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science 취재파일 바이오 위클리 사이언스 HOT5 사이언스 매거진 별별 이야기 내 몸 보고서 날씨학개론 생각 연구소 과학의 달인 궁금한S

[과학의 달인] 초음파로 수술 없이 종양·암 제거한다…KIST 박기주 선임연구원

■ 박기주 / 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앵커]
질병 치료에 있어 외과적 수술은 오랫동안 검증된 치료법이지만 마취나 수술 부작용, 흉터에 대한 걱정 때문에 수술을 꺼리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런데 몸에 칼을 대지 않고도 초강력 초음파로 암이나 종양을 칼로 도려내듯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정밀 집속초음파 수술기술을 개발하신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기주 선임연구원을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초음파라고 하면 질병 진단을 위해 많이 하는 거로 알고 있는데, 종양 치료에 쓰이는 초음파는 이와 다른 거잖아요. 정확히 집속초음파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네, 우선 초음파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000Hz 이상의 주파수를 갖는 소리를 초음파라고 정의합니다.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가청 주파수 범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20Hz에서 20,000Hz 정도 되는데, 초음파 주파수는 이보다 높으므로,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소리입니다.

초음파가 가진 여러 가지 특성 중의 하나는 파장이 매우 짧은 것인데요, 그러므로 음향 임피던스가 다르고, 초음파 파장의 길이와 비슷하거나 이보다 더 작은 물체에 초음파가 부딪히게 되면 전방위로 산란하게 됩니다.

이렇게 산란된 초음파를 통해 눈으로 보거나 만지지 않아도 물체의 위치와 형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초음파는 공업 분야에서 검사 대상물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내부구조를 검사하거나, 의료분야에서는, 우리 몸을 진단하는 데 널리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진단 초음파인 경우, 대체로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나가는 초음파 빔을 사용합니다. 반면에 집속초음파는 초음파 에너지를 한점으로 모아 쌀 한 톨 크기 또는 이보다 작은 크기의 초음파 초점을 우리 몸 어느 곳에 만들 수가 있으며, 이 초점에서 다양한 생물학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집속이라는 개념은, 돋보기를 이용해 햇빛을 한점에 모으는 원리와 유사합니다. 초음파를 집속시키는 방법은 크게 3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하나는 전기적 신호를 기계적 신호로 바꿔주는 압전소자인 초음파 트랜스듀서 앞단에 특수 제작 렌즈를 부착하거나 트랜스듀서 표면을 오목하게 제작하여 초음파 초점을 만드는 방식이 있습니다.

또한, 여러 개의 초음파 트랜스듀서를 이용하여, 각각의 트랜스듀서의 작동 시간을 달리함으로써, 즉 지연을 줌으로써 초음파 초점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앵커]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시니까 이해가 좀 쉬운데요. 박사님께서는 진단용 초음파보다 수십 배 강력한 집속초음파를 이용해서 수술 없이 암이나 종양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신데요. 그런데 초음파가 만들어내는 고열이 아니라 기포를 이용한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인터뷰]
네, 집속초음파를 이용해서 두 가지 정도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열 효과를 일으키는 것인데요. 열 효과를 이용하는 경우, 초음파 초점에서 50~60도 정도 되는 고열을 발생시켜 조직을 열로 태워 괴사시킬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고강도 집속초음파 또는 하이푸라고 알려진 기술이며, 이 기술의 경우는 현재 자궁근종,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전이성 골종양 및 수전증 등의 치료 목적으로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피부 주름을 개선하는 미용 목적으로도 현재 이용되고 있습니다.

[앵커]
집속초음파는 열 효과뿐만 아니라 기계적 효과도 있다고 하는 데 이어서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초음파의 기계적 효과는 기포 또는 케비테이션의 생성입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액체 내에서 주변 압력 변화. 이것의 경우는 초음파에 의해서 주변 압력에 의해 거품이 발생하는 현상 또는 이미 약체 내에서 존재하고 있는 기포가 주변 압력 변화 때문에 진동 및 붕괴하는 현상을 케비테이션이라고 합니다.

케비테이션이 얼마나 강력한가 하면, 케비테이션에 의해서 발생하는 전달 능력이 발생하는데 이 스트레스를 이용해서 매우 단단한, 청동으로 만들어진 물체나 알루미늄 등을 파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음파의 기계적 효과를 이용하면 쌀 한 톨 크기 또는 이보다 더 작은 크기의 초음파 초점에서 케비테이션을 생성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종양 조직을 포함한 주변 생체 조직을 물리적으로 파쇄 또는 제거할 수 있습니다.

초음파 초점에서 강력한 케비테이션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초점에서 수십MPa 이상의 강한 음향압력이 필요한데요, 이 수치는 진단용 초음파에서 사용되는 압력 세기 보다 약 수십에서 수백 배 더 높고, 하이푸 기술보다 약 10배 정도 더 강력합니다. 초음파 초점에서 1/1000에서 1/100초의 매우 짧은 시간에 발생하는 기포를 이용하여 생체 조직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histotripsy(히스토트립시) 라고 합니다. 화면 왼쪽이 기존 하이푸 기술이고, 오른쪽이 히스토트립시 기술의 파워 세기입니다.

이 기술은 아직 임상에서는 사용되고 있지 않으나, 열로 조직을 태워 괴사시키는 하이푸 기술 대비 짧은 치료 시간과 조직의 물리적 파쇄가 가능하고, 또 케비테이션의 실시간 분석을 통한 실시간 치료 과정 모니터링이 가능하므로, 기존 외과적 수술 방식을 대체 할 수 있는 차세대 비침습 초음파 수술 기술로서 학계뿐만 아니라 의료계 산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초음파를 모으면 청동과 같은 단단한 것도 파쇄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니 상당히 신기한데요. 최근에는 기포를 제어해 주변 정상조직의 파괴를 막으면서도 문제 조직을 제거할 수 있는 정밀 기술도 개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기술인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기존 histotripsy 기술은 생체조직을 물리적으로 파쇄할 수 있다는 매우 큰 장점이 있지만, 이 기술은 충격파 산란 효과로 인해 정밀도가 낮아 주요 장기 및 혈관에 매우 밀접하게 위치한 종양 조직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최근에 가변압력 충격파 히스토트립시 라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습니다.

