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날씨학개론] 멸종 위기 처한 꿀벌…인류 생존도 위태롭다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우리가 먹는 농작물 대부분이 재배 과정에서 꿀벌의 도움을 받습니다. 꿀벌이 꽃가루를 운반하는 덕분에 식물이 번식하고, 우리 인류는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는 건데요. 그런데 이렇게 식량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이 기후변화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날씨학개론에서 알아봅니다.

오늘도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하루 종일 쉬지 않고 꽃가루를 옮기는 꿀벌 덕분에 식물이 열매를 맺고, 우리는 그 열매를 먹을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꿀벌이 최근 들어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꿀벌이 얼마나 줄어들었나요?

[인터뷰]
네, 미국의 미네소타 공영방송 보도에 따르면 양봉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례 조사에서 꿀벌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2020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1년 동안에 매년 벌 손실 조사를 해온 비영리 단체인 BIP(Bee Informed Partnership)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국 평균 45.5%의 꿀벌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이러한 손실은 2006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손실률입니다. 이 조사는 미국 꿀벌 군락의 약 7%에 해당하는 3,347개 양봉업자가 보고한 벌 사망률에 기반하여 작성한 것이라고 해요. 꿀벌이 많이 사라지는 것이 겨울만이 아니라 최근에는 여름에서도 증가하고 있는데요. 미국 내의 벌 중에 일부 종은 멸종위기종 목록에 추가되었는데 2017년 하와이의 노란얼굴벌 7종과 2018년 녹슨얼굴범블비, 봄부스아피니 등입니다.

[앵커]
인류의 농업 역사와 함께해온 꿀벌이 요즘 갑자기 사라지고 있는 원인은 뭔가요?

[인터뷰]
과학지 '사이언스'는 살충제, 질병, 기생충, 그리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나쁜 날씨가 벌의 감소에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벌들이 가장 많이 사라지는 것은 '군집붕괴현상(Colony Collapse Disorder)' 때문인데요.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벌집을 나선 벌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 유충과 여왕벌이 폐사하는 현상입니다. 양봉가들은 벌의 수가 갑자기 줄어들었다고 보고하면서 어른 벌들은 갑자기 대부분 함께 사라졌고, 벌통 안에는 여왕벌과 유충만 남아 있다가 다 죽어간다는 겁니다.

[앵커]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아서 군집이 폐사한다, 분명히 이유가 있을 텐데,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인터뷰]
이런 원인을 가져오는 원인은 첫째, 살충제 때문인데요. 곤충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마비와 죽음을 초래하는 비교적 새로운 종류의 살충제인 네오니코티노이드의 역할이 컸습니다. 벌들이 네오니코티노이드에 노출되었을 때,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잊어버린다고 해요.
두 번째가 기생충인데요. 바라오 진드기(Barrao destructors)라고도 알려진 기생충들도 벌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합니다. 이 진드기는 벌 군락에서만 번식할 수 있는데 그들은 어른 벌과 어린 벌에게 똑같이 영향을 미치는 흡혈 기생충으로, 벌들은 다리나 날개를 잃게 되고 결국 죽게 됩니다.

셋째가 기후변화인데요. 제레미 커 오타와 대학교 교수팀은 꿀벌들이 지구온난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기온이 낮은 지역으로 이주하지 못해서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로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거나 비가 많이 쏟아지면 적응하지 못해 쉽게 죽을 수 있으며, 지구온난화로 꽃이 피고 지는 기간이 짧아져 꿀벌이 꿀을 모을 수 있는 기간도 짧아지는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지요.

[앵커]
살충제와 기생충, 기후변화 같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건데요. 우리나라 꿀벌의 상황은 어떤가요?

