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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금속 3D 프린팅으로 우주 부품도 만든다…생산기술연구원 손용 센터장

■ 손용 / 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앵커]
3D 프린팅 기술은 설계도만 있으면 어떤 부품이든 말 그대로 인쇄하듯 생산할 수 있어서 산업 전 분야에서 활용이 점차 늘고 있는데요. 특히, 단단한 금속 부품도 3D 프린팅 기술로 만들 수 있어 국방이나 우주 탐사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시흥 3D 프린팅 제조혁신센터 손용 센터장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센터장님은 플라스틱 3D 프린팅 기술로 2007년에 저희 YTN 사이언스에 출연해주셨는데 이번에는 금속 3D 프린팅 기술로 뵙게 됐습니다.
그동안 3D 프린팅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였나요?

[인터뷰]
어떠한 실제 부품을 제작하기 전에 작동 여부 등의 사용 가능한지에 대한 확인을 하기 위하여 만드는 것을 시제품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시제품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도록 제작하는 방식이 필요하게 되었고 1983년 rapid prototyping, 즉 쾌속 조형이라는 개념으로 종이 및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하여 하나씩 쌓아서 시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기술 초기에는 소재, 장비, 공정기술이 성숙하지 못하여 형상만을 확인하는 정도의 시제품 제작으로만 사용되었지만 2010년도 이후에는 관련된 기술이 많이 개발되어 실제 산업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의 플라스틱, 금속 부품제조기술로 사용되면서 3D 프린팅이라고 산업적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저도 2007년 대학원생 과정 때부터 플라스틱 3D 프린팅 기술을 연구해 왔고, 현재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시흥 3D 프린팅 제조혁신센터에서 연구하면서 산업현장에서 수요가 높은 금속 3D 프린팅 위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플라스틱 3D 프린팅 기술은 실제 저희가 접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여 국내에서도 상업화가 되었으며, 그중에 하나로 지금 제가 착용하고 있는 안경입니다. 제 얼굴에 맞게 제작이 되어 코와 귀가 아프지 않은 저만의 맞춤형 안경입니다.

[앵커]
오. 안경을 인쇄해서 뽑아 낸 것이군요. 일반적인 안경인 줄 알았는데 특별한 안경이었네요.

[인터뷰]
네. 제 얼굴에 맞춰서 만든 안경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외국에서는 3D 프린팅 기술이 상용화된 지도 꽤 오래됐지만 3D 프린팅하면 아직도 여전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제품만 떠오르거든요. 금속 3D 프린팅 기술은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인터뷰]
기존에는 커다란 금속 덩어리를 절삭가공을 통해서 깎아서 부품을 만들었다면, 금속 3D 프린팅은 약 50 마이크로, 머리카락 크기의 1/2인 수준의 작은 금속분말을 레이저를 이용하여 선택적으로 녹여 붙여서 한 층씩 쌓아 올려 금속 부품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금속분말을 약 30 마이크로 수준으로 얇게 한층 씩 깔아놓고 레이저로 선택적으로 녹여 붙이는 기술을 powder bed fusion, PBF 방식이라고 하고, 레이저로 모재를 녹이고 그 위에 금속분말을 쌓아 올리는 기술을 directed energy deposition, DED 방식이라고 합니다.

금속 3D 프린팅 기술의 경우에도 외국에서는 1990년도부터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2010년에 들어와서는 레이저 장비 및 공정기술의 발전으로 품질이 개선되면서 산업현장에 도입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최근 맞춤형 소량 금속부품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해당 금속 3D 프린팅 기술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떠한 장점이 있기에 금속 3D 프린팅 기술이 활용되고 있나요?

[인터뷰]
3D 프린팅 기술은 원하는 부품 형상에 맞추어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절삭가공과 비교하여 필요한 만큼의 소재 사용으로 소재를 절감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은 특히 고가의 금속, 즉 타이타늄, 니켈계열, 코발트 계열 등 비싼 금속부품 제작을 하는 데 유리합니다.

