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과학의 달인] 인간처럼 촉각 느끼는 로봇 피부 개발


■ 김상연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앵커]
피부로 느끼는 촉각은 시각, 청각과 더불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중요한 감각 중 하나인데요. 로봇도 사람처럼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인공 피부'를 개발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김상연 교수와 '감정 촉각 피부'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 '감정 촉각 피부'라는 것을 개발하셨다 들었는데 이게 무엇인지부터 교수님이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최근에 반려동물을 대신해서 반려 로봇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런 로봇은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력이 많이 올라갔는데요. 공을 던져주면 공을 차고 손바닥을 보이면 같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일어나”, “춤춰”라는 말에 반응을 한다든가 사람과 같이 제스처를 이용해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력이 좋아졌습니다.

이런 기술은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를 활용한 것인데요. 로봇이 좀 더 사람과 친밀하게 교감하기 위해서는 촉각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사람도 대화를 하거나 감정을 표현할 때 촉각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잖아요. 예를 들어 칭찬할 때 아 예뻐 머리를 쓰다듬거나,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울 때 볼을 살짝 꼬집으며 “아고 예뻐” 하기도 하는데, 저희 연구팀에서도 로봇이 이런 촉각 반응에 아주 반응할 수 있도록 로봇 피부를 개발하고,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로봇이 어떤 식으로 촉각에 반응하는지 궁금한데요. 실험한 결과가 있을까요?

[인터뷰]
네, 저희가 개발한 로봇 피부는 물체를 누르거나 문지르거나 하는 것을 감지하는 영역이 64개나 달려 있습니다. 사람이 64개 영역 중에 특정 부분을 누르면 그 부분이 집중적으로 반응을 하는 원리로 구동이 됩니다. 지금 준비한 영상이 나오고 있나요? 사람이 감정 촉각 피부에 자극을 가했을 때, 로봇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모의 실험한 결과입니다. 지금 머리 매만지듯 피부를 쓰다듬으니까 로봇이 편안한지 졸고 있죠? 추가로 톡톡 두드렸을 때는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다시 꼬집으면 으르렁하고 화도 내기도 하죠. 지금은 피부를 비트는 장면인데요. “아야” 하고 놀라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뭔가 로봇을 만지면 로봇이 반응을 한다고 하니까 더 가깝게 느껴지는데요. 그런데 이런 신기한 기술을 만들기 위해서 가정에서 흔히 쓰는 포장용 랩을 활용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기존에 개발된 촉각 피부와는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인터뷰]
처음에 이 인공 피부를 만들 때 페트병이나, 양면테이프 이런 곳에 들어가는 소재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친환경 소재도 아니고, 투명도를 제 마음대로 조정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투명하면서도 친환경적이고 잘 늘어날 수 있는 센싱 물질을 찾다가 음식 포장용 랩의 소재인 폴리염화비닐이라는 걸 사용하게 됐는데요. 이게 PVC 젤이라고도 하는데, 이게 어떤 거냐면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PVC인데 이걸 부들부들하게 만든 것입니다.

저희 연구팀에서 이 소재를 분석해 본 결과 전압을 가하면 그 안에 있는 알갱이들이 + 쪽으로 쌍극자들이 움직이는 것을 깨달았고, 이걸 이용하면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센싱 물질이 전기적 특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전극이 필요한데요. 보통은 전기가 잘 통하는 재료로 구리 전극을 쓰는데, 구리는 투명하지도 않고 잘 늘어나지도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하이드로젤이라는 걸 사용을 하거든요. 저희도 하이드로젤을 사용을 했는데, 이걸 폴리염화비닐 젤과 붙이는 과정에서 잘 접착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센싱 물질과 전극 물질을 접착하는 데 성공했는데 쓰다듬고 꼬집는 것을 인지하고, 감정을 느끼고 강한 자극에도 잘 찢어지지 않는 게 차별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전기 신호가 잘 전달되고 접착도 좋은 '폴리염화비닐 젤이라는 소재를 이용해서 ‘초박막 인공수정체’라는 것도 개발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건 어떤 연구인가요?

[인터뷰]
네, 저희가 만든 초박막 인공수정체는 직경이 굉장히 작아요. 약 1.5mm 정도의 초소형 렌즈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우리 눈 속에 있는 투명한 조직의 수정체를 모사해 만든 렌즈인데요. 수정체는 빛을 모아주어 망막에 상이 맺히도록 하는데, 우리가 사물을 잘 볼 수 있게 초점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희는 렌즈에 전압을 가하면 위로 볼록해졌다가, 아래로 볼록해지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 이런 촉감 생성용 모듈을 조금 개량하여 렌즈에 전압을 가하면 볼록한 정도가 바뀌고요, 더욱 전압을 가하면 오목 형상까지 바뀌는 것을 개발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이것을 성공적으로 개발했습니다.

