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날씨학개론] "세기말에 지구 온도 4℃ 상승"…기후 재앙 막으려면?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요. 탄소 중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세기말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4℃ 이상 상승하고, 한반도에는 사람이 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기후변화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오늘 날씨학개론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얼마 전 열렸던 유엔기후변화협약 사국총회(COP26)에서 가장 주된 관심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뤄 1.5℃ 기온 상승을 막는 것이었잖아요. 그런데 이런 약속에도 불구하고 세기말에 지구 평균 기온이 4℃ 이상 오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하던데, 정확히 어떤 내용인가요?

[인터뷰]
제가 2018년에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이 기후를 통제할 수 없는 시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을 때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들은 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이 없을 경우 세기말 전에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4℃에서 5℃ 정도 상승하면서 해수면이 최대 60m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말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었는데요.

이들의 예측대로 해수면이 60m까지 상승하면 전 세계의 해안 도시들은 다 물에 잠기며 우리나라의 수도권이나 서해안과 남해안의 많은 지역도 물에 잠기게 됩니다. 이들은 여러 모델들이 예측한 전망보다 더 심각하게 예측했던 것은 기후변화가 상호 간에 피드백되면서 더욱 극심한 기온상승이 일어나기 때문이었는데요. 망가진 삼림과 녹은 빙산이 서로 연쇄작용을 일으켜 지구가 스스로 뜨거워지고 있다고 분석했고요. 그린란드에서 녹은 빙하가 따뜻한 멕시코만류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그 결과 남극의 빙산을 더 많이 녹인다면서 이런 기온 상승 연쇄작용을 온실 궤적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 제한뿐 아니라 나무를 심는 등 녹색 경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제안했었지요.

[앵커]
기후 전문가들은 2℃만 올라가도 지구온난화를 돌이킬 수 없게 되는 이른바 '티핑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보는데요. 4℃ 상승이면 정말 심각한 상황인 것 같은데, 올해 들어서 이런 경고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요?

[인터뷰]
네, 먼저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올 8월에 6차 보고서의 요약본을 발표했었는데요. 여기에서도 현재 수준의 탄소 배출이 지속될 경우 세기말인 2081∼2100년경에는 전 지구 지표면 온도는 4.4℃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적은 탄소 배출이 지속된다면 세기 말 전 지구 지표면 온도 상승은 1.4℃로 낮춰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서는 밝혔었지요. 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기후재앙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경고 했었구요.

그리고 올해 1월 18일에 기상청과 국립기상과학원이 공동으로 '전 지구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었는데요. 보고서에서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고탄소 시나리오와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저탄소 시나리오 두 가지로 예측했습니다.

먼저 탄소를 지금처럼 배출하는 경우 세기말에 한반도 기온은 7℃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기준연도가 1995년에서 2014년 평균 기온에서 7℃ 상승하는 것인데 이미 산업혁명 기준보다 우리나라는 1.4도 이상 상승해 있었기 때문에 세기말에 가면 8.4℃ 상승하는 격이 됩니다. 6,000만 년 전인 에오세 때에 탄소 증가로 8℃도 상승하면서 생물종의 대량 멸종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탄소를 줄이지 않고 이대로 기온이 상승한다면 세기말에 한반도에는 사람이 살기 어렵다는 겁니다.

[앵커]
기온 상승을 막을 방법은 없는 건가요?

[인터뷰]
지금부터 탄소를 정말 열심히 줄이는 노력을 할 경우 세기말에 2.6℃ 상승하는 것으로 전망되었는데요. 그렇다면 산업혁명 기준으로 보면 4℃ 정도 상승하게 되는 겁니다. 많은 기후학자들은 산업혁명 시기 이후 평균 지구 기온이 2℃ 이상 상승하면 기후 이탈시대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거든요. 인류가 기후변화를 통제하지 못하고 각종 기후재앙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탄소를 열심히 줄인다고 해도 이 예측으로는 상당한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는 겁니다.

[앵커]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인데요. 그런데 이런 주장을 뒤집는 희망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하던데, 어떤 전망인가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11월 5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실린 미국 퍼시픽연구소(PNNL)와 미국 환경청(EPA) 등 4개국 팀이 공동으로 연구한 논문에서 나온 말인데요. 이들은 전 세계 각국이 선언한 탄소 중립 및 온실가스 목표가 그대로 이루어진다면 최악의 기후위기는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실은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연구는 11월에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과학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되었는데요. 이들의 연구에 의하면 세계 각국이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면 21세기 말 4℃를 넘어설 확률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2℃ 미만으로 기온 상승이 억제될 확률은 34%로 예측했는데요. 이것은 2015년 파리협정에서 제출되었던 탄소 감축 목표를 분석했을 때의 예측치 8%에 비해 매우 증가한 수치인데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미국 퍼시픽연구소의 전해원 박사는 "최근 세계 각국이 탄소 중립 목표를 제시하면서 지금까지 우려해왔던 4℃ 이상의 최악의 기후변화가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어졌지만 우선 1.5℃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강화된 감축목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탄소 중립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특별한 평가가 있었을까요?

[인터뷰]
네, 논문에서는 우리나라의 탄소 감축에 대해서도 "한국은 개발도상국도 아니고 선진국도 아닌, 기후변화의 대응에 있어서는 흔치 않은 위치에 있는 나라입니다. 선진국은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이고 개발도상국은 아직 이에 대한 대응이 미진한데, 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이 된 나라로 다른 개발도상국의 모범이 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지요. 한국이 기후대응에 어려운 점도 있지만, 오히려 이것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라고 평가하는데요.

전해원 박사는 한국은 화석연료가 없는 나라인데 앞으로 화석연료를 덜 쓰게 될 때, 화석연료를 많이 갖고 있는 나라에 비해 한국은 잃을 것이 많지 않은 나라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한국은 빨리 석탄 발전을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 생태계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인터뷰]
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연구팀은 한 연구 결과를 통해 "온실가스가 지속적으로 배출된다면 평균 기온 상승 등 기후변화만 아니라 생태계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라고 밝혔는데요. 예를 들어 열대 태평양 지역에서 비가 하루에 100㎜ 이상 쏟아지는 횟수가 현재 대비 세기 말에는 10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요. 지금 기후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일 강수량 800㎜ 이상의 극한 현상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리고 지구에 엄청난 기후재앙을 가져오는 엘니뇨가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도 보았는데요. 현재 엘니뇨의 평균 반복 주기가 3.5년이던 것이 세기말에는 2.5년으로 짧아지면서 전 지구적 기온과 강수의 변동성에 크게 변화를 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매년 발생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의 발생 빈도도 증가하고, 해양 생태계에서는 북대서양 플랑크톤 번식량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이럴 경우 북대서양에서의 생선포획량이 대폭 줄어들게 되고요. 겨울철 눈 쌓임과 계절에도 변화가 오고, 북반구 고위도 지역의 식생 성장 기간이 세기 말에는 현재보다 약 3주가량 길어질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엄청난 재앙적 변화가 생긴다는 이야기입니다. 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이 정말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인류의 생존이 걸려있는 문제인 만큼, 말뿐인 약속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이어지도록 전 세계가 함께 노력해야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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