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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사람을 위한 로봇을 개발한다…기계연구원 박찬훈 센터장

■ 박찬훈 / 한국기계연구원 혁신로봇센터장

[앵커]
공장에서 쓰이는 로봇팔부터 가정용 로봇청소기, 최근에는 서빙을 대신하는 서비스 로봇 등 이미 로봇은 우리 일상에 들어와 있는데요. 최근에는 로봇 혼자 활동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공존하는 협동로봇도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한 로봇 개발을 하는 곳이 바로 한국기계연구원의 혁신로봇센터인데요.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한국기계연구원 박찬훈 센터장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센터장님이 계신 곳이 기계연구원의 혁신로봇센터죠. 올해 새로 신설된 조직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 건가요?

[인터뷰]
기계연에는 약 50명 정도의 박사급 연구원이 로봇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분야도 로봇팔, 로봇핸드, 모바일로봇, 의료로봇, 로봇지능 등으로 매우 다양하고, 각자 세부연구단위에서 많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제 기계연은 이러한 세부단위 연구성과를 통합하고 융합해서, 더 높은 수준으로 기술도약을 이룰 목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로봇 전문가들을 하나의 싱크 탱크에 담아서 혁신로봇센터를 개소했습니다. 혁신센터의 역할은 2가지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로봇기술, 비대면 사회를 위한 로봇기술, 그리고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을 국내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리쇼어링을 위한 로봇기술을 국가 단위에서 필요한 로봇기술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국가단위에서 필요한 로봇기술들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것이 첫 번째 역할이고요,

다른 하나는 이미 개발되었거나, 개발이 진행 중인 많은 단위요소기술들의 융합을 통해, 기술실용화를 가속화하는 것입니다.

[앵커]
그럼 개발한 로봇 기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다양한 로봇 기술 성과를 발표하셨는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장애인을 위한 로봇기술이더라고요.

그 중에서도 무릎형 로봇 의족은 국민의 요청에 의해 개발된 기술이라고요?

[인터뷰]
로봇의족 국산화 개발 연구를 통해서 발목이 절단된 분들을 위한 발목형 로봇의족을 개발한 바 있는데요, 이것을 2020년도에 보훈처 주관으로, 국가유공자분들께 전달해드리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한 가족 분께서 참석하셔서 “남편이 무릎 위가 절단된 유공자인데 너무 고생이 많다. 대퇴절단 장애인을 위한 무릎형 로봇의족도 꼭 개발해 달라”고 부탁의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해당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발목형 로봇의족은 연구소 기업 설립을 통해 상용화 단계에 있고요, 무릎형 로봇의족은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데 내년 정도에는 상용화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내년에 만나볼 수 있다니까 벌써 기대가 되는데요. 로봇 의수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발목이나 무릎형 로봇 의족과 달리 로봇 의수 개발이 더 어려운 부분이 있나요?

[인터뷰]
로봇의수는 절단된 손을 대신해서 팔에 결합 되어야 하기 때문에, 손가락의 많은 관절과 복잡한 움직임을 구현하면서도 매우 가벼워야 합니다. 가능한 가벼우면서도 손의 파지 기능은 최대한 자연스럽도록 구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 중인 로봇의수는 500g 정도의 무게로, 자연스러운 파지를 구현하기 위해서, 4절 링크 구동방식과 와이어 구동방식의 혼합방식을 이용합니다.

4절 링크 구동방식은 손가락 끝으로 작은 물체를 잡는데 유리하고, 와이어 구동방식은 손가락 전체로 큰 물체를 감싸 잡는 데 유리한데, 이 두 방식을 혼합해서, 감싸 쥐는 방식과 손가락 끝으로 잡는 방식이 모두 가능하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어려운 점은 착용자의 의도를 인식하는 것인데요. 로봇의수를 장착한 팔 부분에서 근전도 센서를 통해 근육의 신호를 측정해서, 착용자가 어떤 동작으로 물건을 잡고 싶어 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현재는 작동 모드를 바꾸는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좀 더 직관적인 방식으로 의수를 작동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실제 기능과 비슷하려면 무게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로봇 하면 사실 크고 무겁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거든요?

그런데 노약자나 고강도 노동자를 돕는 웨어러블 로봇, 그러니까 '근육 옷감'도 개발하셨다고 들었는데, 이건 더욱 가벼워야 할 것 같거든요?

[인터뷰]
보통 몸에 착용하는 형태의 로봇을 웨어러블 로봇이라고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신체에 단단한 뼈대 형태의 로봇을 연결합니다. 이러한 외골격 형태의 로봇은 큰 힘을 내기에는 매우 유리한 반면, 보통 무겁고 착용하고 벗기가 불편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단단한 외피의 형태이다 보니 신체의 움직임에 많은 제약이 가해집니다. 이 때문에 저희는 바지나 잠바와 같이 편안하게 옷처럼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옷처럼 매우 가볍고, 입고 벗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옷의 형태이기 때문에 신체의 움직임에 제약이 거의 가해지지 않아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의복형 웨어러블로봇은 옷처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모터와 같은 무거운 구동기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머리카락보다 가는 형상기억합금 와이어를 스프링 형태로 만들고, 천처럼 씨실과 날실 구조로 배치해서 근육옷감을 구현했습니다. 근육옷감에 전기를 넣어주면 근육과 같이 수축하고 이완되는 동작을 통해 근력을 보조할 수 있습니다.

