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날씨학개론] 남극 빙붕 붕괴 현상 가속화…대기천 영향 때문?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빙붕은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인데요.과학자들이 인공위성과 인공지능을 동원해 빙붕이 녹고 있는 원인을 살펴본 결과 '대기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합니다.어떤 이야기인지 날씨학개론에서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과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올해 초 남극에서 이례적인 폭염이 발생하면서 빙붕이 크게 녹은 일이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어떤 일이 생긴 것인지 직접 말씀해주시죠.

[인터뷰]
네, 올해 3월 18일에 남극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알려진 남극 고원의 콩고디아 기지로 기온이 영하 11.5℃까지 치솟았는데요. 놀라운 것은 작년 이 날의 기온은 영하 49℃ 였습니다.

그러니까 1년 전보다 무려 38℃가 오른 건데요. 미국 비영리 환경과학단체 버클리어스의 로버트 로드 박사는 "남극 대륙에 이례적인 폭염이 찾아왔다. 이번 기록은 기상 관측소에서 측정한 기온 중 평년과 가장 큰 차이로서 세계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의 고온현상이 매우 이례적이었던 것은 남극에서 기온이 가장 크게 오르는 1월이 아니라, 가을로 접어들어 기온이 내려가는 3월에 기온이 갑자기 치솟으면서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지요.

[앵커]
1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평년보다 기온이 38℃나 높아진 건가요?

[인터뷰]
네, 대륙 깊숙이까지 고온 현상이 발생한 원인 중의 하나는 올해 3월 15일에 남극 동남부 해안 지대에 발생했던 호우를 꼽을 수 있습니다. 호우로 인해 인근 빙하가 녹으면서 대륙 안쪽까지 따뜻함과 습기가 퍼졌구요. 여기에다가 상층의 열돔 현상이 남극 동부 지역에 발생하면서 고온의 열이 축적된 것이 두 번째 원인이라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는데요.

프랑스 그르노블대 조너선 윌레 박사는 "이번 사태는 완전히 전례 없는 일이며, 남극 기후 시스템에 대한 예상을 뒤집는 일이다."라고 말하고 있지요. 또 기온이 오르면서 로스엔젤레스 크기의 콩거(Conger)빙붕이 녹아내린 현상도 발생했는데요. 이런 현상들에 대해 과학자들은 하늘 위에 흐르는 강인 '대기천'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대기천은 지난시간에 설명 해주셨던 설명인데 조금뒤에 다시 살펴보도록 하고,우리가 빙하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빙붕이라던지 빙상이라던지 이런것들은 생소한데 빙하랑 어떻게 다른가요?

[인터뷰]
네, 빙하나 빙붕이나 다 똑같은 얼음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시는데, 제가 이번 방송에서 좀 자세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극지방에 위치한 얼음을 분류하면, 먼저 빙하(Glacier)가 있는데요. 빙하는 육지에 눈이 쌓여 만들어진 얼음층입니다. 남극의 대륙 빙하나 산악에 있는 빙하가 흘러내리는 것을 빙하라고 부릅니다.

다음으로 빙상(Ice Sheet)가 있는데요. 빙상(氷床)은 얼음의 면적이 50,000 km² 이상 되는 빙하 얼음 덩어리를 말하고 주로 남극과 그린란드에 있는 대륙빙하가 이에 속합니다. 세 번째가 빙붕(Ice Shelf)인데요. 빙붕은 남극 대륙과 같은 육상을 뒤덮은 얼음이 빙하를 타고 흘러 내려와 주변 해양의 수면 위로 퍼지며 평평하게 얼어붙은 것을 말합니다. 남극 대륙의 유명한 빙하로는 로스 빙붕이 있는데요. 빙붕은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300~900m 두께의 얼음 덩어리로, 전체적으로 일정한 크기가 일 년 내내 유지되며, 남극 전체 얼음 면적의 10% 정도를 차지합니다.

빙붕은 빙하가 바다로 밀려 내려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데요. 따라서 빙붕이 사라지면 빙하가 쉽게 녹아 바다로 밀려 내려오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또 빙산도 있는데요. 빙산(Iceberg)는 빙하나 빙붕에서 깨어져 나와 떠도는 얼음 가운데, 그 높이가 5m를 넘는 얼음덩어리를 말합니다. 만약 이보다 적을 경우 부빙(浮氷)이나 유빙(流氷)이라고 부릅니다.

[앵커]
네, 다시 이야기를 돌아가 볼까요? 올해 3월에 남극에 발생했던 이상 기후 현상으로 빙붕이 붕괴됐다고 하는데, 이게 대기천 영향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줬기에 빙붕이 녹고 있는 건가요?

[인터뷰]
네, 우선 지난 방송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대기천은 하늘 위에 있는 강한 수증기의 띠로 적도지방에서 만들어져 남반구에서는 남극 쪽으로 흐르면서 따뜻한 공기와 수증기를 수송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요. 뉴질랜드 웰링턴 빅토리아 대학의 카일 클렘(Kyle Clem) 교수는 "대기천이 운반하는 열과 습기의 양은 지구온난화가 없을 때보다 높다. 그래서 남극 대륙으로 쏟아지는 공기 덩어리는 훨씬 더 따뜻하다. 대기천이 매우 강하면 빙붕의 표면이 며칠 동안 녹을 수 있다. 녹은 물이 틈새로 흘러 들어가면 다시 얼어붙어 균열이 확장되고 넓어진다. 이러한 반복적인 수압 파쇄로 인해 빙붕이 붕괴될 수 있다.

