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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피아노치고 가위질까지 척척"…일상에서 활용하는 로봇 손 기술

■ 김의겸 /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

[앵커]
직립보행은 두 손을 자유롭게 해 도구의 사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인류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손의 발달은 인류의 진화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사람은 물론 로봇 산업에서도 '손'은 핵심적인 기술로 꼽힌다고 합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로봇 손'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국기계연구원 로봇 메카트로닉스 김의겸 선임연구원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로봇은 이제 산업은 물론이고요. 일상생활 속에서도 녹아있는데요. 로봇이 특히 연구원님께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요?

[인터뷰]
저도 공상과학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며 어린 시절 로봇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나갔는데요. 그중에서도 로봇 손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로봇 팔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활용하는 모습이 나오잖아요. 사람의 손처럼 로봇이 움직일 수 있다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 손가락의 움직임과 구조를 모사해 다양한 물체나 도구를 조작할 수 있는 사람 손 크기의 인간형 로봇 손을 개발했습니다.

[앵커]
사실 손이 굉장히 복잡한 기관이잖아요? 이런 로봇 손을 만들기까지 사람 손에 관해서도 많은 연구를 하셨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손가락 하나당 3개의 관절이 있는데요. 이 관절들의 움직임을 모사하기 위해서 인간 뼈와 근육 구조에 관한 공부가 필요했죠.

인간 몸속의 뼈 중 4분의 1이 손뼈인데요. 그만큼 손은 굉장히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손은 다양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손에는 촉각을 느끼게 하는 '촉각 소체'라는 감각기관이 가장 많이 분포되어 물체를 쥐거나 도구를 조작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인간 손과 같은 움직임을 구현하면서 촉각을 느낄 수 있는 인간형 로봇 손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손에는 촉각 소체라는 감각기관이 있어서 물건을 인지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이렇게 많은 연구를 통해 탄생한 로봇 손, 잠시 소개 좀 부탁하겠습니다.

[인터뷰]
로봇 손의 개발은 로봇공학에서도 기술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연구 분야입니다. 이 로봇 손 하나를 구동하기 위해서 이전에는 모터나 여러 가지 전기적 장치를 넣을 수 있는 팔뚝 같은 존재가 필요했습니다. 사람 손도 팔뚝에 있는 근육으로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로봇 손도 마찬가지인데요.

하지만 제가 개발한 로봇 손은 이런 부분이 대폭 축소되었는데요. 손바닥 내부에 모든 구동장치를 장착해 로봇 손만으로 구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섬세한 작업이 가능해졌다고 하셨는데 개발하신 로봇 손이 어느 정도까지 구현될 수 있나요?

[인터뷰]
현재까지 개발한 로봇 손은 인간과 매우 유사하게 움직임이 가능하고 촉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작업까지 가능한지 한번 화면으로 보시겠어요?

[앵커]
지금 로봇이 달걀을 잡고 있는 건가요?

[인터뷰]
네, 섬세하게 달걀을 잡고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 로봇이 달걀을 깨지지 않게 옮기는 것도 신기한데, 이번엔 피아노를 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피아노도 단순히 손가락을 움직여서 박자에 맞게 칠 수 있습니다.

[앵커]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페트병에 물을 따르기도 하는데요. 이런 기술이 가능한 원리도 듣고 싶어요.

[인터뷰]
물체와 접촉을 감지하고, 힘을 측정하는 원리는 바로 손가락 끝에 장착된 힘 센서 때문입니다. 이 힘 센서의 이름은 '6축 힘 토크 센서'로 지름 15mm, 무게 5g 이하의 초소형 센서입니다. 로봇 손과 물체가 접촉할 때 손가락 끝에서 감지되는 힘의 크기와 방향을 측정할 수 있는데요. 한 점에서 여러 가지 방향의 힘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죠.

[앵커]
우리가 어떤 물체를 만지거나 들 때 손에 울리는 느낌이 있잖아요? 압각이라든지, 물체의 느낌. 이런 것들을 6축 힘 토크 센서가 해결해준다고 하면 되겠는데요. 과학자들은 인간의 다섯 손가락 중에서 엄지손가락을 가장 중요하게 꼽는다고 하는데요. 손이 하는 일의 45% 정도를 엄지손가락이 관여한다고 하는데, 로봇 손에서도 이 엄지가 정말 중요할 것 같거든요. 어떤가요?

[인터뷰]
맞습니다. 인간의 경우 다른 유인원보다 엄지가 잘 꺾여서 도구를 잡거나 돌을 쥐고 던지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하기도 하지만 제일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죠. 다른 손가락과 달리 움직이는 방향, 이를 자유도라고 하는데요. 엄지손가락엔 자유도가 두 개나 더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손가락을 피면 앞으로도, 옆으로도 까딱까딱할 수 있잖아요. 하나의 관절에서 두 방향이 가능한데요. 이런 움직임의 종류가 바로 '자유도'입니다. 중간 관절까지 움직일 수 있어서 손가락은 3 자유도가 있는데요. 엄지손가락은 이 3 자유도에 + 2 자유도가 더해져 총 다섯 방향으로 움직일 수가 있죠.