이 기술은 초음파 초점에서 수십에서 수백 마이크론 크기를 갖는 수증기 기포를 인위적으로 만든 후에, 차례로 초점 음향 압력 세기를 낮춰 충격파 산란 효과 없이 기포의 운동성을 정밀 제어하고 이로 인해 더욱 정밀하고 미세하게 생체 조직을 파쇄할 수 있는 매우 획기적인 새로운 초음파 수술 기술입니다. 이러한 미세 제어는 기존 histotripsy 기술에서는 불가능했습니다.

[앵커]
더욱 정밀하게, 더욱 섬세하게, 3년에 걸쳐 관련 기술을 계속 고도화한 건데, 이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인터뷰]
네, 이번에 개발한 초음파 수술 기술은 여태까지의 선행 연구결과들로 얻어진 연구 성과인데요, 2019년도와 작년에 발표한 내용은 기존 histotripsy 기술의 주요 메커니즘을 학계 최초로 설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2019년도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기존 기술에서 나타나는 케비테이션의 운동 변화와 이로 인한 세포 조직의 변형률을 예측하고 계산하는 수학 물리 모델을 개발하여 케비테이션에 의해 발생하는 물리적 강도가 생체조직을 충분히 파괴할 수 있을 만큼 강하다는 것을 발표하였습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기존 histotripsy 기술에서 발생하는 충격파 산란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수증기 기포가 초음파 진행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수학 물리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응용해 수증기 기포에 의해서 전방위로 산란되는 초음파와 지속해서 입사되는 집속초음파의 간섭 때문에 추가적인 여러 기포들이 여러 군데에서 발생하고, 따라서, 치료 정밀도가 낮아진다는 사실을 작년에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선 연구들을 기반으로 기존 기술에서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가변압력 충격파 히스토트립시 기술을 올 초에 개발하였습니다.

이 일련의 연구 과정에서 어려웠었던 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째로, 기존 기술에서 나타나는 충격파 산란 효과를 없애면서 기포의 운동성을 어떻게 하면 제어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깊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충격파 산란 효과가 일어나는 압력 역치보다 낮은 가변압력 초음파를 이용하여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어려웠던 점은 제안하는 가변압력 개념의 초음파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필요한 실험 셋업의 구축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셋업이 필요하겠지만, 특히 케비테이션 운동을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서는 1초의 수만에서 수십 만장을 찍을 수 있는 고가의 초고속카메라가 필요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다행히도, KIST 내부지원과 한국연구재단에서 주관하는 우수신진연구사업에 선정된 후 지원을 받아 필요한 카메라 실험 장비를 구축할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여러 가지 설명을 들어봤는데 박사님은 기계공학을 전공하신 거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도 의료현장에 쓰이는 초음파 관련 기술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특별히 있으신가요?

[인터뷰]
저는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모두 영국 University College London 대학교 기계공학과에서 받았습니다. 학과에서 당시 연구되고 있었던 기계공학 지식을 접목한 다양한 바이오 기계공학 연구 분야 중에 외과적인 수술 없이 환자를 비침습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초음파와 케비테이션에 큰 매력을 느껴 관련 분야 연구를 학위 과정 때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은 의료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치료 초음파 기술들을 현재 개발 중입니다. 제가 진행하였던 초음파 관련 첫 연구는 피부표면에 케비테이션을 생성시켜 이를 통한 약물전달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였습니다.

[앵커]
말씀을 들어보니까 박사님의 연구는 결국 의료 현장에 적용되어야 하는 만큼 의료계와의 협업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기술 개발 과정에서 실제로 의사의 도움을 많이 받으시나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의공학 기술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개발 초기 단계인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공학자와 의사 간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의사와 공학자로 구성된 대한치료초음파학회, 대한초음파의학회, ISTU 국제학회 등을 포함한 여러 국내외 주요 학회 활동을 통해 여러 분야의 전문의들과 폭넓은 논의를 함으로써, 제가 개발하고 있는 초음파 기술들이 적용 가능한 잠재적 임상 분야에 대해서 조언과 아이디어를 많이 얻습니다.

또한, 실제로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현재 KIST가 지원하는 중개연구사업의 목적으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과 간 질환 환자 치료를 위한 초음파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 개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좋은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어, 곧 발표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초음파 수술 로봇은 어떤 모습으로 개발될지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박사님의 앞으로 연구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합니다.

[인터뷰]
네, 기계공학 지식을 치료 초음파 연구 분야에 접목하여 활발한 융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공학자로서 저의 연구 목표는 미래 의료 패러다임을 선도 할 수 있는 환자/ 개인/ 질병 맞춤형 정밀 의료 초음파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정부출연연구소인 KIST에서 제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치료 초음파 연구들의 고도화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고,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그런 연구들로 보답하겠습니다.

[앵커]
몸에 칼을 대지 않고도 외과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라운데요. 하루빨리 상용화돼서 환자들의 걱정을 덜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키스트 박기주 선임 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1.  21:00더 이슈진단 코로나19 <66회>...
  2.  21:30극찬기업 <63회> (4)
  3.  22:00관찰카메라 24시간 여수 밤바...
  1.  [종료] 2021년 YTN사이언스 특집 프로...
  2. YTN사이언스 프로그램 모니터요원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