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날씨학개론] 눈 덮인 산맥이 초원으로…산악 빙하가 녹는다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히말라야 산맥이라고 하면 하얗고 푸른빛이 어울려 장관을 이루는 거대한 설산이 떠오르는데요. 지구 온난화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이 히말라야의 빙하도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고 합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앵커]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히말라야를 비롯해 고산지대의 빙하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산악의 빙하, 얼마나 줄었나요?

[인터뷰]
네, 전 세계적으로 산악 빙하가 후퇴하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세계빙하모니터링서비스의 빙하 추적을 보면 얼음이 늘어나기는커녕 2020년까지 33년 연속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해요. 1970년부터 2020년까지 빙하들은 각 빙하 위에 펼쳐져 있는 약 27.5m에 해당하는 두께의 얼음을 잃었지요.

지금 화면에 나오는 그림은 취리히 응용과학 대학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인데요. 그림에서 흰색이 약 2만 년 전 플라이스토세 빙하기의 마지막 빙하기 동안의 빙하 면적을 나타내는데 빙하들은 북아메리카와 유라시아의 넓은 지역에 걸쳐 있습니다.

[앵커]
저게 바로 빙하기 시절 지구의 모습을 형상화한 거죠?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지구는 빙하가 수축했다 확장하는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쳐 왔습니다. 추운 빙하기에는 빙하가 남쪽으로 확장하고, 오늘날처럼 기온이 낮아진 간빙기에는 빙하가 북쪽으로 후퇴했는데요. 과학자들은 과거 빙하기 동안의 지구의 기후와 빙하가 지형을 형성하는 데 주었던 영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오늘날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가 얼마나 빨리 빙하를 사라지게 하는지, 그리고 언제쯤 빙하가 사라질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하는 빙하호도 큰 문제가 된다고 예전에 저희 방송에서 한번 이야기해주신 적 있는데요. 최근 들어 히말라야의 호수가 늘어나고 있다고요?

[인터뷰]
네, 지금 영상 하나를 보여 드릴 텐데요. 53초부터 1분 5초까지 NASA에서 공개한 영상인데, 네팔 히말라야 임자 호수의 변화를 기록한 이미지입니다. 최근 30년간 호수 면적이 많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알래스카 케나이 산맥의 아이알릭 만에 있는 페더슨 빙하의 경우 2005년에는 빙하 지역이 작은 초원으로 변한 상황입니다. 이젠 빙하가 많이 녹으면서 현재 대륙 규모의 빙상은 그린란드와 남극 대륙에만 있으며, 작은 빙하들은 세계의 높은 위도와 산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앵커]
빙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게 체감은 되는데요. 빙하가 앞으로 더 녹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빙하의 변화]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과학적으로는 어떻게 측정을 하나요?

[인터뷰]
네, 빙하가 성장하고 있는지 축소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빙하 전문가들은 빙하 시즌이 끝날 때 빙하의 여러 곳에서 눈과 얼음의 상태를 점검하는데요. 과학자들은 빙하에 넣은 말뚝과 눈높이를 확인하고, 계절별 층의 순서를 조사하기 위해 표면에 눈구덩이를 파고, 눈과 얼음의 특성을 조사하기 위해 긴 기구를 빙하에 삽입합니다.

일반적으로 눈의 두께의 차이는 빙하의 질량 균형, 즉 빙하가 커졌거나 작아졌는지를 나타내게 되지요. 그리고 빙하의 영역과 종점의 변화는 위성사진으로도 추적하는데요. 과학자들은 전체 빙하 10만 개 중에서 극소수의 빙하만을 지속해서 오랫동안 관찰하고 측정해 왔습니다. 과학자들은 약 40개의 빙하로 이루어진 이 세계적인 컬렉션을 "기후 기준" 빙하라고 부르는데요. 관측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수십 년간의 마이너스 질량 균형 이후, 전 세계의 빙하는 줄어들고, 조각나고, 또는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앵커]
산악의 빙하가 녹는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지구의 기후가 따뜻해지고 있다는 가장 큰 증거 중에 하나죠. 조너선 캐리빅 영국 리즈대 소속 빙하학자는 "의문의 여지 없이 주된 요인은 기후변화이다. 히말라야 빙하의 적응 속도는 기후만큼 빠르지 못하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최근에 지구 온난화로 남극이나 북극의 빙하가 예상보다 빨리 녹고 있다는 측정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산악 빙하도 녹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요?

