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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달인] "실제처럼 생생하게"…예기치 못한 생활안전사고 가상·증강현실로 대응

■ 권승준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앵커]
예기치 못한 재난이나 안전사고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평상시 안전교육이 잘 이뤄져야 하는데요. 최근 가상, 증강현실을 기술을 활용해 실감 나는 생활안전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콘텐츠 연구본부 권승준 책임연구원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코로나19로 아동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돌봄 사각지대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라면 형제 사건'으로 잘 알려진 인천 용현동 화재도 그렇고요. 이런 안전사고 피해를 줄이려고 연구를 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어떤 건가요?

[인터뷰]
네, 주택 화재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생활안전사고입니다. 보통 학교나 직장에서, 이론적으로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을 받습니다. 하지만 실제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 크게 당황하여 대피 방법을 기억하기 어렵거나, 또는 소화기 사용요령을 몰라 위험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듣고 잊어버리는 교육이 아닌 실제상황처럼 몸으로 배우고 익혀 안전사고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체험형 안전교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체험형 안전교육에 사용되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반의 실감형 안전교육 콘텐츠와 하드웨어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마치 실제상황처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활용해서 안전사고 대처 능력을 키운다는 건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더 듣고 싶어요.

[인터뷰]
실제 소화기와 비슷한 모양으로 개발된 햅틱 소화기 시뮬레이터와 HMD를 착용하고, 콘텐츠를 동시에 결합합니다. 그럼 사용자는 본인이 있는 장소에서 바로 화재 상황 체험 및 불 끄는 방법을 배우고, 대피하는 방법까지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데요. 생활 안전 유형별 매뉴얼에 따른 안전수칙을 VR 공간과 AR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사고상황을 실제와 같이 연출해 사용자가 사고상황의 대처 방법과 순서를 효과적으로 터득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앵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데, 이렇게 한번 제대로 봐 놓으면 실제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화재 사고 외에 또 어떤 생활안전사고에도 대응하고 있나요?

[인터뷰]
생활안전사고에는 몇 가지 범주가 있습니다. 화재 안전, 전기/가스안전, 시설 안전, 여가활동안전 등이 해당합니다. 기존 콘텐츠는 많은 공간과 운영 요원이 필요했다면 저희가 개발하는 기술은 좁은 공간에서 한 대의 시스템으로 복합 안전체험교육이 가능합니다. 이 기술을 통해 시설안전 범주에 해당하는 엘리베이터(승강기) 안전교육 콘텐츠, 완강기 안전교육 콘텐츠, 지진 안전교육 콘텐츠 등을 제작해 사용자 테스트 중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생활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고 유형에 체험을 해보고 대비를 해볼 수 있는 건데, 실제로 이런 부분이 구현되기 위해서 어떤 기술들이 적용됐나요?

[인터뷰]
'복합 안전체험교육용 모션 시뮬레이터'와 '햅틱 시뮬레이터 기술' 등이 적용됩니다. 모션 시뮬레이터는 이동, 설치가 용이하고 소규모 체험시설에도 보급이 가능한 형태로 여러 가지 생활 안전 교육을 선택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복합안전체험용입니다. HMD를 착용했을 때와 착용하지 않을 때 공통으로 쓸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햅틱 시뮬레이터는 HMD 착용 사용자와 가상객체 간의 상호작용에 필요한 도구인데요. 실제 소화기와 비슷한 모양으로 개발된 햅틱 소화기 시뮬레이터가 속합니다. 또한, 손목에 장착하여 손동작과 콘텐츠의 상호작용에 따라 촉감 피드백을 제공하는 햅틱 장갑 시뮬레이터도 이에 속합니다. 여기에 콘텐츠 내의 가상객체와 HMD 착용 사용자 간의 딥러닝 기반의 손 움직임 인식 기술도 개발 적용되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을 통해 VR과 AR 환경에서 정밀한 사용자와 가상 객체 간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고 사실적인 체험교육이 가능해집니다.

[앵커]
화면을 통해서 보니까 정말 안전 교육을 실제로 해보는 것처럼 실감 나게 받을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런데 보통 지금까지 AR, VR 기술을 게임에서 많이 활용해왔잖아요. 이렇게 생활안전교육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게 된 이유도 궁금하고요, 그리고 효과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만약 내가 있는 공간에서 실제 불이 나서 소화기로 불을 끄고, 대피하는 예방 안전교육을 경험한다면 교육 효과는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실제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에서 설치된 완강기를 탑승해 고층에서 대피하는 예방 안전교육을 경험한다면 이 또한 교육 효과가 높겠죠. 하지만 실제 안전사고 현장을 그대로 현실에서 체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고, 공간과 시간상의 제약이 존재합니다. 또한, 비용적인 측면에서 제약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체험하기 힘든 안전 관련 위험, 위기 상황을 VR 또는 AR 등으로 구현해, 간접 체험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 것입니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 VR 콘텐츠를 활용하면, 사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학업 동기 부여가 74% 올라가고 성취도는 62%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외국의 VR/AR 관련 유명회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전통적인 교육보다 시뮬레이터 기반 교육이 2.7배 이상 효과적이었고, 학생들에게 3차원 상호작용하는 교육을 한 결과 집중력이 기존보다 100% 향상돼 성적도 올랐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앵커]
저 역시도 학창시절에 안전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데, 주로 강사를 초빙해서 수업을 듣는 방식이었어요. 이렇게 실감형 콘텐츠를 적용하면 학생들의 기억에도 많이 남고, 학습효과도 더 좋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그럼 현재 이 기술은 어느 단계까지 왔나요?

