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날씨학개론] 천천히 녹는 아이슬란드 빙하…'블루 블롭'이 원인?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를 비롯한 북극의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죠. 그런데 여기에 인접한 아이슬란드의 빙하는 오히려 녹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특이한 현상을 과학자들은 '블루 블롭'이라고 이름 붙였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 자세한 이야기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안녕하세요.

[앵커]
북극의 얼음이 갈수록 빠르게 녹고 있는데, 바로 옆인 아이슬란드는 그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지금 북극권의 기온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보다 4배 이상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그린란드와 북극 해빙이 심각하게 녹고 있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아이슬란드 지역의 빙하는 다른 북극권 지역의 빙하와 달리 매우 느리게 녹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슬란드의 빙하는 1995년부터 2010년까지 꾸준히 줄어들어 매년 평균 110억 톤의 얼음이 녹아내렸습니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2011년부터 아이슬란드의 빙하가 녹는 속도는 느려지면서 빙하가 녹는 양이 1/2 이하인 매년 50억 톤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 대학 연구원들은 북대서양의 외진 곳에서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했습니다. 이들은 이 현상의 이름을 블루블롭(Blue Blob)이라고 이름 붙였는데요.

지금 나오는 그림을 보시면 2020년 이후의 평균 해수 온도와의 편차도입니다. 미국과 유럽 사이에 있는 바다가 북대서양인데요. 북대서양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섬이 그린란드로 매우 넓은 섬이지요. 그리고 그 우측에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된 조그만 섬이 아이슬란드입니다. 그리고 지금 나오는 그림을 자세히 보면 놀랍게도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의 남쪽 해역에 해수 온도가 평년 해수 온도보다 차가운 지역이 있고 이는 블루블롭이 일어나는 지역입니다.