두 번째로는 한 층씩 쌓아올리는 방식이라서 내부에도 형상을 만들 수가 있어 3차원 내부 냉각 유로를 효율적으로 만들어서 냉각효율을 올리거나, 힘을 받지 않는 부분을 격자구조로 제작하여 경량화할 수 있으며, 여러 개의 부품을 조립하여 만들어야 했던 복잡한 형상을 한 개의 부품으로 일체형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맞춤식 제작이 가능하여, 국방, 발전과 같이 해외에서 사 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그 요구 수량이 100개 미만으로 적은 경우에는 금속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하는 것이 비용 및 시간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이번에 저희 센터에서는 해당 두 가지 기술을 최적화하여 국방 단종부품 및 우주 발사체 부품을 제작함으로써 해외에서 사 오거나 소량으로만 필요한 금속부품 제조기술로 활용하고자 연구개발 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존에는 깎거나 용접으로 만들던 것들을 금속 3D 프린팅을 이용하면 정교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앞서 말씀하셨지만, 최근에는 우주 발사체용 추진제 탱크까지 만드셨다고요?

[인터뷰]
우리나라도 10월 21일을 목표로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누리호 발사체를 올리게 됩니다. 해당 발사체 이후에 중소형 등의 다양한 발사체를 준비할 예정인데, 외국의 경우 이미 DED 방식의 금속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발사체 내부의 연료탱크를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발사체는 그 수요수량이 아직 적고, 실어 나를 수 있는 인공위성의 무게가 증가하기 위해서는 발사체 자체의 중량이 감소하여야 하므로 경량화 제작이 가능한 DED 금속 3D 프린팅 기술이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해당 국내의 발사체 제조기술의 향상을 위하여 1년 동안 DED 금속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여 2mm 두께의 연료탱크 제작 기술을 개발하였고, 해당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기존 제조방식 대비 제작 비용 및 시간을 50% 수준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해당 기술을 개발하기 위하여 생기원은 2020년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MOU를 맺고 해당 부품에 대한 설계 요구조건을 같이 논의하였으며, 제작된 연료탱크는 30bar의 설계된 압력에도 견디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제작하는 형상을 기존에는 두 개의 구 형태를 붙인 숫자 8 형상으로 제작하였는데, DED 금속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반구형의 탱크 위에 겹쳐서 제작하여 그 공간 효율성을 12% 높이고, 부품무게는 27% 낮춰 경량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앵커]
우주 개발 분야에서 금속 3D 프린팅 기술은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을까요? 실제 수요도 많은 편인가요?

[인터뷰]
우주 부품이야말로 가볍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료탱크 이외의 부품은 작으면서도 그 형태가 복잡합니다. 따라서 PBF 방식의 금속 3D 프린팅 기술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연소기 노즐, 터보 펌프 임팰러, 구조물 프레임 등으로 복잡한 형상 및 다수개의 부품의 조립이 필요한 부품, 경량화가 필요한 부품이 많아서 외국의 경우 우주 발사체의 많은 부품제작에 금속 3D 프린팅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연소기와 발사체를 연결해주는 추력 프레임 부품을 타이타늄으로 제작하는데, 힘을 받지 않는 곳을 생략하는 경량화 설계를 하고 이를 PBF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해당 부품도 연말에 작동성 평가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항공 및 우주 기업과도 금속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미팅을 많이 하고 있으며, 외국과 같이 연소기 부품도 국내에서 제작하고 연소시험을 하는 것을 내년에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금속 3D 프린팅 기술로 우주 부품 말고도 국방 부품도 제작하셨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만드신 건가요?

