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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이야기] 소행성과 지구가 충돌한다면?

■ 문홍규 /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앵커]
지난 2013년 러시아 상공에서 지름 20m급 소행성이 폭발했는데요. 그 충격으로 부상자만 1,500여 명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소행성과의 충돌을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UN 산하 협의체가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별별 이야기'에서는 UN 산하 평화적 우주 이용 위원회와 근 지구 천체의 위험성 대해 한국천문연구원 문홍규 박사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세계 평화 유지와 전쟁 방지의 기여를 하고 있는 UN에 유일하게 우주와 관련된 일을 하는 위원회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주를 모두가 평화롭게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되어 있다는 위원회인데요. 어떤 위원회인지 자세하게 설명 부탁하겠습니다.

[인터뷰]
네. UN의 평화적 우주 이용 위원회(COPUOS)라고 부르는 협의체입니다. 오스트리아 빈의 UN 시티에 있는 우주 업무 사무국(OOSA)의 산하 위원회이고요.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서 여러 현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구소련이 개발한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다 아실 텐데요. 스푸트니크 발사를 시작으로 세계는 동서냉전과 함께 치열한 우주경쟁에 들어가게 됩니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곧 우주가 전쟁터로 변할지도 모르겠다는 위기를 느꼈고 그렇게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전담조직을 설치하게 됩니다. 바로 코푸스(COPUOS)죠. 1958년 UN에서 그 첫 회의를 열었고요. 그로부터 일 년 뒤인 1959년, UN 총회는 평화적 우주 이용 위원회의 설립을 결의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주를 무대로 소리 없는 총성이 벌어지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우주를 좀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코푸스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럼 평화적 우주 이용 위원회(COPUOS)에서는 주로 어떤 내용을 논의하고 있나요?

[인터뷰]
오스트리아 빈에서 코푸스 회의가 매년 개최되고 있습니다. 2월에는 과학기술 소위원회, 4월에는 법률 소위, 그리고 6월에는 총회가 열리는데요. 코푸스 회원국인 95개국 대표들이 합의한 10개 내외의 의제들을 부문별로 집중논의 하고 있습니다.

우주를 과학적으로 탐사하고 활용하는 규범에 관한 '우주조약', 우주인의 안전을 위해서 만든 '구조에 관한 조약', 인류 달 탐사 활동에 관한 규약을 모아놓은 '달 조약'과 같은 중요한 합의들이 이뤄져 왔는데요. 우리 한국은 지난 1994년에 가입해 그 뒤로 쭉 참여해서 저희 천문연구원과 관련 있는 우주 잔해물, 근 지구 천체, 그밖에 우주 환경 같은 의제들도 그 안건들에 속합니다.

[앵커]
올 2월에 열린 과학기술 소위에 박사님께서도 다녀오셨다고 들었는데, 코푸스 의제 중 하나가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근 지구 천체'라고 들었습니다. UN에서 걱정할 정도로 '근 지구 천체' 위험성이 현실적인 수준인가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미리 대비해야 하겠죠. 화석 기록을 보면 새로운 종이 태어나고 또 과거 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생물 종은 사라지는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는데요.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소행성과 혜성 충돌을 꼽고 있습니다.

아까 잠시 나왔지만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지역에 20m급 소행성이 떨어졌고요. 이때 30km 상공에서 폭발해서 그 충격으로 1,500여 명이 다쳤고 건물 7,200여 채가 직접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1994년에는 혜성 하나가 여러 개로 쪼개지면서 한 달 동안 목성에 충돌했었는데요. 그 혜성 조각 하나가 목성에 충돌해 생긴 화염 크기가 무려 지구 3배에 달했습니다. 이게 목성이 아니라 지구였다면 어땠을까요?

[앵커]
정말 아찔합니다. 사실 러시아 2013년에 일어났던 그 사고 현장 자료화면으로 방금 봤는데 그 모습만 봐도 이렇게 아찔한데 앞으로 이 소행성의 위협에 대해서 정말 철저하게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이런 충돌은 매일 같이 일어나고 있다고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사실 충돌은 매일 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태양계의 작은 먼지 입자들이 매일 지구를 향해 떨어지는데요. 바로 우리는 그것을 별똥별이라고 하죠. 그보다 큰 암석 조각이 떨어져서 그 충격파로 창문이 깨지는 일은 1년에 1번, 제주도 크기만 한 지역을 파괴하는 일은 500년에서 1,000년에 한 번꼴로 일어납니다.