[앵커]
센터장님께서 저번 시간에 해양 열파, 그러니까 바다 폭염 현상도 블롭이라고 설명해주셨는데요. 블루 블롭은 전혀 다른 현상을 의미하는 건가요?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네, 제가 지난번에 해양 열파에서 설명 드렸지만, 과학자들은 정말 기괴한 기후 현상에 블롭이라는 이름이 붙이는데요. 해수 온도가 낮아 빙하가 잘 녹지 않는 기괴한 현상에 대해 과학자들은 블루 블롭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블루는 파란색을 나타내는 단어이지만 차갑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앵커]
차가운 기괴한 현상이라고 이해하면 되겠군요. 그렇다면 이렇게 아이슬란드의 얼음이 천천히 녹는 이유는 뭔가요?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지구 가열화는 가속되고 있는데 유독 왜 아이슬란드의 빙하 녹는 속도는 늦어졌을까에 대해 과학자들은 연구를 해왔는데요. 1958년부터 2019년까지 기후 모델, 현장 관측 및 데이터를 사용하여 아이슬란드의 빙하 질량을 연구했는데요. 이를 위해 빙하의 얼음 밭에 긴 금속 막대기를 꽂아서 1,200개의 눈 깊이를 측정했고, 겨울에는 빙하에 쌓인 눈과 여름에는 녹은 물의 유출로 손실된 얼음을 측정했습니다. 아울러 델프트 공과대학교의 공동연구원과 함께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취한 빙하의 고도 및 정도에 대한 위성 측정을 사용하여 빙하의 질량을 정확하게 재구성하면서 아이슬란드 빙하의 변화를 알아냈는데요. 그 결과 빙하 위의 얼음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또는 감소했는지 알 수 있었고, 아이슬란드 섬 아래쪽에 위치한 차가운 바닷물이 2011년 이후 빙하의 녹는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아이슬란드의 블루 블롭은 해수 온도가 약 1.4℃였던 2014~2015년 겨울 동안에 가장 강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그림은 위트레흐트 대학 등 공동연구팀이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인근 바다의 2011년부터 2019년까지의 해수 온도 경향을 분석한 것인데요. 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그린란드의 육지 부근의 바닷물 온도는 따뜻합니다. 그러나 동쪽의 아이슬란드의 육지는 반 이상의 해안이 차가운 해수 온도와 맞닿아 있습니다. 차가운 바닷물의 역할이 아이슬란드의 빙하 녹는 속도를 늦췄다는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 지구물리학 연합의 연구원들은 블루 블롭이 아이슬란드의 지구온난화를 늦췄으며 전례 없는 기온 상승으로부터 많은 빙하를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바닷물 온도가 낮게 형성된 원인에 대해서도 밝혀진 사실이 있나요?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블루 블롭에 관한 연구 논문이 발표된 것이 올해 2월입니다. 지금까지 쭉 연구해 온 것을 발표한 것이다 보니 아직은 블루 블롭에 대해 알려진 것은 많지 않습니다. 과학자들은 여전히 이 차가운 물 지역이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약 10년 전에 갑자기 나타난 블루 블롭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용승 현상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바다의 표면에 흐르는 해수는 바람에 의해 끊임없이 이동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더 깊은 수심에 있던 물, 즉 심층수가 표층수 위로 올라오게 됩니다. 이를 용승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블루 블롭은 바다 깊숙한 곳의 차갑고 깊은 물이 표면으로 올라갈 수 있는 용승 현상으로 해수 온도의 정상적인 변동성의 일부일 뿐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또 다른 가설이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열대 지방에서 북대서양으로 따뜻한 물을 운반하는 해류가 약해진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이하 AMOC)'는 적도와 북극을 오가며 바닷물 에너지를 교환하는, 세계 기후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해류인데요.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가 지난 150년 동안 상당히 약해졌으며 북서 대서양에서의 블롭 현상은 이 흐름이 비정상적으로 약했던 시기와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앵커]
아직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 분야이군요. 복잡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래도 아이슬란드의 얼음이 보존된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겠죠?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네, 일단 아이슬란드 지역에 대해 잠깐 소개를 드리자면 아이슬란드는 빙하와 화산이 공존하는 섬나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아이슬란드의 가장 높은 빙하는 높이가 2,000m 이상이고 평균 두께는 340m 정도이고요, 부피는 3,400㎦인데, 사실 지구 전체 빙하 면적에서 아이슬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곳의 빙하가 다 녹으면 전 세계의 해수면이 9mm 정도 상승할 것으로 봅니다. 스미스소니언 연구소에 따르면, 이것은 우리가 매년 경험하고 있는 현재의 지구 해수면 상승의 약 3배에 해당하는 정도입니다.

[앵커]
이 다행스러운 일이 계속되면 좋겠지만 이렇게 빙하가 천천히 녹는 현상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2022년 1월 24일 '지구물리학 연구 편지'에 온라인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를 보면, 연구원들은 블루 블롭이 빙하의 만연한 녹는 속도를 얼마나 계속 늦출 수 있을지를 예측하기 위해 기후 모델을 활용해 예측했는데요. 그들은 지구 가열화로 상승하는 온도가 블루 블롭의 냉각 효과를 극복하고 2050년대에 이르면 빠른 속도로 녹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니까 2050년정도까지는 점점 영향이 약해지더라도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 유트레흐트 대학교의 브리스 노엘 박사는 "좋은 소식은 블루블롭이 앞으로 30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아이슬란드 빙하의 대량 손실을 더디게 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이 같은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라는 것이 우리의 모델 결과 입니다. 나쁜 소식은 그 시간이 지나면 블루 블롭의 냉각 효과가 약해지고 아이슬란드의 빙하가 다시 더 빨리 녹기 시작할 것이라는 겁니다. 우리 모델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세기말까지 빙하 부피의 3분의 1을 잃을 수 있습니다."고 말합니다. 결국 이분이 전하려고 하는 메세지는 명확한 것입니다. 북극은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는데 아이슬란드에서 빙하를 보고 싶다면 지구 가열화를 저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매주 센터장님과 함께 지구 곳곳에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알아보고 있는데요. 언제나 인류가 반드시 지구온난화를 멈춰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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