[인터뷰]
모션 시뮬레이터와 햅틱 시뮬레이터 등을 대상으로 올해 사용성 평가를 진행하고, 내년부터 안전체험관 등 장소에 적용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 후 기술이전을 통한 상품화가 가능합니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많은 안전체험관이 존재합니다. 학생들의 경우, 안전체험관을 직접 찾아가서 체험학습을 진행할 수 있는데, 이를 진행하는 학교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만약 개발된 기술이 적용된다면, 안전체험관 외에 본인의 집에서, 혹은 학교나 직장 등에서 쉽고 편하게 안전체험교육이 가능해집니다.

[앵커]
설명해주신 이런 실감 나는 콘텐츠 기술을 활용해서 앞으로 많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가상, 증강현실을 활용한 기술은 다방면에서 쓰일 것 같은데, 연구원님께서 보시기엔 어떤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안전교육과 같은 분야 외에 제조업 분야, 의료서비스, 안전 취약계층을 위한 편의 서비스 등에 폭넓게 사용될 것입니다. 제조업 분야에서 이미 AR 기술 등을 활용해 제품 설계,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로 일부 활용되고 있고, 디지털 트윈이라는 VR 기술을 통해 재활 훈련과정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VR 기반의 발달장애인 직업 훈련/치매 예방 서비스 등에도 적용 중입니다.

특히 인공지능, 5G 상용화, 고성능 프로세서 발전 추이를 감안할 때, VR/AR 기술은 이러한 기술들과 결합하여 조만간 더욱더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앵커]
네, 그럼 앞으로 이런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기술이 현실 속에서 더 많이 폭넓게 쓰이려면 어떤 점들이 보완되면 좋을까요?

[인터뷰]
가상. 증강현실이 보다 폭넓게 쓰이려면, 일단 HMD와 같은 안경형 장비들이 가볍고 사용이 편해져야 합니다. 기술적인 한계로 사용자 중에서 HMD 착용 시 어지러움이나 이질감 등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지금 항상 쓰고 있는 안경처럼 가볍고 편하고, 평소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는 것처럼 개발된다면 더 잘 쓰일 것입니다. 물론 가격대도 조금 더 저렴해져야 합니다.

[앵커]
자, 안전사고를 미리 체험해서 교육 효과를 더욱 높이는 안전사고예방교육 기술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는데, 연구원님의 앞으로의 계획도 들려주시죠.

[인터뷰]
가상, 증강현실로 안전체험교육 및 예방 교육을 진행한다고 해도, 실제 안전사고 현장과 완전히 똑같은 경험을 사람에게 제공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실제 생활 안전사고 현장은 사람에게,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위험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본 기술은 그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안전교육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가정해서 주입식으로 이루어졌다면, 지금은 VR, AR 기술을 통해 실감 체험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험해 보기 어려운 엘리베이터, 완강기 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 상황을 AR, VR로 체험하고 안전 요령을 익히는데 빠르고 쉬운 단계까지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생활 안전 체험교육 시나리오에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 기술을 개발하고 고도화하여, 전국에 있는 국민안전체험관 등의 현장에 적용 후 실제 서비스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앵커]
앞서 AR과 VR 관련해서 뒷받침됐으면 하는 부분에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언급하셨잖아요. 혹시 제도적인 보완으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혹시 현장에서 한계를 느끼신 부분이 있나요?

[인터뷰]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단, 장비 부분들이 있는데, 장비를 제대로 개발하려면 많은 지원과 리소스가 투입돼야 하는데, 그게 기업 차원에서 혹은 정부 차원에서 투자가 필요할 것 같고요. 규제 측면에선 정부에서 샌드박스 규제 같은 경우를 많이 적용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이동형 안전체험관 같은 경우 규제가 풀린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 그런 규제들이 좀 더 원활하게 사업화나 기술 개발이 실제 적용되기 위해서 잘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앵커]
규제 완화와 더불어서 정부의 지원도 좀 더 뒷받침됐으면 좋겠네요. 과학 기술은 우리 생활에 편의를 증진시키는 것을 넘어서 사회 안전망으로써의 역할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기술이 아이들을 비롯해서 우리 국민의 안전 지킴이가 되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권승준 책임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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