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날씨학개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에 전 세계는 '식량 위기'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식량 수급 상황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곡물류를 비롯한 각종 식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식량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전쟁이 낳은 기근 현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식량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는데, 우선 식량 가격, 얼마나 올랐나요?

[인터뷰]
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해 2월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140.7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3.9%, 1년 전 수준보다는 무려 20.7%나 올랐는데요. 식량 가격지수라는 건 전체 식품의 물가 지수를 평균한 지수인데, 2014년에서 2016년의 평균을 100으로 보고 환산한 지수입니다.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2020년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최근 들어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가장 상승 폭이 큰 것이 유지류인데요. 유지류는 해바라기유 같은 식물성 기름을 말하고요. 유지류 가격 지수는 2022년 2월 평균 201.7포인트로 전월 대비 8.5%, 전년 동월 대비로는 36.7%나 상승했습니다. 이 외에 쌀. 밀, 콩 등의 곡물 가격지수는 144.8포인트로 1월보다 3.0%, 1년 전보다는 14.8%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유제품과 육류 제품도 일제히 올랐습니다.

[앵커]
유지류도 그렇지만 곡물 가격 상승률이 심상치 않은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면서, 곡물 수출량이 급감한 게 아무래도 이번 가격 상승의 원인이겠죠?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올해 2월에 세계 곡물 가격이 상승했는데 이는 곡물 수출 대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량 부족의 불확실성의 영향이 컸구요. 지금도 식량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의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우리나라의 밥상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는데요.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큰 영향을 받고 있죠?

[인터뷰]
네, 올해도 식량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고 보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45.8%로 국내 인구의 식량 절반 이상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사료용 곡물까지 포함한 곡물 자급률은 21% 수준입니다. 채소류, 과실류, 육류 등의 자급률도 2010년 대비 3.5~6.9%까지 떨어졌구요. 곡물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품목은 밀로써 ‘제2의 국민주식’으로 자리매김했지만 밀 자급률은 2010년 이후 단 한 번도 2%를 넘어선 적이 없습니다. 2010년 1.7%였던 밀 자급률은 2019년 오히려 0.7%까지 떨어졌구요. 그러다 보니 밀, 옥수수, 콩 등 곡물은 미국, 중국 등으로부터 전적으로 수입해 충당해야만 하는 세계 최상위의 곡물 수입국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 권장하고 있는 적정 재고량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는 곡물 수급이 불안정한 나라이기도 하지요. 만일 무역전쟁이나 팬데믹 등과 같은 상태가 오면 식량 문제가 매우 취약한 나라이기 때문에 식량 문제는 안보 측면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쌀이나 밀이 많이 나온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자급률이 그렇게 낮군요

[인터뷰]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것은 곡물 수출국과 협약 체결로 비상시 필요한 물량을 구입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해외농업개발사업에도 전폭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또한, 밀·콩 전문 생산단지와 저장·처리시설, 유통 관리 등 인프라도 대폭 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구요. 식량 생산효율 증대 기술에 대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영토의 제약으로 경작지를 넓히기 어려우므로 단위 면적당 생산되는 식량이 늘어나야만 하기 때문이지요. 이를 위해 스마트 농법 등 ICT 기술이 접목되는 농업으로 나가야만 한다는 것이지요.

