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과학의 달인] "달로, 화성으로"…건설 기술로 우주 개발 앞당긴다


■ 신휴성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본부장

[앵커]
'무한의 공간' 우주를 향해 나아가려는 인류의 도전이 쉼 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우주 상공을 날아오른 데 이어 올해도 세계 각국에서는 다양한 우주 탐사 계획이 실행될 예정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달 탐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신휴성 미래 스마트건설연구본부장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한국 건설기술 연구원 미래 스마트 건설 연구본부, 이름만 봐서는 우주와 큰 관련이 있는 곳은 아닌 것 같은데, 이곳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우선 설명부터 해주시겠어요?

[인터뷰]
네, 저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건설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입니다. 미래스마트건설연구본부는 건설연에서 미래 축을 담당하는 연구본부라고 할 수 있는데요.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스마트 건설 구현에 필요한 융복합 기술 개발과 우주와 남극, 북극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 필요한 건설 기술도 개발하고 검증하고 있습니다.

[앵커]
건설기술연구원이 연구하는 많은 분야 중에서도 오늘은 좀 특별한 분야를 한 번 집중적으로 얘기해보려고 본부장님을 모셨는데요, 우주 산업 관련 특별한 시설을 운용, 연구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바로 '인공 달'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어떤 시설인지 직접 말씀해주시겠어요?

[인터뷰]
네 저희 연구원에는 '인공 달'이라고 불리는 '지반 열 진공 챔버' 시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달 지상 탐사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달에서 사용할 기술이나 장비들을 검증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 것인데요. 우리가 달에 직접 가서 건설 장비를 작동해보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면 좋은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요. 달의 지상 환경을 그대로 재현해서, 달 탐사 기술 장비들을 검증할 수 있는 장비와 검증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앵커]
달의 지상 환경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환경을 조성하신 건가요?

[인터뷰]
네, 우선 달 지상 환경부터 설명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달의 지상은 지구와는 달리 진공 상태입니다. 또 달의 낮과 밤은 지구 시간으로 14일씩, 지구에서의 한 달이 달의 하루가 되는데요. 달은 대기가 없어서, 밤 시간에는 영하 190도 까지도 떨어지고 낮에는 영상 150도까지 오르게 됩니다. 더욱이, 달 표면에는 아주 고운 월면토가 두텁게 깔려 있는데요, 이러한 월면토는 항상 정전기가 충전되어 있는 상태로 있습니다. 따라서 우주인이나 장비들이 착륙하면 바로 달라붙게 되지요. 이러한 달 지상 환경들은 우주인들의 유인 탐사 활동뿐만 아니라, 로버와 같은 무인 이동체, 로봇 및 다양한 탐사 장비들의 운용과 유지를 매우 어렵게 합니다.

저희는 달 지상 탐사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서 세계 최초로 정전기가 충전된 월면토를 넣어 검증 시험을 할 수 있는 중대형 지반-열-진공 챔버를 개발했습니다. 챔버 내부공간은 50㎥ 정도 되며 높이와 폭은 각 5m 정도 됩니다. 그 안에 20톤의 월면토를 넣을 수 있고, 월면토를 넣은 채로 챔버 안을 달 수준의 고진공 상태로 만들고, 온도를? 190도에서 영상 150도까지 조성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월면토를 넣은 상태에서, 목표로 하는 진공도와 온도를 발현하는 것이 어려운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월면토'라는 게 정확히 어떤 물질인지 궁금해지는데, 그냥 지구상의 흙 먼지와 비슷한 건지 아니면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인지 말씀해주시고요. 또 달에 존재하는 월면토를 어떻게 실험실에서 재현해냈는지 설명해주시겠어요?

[인터뷰]
네, 지구에 흙으로 뒤덮인 땅이 있는 것처럼 달 표면에도 이런 토양이 있습니다. 그걸 월면토라고 부르는데요. 지구상의 흙보다 상대적으로 균질하고 매우 곱습니다. 하지만 바람에 의한 침식이 없어서 미세한 흙 입자들이 매우 날카롭고 유리 석면처럼 위험한데요. 과거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아폴로 유인 우주선을 보냈을 때, 월면토를 지구로 가지고 왔는데요. 저희는 달 지상 탐사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서 월면토를 똑같이 복제한 흙을 만들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달과 비슷한 환경에서 실제로 우주 탐사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술이군요. 이렇게 미리 시험 운용을 해보면 실제 달에 우주 기지를 건설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겠군요?