또한 대기천에 동반되는 강한 바람이 빙붕을 녹이는 과정을 촉진할 수 있으며, 강한 파도가 빙붕을 흔들어 붕괴가 쉽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올해 4월 14일 프랑스 그르노블알프스대학 조너선 윌 교수팀이 과학저널 '커뮤니케이션스 어스 & 인바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남극 대륙에서 발생한 빙붕 붕괴 사건의 60%는 '대기천' 현상 때문에 일어났다,“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는데요. 연구팀은 알고리즘과 기후모델, 위성 관측 자료 등을 분석해보니 남극반도의 거의 모든 극한 고온 사건들이 대기천 현상 때문에 촉발된다는 것을 발견했는데요.

이들은 남극 대륙과 만나 비와 눈을 쏟아부은 대기천이 극한 고온 현상과 표면 융해, 해빙 붕괴, 바다 팽창으로 인한 빙붕의 불안정 등을 유발했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연구팀은 이런 대기천의 조건들은 1995∼2002년 여름철에 남극 반도에 있는 라르센A와 라르센B 빙붕이 붕괴했을 때도 각각 관측됐던 현상들이라고 밝혔는데요.라르센 빙붕은 그림처럼 남극 대륙에서 뻗어나간 남극반도의 끝부분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금 나오는 그림은 라르센 A와 B 빙붕이 붕괴하는 이미지를 NASA가 제공한 것으로 2002년 1월 31일부터 4월 13일까지 빙붕이 쪼개지고 무너지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가장 큰 빙붕인 라르센C도 붕괴 위험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구온난화로 인해 라르센 빙붕이 붕괴될 위험에 처해있다고 방금 말씀해주셨는데, 실제로 얼마나 상황이 심각한지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인터뷰]
네, 가장 먼저 라르센 빙붕이 기후 조건에 많은 영향을 받는 요인을 보면 첫째가 푄 현상입니다. 라르센 A·B·C 빙붕은 모두 습기가 많고 차가운 공기가 높은 산을 넘으면서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으로 변하는 '푄 바람'(foehn wind)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푄 바람이 불면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남극 대륙 얼음이 녹고 빙붕 붕괴 등 연쇄 반응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또 바다에 떠 있는 해빙이 빨리 녹으면서 빙붕이 바다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빙붕이 불안정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바람이 육지와 산맥을 지나면서 풍하측에 위치한 라르센 빙붕은 푄바람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남극 빙붕과 대기천 현상에 관한 연구를 한 조나선 윌 박사 연구팀에 의하면 1995 년 Larsen A 빙붕과 2002년 Larsen B 빙붕의 붕괴는 태평양에서 시작된 대기천이 남극에 도착함으로 발생되었는데요. 대기천은 며칠 동안 남극 위에 매우 따뜻한 온도를 유지시키면서 얼음의 표면을 녹이고 부서지게 하면서 남극 바다에 있던 해빙들을 줄여 바다가 부풀어 오르게 해 빙붕을 약화시키더라는 겁니다.

[앵커]
빙붕이 녹은 결정적 이유로 대기천을 짚어주셨는데, 이 외에 다른 요인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건가요?

[인터뷰]
제가 지난번에 남극의 빙하가 녹는 사건을 소개하면서 지구온난화, 해류, 바람, 지열등이 빙하를 녹이는 역할을 한다고 했는데 소개했었는데요. 이번에 대기천의 영향을 소개하는 것은 대기천으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해 아직은 많이 연구되지 않았었는데, 최근에 들어와 연구하다 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이상으로 대기천이 지구기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나단 윌 박사는 2000년에서 2020년까지 총 21건의 빙붕 붕괴 사건이 있었는데 이 중에서 13건이 대기천의 직접적인 영향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과학자들은 대기천 현상과 기후변화의 상관관계는 불명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영국 남극 연구소(BAS)의 존 터너 박사는 남극 빙붕이 불안정해지는 것은 대부분 바닥이 녹기 때문이라며 빙붕 붕괴의 원인으로 대기천을 지나치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요. 다만 올해 3월에 발생한 남극의 이상 폭염과 이상기후에 대기천이 영향을 주었을 수는 있다고 봅니다.

연구팀은 세계가 계속 따뜻해짐에 따라 대기천 현상은 더욱 강렬해질 것이며 이로 인해 현재 빙붕이 많이 남아있는 Larsen C 빙붕도 머지 않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기후변화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더 위험한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기후과학자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기천이 빙붕을 녹였을 수 있다는 분석을 설명해주셨는데, 사실 대기천이라는 이 개념도 최근에 나온 거잖아요. 앞으로 정체도 모르는 기상현상이 더 많아질까 걱정되네요. 잘 관찰하고 또 대비해야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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