[인터뷰]
네, 다시 정리해서 설명 드리자면 꿀벌은 온도 변화에 민감한 변온 동물이기 때문에 기온 변화에 쉽게 적응을 못 합니다. 그리고 꿀벌의 주 먹잇감은 꽃나무인데요. 최근에 봄에 피는 개나리나 벚꽃을 보면 언제 피었는지 모르게 빨리 피고 또 빨리 져 버리는데 이 모든 것이 꿀벌 생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인천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벌꿀 감소와 기후변화의 연구'에서는 지구온난화로 봄꽃의 개화 시기가 6~8일 앞당겨지고 있고 전국적으로 피는 시기가 짧아지고 꽃이 피어있는 기간은 짧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꿀벌들의 활동 주기가 짧아지고 꿀벌들의 먹이가 줄어들어 영양은 결핍되는데 대기오염과 농약 오염이 늘어나다 보니 개체 수가 급속히 줄어든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최근 2년간 우리나라의 양봉 실적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벌꿀 생산량 급감의 주요 원인은 기후변화인데요. 우리나라의 벌꿀 생산은 70% 이상을 아까시나무에 의존하기 때문에 아까시나무가 꽃을 피우는 봄철 날씨가 꿀벌 1년 작황을 좌우합니다. 그런데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 동안 봄철에 저온현상으로 아까시나무 개화 기간이 짧아졌고 잦은 비 때문에 꿀벌의 활동도 부진했거든요. 한국양봉협회 경북도지회에 따르면 양봉농가 꿀 평균 생산량은 2019년 벌통 1개당 20.2㎏을 기록했으나 2020년 7.7㎏, 2021년 5.9㎏으로 2년 새 4분의 1수준으로 대폭 줄어들면서 꿀벌들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앵커]
꿀 생산량이 줄어든 것만 봐도 우리나라에도 꿀벌 폐사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 수 있군요. 그런가 하면 호주에서는 산불, 들불 때문에 토종벌이 멸종위기에 처했다는데, 이건 어떤 얘기입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 등 공동 연구에서는 산불로 죽어가는 벌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2021년 10월에 발표했는데요.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에 발표된 이 연구는 북미와 유럽에서부터 콩고와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산불과 산불 피해가 반복되고 있어 생물 다양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많은 종의 개체 수가 갑작스럽고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호주 토종벌의 멸종 위기종이 2019~20년 대형 들불 이후 5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결과도 발표했습니다.

"기후 변화는 야생 동물에게 영향을 미치는 산불과 같은 자연 재해의 빈도를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연구팀의 스테판 캐디 레탈릭 박사의 말인데요. 연구팀은 호주 국토 면적의 2,400만 헥타르가 대형 산불로 인해 장기적인 환경 피해를 평가하기 위해 553종을 연구했습니다. 이 중에서 호주 벌 종의 약 1/3도 포함되었는데요. 꿀벌을 비롯한 곤충과 무척추동물 사이에서 사상자가 뚜렷했다고 합니다. 대형산불로 인해 9종의 벌이 취약종으로 평가되었고, 2종의 벌이 더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판단했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으로 등재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꿀벌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을 알아봤는데요. 그렇다면 만약 이대로 꿀벌이 멸종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인터뷰]
꿀벌의 멸종은 식물, 동물, 연료의 가용성, 지형, 옷, 그리고 물론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데요. 첫째, 식물에 미치는 영향으로, 곤충은 지구상의 주요 꽃가루 매개자로, 벌은 이러한 목적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곤충입니다. 벌이 없다면, 우리는 맛있는 사과, 체리, 그리고 많은 다른 과일과 채소를 맛볼 수 없게 될 것이고요. 아마도 아몬드 나무가 첫 번째 피해나무가 될 겁니다. 꿀벌이 멸종하면 농작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게 되는데요. 비록 쌀과 밀과 같은 작물들이 곤충의 수분작용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평생 쌀과 빵을 먹음으로써 생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동물에 미치는 영향인데요. 특정 식물 종에 의존하는 초식동물이 먼저 영향을 받는데, 식물이 사라지면 그들은 멸종될 것이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우유와 고기로 사용되는 많은 소들은 알팔파와 루핀에 의존하는데, 둘 다 곤충의 수분작용에 의존하지요. 만약 소의 식량 공급이 감소한다면, 고기와 우유 생산량은 감소할 것이며 인간의 식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초식동물의 개체 수 감소로 인해, 3차 육식동물은 즉시 고통을 받기 시작할 것입니다.

[앵커]
한마디로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인류도 더 이상 먹을 것을 구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말씀인데요. 마지막으로 꿀벌의 멸종을 막기 위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말씀해 주시죠.

[인터뷰]
선진국들은 꿀벌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탄소중립이죠. 기후 변화를 막는 것이고, 두 번째는 살충제인데, 꽃이 피어있는 기간 동안에는 가급적 살충제를 뿌리지 말자. 꽃이 진 다음에 살충제를 뿌리는 운동들. 꿀벌이 생존하기 위해 많은 꽃이 있어야 되는데, 꽃을 어떻게 늘릴 수 있냐, 최근에는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 파리, 일본 동경에서는 도시 양봉을 시작합니다. 야생보다 도시에서 살충제 영향을 덜 받는 곳에서 양봉해서 개체 수를 늘리자는 것이 있고요. 네 번째로 미국에서 시도하는 것인데,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그 밑에 야생 꽃을 많이 심는 운동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꿀벌이 채취할 수 있는 꿀이나 수분이 많아서 개체 수가 늘어나는 방법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해도 인류 역시 생태계의 일부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지구 환경을 지키는 것이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는 걸 명심해야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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