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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이야기]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도 생명체가 존재할까?

■ 지웅배 / 연세대학교 은하 진화 연구원

[앵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주를 탐구해 왔습니다. 우주를 탐구하며 정말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외계 생명체에 대한 정보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는데요.

오늘 '별별 이야기'에서는 연세대학교 은하 진화연구센터 지웅배 연구원과 함께 외계 생명체 탐사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아마도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면서 가장 궁금해 온 게 바로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점일 것 같은데 실제로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까요?

[인터뷰]
이 우주에 과연 우리뿐일까? 라는 이 질문은 오랫동안 인류가 간직해온 가장 거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소설 '콘택트'를 통해서 외계 생명체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이 넓은 우주에 우리 인간뿐이라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이라는 이야기였죠.

칼 세이건뿐만 아닌 대부분 천문학자도 우리가 지구에 존재하는 것처럼 우주 다른 곳에 살아있는 또 다른 외계 생명체. 외계 생태계가 존재할 것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우주가 아주 광활하고 넓은 만큼 당연히 우주 어딘가 또 다른 곳에서 지구에서 진행되었던 생명 탄생과 진화의 역사가 비슷하게 벌어졌을 것이라는 기대죠.

[앵커]
그럼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행성은 어떤 조건을 가지고 있어야 하나요?

[인터뷰]
우리는 생명이 탄생하고 진화하는 데 성공한 사례를 딱 하나만 알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 지구입니다. 지구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어떻게 생물이 탄생하고 진화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래서 외계 생명체가 탄생하고 진화에 필요한 조건을 우리 지구에 대한 이해로 국한해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구가 생명체가 탄생을 위해 필요한 최적의 조건이라 가정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우선 우리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꾸준히 막대한 에너지를 받아 살아가는 것처럼 그 행성을 비추는 뜨거운 별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햇살을 받는 것뿐 아니라 그 열 자체로 영양분으로써 섭취한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그 별에서 받는 에너지가 너무 과잉되거나 부족하면 행성이 안정적인 환경을 갖추기 어렵습니다. 에너지를 주는 그 별에서 너무 가깝거나 멀지 않아서 물이 행성 표면에 다 마르거나 얼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중심별에서 멀거나 가깝지 않은 즉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적당한 거리 범위를 생존 가능 구역인 골디락스 존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지구도 골디락스 존에 들어오는 살기 좋은 행성인 덕분에 생명이 탄생하고 진화할 수 있었죠. 이런 기본적인 조건 외에도 어떤 환경이 생명 탄생에 유리한지 다양하고 미묘한 변수들에 대해 천문학자 마다 각기 의견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만약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우리의 존재를 그들에게 한 번 알리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일 거 같은데, 우리 존재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이미 한번 했다고요?

[인터뷰]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이 발견한 외계행성은 4천 개가 넘고 그중에서 지구와 비슷한 환경으로 기대되는 후보 행성도 꽤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우주 어딘가 우리와 비슷한 생명체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데요.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정말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우린 왜 아직 다른 존재의 신호를 포착하거나 조우 하지 못했을까요?

이에 대해 일부 천문학자들은 그 다른 존재들이 우리 지구의 존재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지구에 찾아오거나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다양한 방식으로 지구의 존재를 다른 우주 존재들에게 알리기 위해 먼저 지구에 메시지를 보내는 일종의 우주적 선톡을 보내는 아이디어들이 있습니다.

[앵커]
우주적 선톡이요? 어떤 아이디어인가요?

[인터뷰]
인류가 다른 존재들에게 지구는 꽤 수준 높은 문명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나름의 전략이 필요할 텐데요. 단순히 자연현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신호를 보낸다면 우리가 보낸 신호가 인공신호인지 아니면 자연현상인지 알아차리기 어려울 테니 말입니다. 이런 고민을 통해서 19세기 때부터 많은 철학자, 천문학자들이 꽤 재밌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1820년 수학자 가우스는 직각삼각형 변의 길이 사이 법칙을 이야기하는 피타고라스의 법칙이 이런 메시지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베리아의 황량한 툰드라에 소나무와 밀을 심어서 피타고라스의 법칙을 상징하는 사각형과 삼각형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 그림을 표현하면 멀리 '달'이나 화성에 사는 외계인들이 우리 지구의 수학적 실력을 가늠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고민은 지구 바깥 외계 문명이 화성이나 달 정도에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아쉽게도 달이나 화성에는 그런 존재는 없습니다. 그래서 훨씬 더 멀리 떨어진 다른 별 주변을 도는 외계행성을 고민해 봐야 합니다.