소행성이나 혜성이 땅에 떨어지면 지진이, 바다에 떨어지면 쓰나미가 발생하죠. 소행성이나 혜성이 떨어지기 전엔 마치 핵폭탄이 터질 때처럼 충격파와 열복사가 일어나는데요. 만약 그 규모가 크다면 문명하고 생태계가 파괴돼 그 흔적조차 남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 규모가 작아서 미리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피해를 통제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하더라도 그 사회적인 혼란과 고통이 얼마나 광범위하겠습니까? 지난 2001년 UN이 과학적으로 예측 가능한 이러한 충돌재난에 미리 대비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서 공식 안건으로 이 의제를 채택한 이유입니다.

[앵커]
근 지구 천체와 지구가 실제로 충돌하게 된다면 천재지변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것 같은데요 정말 인류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될 것 같은데, 지구와 소행성의 이런 충돌을 대비해서 UN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인터뷰]
재난의 특성상 지구와 근 지구 천체가 충돌하는 사건을 대해서 ‘극소의 확률, 피해의 극대화’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일어날 경우에 피해 규모가 다른 재난과는 비교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죠.

UN은 이에 대비해 국제 소행성 경보 네트워크(IAWN)이라고 부르고요. 우주임무 기획 자문 그룹(SMPAG)이라고 부르는데요. 그 두 협의체의 설립을 권고했습니다. IAWN에서는 위협이 될 수 있는 천체들을 찾고 추적하는 일을 전체적으로 기획, 조율하고요. 또 그 천체가 물리적으로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또 충돌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계산하는 일을 합니다. 이때 일정 수준보다 높은 위협이 예측될 경우에는 IAWN은 UN과 그 회원국에 경보를 발령하는데요. 경보가 발령되면 SMPAG는 소행성 궤도를 변경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을 찾고 이를 위한 체계적인 계획을 권고하는 일을 합니다.

[앵커]
'IAWN'과 'SMPAG'의 역할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는데, 이번 과학기술 소위에서도 이와 관련한 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을 다뤘나요?

[인터뷰]
이번 IAWN 회의에서는 국가별, 기관별로 1년 동안 2019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보고가 이어졌었고요. 2019년에는 2,400여 개가 넘는 근 지구 천체가 발견되었는데요. 특히 2019 OK라는 소행성은 발견 12시간 후에 지구 상공 72,000km 지점을 통과해 주목받았습니다. 이것은 지난 100년 동안 지름 100M급 천체가 지구 주변을 스치고 지나간 최단 거리로 기록됩니다. 그만큼 더 경각심을 가지고 저희가 논의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SMPAG 회의에서는 충돌 시나리오에 따라서 우주임무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도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SMPAG 에서는 충돌시나리오에 따라서 우주임무를 어떤 방법으로 대응시킬 것인지에 대해서 논의를 했는데요. 소행성의 궤도와 크기, 또 충돌까지 남은 시간에 따라서 실제로 어떤 방법을 적용할 것인지, 또 우주선을 언제 발사할 수 있고, 가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에 대해서 논의를 했고요. 그리고 궤도변경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핵을 쓰는 경우에 과거 어떤 연구결과가 있었는지에 관해서 검토했습니다. 끝으로 모든 이러한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과연 어떤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지에 관한 리뷰가 이어졌었습니다.

[앵커]
마치 영화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요. IAWN과 SMPAG에 우리 천문연도 한국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근 지구 천체 의제에 관해서 우리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인터뷰]
네, 하고 있는데요. 한국은 2016년에 IAWN과 SMPAG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표기관은 우리 한국 천문 연구원이고요. 전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외계행성 탐색시스템, KMTNet을 투입해 IAWN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KMTNet은 칠레, 남아공, 호주에 지름 1.6m에 3억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쌍둥이 망원경 3대로 이뤄져 있고요.

예컨대 호주가 새벽이고 칠레가 한낮일 때 남아공 관측소는 초저녁을 맞게 됩니다. 우리 한국은 별이 지지 않는 감시네트워크를 가진 셈인데요. 저희는 그동안 근 지구 소행성과 지구 위협 소행성을 발견해 보고했고요, IAWN이 기획한 두 차례의 국제 관측 캠페인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SMPAG에는요 지구 위협 소행성 사전 조사를 위해 기획하고 있는 우주선에 한국의 독자적인 관측기기를 제안하고 있고요. 이처럼 우리 한국은 충돌재난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UN 협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앵커]
작년 6월이었죠. 교수님께서 몸담고 계신 연구팀에서 국내 처음으로 지구 위협 소행성을 발견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소행성이 가지고 있는 이점과 장점도 여러 가지 있지만, 이 감시를 통해서 충돌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더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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