저희 렌즈는 전극과 폴리이미드, 그리고 랩의 원료인 PVC 젤, 그리고 유리로 구성되어 있고요. 이것들을 적층하고 플리이미드로 PVC 젤을 누르면 볼록한 형태가 되는데 전압을 걸면 랩의 원료인 PVC 젤이 전극 쪽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가운데 부분이 아래로 내려가서 평면이 되고요. 다시 전압을 풀어주게 되면 볼록한 형상으로 바뀌게 되죠. 지금 나오는 영상에서 초록색으로 동그라미 표시된 당구장 표시, 레퍼런스 마크라고 부르는데요. 그 부분이 보이시나요? 렌즈에 전압을 걸어주니까 평면으로 렌즈의 형상이 바뀌게 되면서 레퍼런스 마크가 또렷해지고요. 다시 전압을 풀어주고 이전보다 전압을 더욱더 많이 줘보겠습니다. 그러면 볼록한 형태가 오목한 형태로 바뀌어 오목한 렌즈가 되고, 상이 더욱 작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전압으로 볼록하게 오목하게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아주 부드러운 렌즈다 이런 건데요. 말씀하신 초박막 인공수정체는 어느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저희들이 개발한 렌즈는 초점을 바꿔주기 위해서 자신의 형상을 바꿔줍니다. 다른 것들과는 다른 차이점인데요. 그러므로 매우 가볍고, 크기도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초점거리를 바꿔주는 것도 매우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들 덕분에 우리 렌즈를 드론에 적용하면 렌즈가 매우 가볍기 때문에 드론이 훨씬 작은 전기파워를 이용하여 비행할 수 있고, 렌즈의 초점거리를 바꾸면서 스캔하게 되면 원하는 대상지의 3차원 정보를 한꺼번에 스캔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렌즈를 안경으로 만든다면, 안경다리에 건전지를 달고, 안경 렌즈에 전압을 가한다면,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안경이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볼록렌즈가 되고, 먼 곳을 볼 때는 오목렌즈가 됩니다. 아마도 노안이 와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는 이 기술이 상용화가 된다면 희소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앵커]
원래는 그런 경우에는 렌즈가 2개가 필요하죠. 바꿔 껴야 되는데 전압을 이용해서 오목과 볼록렌즈를 교체할 수 있다니까 좋은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연구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박사님처럼 촉감 기술을 연구하는 분야를 햅틱스라고 부르다고 합니다. 햅틱 기술은 어떻게 발전해왔고, 주로 어느 분야에서 지금 사용이 되고 있을까요?

[인터뷰]
네, 햅틱 기술은 1994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햅틱 기술은 주로 게임이나 가상현실, 그리고 요즘 화두가 되는 메타버스에서 다양한 가상물체를 조작할 때 물체의 딱딱하고 소프트한 정도, 물체의 거칠기, 뜨겁고 차가운 느낌을 생성하여 몰입감을 더해주는 데 주로 사용되며, 그렇게 기술이 발전이 되었습니다. 원격지에 떨어진 로봇을 제어할 때 로봇이 만지는 물건들을 조작하는 사람이 느끼게 하여 조금 더 정교하게 로봇을 제어하기 위해 많이 사용됩니다.

저희는 가상현실 드럼을 개발해보았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가상 드럼은 가상의 드럼을 치지만, 허공에서 스틱을 휘두르지만 실제 드럼을 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생성합니다. 그리고 가상현실/메타버스에서 사용 할 수 있는 햅틱 신발도 한 번 만들어봤습니다. 이 햅틱 신발을 신고, 스튜디오를 걷게 되면 걸을 때 가상환경에 따라 모래 위를 걷는 느낌, 풀밭, 아스팔트 위를 걷는 느낌을 모두 생성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모래 위를 걸을 때는 신발 깔창이 푹신푹신해져 모래 위를 걸을 때 신발이 모래 속에 푹푹 빠지는 느낌을 생성할 수 있으며, 아스팔트 위를 걸을 때는 신발 깔창이 딱딱해져 딱딱한 곳을 걸을 때의 느낌을 그대로 생성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진정한 의미의 체험 콘텐츠들이 나올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교수님께서는 원래는 로봇 분야를 연구하는 공학도이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 햅틱 기술을 연구하게 된 어떤 계기가 있으신가요?

[인터뷰]
제가 1995년도에 카이스트에 학생으로 있었을 때였는데. 그 당시에는 어떻게 로봇으로 다양한 물체들을 잘 잡을 수 있을까 되게 고민했던 시기입니다. 그때 우연히 읽은 잡지에서 읽은 ‘가상촉감’이란 단어 하나가 저를 여기까지 이끌었는데요. 햅틱스란 분야는 기계, 전기·전자, 컴퓨터공학의 집합체로 다양한 분야를 두루두루 공부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공부하면서 느낀 재미로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앵커]
박사님의 앞으로의 연구 목표도 좀 궁금합니다.

[인터뷰]
아주 가벼운 촉감 장치를 개발해서 언제 어디서나 가상환경, 메타버스 속으로 접속을 하면, 시각 청각뿐만 아니라 촉각까지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가벼운 촉감 장치를 스킨 형태로 개발하여 로봇에 적용하여, 사람과 로봇이 시각, 청각뿐만이 아니라 촉각적으로도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더욱더 잘 만들어서 마치 사람이 반려동물들과 하는 모든 행동을 모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연구 목표입니다.

[앵커]
로봇은 차갑고 딱딱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오늘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기술을 설명을 듣고 나니까 앞으로는 그런 인식이 곧 바뀌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로봇이 사람과 더 가까운 곳에서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게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 부탁드리겠습니다. <과학의 달인>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김상연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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