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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장마철 집중호우에 '와르르'…산사태 조기 경보시스템으로 예방한다!

■ 송영석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환경연구본부 센터장

[앵커]
여름 장마철이면 집중호우로 인한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죠. 특히 산사태는 대규모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징후를 잘 살펴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 만나볼 분은 산사태 조기 경보시스템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환경연구본부 송영석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요즘 비가 많이 내리면서 산사태 위기 경보 '주의' 단계로 격상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얼마 전 상주에서는 토사 200여 톤이 도로로 쏟아지면서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우선 산사태는 어떻게 발생하나요?

[인터뷰]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산사태는 호우에 의해 발생합니다. 그래서 연평균 강수량의 약 70%인 6월과 9월 사이에 대부분의 산사태가 발생하죠. 외국의 경우에는 지진에 의한 진동이나 화산 폭발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산사태는 산지의 지형, 지질, 지반 등의 내적 요인과 강우, 지진 등의 외적 요인이 결합해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산사태에 취약한 지형, 지질 및 지반 조건을 가진 산지에 많은 비가 내리면 산사태가 발생하기 쉬운 것이죠.

강우로 인한 산사태의 발생 원리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산지 비탈면에 강우가 침투하면 흙의 결합력이 약해지고 무거워지므로 비탈면이 보유하고 있는 저항력보다 미끄러지려고 하는 활동력이 더 커지게 되는데요. 이때 산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또, 지진이나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는 비탈면을 구성하고 있는 흙의 저항력이 낮아지므로 산사태에 더 취약하게 됩니다. 산사태 발생 후에는 다량의 물과 토석이 섞여 하부로 흘러가면서 토석류로 발전해 계곡을 침식시키고 하부에 있는 마을이나 시설물 등에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일으킵니다.

[앵커]
산사태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설명해주셨는데 최근 산사태 규모도 매년 증가하고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게 얼마나 증가했고, 또 증가한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10년 단위로 연평균 산사태 발생 규모를 분석한 결과 2000년대부터 급격히 증가, 대형화되었는데요. 우리나라 연평균 산사태 발생면적을 살펴보면 1980년대 231ha, 1990년대 349ha, 2000년대에는 713ha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산사태 규모의 증가는 기후변화로 인한 여름철 강수량 증가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2006년 태풍 에위니아 같은 태풍으로 많은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하여 시간당 30mm 이상 강한 비가 발생하는 집중호우 또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한 산사태 발생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산사태가 증가하는 것도 기후 변화가 원인이라니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그럼 대표적인 산사태 피해 사례 몇 가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산사태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11년 7월 27일 서초구에 위치한 우면산에서 발생한 산사태입니다. 시간당 1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며 강남에 물난리를 가져왔고 16명이 생명을 잃고 많은 재산피해도 발생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서울 시내에서 일어난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고 있죠.

또 다른 사례로는 역시 2011년 7월 27일 춘천시 소양강댐 인근에서 발생한 산사태입니다. 단일 산사태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사례입니다. 이 산사태로 인해 농촌 봉사에 참여하였던 13명의 대학생이 유명을 달리하였습니다. 해당 산사태의 경우,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했는데요.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모두 잠든 새벽 시간에 민가와 인접하여 발생해 피해가 컸습니다.

[앵커]
산사태는 한 번 발생하면 정말 대규모 피해가 일어나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해야 할 텐데 그래서 박사님께서는 이런 산사태 재해에 대응하는 조기 경보시스템을 개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시스템인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우리 연구팀에서 개발한 산사태 조기 경보시스템은 사전 예측된 강우 정보를 토대로 산사태의 발생 위치나 발생 시점을 예측하는 건데요. 산사태 피해 범위를 산정해 1일 전에 산사태 조기경보 발령이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을 통하여 산사태 위험지역의 주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는 시간, 즉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산사태를 조기에 예측할 수 있다면 앞서 저희가 살펴본 그런 사례들을 막고 미리 대비할 수 있을 텐데, 이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 우선 어떤 기술들을 적용하셨나요?

[인터뷰]
저희는 크게 세 가지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첫 번째는 물리 기반의 산사태 예측기술입니다. 그러니까 자연현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수학이나 역학적인 공식으로 풀어낸 것인데요. 비가 땅속으로 침투하면 흙이 가진 결합력이 저하되고, 흙의 무게는 무거워지므로 경사를 따라 미끄러지는 힘이 증가합니다. 그래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것인데, 이러한 과정을 복잡한 수학식으로 풀어냈습니다.

