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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이야기] 외계 소천체 오우무아무아·보리소프의 발견

■ 문홍규 /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앵커]
인류는 오랜 시간 천문을 연구한 끝에 20세기 말에 겨우 외계행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외계 소행성과 혜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오늘 '별별 이야기'에서는 한국천문연구원 문홍규 박사와 이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태양계 밖에 외계 행성을 발견 했다는 게 생각보다 너무 최근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의외라는 느낌인데요. 이 발견을 이룬 천문학자들이 지난해에 노벨상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외계행성이 얼마나 발견이 되었고 또 어떤 특성이 있는지 알려주시죠.

[인터뷰]
네. 태양계 밖에, 다른 별을 주변에도 행성이 있을 거라는 얘기는 천문학 교과서에도 나왔었어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해 불과했었는데요. 그러다가 1995년,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켈로, 두 분의 천문학자가 페가수스자리 51번 별, 주변을 공전하는 행성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발견으로 두 분은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죠.

이후 외계행성을 찾아서 그곳은 어떤 환경을 갖췄고, 또 생명체가 살만한 곳인가를 밝히는 연구가 인기 있는 분야로 급부상했는데요. 지금까지 1,140여 개 외계 행성계에서 4,240개가 넘는 행성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게다가 굉장히 뜨거운 별이나 중성자별처럼 행성들을 거느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믿었던 곳에서도 행성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서 많은 천문학자가 깜짝 놀랐었습니다. 특히 그중 17개는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생존 가능지역에 있고요. 저희 천문연구원에서도 KMTNet 자료로 30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앵커]
이제는 외계행성뿐만이 아니라 소행성, 혜성까지도 태양계 밖에서 날아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 몇 년 전에 태양계 밖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소행성이죠. 오우무아무아라는 것이 처음으로 관측됐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인터뷰]
네. 외계에서 방문했다고 확인된 첫 번째 천체에요. 2017년 10월에 발견되었고요. 하와이 원주민 언어로 ‘먼 곳에서 온 정찰병’ 이런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해 9월 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인 근일점을 지났고요. 그 뒤로부터 40일이 지난 후에 발견됐습니다.

처음에는 혜성으로 오인했다 외계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 '1I/Oumuamua'로 이름을 바꿨는데요. 여기서 I는 interstellar, one, 1은 처음 발견된 천체, 그러니까 태양계 밖에서 방문한 거로 확인된 첫 번째 천체를 뜻합니다. 작은 데다가 한참 멀어진 이후 검출돼 어두웠고요. 무엇으로 이뤄졌는지, 얼마나 큰지 알아내기가 그래서 어려웠습니다. 반사율을 0.1로 가정할 때 길이 230m, 폭과 높이는 35m로 추정하고 있지만, 아직 논란이 많습니다.

[앵커]
아직 추정일뿐이군요. 그러면 자세한 궤적은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네, 동영상처럼 태양 북극 방향에서 왔다가 방향을 틀어서 지구하고 화성, 목성, 해왕성 궤도를 통과해 멀어집니다. 보통 태양계 소행성은 타원궤도를, 혜성은 타원이나 쌍곡선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데요. 혜성이 쌍곡선 궤도를 그린다 해도 원에서 벗어난 정도를 뜻하는 궤도이심률은 1.05를 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우무아무아는 거의 1.2에 가까웠죠. 그래서 이것은 명백한 외계 천체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는데요. 오우무아무아의 태양계 진입속도는 초속 26.3km, 또 근일점에서는 초속 87.7km라는 무서운 속도로 질주했습니다. 2017년 11월엔 화성 궤도를, 2018년 5월엔 목성 궤도, 2019년 1월에는 토성 궤도를 지났고요. 마침내 2022년에는 해왕성 궤도 밖으로 탈출합니다.

[앵커]
지금도 여행 중이겠군요. 외계 소행성뿐 아니라 작년 11월에는 외계 혜성 '보리소프'라는 혜성을 발견했다고 들었습니다. 보리소프는 어떤 천체인가요?

[인터뷰]
네, 오우무아무아에 이어서 태양계 밖에서 온 것으로 확인된 첫 외계 혜성입니다. 2019년 8월 게나디 보리소프 씨가 발견해서 그분의 이름이 붙었죠. 혜성 이름은 2I/Borisov, 두 번째 발견된 외계 기원이 밝혀진, interstellar comet이라는 뜻입니다.

보리소프는 극단적인 쌍곡선 궤도를 따라서 운동하고, 궤도이심률이 3.36에 달합니다. 태양계에는 이런 천체가 없습니다. 우리가 아는, 쌍곡선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태양계에 속한 300여 개 혜성은 궤도이심률이 1.05보다 작고요. 말씀드렸지만 오우무아무아도 1.2에 지나지 않았거든요.