[인터뷰]
금속 3D 프린팅 기술은 다품종 소량 부품 제작 시에 유리한 공정입니다. 우리나라 무기체계의 경우 해외에서 도입하여 오랜 기간 운영함에 따른 단종된 부품이 많이 있어 해당 부품을 구하거나, 제작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그 요구되는 수량이 많다면 국내 기존 제조기업에서 제작하여 납품하겠지만, 연간 50개도 안 되는 수량만이 필요하고 그 품목도 다양함에 따라 2017년도부터 국방부 및 육해공 정비창과 같이 금속 3D 프린팅 기술을 연구하여 국방부품 제조기술로 활용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현재는 스텐레스스틸, 타이타늄, 알루미늄 재질에 대한 금속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하였고, 현재 30종에 대한 부품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10종에 대해서는 실제 장착 운영평가를 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육군 대공포 하우징의 경우 6개월 동안의 현장운영 평가 및 물성평가를 만족하여 규격화까지 이루었습니다. 해당 부품이 발간포 하우징이며, 기존 제조기술의 경우 부품을 따로 만들어서 용접하여 붙여서 만든 반면, 금속 3D 프린팅 기술의 경우 한 번에 만들었으며, 펌프 임팰러와 같이 복잡한 형상도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해당 기술은 한번 형상 데이터 및 공정 데이터를 연구 개발해 놓게 되면 해당 부품이 필요할 때 바로 제작하여 활용하면 되므로, 재고로 갖고 있을 필요가 없으며 필요하면 해당 부대에 데이터를 전송하여 원격 제조도 가능합니다.

[앵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금속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요. 소개해주신 것 이외에 또 어떤 분야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기존 제조방식으로 제작하기에 어려웠던 복잡한 형상이나 그 수량이 적어서 제작하기에 모호한 다품종 소량 부품이면 3D 프린팅 기술을 검토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 센터의 경우 자동차 튜닝 부품 중 하나인 브레이크 캘리퍼 부품에 대한 경량화, 주물 금형에 대한 냉각성능 향상, 진공 부품의 성능 개선, 철도 부품, 자전거 부품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3D 프린팅 기술을 다양한 분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산업현장에 계신 분들이 3D 프린팅 기술에 대해 좀 더 이해하시고 기존 제조방식에서 불편하시거나 모자랐던 부분을 저희한테 알려주시면 3D 프린팅 기술의 장단점을 조율하여 적용성을 논의하면 좋겠으며, 이러한 미팅이 많아질수록 국내에서 적용 가능한 부품이 많아져 3D 프린팅 제조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쓰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센터장님께서는 이 잠재 가능성을 예측하셨던 건지, 어떤 계기로 이 분야를 연구하게 되셨나요?

[인터뷰]
저는 어릴 때부터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눈에 직접 보이는 물건을 설계하고 만들 수 있는 기계공학을 전공하였고, 군대는 공군 전투기 정비병으로 30개월 복무를 하였습니다. 1980년대에 미국에서 도입된 F-5 제공호를 정비하면서 기계 가공, 용접, 판금, 도장 등의 전통적인 제조기술을 배울 수 있었고, 군 복무 때는 용접 및 기계 가공으로 수리했었는데, 지금은 해당 전투기 부품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2006년 대학원 과정 때부터 플라스틱 3D 프린팅 운영 조교를 시작으로 호기심 때문에 시작하였는데, 지금은 해당 기술이 해외에서는 계속 발전하여 실제 금속 부품으로 제작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을 보고는 3D 프린팅 기술을 국내에서도 활용해보고자 하는 신념으로 많은 기업 및 기관 분들과 함께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센터장님의 앞으로 연구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합니다.

[인터뷰]
국내 3D 프린팅 기술은 외국에 비하면 기술적이나 활용성 면에서 아직 많이 미흡합니다. 하지만 불과 5년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산업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잘 만들 수 있는 기술까지는 확보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3D 프린팅 출력물에 맞는 열처리, 표면처리, 물성평가 기술 등 기존 제조기술을 3D 프린팅 기술에 맞게 변형하여 개발할 필요성이 있어 다른 제조 전문가와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3D 프린팅 기술의 품질을 확보하고 검증데이터를 만들어서 산업현장에 직접 보여줌으로써 형상만을 만드는 시제품 제작 수준이 아닌 산업현장에서도 활용 가능한 수준의 부품 제작이 가능함을 다양한 산업부품 제조를 통하여 보여 드리겠습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제품 고도화에 필수적인 3D 프린팅 기술에 우리 제조기업 분들에게 많은 관심을 부탁하고, 생기원 시흥 3D 프린팅제조혁신센터에 오셔서 직접 부품을 보시고 판단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앵커]
짧은 기간, 질 높은 성장을 했던 만큼 앞으로는 국제 경쟁력까지 막강하게 갖춘 3D 프린팅 기술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시흥 3D 프린팅 제조혁신센터, 손용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박순표 (s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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