[인터뷰]
네, 빙하 전문가 모리 펠토는 빙하 손실 속도가 1980년대까지 -171mm에서 1990년대까지 -460mm, 2000년대까지 -500mm에서 2000년대 이후-889mm로 빨라졌다고 주장했는데요. 산악빙하가 녹고 있다는 가장 최근의 연구는 2022년 1월 4일 베네수엘라 로스안데스대학 환경과학연구소 발표입니다. 남미의 가장 큰 산맥인 안데스 산맥의 베네수엘라에서 빙하가 남은 곳은 단 한군데인데 이마저도 매우 빠르게 녹아내린다는 겁니다.

만년설이 녹아내리면서 지면이 드러나고 있는 곳은 해발 4,000m 움볼드트 빙하로 베네수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산악 빙하이지요. 움볼드트 빙하는 1910년까지만 해도 축구장 300개 면적을 가진 정말 넓은 빙하였지만 지금은 축구장 5개 면적의 빙하만 남아있습니다. 아시아의 가장 큰 산악빙하는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데 이 빙하도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고 해요.

[질문]
네, 지금같이 빙하가 녹는 상황이 계속되면 언젠가는 히말라야 빙하도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결론으로 볼 수도 있을까요?

[인터뷰]
네, 2021년 12월 20일 미국 유타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통해 발표된 내용을 보면 히말라야 산맥에서 최근 40년의 해빙 속도가 그 이전 7세기 동안보다 무려 10배나 더 빨리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빙하들의 위성사진을 스캔해 빙하가 고대부터 지금까지 계곡 사이를 천천히 지나오며 남긴 거대한 자국과 잔해 등을 추적한 후 15,000개의 추정한 과거 빙하의 분포 범위를 현재와 비교했습니다. 그랬더니 '소빙하기'라고 불리는 1300년에서 1800년 사이에 만들어졌던 빙하가 그 이후에 지금까지 히말라야 빙하 전체 면적의 40%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뉴질랜드와 그린란드, 파타고니아를 비롯해 전 세계 다른 지역의 빙하들도 오랫동안 관측해 왔는데, 히말라야 산맥에서 나타난 빙하 손실이 특히 빨랐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외에 2021년 7월 과학지 '네이처'에 실린 연구 논문에서도 1960년대 이후 아시아 전역의 고산지대에서 빙하 손실량은 지속해서 증가했다고 발표했지요.

[앵커]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으면 지구 온난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그동안 여러 차례 이야기 하셨는데요. 산악의 빙하가 녹게 될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되는 건가요?

[인터뷰]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빙하 홍수'입니다. 빙하에서 녹은 물로 인해 더 빈번하고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빙하가 녹으면서 끌고 내려오는 얼음이나 흙, 자갈들은 산 중턱에 일시적인 댐을 만들어요. 그런데 급격히 빙하가 녹아 대량의 물이 유입될 경우 이 댐은 무너져 내리면서 그 하류 지역에 엄청난 재난을 불러일으키지요. 빙하 홍수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네팔에서 흔한 일이며 인근 지역인 인도에도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앵커]
히말라야 같은 고산지대에서 녹은 빙하를 식수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여기에는 큰 영향이 없을까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지구 상에 있는 높은 산맥들에는 만년설과 빙하가 남아있는데 이 빙하에서 녹은 물로 수십억의 인류가 도움을 받고 있으며 빙하가 저지해주는 기후변화 효과가 크다고 알려졌습니다. 산악 빙하가 없어지면 히말라야 빙하에서 녹은 물로 살아가는 14억 명의 사람들은 심각한 물 부족을 겪게 될 것입니다.

히말라야 빙하는 몇 천 년 동안 서쪽의 인더스 문명부터 동쪽의 황하 문명까지 고대의 위대한 문명을 가능케 한 물의 공급원으로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생존하게 하는 급수탑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히말라야 빙하에서 녹은 물이 기온 40도까지 치솟는 환경인 인도 북부와 방글라데시에 사는 3억~4억 명의 생명줄인 것이지요. 인더스 강의 눈 녹은 물이 생명줄인 파키스탄의 1억8000만 명 인구의 대다수에게도 마찬가지고요, 중국의 경우 가장 거대한 강들은 바로 티베트 고원의 고 지역에서 기원하고 있습니다. 즉 히말라야, 카라코람, 티베트의 빙하와 눈은 지구 인구의 적어도 5분의 1인 14억 명에게는 매우 중요한 생명줄이나 다름없기에 빙하가 다 녹아 물이 사라지면 이 지역으로는 심각한 물 분쟁이 발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닥쳐올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상 속 노력을 적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센터장님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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