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날씨학개론] 남극의 얼음이 사라진다…해빙 면적 급감소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구온난화로 극지방의 빙하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남극의 얼음 면적이 40여 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남극 해빙이 녹고 있는 것인지 오늘 '날씨학개론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올해 2월과 3월 사이에 남극의 해빙 면적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지금 남극의 상황은 어떤가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남극 해빙이 43년 만에 처음으로 200만㎢ 아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는데요. 위성 기록상 해빙 범위가 200만㎢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해빙은 남극 바다의 빙하죠. 계절에 따라 얼고 녹고, 통상 남극 대륙에서 해빙 면적은 일반적으로 9월 중하순인 겨울 말쯤에 가장 넓고 여름 후반부인 2월에 가장 좁아집니다. 그런데 2021~2022년의 해빙은 매우 이례적이었습니다. 지금 나오는 그림에서 남극 해빙은 2021년 9월 정상보다 거의 한 달 빠른 때에 최대 면적을 보였습니다. 당시 해빙 면적은 1,875만㎢로 평균보다 넓었습니다.

그러나 미 해양대기청과 미 국립빙설자료센터에 의하면 봄과 여름에 급격히 녹으면서 2월에 위성 기록상 대륙의 해빙 면적이 가장 작았습니다. 남극 해빙은 2월 중 192만㎢의 최소 면적에 도달했는데, 이전의 최저치는 2017년의 211만㎢이었습니다. 다음 그림은 미 국립빙설자료센터에서 올해 3월 8일에 발표한 남극 해빙 자료입니다. 그림을 살펴보면 과거 해빙 면적이 가장 적었던 2017년 3월 3일은 흰색으로 칠해져 있는데요. 올해 2월 25일 역대 최저 해빙 면적을 기록한 곳은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고요. 미국립빙설자료센터는 올해 2월 로스해와 아문센해, 그리고 웨들해의 북서쪽의 빙하가 대폭 녹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방금 서남극 인근 해역의 빙하가 많이 녹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지금 지구 상에서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는 지역 중에 하나가 '아문센 해'라고 하더라고요. 아문센 해역의 빙하는 어느 정도로 녹았을까요?

[인터뷰]
네, 우선 남극 대륙의 아문센 해역에는 두 개의 거대한 빙하가 있는데 파인 아일랜드와 스웨이츠 빙하로, 두 빙하의 크기는 한반도보다 약 3배 더 큽니다. 두 빙하가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의 약 10%를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빙하입니다. 그런데 서남쪽 아문센 해에 인접한 스웨이츠 빙하(Thwaites Glacier)는 1980년대 이후 약 5,950억 톤에 이르는 얼음이 녹으면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남극의 빙하가 급격하게 녹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아무래도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가 지구 가열화라고 보는데요. 미 해양대기청의 기상 모델에 근거한 메인 대학의 기후 재분석에 따르면 그림처럼 3월 17일 남극 대륙 전체가 1979년에서 2000년 사이의 기준 기온보다 약 8.6℃ 더 따뜻했습니다. 그림에서 보시면 더 붉을수록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건데요. 가장 높은 지역은 평년보다 8℃ 이상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 해양대기청 연구원인 마이어는 "이미 따뜻해진 평균보다 8℃가량 높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전체가 평년보다 8℃가량 높은 것으로 생각해보라."고 말할 정도로 이상 고온을 보였습니다. 전 세계 평균 기온 상승이 1979~2000년 평균보다 0.6℃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기온상승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지요.

두 번째로 남극 빙하가 빨리 녹는 원인은 지열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제가 앞서 서남쪽 아문센 해에 인접한 스웨이츠 빙하에 관해 설명했지 않습니까? 이 지역이 이렇게 빨리 녹는지에 대한 연구를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AWI)와 이탈리아 OGS 연구소가 공동으로 연구해 2021년 8월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남극 전역을 대상으로 한 지자기장 데이터를 분석해 서남극 지역의 지열 흐름에 대한 새로운 지도를 만들어보니 스웨이츠 빙하 아래 지열이 다른 지역 지열보다 훨씬 높았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서남극 빙상 밑에 있는 취약한 암석권의 역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또 서남극 대륙 아래의 지각이 동남극 대륙보다 두께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이로 인해 서남극 대륙에서 훨씬 더 많은 지열이 발생하고 있으며, 서남극 빙하가 빠르게 녹는 원인이라는 것이지요.