그래서 가위질을 한다거나 분무기를 뿌리거나 할 때 엄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엄지가 조금만 휘청거리거나 움직일 수 없는 구동반경까지 가게 되면 도구 동작하는 데 굉장히 한계점이 있습니다.

[앵커]
물체의 힘을 파악하는 6축 힘 토크 센서가 로봇 손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라고 설명을 해주셨는데, 이런 민감한 센서를 다른 로봇이나 다른 분야와 결합을 하면 훨씬 더 좋은 성과가 나올 것 같거든요. 어떤 분야에서 이런 기술이 활용되고 있나요?

[인터뷰]
사실 로봇용 힘 센서는 로봇 손뿐만 아니라 너무나 다양한 로봇에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수술 로봇에 장착해 매우 유연한 장기나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고요. 착용형 웨어러블 로봇의 경우 촉각 정보를 통한 사용자의 의도 파악과 안전성 모니터링용으로도 활용됩니다.

실제로 견마 로봇에도 저희가 개발한 센서를 장착했는데요. 견마 로봇이란 말 그대로 개처럼 감시나 정찰을 하고, 말처럼 짐을 수송하는 로봇입니다. 이런 견마 로봇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평지뿐만 아니라 계단이나, 비포장도로 같은 울퉁불퉁한 지형을 다녀야 하는데요. 지형이 어떤지 로봇이 파악할 수 없으니 센서가 일종의 눈이 되는 것이죠.

[앵커]
마치 우리가 자갈밭을 걸을 때 발바닥으로 지면이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이 드는데, 수술로봇이나 웨어러블 로봇, 견마 로봇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로봇 센서가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협업이 로봇 산업 전체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떤 의견이신지요?

[인터뷰]
네, 그렇죠. 각각의 기술의 완성도도 매우 중요하지만, 영역을 넓히려면 다른 분야 간의 유기적인 협업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당연시되는 것이 어떤 분야에 적용했더니 획기적인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전혀 관계없는 것에서도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과 유기적인 대화와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고 연구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여러 가지 기대되는 성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페트병을 찌그러트리거나 무거운 걸 들 때는 이 로봇 손도 많은 힘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런 압력이나 하중을 어떻게 견딜 수 있게 되나요?

[인터뷰]
맞습니다. 로봇 손 내부의 부품에는 매우 큰 하중이 실리는데요. 따라서 로봇 손의 부품은 소형이면서도 큰 힘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관절부에 어떤 부품을 쓸까 고민하다가 헬스장에 있는 기구를 보고 영감을 얻었습니다. 큰 하중을 견디면서도 동시에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부품이 바로 '로드엔드 베어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품을 로봇 손에 적용했습니다.

[앵커]
워낙 최첨단 기술이라 부품도 그럴 줄 알았는데, 뜻밖에 가까운 데서 찾을 수 있었군요. 그런데 이렇게 로봇손이 실용화된다면 어떤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먼저 질문하신 것처럼 로봇을 개발한다고 해서 로봇용 부품들만 찾다 보면 사이즈나 성능에 한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RC카라든지 레고라든지 저희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곳에서 부품을 찾고 있어요. 로드엔드는 각 관절을 연결하는 부품으로 두 축의 힘을 지탱하면서 로봇 손가락의 움직임을 자유자재로 가능하게 해주는데요. 힘줄이 견디는 장력이 높은데 이 로드엔드가 그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앵커]
로드엔드에 대해서 들어봤는데요. 앞으로 활용분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지금도 학교나 연구기관에서 로봇 손이 있어야 하는 곳이 많지만 수입해서 쓰기에 너무 가격이 높습니다. 만약 개발한 로봇 손이 저가에 보급될 수 있다면, 로봇 손을 연구 플랫폼으로 활용해 로봇 제어나 인공지능, 촉각센서 연구에 도움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로봇손 연구는 산업에 도입되기에는 먼 미래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요. 연구자들 사이에선 연구를 위한 연구라고 표현합니다. 아직 큰 시장은 없지만, 내구성이 좋고 기존의 로봇 팔 시스템에 결합이 용이한데요. 다양한 작업을 로봇 손 하나로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효율 높은 시스템으로 실용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아직은 먼 미래 같지만, 인간 손의 기능과 촉각을 구현하여, 손 절단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도울 수 있는 의수로 활용되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런 계획도 갖고 계시군요. 앞으로 연구원님의 계획, 마지막으로 한마디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지금까지 개발한 로봇 손은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습니다. 현재 개발한 로봇 손을 계기로 하여 좀 더 완성도 높은 로봇 손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로봇 손뿐만 아니라, 개발한 메커니즘 기술이나 힘 센서 기술이 필요한 로봇 시스템 개발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연구를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속해서 로봇 분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창의적인 연구를 하고 싶고, 사람들이 공감해줄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앵커]
마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로봇 손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봤는데, 이런 기술들이 다양한 산업 분야와 접목해서 로봇 산업 전체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기계연구원 로봇메카트로닉스 김의겸 선임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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