두 번째는 기상정보를 활용한 사전 강우 정보 예측 기술입니다. 보통 우리나라 기상청에서 우리 동네 예보자료를 내보내는데, 이 자료는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강우 정보로 산사태 예측하는 데 쓰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외국 자료를 조사해봤더니 일본 기상청에서는 강우 레이더 정보를 이용한 정밀한 강우 정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내 자료와 외국 자료, 또 현장에서 측정되는 모니터링 자료를 분석해 다음 날의 자료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산사태 피해 범위 산정기술입니다. 산사태 발생 이후 물과 혼합된 토석이 어느 방향으로 어디까지 흘러내리는지를 계산해 피해 범위를 산정하는 것입니다.

[앵커]
정리하자면 우리나라 지질 특성에 최적화되어 있는 지능형 산사태 조기 경보시스템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씀하신 조기 경보시스템을 활용하기 전엔 어떤 식으로 산사태를 예측했나요?

[인터뷰]
예전에는 통계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산사태를 예측했습니다. 즉, 발생했던 산사태를 조사하고, 산사태 발생 시 강우 조건과 지질 및 지반 특성을 분석했는데요. 그리고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해서 지질 및 지반 특성을 조사, 분석합니다. 같은 강우 조건인데, 산사태 발생지역과 미발생지역의 지질이나 지반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해 서울, 경기, 강원, 충청지역의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산사태 예측 지도를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이 예측 지도의 경우 강우 조건이 2일 연속 강우량 200mm 이상으로 한정돼 있어 강우 조건에 따라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죠.

그리고 산사태 모니터링 기술도 있습니다. 현재 전국 8개 국립공원에 13개소의 산사태 모니터링 스테이션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산사태 모니터링 스테이션에서는 센서를 이용해 현장의 강우, 흙 속의 물의 양, 흙의 결합력과 같은 흙 속의 현재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산사태 위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데요.

이는 현재 상황에 대한 산사태 발생 여부의 파악은 가능하나, 미래에 대한 산사태 조기경보에 활용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기존 방식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좀 더 첨단 기술들을 활용해서 더 정확한 산사태 조기 경보시스템을 개발해내신 건데요. 그럼 현재, 이 조기 경보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나요?

[인터뷰]
현재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협조를 받아 지리산 국립공원 일대 20.6㎢ 지역 (천왕봉 일대)를 대상으로 개발된 산사태 조기 경보시스템을 시범 구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장 꼭대기 부분이잖아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개발된 시스템의 정확도에 대한 검증을 이미 마쳤으며, 대도시를 포함한 전국 주요 지역에 대한 산사태 위험지역을 대상으로 확대에 나설 예정입니다.

[앵커]
국민의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인데, 이 조기 경보시스템을 개발하실 때 어려운 점이 좀 있었을 것 같아요.

[인터뷰]
당연히 있었습니다. 사전 강우 정보 연동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은 2014년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하여 작년에 시범 구축 및 검증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기상정보를 활용한 사전 강우 정보 분석기술을 개발하기 위하여 일본의 대학이나 연구소, 회사 등을 일일이 방문해 사전 강우 정보 분석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했습니다.

이런 부분이 조금 어려웠지만, 이를 토대로 개발된 사전 강우 정보 분석시스템은 실제 강우 발생량과 비교한 결과 90%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산사태 예측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앵커]
그러한 시행착오를 거쳐서 조기 경보시스템을 개발하셨는데 아직 전국적으로 확대된 것은 아니잖아요. 혹시 우리 집은 안전한지 미리 확인해볼 방법은 없을까요?

[인터뷰]
먼저 우리 뒷산의 지형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산사태는 오목한 산지 지형이거나 계곡부에서 많이 일어나며, 인공적으로 조성된 절개지에서도 많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산의 중턱에 균열이 일정한 방향으로 진행되거나 나무의 가지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에도 산사태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장마철이나 태풍 등으로 집중호우가 내릴 때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물이 솟아 나오는 것도 산사태 위험이 큰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산사태 발생 징후를 인지할 경우에는 빨리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뒷산 등산하면서 꼼꼼히 좀 살펴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박사님의 앞으로의 계획 들려주시죠.

[인터뷰]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하여 국지성 집중호우에 의한 도시지역에 산사태가 발생해 많은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개발된 산사태 조기 경보시스템이 도시지역을 포함한 전국 주요 지역에 확대 구축됨으로써 효율적인 산사태 피해 저감을 실현하길 바라고요. 국가적 차원의 방재 대책 수립의 기틀을 마련해 국민 생활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산사태에 강한 안전한 대한민국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앵커]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버팀목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송영석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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