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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외계행성 탐사, 행성계 탄생과 진화 비밀 푸는 열쇠"

■ 정연길 /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앵커]
외계행성은 태양계 밖의 행성을 뜻하는 말인데요. 그래서 태양이 아닌 다른 별을 공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외계행성은 4천 개 정도라고 하는데, 외계행성을 연구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 한국천문연구원 광학천문본부 정연길 선임연구원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외계행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최근에 우리 은하에서 지구 크기만 한 외계행성이 발견되었다고 들었어요. 어떤 행성인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지구 질량의 약 0.3배인 '나홀로 행성'이 발견되었는데요. 우리 은하 원반부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까지 발견된 나홀로 행성 중 가장 작은 질량인데요. 미국과 폴란드, 그리고 한국천문연구원의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앵커]
이런 외계행성의 경우 관측이 굉장히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이유인가요?

[인터뷰]
목성이나 금성 같은 태양계 내 행성의 경우, 행성에 의해 반사된 태양 빛을 통해 행성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계행성은 태양계 너머 우주 공간에 있는 행성입니다. 지구로부터의 거리가 멀고 어둡기 때문에 직접 관측하기가 매우 어렵죠.

[앵커]
그런데도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이 4천 개에 달한다고 들었는데요. 이건 어떻게 발견이 이뤄진 건가요?

[인터뷰]
외계행성 대부분은 행성이 속해 있는 중심별을 관측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발견되었습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별표면 횡단 방법과 시선속도 방법이 있습니다. Kepler(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널리 알려진 별표면 횡단 방법은 달이 태양을 가릴 때 나타나는 일식 현상처럼 행성이 중심별을 가릴 때 나타나는 중심별의 밝기 변화를 통해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방법입니다.

행성이 중심별을 가리면 행성의 그림자로 인해 별의 밝기가 원래보다 어두워지는데요. 이 방법은 중심별과 거리가 가까워 공전주기가 짧은 행성을 발견하는 데 유리합니다.

시선속도 방법은 모든 물체는 질량중심을 기준으로 회전한다는 원리를 이용하는데요. 별하고 행성이 있으면 별이 행성보다 무겁기 때문에 별에서 가까운 지점을 중심으로 별과 행성이 돕니다. 이때 행성이 공전하면 중력으로 인해 중심별의 위치도 미세하게 변하게 되는데요. 이 미세한 위치변화를 분석하면 외계행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반작용의 효과가 큰 무거운 행성을 발견하는 데 유리합니다.

이외에도 행성에 반사된 중심별의 빛을 관측해 행성을 발견하는 직접촬영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중심별 자체의 빛을 차단하는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중심별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을 발견하는 데 유리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중심별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외계행성을 관측할 수 있다,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텐데,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번에 발견된 나홀로 행성은 그 이름처럼 중심별이 없었다고요. 이런 경우엔 어떤 방법을 통해서 관측할 수 있었나요?

[인터뷰]
나홀로 행성을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미시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미시중력렌즈는 관측자와 하늘에 있는 별 사이를 통과하는 한 천체가 일직선 위에 놓일 때 발생하는데요. 이 천체가 마치 '렌즈'처럼 작용해 배경별의 빛을 증폭시킵니다. 이때 통과하는 천체가 무거우면 빛이 증폭되는 기간이 길어지고, 천체의 질량이 작으면 증폭되는 기간이 짧아집니다.

예를 들어 태양 같은 별이 렌즈 역할을 했다고 하면 증폭이 일어나는 기간이 한 달 이상이 될 수 있겠죠. 이처럼 증폭되는 빛의 양과 사건의 지속 시간을 분석하면 천체의 특성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나홀로 행성처럼 다른 방법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천체들을 발견할 수 있죠.

[앵커]
이 미시중력렌즈가 천체가 일직선 상에 놓일 때 나타난다고 말씀해주셨잖아요. 그것만 해도 그런 현상이 발생하기가 되게 힘들 것 같거든요. 확률이 어느 정도나 되나요?

[인터뷰]
맞습니다. 거의 백만분의 일로 매우 낮습니다. 이는 백만 개의 별을 1년 동안 연속적으로 관측해야 한 개의 사건을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미시중력렌즈는 무작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로 인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미시중력렌즈 현상을 효과적으로 관측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별을 연속적으로 관측해야 합니다.

[앵커]
그러면 매일 밤하늘을 계속 들여다볼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이런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해요.