[인터뷰]
네, 그래서, 저희는 달 탐사 장비들의 성능과 내구성을 면밀히 검증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와 검증 기술을 만든 것이고요. 이 프로젝트의 총 연구기간이 9년인데 올해 7년 차에 들어선 상황입니다. 우주 기술은 새로운 첨단 기능의 기술 개발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일반적인 기능을 달 환경에서도 오랫동안 지속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주 기술은 어떤 다른 기술 분야와 보다 '검증' 인프라와 기술이 중요합니다.

[앵커]
이런 시설들은 모두 달 탐사를 지원하기 위한 것인데요. 그럼 건설기술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우주 건설 연구 프로젝트는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로 진행되나요?

[인터뷰]
건설은 조사-설계-시공-유지관리 단계로 진행되는데요. 현재 진행 중인 '우주 건설 원천기술 개발' 연구 프로젝트에서는 먼저, 달의 지형 정보를 달 탐사선인 '로버'의 영상 정보로 파악하게 됩니다. 달에는 태양의 빛이 닿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런 아주 낮은 조도 조건에서도 실시간으로 3차원 지형 정보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하를 조사하기 위해서 아주 적은 50W 이내의 전력으로 견고한 지하지층을 무반력으로 1m까지 시추할 수 있는 무인 시추기를 개발했습니다. 저희는 달의 영구 음영 지역과 환경이 비슷한 남극 세종기지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시추기에서 발생된 기계 정보를 이용해서 지하 지반의 강도를 추정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달기지 건설을 위한 조사단계에 활용될 수 있지요.

추가로, 기지 건설을 위해서는 블록이나 시멘트 같은 건설 재료가 필요한데, 비용 문제로 지구에서 가지고 갈 수가 없으므로, 달의 흙을 도자기처럼 구워 블록을 만들어 내는 건설 재료 소결 기술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월면토를 이용하고요, 지금 제가 직접 가지고 나왔는데, 이게 바로 저희가 만든 월면토 소결체입니다. 이 월면토를 구워내기 위해 우리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마이크로웨이브', 즉 전자레인지를 사용합니다. 현재, 물과 같은 별도의 첨가물 없이 마이크로웨이브 만을 활용해 10cm 정도 크기까지 블록을 구워내는 데 성공했고,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방법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블록입니다.

[앵커]
우주 건설 기술 분야의 세계적 수준과 우리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인터뷰]
네,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우주 건설 관련 기술 개발 연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한국은 비교 대상이 없습니다. 해외기관들 중에는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 미국의 NASA, 유럽의 ESA 등 각국의 우주국들이 있는데, 아까 전에 잠시 소개해드린 지반 열 진공 챔버는 미국 NASA에도 없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검증 시설입니다. 전통 우주 분야라 할 수 있는 발사체나 위성 분야와는 달리, 달 지상 탐사, 특히 우주 건설 관련 분야는 NASA 등을 포함한 유수의 우주국들도 최근에 연구를 시작했고, 저희도 늦지 않아서, 우리가 확보한 연구 성과물만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 나사의 아르테미스 등과 같이, 미국, 중국 등 많은 우주국들이 달 지상 탐사 및 우주 기지 건설을 위한 국제 협력 미션들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고, 매우 공격적인 투자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경각심을 가지고 빨리 유관 연구기관들의 연구 인프라들을 모으고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정부의 관심과 투자 집중력이 발휘되어야 할 때라 생각됩니다.

[앵커]
우주 건설 같은 미래형 건설 기술은 로봇, 인공지능, 차세대 통신 기술이 총집합한 그야말로 첨단 산업의 결정체인 것 같은데, 융합 연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인터뷰]
네, 저희는 6곳의 출연 연구기관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공식 협약을 맺고 공동 이슈에 대해 고민하고 외부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학계와 협력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고요. 연구원 내에서도 다양한 부서들이 함께 모여 융복합적 연구를 수행하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토목 분야 인재 외에도, IT, 로봇, 화학 분야의 핵심 인재들을 직접 채용하여, 융합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가 궁금합니다.

[인터뷰]
현재까지 저희 연구원은 사회적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적 대응과 기술 첨단화, 고도화 연구는 꽤 잘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새로운 건설 시장을 만들어 내고, 남들이 가보지 않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미래축의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진행 중인 우주 건설 연구와 같이 건설의 영역을 달이나 화성까지 확장해 나가고, 건설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자동화, 정보화 연구를 가속화 할 예정입니다. 제가 오늘 방송에서 말씀드린 연구 성과물들은 앞으로 도래할 나사 아르테미스 미션과 같이 국내외 달 지상 탐사 미션에 있어 경쟁력을 갖추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앵커]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으로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신휴성 미래-스마트건설연구본부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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