천문학자들이 추정하는 보리소프 혜성 핵 크기는 0.7에서 3.3km로 불확실성이 컸습니다. 보리소프에선 탄소, 산소, 시안가스가 검출됐고요. 물이 직접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기체들이 분출되는 것으로 미뤄서 많은 양의 물이 한꺼번에 뿜어 나오는 것으로 보이고요. 천문학자들은 그래서 보리소프 혜성 성분이 태양계에 있는 핼리혜성 같은 혜성하고 비슷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우리 태양계나 그밖에 다른 태양계에서도 아마도 혜성은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태어나고, 비슷한 물질로 이뤄졌을 거라는 추측 가능한 대목입니다.

[앵커]
두 번째로 태양계를 방문한 외계 천체인 보리소프 혜성에 대한 설명 들어봤는데요. 얼마 전 이 혜성이 분열되었다는 사실을 발견됐다고요. 자세히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네, 지난 3월 말에 보리소프를 추적하던 폴란드 천문학자들이, 이 혜성이 돌연 밝아졌다고 보고했는데요. 또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감시하던 다른 연구팀도 같은 사실을 확인했고요. 얼음하고 먼지로 이뤄진 혜성이 차가운 공간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태양열을 받으면 부서지기 쉽겠죠. 보리소프는 지난해 12월 태양 근처를 지났는데, 아마도 그 이후 천천히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 같아요.

허블 우주 망원경 영상을 보면 혜성 핵 부분이 약간 타원 모양으로 나타나는데, 아마도 작은 조각이 떨어져 나가서 그렇게 보인다고 추정됩니다. 그 떨어져 나간 양은 전체 질량의 0.1에서 1% 정도? 마치 달리는 차에서 사이드미러가 떨어져 나가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죠. 혜성이 태양에 다가가면 얼음이 승화되는 현상이 활발해 지구요, 표면 일부에 작은 틈이 생겨서 거기서 폭발적으로 기체가 분출하고, 그러다가 작은 조각이 떨어져 나간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희 천문연에서도 KMTNet 망원경으로 이런 상황을 감시했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관측소 두 곳이 폐쇄됐거든요. 그래서 관측을 중단했습니다.

[앵커]
네, 얘기를 듣다 보니 한가지 궁금해지는데요. 이런 외계 천체들이 어떻게 태양계까지 오게 됐고, 또 원래 어디에 있던 천체들이였나요?

[인터뷰]
시간을 45억 년 전으로 한번 되돌려 보겠습니다. 태양계가 막 태어난 뒤에 목성의 중력 때문에 토성과 그 밖에 있던 천체들이 밖으로 밀려났어요. 그 결과 많은 소행성과 혜성들이 태양계 외곽으로 뛰쳐나갔어요. 이렇게 오르트 구름이 만들어졌습니다. 오르트 구름은 태양에 중력으로 약하게 속박돼있는 데다가, 가장 가까운 별까지 거리가 1/3밖에 안 되는 그런 곳에 걸쳐 있거든요. 그래서 별 하나가 근접해 지나가면 그 별의 중력에 요동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오르트 구름을 이루는 혜성 핵 중 일부는 태양계 안쪽으로 튕겨 들어와 장주기 혜성이 되지만, 바깥으로 튕겨져 나가는 것도 있거든요. 태양계에도 이처럼 외계로 탈출한 소행성과 혜성이 있었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이 두 외계 천체도 비슷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탈출했다는 얘기인데요. 또 다른 시나리오가 있어요. 태양이 나이를 먹은 뒤에 다른 별이 말입니다. 기체를 서서히 방출해서 문제의 소천체가 자신이 속한 '태양계'를 탈출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얘기입니다. 또 그것도 아니라면 '스타워즈'에 나오는 '타투인'처럼, 태양이 하나가 아니고 둘인, 쌍성계가 만들어졌을 때 소 천체 하나가 중력적으로 불안정한 지역에 들어갔다가 그 계를 탈출했다는 겁니다.

[앵커]
여러 가지 가설이 있군요. 앞으로도 오우무아무아나 보리소프 같은 이런 천체들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인터뷰]
예, 뭐 그렇게 예측되고 있습니다. 오는 2022년엔 미국 베라 루빈 천문대 8.4m 망원경의 본격 가동에 들어가게 됩니다. 세계 최대 탐사 망원경이고요. 지구 위협 소행성에서 암흑물질에 이르는 여러 연구 주제를 망라하게 됩니다. 저희 천문 연구원에서도 참여를 추진하고 있고요. 오우무아무아나 보리소프 같은 외계 천체를 1년에 1개꼴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기대가 크고요.

태양계 밖 행성뿐만 아니라, 그 태양계가 어떤 천체들로 이뤄졌는지, 또 우리 태양계하고 얼마나 비슷한지, 또 다른지, 한 걸음 더 들어가서 그 환경은 어떻고, 우리 태양계와 얼마나 비슷하고 또 다른지,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지, 그 실마리를 얻게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앵커]
네 앞으로 계속 유용한 관측 결과를 가져다주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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