[인터뷰]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천문연구원에서는 동일한 성능을 가진 KMTNet이라는 광시야 망원경을 만들어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칠레와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관측소에 3대를 설치해 24시간 연구에 활용하고 있는데요. 특정 연구 목적을 위해 건설된 대한민국 최초의 탐색시스템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지구 전체를 이용해서 망원경으로 활용하는 그런 기술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KMTNet 망원경을 통해서 발견한 외계행성,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인터뷰]
2015년 10월부터 현재까지 60여 개가 넘는 외계행성을 발견하였는데요. 이 중에는 목성처럼 대부분이 가스로 이루어진 목성형 행성뿐만 아니라 지구처럼 금속과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구형 행성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2017년에는 지구와 매우 비슷한 질량을 지닌 외계행성을 발견하였습니다. 또한, 다른 방법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우리 은하 중심부에 존재하는 외계행성을 발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외계행성들은 기존에 발견된 행성들과 더불어 행성의 형성과 진화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외계행성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마치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혹시 그 행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진 않을까, 이런 궁금증도 들거든요. 실제로 발견한 적은 있나요?

[인터뷰]
안타깝게도 아직은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외계행성에 존재하는 생명체를 직접 발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외계행성은 어두울 뿐만 아니라 지구로부터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가까운 외계행성인 '프록시마 b'조차도 지구에서 약 4광년 떨어져 있는 곳에 있습니다. 이는 빛의 속도로 4년 동안 이동해야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 쉽게 말씀드리면 KTX로 쉬지 않고 1,500만 년 동안 달려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그로 인해, 직접 행성의 표면이나 해수면을 관측해 생명체를 찾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에 천문학자들은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외계 생명체 탐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생명체 탐사 방법은 빛을 파장대별로 분해하는 도구인 분광기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도구를 이용하면 외계행성의 대기에 어떤 원소들이 존재하는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기 내에 수소나 산소 등 생명체 존재에 필요한 원소들이 발견된다면 생명체의 유무를 간접적으로나마 추측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건설될 거대망원경, 우주망원경 등 차세대 관측장비를 이용하면 행성의 대기를 자세하게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도 잠깐 말씀해주셨지만, 외계행성에 생명체가 살기 위해서 어떤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하는지도 궁금해요.

[인터뷰]
맞습니다. 생명체 탐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행성이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은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가령, 태양계의 경우 이 영역은 금성과 화성 사이에 걸쳐 있고, 이곳에 존재하는 행성은 오직 지구뿐입니다. 액체 상태의 물이 중요한 이유는 물질대사처럼 생명체의 생화학 반응에 필요한 최적의 용매가 액체 상태의 물이기 때문입니다.

또 대기 역시 중요한데요. 지구의 대기는 질소 약 78%, 산소 약 21%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질소는 생명체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원소이며, 산소는 생명체의 호흡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지구처럼 비슷한 대기 환경을 가졌는지가 중요한 것이죠. 천문학자들은 이 영역에 존재하는 외계행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외계 행성을 찾는데 굉장히 열을 올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각국이 외계행성 발견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뭔가요?

[인터뷰]
인류가 오래전부터 궁금해 왔던 '행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외계 생명체는 존재하는가?' 같은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거인이 떠받치고 있는 지구, 네모난 지구 등 다양한 형태의 지구를 상상했습니다. 그리고 지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하려고 노력해왔죠.

밤하늘에 수많은 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태양계 너머 외계행성과 외계 생명체,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와 같은 지적생명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인류는 오랜 세월 드넓은 우주에서 '인간'의 존재 의미에 대해 고민해왔습니다.
질문들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얻기 위해서는 외계행성을 아주 많이 발견해야 합니다. 표본이 많을수록 행성의 형성 과정을 정확하게 유추할 수 있으며, 또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에 대한 단서를 구체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우리가 외계 행성을 지금처럼 찾고 연구하는 이유는 단순히 제2의 지구, 혹은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을 규명하기 위해서라기보단 현재 행성의 탄생이나 진화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다, 이런 설명이시고요. 그럼 마지막으로 연구원님의 앞으로의 계획도 듣고 싶어요.

[인터뷰]
1995년 태양과 유사한 별에 속한 외계행성이 발견된 이후 외계행성 분야는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앞으로도 외계행성 탐색 연구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발견된 외계행성 표본을 바탕으로 행성의 형성과 진화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향후 중국, 미국 등이 건설 중인 우주망원경 사업과의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상과 우주에서 동시 관측이 이루어지면 나홀로 행성뿐만 아니라 더 많은 외계행성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천문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는 거대 마젤란 망원경이 완공된 후에는 행성의 대기 연구를 통한 외계 생명체 탐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미시중력렌즈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천체를 발견해 천문학의 난제를 푸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앵커]
오늘 외계 행성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알아봤는데, 도대체 우주는 얼마나 넓은 것인가, 하면서 경외감까지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언젠가 우리 인류가 우주에서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그 비밀을 푸는 날이 오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천문연구원 정연길 선임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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