콘텐츠 관련 앱들이거든요. 왜 이것들만 금액이 오르는 거죠?

[기자]
구글이 인앱결제 방식을 적용하고 수수료 인상을 적용하기로 한 앱이 특정 앱이기 때문인데요. 소비자에게 콘텐츠가 아닌 물리적인 상품이나 재화, 그런 물리적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앱은 이번 정책에 적용을 받지 않게 됩니다. 구글은 인앱결제 정책 공지를 하면서 디지털 상품과 디지털 콘텐츠 등을 서비스하는 앱에 대해서만 인앱결제를 적용하겠다 이렇게 써놨는데요.

그러니까 상당수에 앞서 말했던 OTT나 음원 앱 같은 콘텐츠 관련 서비스 앱은 인앱결제를 필수적으로 해야 하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쿠팡, 마켓컬리, 아니면 대리운전을 쓰는 카카오T나 배달 관련 앱들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인상 적용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글이 과거에는 무료였다고 지금 이제 수익을 내기 위해서 인앱결제를 강제했으니까 물리적인 상품을 판매하는 앱까지 결국에는 수수료를 인상할 우려도 있다 이렇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구글이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앱마켓에서 삭제하겠다 이런 엄포를 놓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삭제된 앱도 있을까요?

[기자]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영세한 콘텐츠 앱 개발자들이거든요. 구글의 인앱결제 방식에 맞춰 이전부터 이미 업데이트를 진행을 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어느 정도 구글의 정책에 맞추고 있는데요. 그런데 현재 기준으로,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고 있는 앱이 있긴 합니다. 바로 대표적으로 카카오톡과 넷플릭스입니다. 우선 카카오톡을 살펴보면요. 무제한으로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플러스가 있는데 월 구독료를 기존 4,900원에서 최근 5,700원으로 인상을 했습니다.

인상은 되기는 된 거에요. 왜냐하면, 인앱결제 방식 도입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결제창에 '구글플레이 수수료 15% 포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웹에서는 월 3,900원으로 구독할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와 아웃링크를 걸어놨습니다. 클릭을 하면 웹사이트에서 결제를 할 수 있게 돼요. 구글은 인앱결제 정책 적용에 있어 우회결제 방법을 이메일로 알리는 건 되지만, 앱 안에서는 직접 알리지 말라고 했는데요, 카톡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겁니다. 구글 기준대로라면 카톡이 구글 플레이에서 삭제돼야 하는 건데 아직은 삭제되지 않았거든요.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의 영향력이 큰 카카오가 구글에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하지만, 카카오 측은 확대해석을 피하며 "6월 이전에 이용자에게 기존 가격으로 구매할 방법을 안내할 필요가 있어 보여 5월 말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해외에서도 카카오와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전 세계 OTT 1위 업체인 넷플릭스인데요. 넷플릭스는 앱에서 회원가입은 물론 결제도 못 하게 돼 있습니다. 사실상 구글에 수수료를 전혀 내지 않는 거지만 삭제 조치를 당하진 않았습니다. 또, 데이팅 앱 틴더를 운영하는 미국의 매치 그룹이 있는데 여기는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에 반대하며 미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구글 정책 적용을 유예받았습니다. 결국, 시장 지배력이 크거나 구글에 강경 대응을 하는 앱에게는 인앱결제 강제에 예외를 두며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이런 '인앱 결제' 시스템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인데요. 국회도 움직이고 있으니 추세를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양훼영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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