[앵커]
지구온난화와 서남극의 높은 지열이 빙하를 녹이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짚어주셨는데, 과학자들은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거든요. 다른 요인도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영국의 노섬브리아 대학 연구팀이 2021년 4월에 남극의 파인 아일랜드 빙하가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녹아내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연구팀은 빙하가 붕괴하는 이유는 아문센 해역의 변화하는 바람 패턴과 함께 심해의 장기적인 온난화 및 매몰 추세 때문이라고 보았는데요. 파인 아일랜드 빙하는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빙하 중 하나로, 매년 450억 t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문센 해역의 또 다른 빙하인 스웨이츠 빙하도 말썽인데요. 우리나라의 극지연구소는 2021년 11월 15일 네이버 포스트에서 "남극의 한 빙하가 종말의 날 불러온다!?"는 제목의 포스팅을 했는데, 스웨이츠 빙하가 모두 녹아내리면 전 지구적으로 종말(Doom’s day)을 부른다는 조금은 과장된 이야기로 경각심을 부르기 위해 만든 제목이라 생각합니다.

실제 스웨이츠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 지구 전체 해수면이 약 60cm 상승하면서 저지대국가들은 심각한 손해를 입게 될 겁니다. 우리나라의 극지연구소는 포스트에서는 스웨이츠 빙하가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고 있다고 말하는데 최근 연구로 그 원인이 밝혀졌는데요. 남극 대륙에는 '남극 순환류'라 불리는 남극해보다 약간 따듯한 바닷물이 둘러싸고 돌고 있어요. 그런데 빙하와 바다의 경계인 빙붕 아래에는, 바닷물이 들어오며 ㄷ자 모양의 구멍이 만들어지게 되면 스웨이츠 빙하 구멍에 이 남극 환류의 따듯한 바닷물이 많이 유입돼 구멍이 커지고 빙하가 빠르게 녹게 된다는 것이지요.

[앵커]
그런가 하면 남극의 빙하가 더 녹지 않도록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 빙붕도 녹아내리고 있다고 하는데, 이게 사라지면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네, 영국의 레딩대학 연구팀은 2021년 4월에 기후위기로 남극 빙붕 3분의 1 붕괴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이들은 기후위기로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4℃ 높아질 경우 남극 전체 빙붕 가운데 34%가 녹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빙붕은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로, 연중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는데요. 남극대륙으로 접근하는 난류의 흐름을 막아 빙하의 형태를 유지하고 대륙에서 빙하가 바다로 흐르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하지요.

연구팀에 따르면 남극의 라르센C(Larsen C), 섀클턴(Shackleton), 파인섬(Pine Island), 윌킨스(Wilkins) 등 지역에 있는 4개의 빙붕이 붕괴할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보았습니다. 레딩대학교 기상학과 엘라 길버트(Ella Gilbert) 박사는 "빙붕이 무너지면 마치 병에서 코르크 마개를 제거하는 것과 같아, 빙하로부터 상상할 수 없는 양의 많은 물이 바다로 쏟아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지요.

[앵커]
지구온난화로 인해 앞으로는 빙하 녹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던데요. 이렇게 되면 온 나라가 물에 잠길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 아닌가요?

[인터뷰]
네, 과학지 네이처는 2021년 10월 1일에 '온난화 현상은 더 빈번해지고 남극 대륙 전역에서 더 오래 지속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연구팀은 여름 기온이 상승하면서 빙붕과 해안의 눈 덩어리들을 취약하게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세계와 지역 기후 모델을 모두 사용하여 연구해보니, 빙붕과 빙하가 더욱 약해지는 경향이 남극 대륙 전역에서 더 오래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21세기 말까지, 지금보다 더 빨리 녹는 현상이 서남극 대부분에서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심지어 중간 배출 시나리오 하에서도 동남극의 광대한 내륙에서는 세 배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한, 남극 대륙을 둘러싼 해안 지역에서 예상되는 온난화 현상이 표면 용해를 증가시켜 몇몇 남극 빙붕의 미래의 안정성에 위험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남극은 현재는 북극 빙하보다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지만, 미래의 지구 가열화 정도에 따라 남극 빙하의 융해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요. 최악에는 남극의 빙하가 다 녹을 경우 해수면 상승은 60m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럴 경우 산악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물에 잠기게 됩니다. 지구 가열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실질적인 노력뿐 아니라 성과도 반드시 내야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1.  15:00생존의 법칙 와일드 라이프 ...
  2.  16:00사이언스 투데이 오후 (본)
  3.  17:00닥터지바고 비만 탈출의 열쇠...
  1.  2022년 YTN 사이언스 하반기 외주제작...
  2. [종료] YTN사이언스 구매 프로그램 공모
science 취재파일 바이오 위클리 사이언스 HOT5 내 몸 보고서 날씨학개론 한 길 사람 속은? 별소리 다 듣겠네 과학의 달인 사이언스 in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