[앵커]
특히 가뜩이나 식량 부족 문제가 심각했던 저개발국가 사람들이 더 큰 걱정이 되는데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인터뷰]
네,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기존에도 식량 부족 문제가 심각했던 국가들의 경우 큰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이들 국가는 분쟁과 함께 극단적인 기후 재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식량난이 더욱 악화됐던 상황이었거든요. 실제 2021년 11월에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중남미와 카리브 해 지역에서 극심한 식량 부족으로 기아 인구가 최고에 달했다고 보고서를 발표한 적 있습니다. 보고서에서 훌리오 베르데게 FAO 지역 대표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수가 거의 79% 증가했다"고 했는데요. 식량 불안은 이 지역 인구의 41%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2020년에는 인구 10명 중 4명, 그러니까 약 2억6,700만 명이 중간 또는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2019년에 비해 6,000만 명이 증가한 것으로 다른 세계 지역과 비교하여 가장 많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남미에서는 2014년과 2020년 사이에 중간 또는 심각한 식량 불안의 유병률이 20.5% 포인트 증가했는데요. 식량이 바닥났거나 하루 이상 굶는 인구가 2014년의 4,760만 명에서 9,280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또한, 2021년 7월에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아프리카 동부 지역과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고 밝혔는데요. 에티오피아와 마다가스카르에 대해 발령된 식량 최고 경보는 현재는 남수단, 예멘,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으로 확대되었는데요. 이들 국가의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심각한 수준의 식량 불안과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추가로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앵커]
식량 위기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네요. 전쟁에 대한 불안감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도 식량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문제도 짚어주시죠.

[인터뷰]
네, 세계기상기구는 2021년 10월에 분쟁과 극단적인 날씨로 인해 식량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발표했는데요. 가장 큰 기후요인으로는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 라니냐가 발생했거든요. 이것으로 인해서 이상기후가 많이 발생하면서 대가뭄이나 대홍수 등 극단적인 기후재앙이 발생했는데요.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지역에서 계속된 가뭄과 함께 이 지역에서 발생한 극심한 폭풍, 사이클론, 허리케인으로 인해 식량 부족 문제는 일상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지요.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그의 책 ‘거주불능 2050’에서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수확량이 10%씩 감소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세기말에 지구 온도가 만일 5℃ 상승한다면 세계인구는 지금보다 50%나 증가하는 반면 먹을 곡식은 50%나 감소한다는 것이지요.

[앵커]
기온이 상승할수록 작물 수확량이 갈수록 줄어든다라는 걸로 정리할 수 있겠는데 왜 그렇게 되는 건지 조금 더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아무래도 기온이 상승하면 홍수라던가 비가 더 많이 오게 되거든요. 병해충들이 활발해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식량 생산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죠.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의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서는 전 세계적 기후위기는 70% 이상 지역에 농업 생산성 저하를 유발함으로써 세계 식량 생산과 식량 안보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력한 경고하고 있는 것이지요. 미항공우주국은 2021년 9월에 기후위기로 인해 나타날 농작물 생산의 영향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의 양이 늘어날 경우 식물성장에 도움을 주면서 충분한 물과 다른 영양분이 있으면 농작물 수확량이 증가할 수 있다고는 봅니다.

그러나 문제는 식량의 영양분 문제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상태에서 밀, 보리, 쌀은 더 빨리 자라고 더 커지지만, 단백질과 미량 영양소 함량은 비례적으로 더 낮아진다고 보구 있구요. 이들이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 높은 미래의 전 지구 밀 생산을 시뮬레이션해 보니, 온대지역에서의 밀 생산량은 5% 증가했지만,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는 약 2~3% 감소했다고 해요. 특히 전 세계 밀의 14%를 생산하는 인도를 포함한 더운 지역의 생산량은 더 줄어들었는데요. 기온이 높아지면 작물이 더 빨리 성숙하면서 곡식을 만들지를 못하기에 식량 생산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물 문제도 있는데요. 기후 위기는 비와 강설 패턴에 영향을 미치고 가뭄이나 대홍수 등 더 극단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고 봅니다. 일부 지역은 너무 많은 양의 비가 더 내리고, 다른 지역은 더 극심한 가뭄을 겪는다는 것인데요. 몬순은 동남아시아에 더 많은 비를 내릴 수 있고, 미국 서부, 호주, 아프리카 그리고 중남미에서는 가뭄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으로 극심해지는 물 분포 차이는 식량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앵커]
지금이야 '기근'현상이 먼 나라 이야기인 것 같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도 곧 다가올 식량 위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씀이시잖아요. 직접적인 타격을 입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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