이 근육옷감을 사용하면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릴 때 팔의 힘을 보조하거나, 일어나고 앉을 때 하체 힘을 보조할 수 있어, 근로자들이나 근력이 부족한 노약자를 위한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해 기계연구원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검체 로봇도 개발하셨잖아요. 당시 보도를 전했을 때 의료진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죠? 자세하게 들려주시죠.

[인터뷰]
코로나 19와 같은 감염병이 심각한 지역에서는 검체채취를 하는 의료진이 감염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환자와 대면하지 않고 검체를 채취 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개발된 로봇을 이용하면, 의료진은 환자와 비대면 상태에서 마스터 장치를 운전하고, 의료진이 조작하는 마스터 장치의 명령에 따라 로봇이 검체를 채취합니다.

로봇이 면봉을 코의 깊숙한 곳 까지 밀어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힘의 정보를, 의료진이 피드백 받을 수 있어, 비대면 상태에서도 안전하게 검채를 채취할 수 있습니다.
개발된 기술은 의료기기 전문회사에 이전하여 상용화를 위한 노력 중에 있습니다. 식품의약품 안전처 품목허가 절차를 논의하고 있고, 의료기기 안전성 평가가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임상시험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앵커]
상용화가 된다면 의료진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앞서 이야기한 것 이외에도 혁신로봇센터에서 개발 중인 다양한 로봇 기술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몇 가지 더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인터뷰]
우선 만능 그리퍼가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으로 인해서, 사람들이 마주해서 제공하던 서비스를 로봇이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공장에서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들은 한 대의 로봇이 정해진 몇 가지 종류의 물체만 파지할 수 있으면 됩니다. 그래서 거기에 특화된 그리퍼를 로봇에 장착합니다.

그러나 비대면서비스를 수행하는 로봇은 한 대의 로봇이 매우 다양한 물체를 파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령, 요리나 서빙을 생각해보면, 한 대의 로봇이, 매우 다양한 형태의 식재료, 요리도구, 식기류 등을 다루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계연에서는 형태에 무관하게 매우 다양한 종류의 물체를 잡을 수 있는 만능 그리퍼를 개발했습니다. 보통의 그리퍼는 단단한 집게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저희 그리퍼는 집게구조인 것은 동일하나, 물체를 잡는 부분이 말랑말랑하여 변형되도록 되어있습니다.

이 말랑말랑한 부분이 물체를 잡는 동안 눌려지면, 물체의 형상과 동일하게 변형되고, 일단 변형되고 나면 표면이 다시 단단하게 변합니다, 그래서 마치 새로운 물체를 만날 때마다 그 물체를 위해서 특화된 그리퍼처럼 동작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물체든 잡을 수 있습니다.

요리나 서빙과 같이 다양한 비대면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로봇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사람의 손을 닮은 로봇손이 있습니다.

일상 생활 중에 만나는 다양한 물체를 다루기 위한 목적을 넘어서, 다양한 생활 속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는 로봇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위를 “사용”해서 종이를 자르고, 분부기를 “사용”해서 꽃에 물을 뿌릴 수 있는 로봇손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모터를 손가락 관절에 직접 배치해서 로봇손을 만드는 경우에는, 로봇 손이 커지고 큰 힘을 잘 내지 못하는 문제가 있고, 와어어로 당기는 구조의 경우에는, 팔뚝 부분에 와이어를 구동하는 모터를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손목 부분에서 딱 잘려지는 모듈형 핸드를 만들 수 없어서 다양한 로봇에 적용하기 어려웠습니다.

기계연 개발한 로봇핸드는 병렬링크 구조를 통해 모터 동력을 손가락에 병렬로 전달하도록 설계하여, 모든 모터를 손바닥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손가락의 힘을 매우 크게 하면서도 손목 부분에서 딱 잘려지는 모듈형 핸드 구조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대부분의 로봇팔에 장착 가능해서 사용성 측면에서 매우 우수합니다.

[앵커]
그야말로 사람의 손을 구현해내는 기술이군요. 사실 다른 연구원과 대학, 기업까지 로봇기술을 개발하는 곳은 굉장히 많잖아요. 혁신로봇센터만의 특별한 점은 뭔가요?

[인터뷰]
기계연의 로봇기술은 사람을 위한 로봇기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로봇기술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하고 있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세부단위기술로는 로봇팔, 로봇핸드, 모바일로봇, 웨어러블로봇, 의료용 로봇, 로봇부품 등 매우 방대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여기에서 확보된 핵심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장애인을 돕는 로봇, 노약자와 노동자를 돕는 로봇,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과 같이 사회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로봇개발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앵커]
막연히 멀게만 느껴지던 로봇과의 공존이 이제는 현실로 다가온 듯한 느낌입니다. 센터장님이 보시기에 로봇과의 공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터뷰]
기술의 관점에서는 로봇의 안전과 사용 편의성이 가장 중요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작업 중에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는 수준의 안전기술이 확보되어야 하고요.

또한, 로봇이 충분히 지능적이어서 사람 동료와 함께 일하는 것처럼 편안해야 합니다. 이런 기술이 완성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로봇에 대한 사회의 높은 수용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무선통신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 빠른 시간에 IT 강국이 된 것처럼, 아직은 기술적으로 초기 단계인 로봇의 사용에 있어서도 높은 수용성을 보일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를 가장 먼저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말씀하신 수용성에는 로봇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윤리 기준도 포함될 텐데요. 미리 잘 준비해서 우리나라가 로봇 시대를 선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기계연구원 혁신로봇센터 박찬훈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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