[앵커]
그러면 전파 천문학이 발전하면서 한 천문학자는 더 구체적이고 수학적인 방법으로 그 존재를 증명해 보려고 했다고요?

[인터뷰]
네. 바로 드레이크라는 전파 천문학자입니다. 그는 직접 고안한 드레이크 방정식을 이용해서 존재할지도 모르는 우주 외계 문명에 신호를 보내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우선 우리 은하에서 얼마나 많은 별이 있는지를 따져 봤습니다. 모든 외계 문명은 별의 겉을 도는 행성에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별이 있다고 해서 외계 문명의 여부를 단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별들이 얼마나 많은 확률로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지, 그 행성 중 지구와 유사한 환경이 있는지 등 여러 요소를 확인하게 됩니다. 지구와 환경이 유사하더라도 꼭 생명의 탄생을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그렇게 탄생한 생태계가 똑똑한 지적 문명으로 진화할 수 있는 확률, 그리고 그런 지적 생태계가 전파 안테나를 지어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을 갖춘 기술 문명으로 진보할 확률도 고려해야 합니다. 어떤 행성에 나름 문명을 갖춘 외계 문명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이 이제 갓 불을 발견한 그런 원시적인 문명이라면 우린 그들과 신호를 주고받을 수 없을 테니 말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서 드레이크는 우리 은하 내에서 인류와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외계문명의 수를 파악해봤는데요. 당시 그는 대략 10개의 문명이 존재할 것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앵커 분들도 직접 각 변수에 스스로 생각하는 정당한 값을 넣어서 최종 결과가 얼마가 나오는지를 따져보시면, 스스로가 외계 문명과의 조우 가능성에 대해서 낙관적인 사람인지, 아니면 회의적인 사람인지를 따져볼 수 있을 겁니다.

[앵커]
한번 해봐야겠는데요. 그런데 현대 천문학에서는 케플러 망원경을 통해서 무언가 유의미한 발견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떤 건가요?

[인터뷰]
이제 우리는 지구 바깥 다른 외계행성에도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존재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적당한 환경이 꽤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이제 외계 생명체가 정말 그곳에 살고 있는지, 나아가 복잡한 기술 문명의 흔적이 정말 발견될 수 있는지를 위한 보다 더 과학적인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가장 왕성한 외계행성 사냥을 해주었던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별 곁을 외계행성이 돌면서 그 별 앞으로 가리고 지나갈 때 나타나는 별빛의 미세한 밝기 감소를 통해서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현상을 외계행성에 의한 별의 트랜짓이라고 합니다. 마치 바다 멀리서 등대 불빛이 아주 조금씩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그 등대 불빛 앞에 파리가 맴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것과 같은 원리죠.

[앵커]
그런데 이런 그림자를 이용하는 그림자 사냥법이라는 방법을 사용하면 외계행성의 크기도 추론할 수 있게 해준다고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목성처럼 덩치 큰 행성이 별 앞을 가리고 지나가면 그만큼 가려지는 별빛의 밝기 감소 폭도 더 큽니다. 반대로 지구처럼 덩치가 작은 행성이 별 앞을 가리고 지나가면 별빛이 어두워지는 정도도 더 적겠죠. 나아가 별빛이 어두워지는 양상을 분석하면, 별빛을 가리는 물체의 형태가 둥근 공 모양인지 아니면 삼각형, 사각형 등 뭔가 부자연스러운 인공물체로 의심할 만한 물체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 스타워즈 속 다스베이더의 데스 스타처럼 원래 둥근 공 모양을 한 인공물체라면 영악하게도 케플러의 눈을 속일 수도 있겠지만, 만약 정말로 삼각형이나 사각형의 모습을 한 어떤 이상한 물체가 별 앞을 가리는 모습이 목격된다면 그것은 분명 자연스러운 행성은 아니라고 의심해볼 수 있을 겁니다. 누군가 우주에 만든 거대한 외계 인공물체일지도 모른다는 흥미로운 기대를 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앵커]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 하면 두려움 반, 호기심 반이 드는데 제가 생각하는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값을 내서 계산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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