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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역대급 강수량 서유럽 대홍수…홍수 위험 계속 커진다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올해 들어 극단적인 기후 재앙이 전 세계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 서북부와 캐나다 서부의 역대급 폭염에 이어 최근에는 서유럽과 인도, 중국에서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올해 발생한 최악의 대홍수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님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우선 지난달 서유럽 대홍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그야말로 상상도 못 할 만큼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였나요?

[인터뷰]
이젠 기후변화의 티핑포인트가 지난 것이 아니냐는 기후전문가들의 말처럼 작년에 이어 올해 발생하는 극한 기상들은 기후변화가 인류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번 서유럽의 대홍수에서는 1시간에 157mm, 중국 대홍수에서는 201mm가 쏟아졌는데요.

저도 예보관으로 오랜 세월을 일했는데 1시간에 이 정도 비가 내린다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안 됩니다. 그만큼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는데요. 이 정도의 비가 서울시에 내리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니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월 14일과 15일, 서유럽 상공에서 강력한 폭풍이 정체되면서 벨기에, 독일, 룩셈부르크, 스위스, 프랑스, 네덜란드에 기록적인 비가 내렸는데요. 독일에서는 시간당 154mm의 독일 역사상 가장 많은 호우가 쏟아지면서 아흐르 강, 볼메 강, 뒤셀 강이 기록적인 수위로 둑을 넘었고 이로 인해 여러 도시에 대피 명령과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는데요. 물이 계속해서 하류로 흘러내리면서 댐 수용량을 초과하면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기록한 곳은 독일로 18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벨기에도 4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요. 7월 29일 현재 유럽에서 확인된 사망자는 200명이 넘으며 실종자 수는 160여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일 경찰은 피해가 가장 컸던 서부 라인란트팔츠주에서만 최소 110명이 숨지고 67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벨기에 남부와 동부의 주요 고속도로도 침수됐고 모든 철도 운행이 중단되었는데요. 서안해양성기후를 받는 이 지역은 폭우현상이 드문 편입니다.

그런데도 독일이나 벨기에 등은 홍수대비 인프라가 잘 이루어져 있는 나라라고 알려졌었는데 이번 대홍수로 유럽국가들의 재해 경보 시스템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큰 강 유역은 대비가 어느 정도 되었지만, 지천이나 소하천에 대한 관리가 없다 보니 짧은 시간에 범람과 침수가 일어나면서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이지요. 이번 대홍수로 무너진 교량과 철도, 도로복구비에만 약 2조 7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요. 독일보험업계에서는 독일의 일부 주에서만도 홍수피해 보험지급액이 최대 6조 6천억 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극심한 대홍수로 인해 독일도 이렇게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던데요. 이런 정상범위를 넘어선 대홍수, 아무래도 기후변화의 영향이겠죠?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이번 서유럽의 대홍수의 기압패턴을 보면 작년 우리나라 장마 때의 기압패턴과 비슷합니다. 대기 상공에 차고 강한 저기압이 위치해 있다 보니 강력한 대기 불안정이 만들어졌고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폭우가 쏟아진 것이지요. 이런 기압패턴은 정체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또 다른 폭우를 만들기도 합니다.

1차 폭우 피해가 채 가시기도 전인 7월 24일에 벨기에에 심한 폭우가 쏟아져 벨기에 역사상 가장 많은 자동차가 탁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벨기에의 왈롱주 정부는 홍수 피해 복구에 약 2조 7,100억 원이 필요하다면서 피해 가정들이 보험금을 받기 전 비상사태를 돕기 위해서 주 정부는 피해 가구에 각각 339만 원씩을 지급해 다급한 필요를 충당하도록 했는데요. 기후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번 유럽의 경우와 같은 홍수는 앞으로 더욱 강력해지고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서유럽뿐 아니라 중국도 대홍수로 인해 엄청난 손해를 입었다고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중국 국가홍수가뭄방지총지휘부는 7월 28일 “올해 들어 연인원으로 3,481만 명이 홍수 피해를 입었고 146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면서 “7만2000채 가옥이 무너졌고, 직접 재산피해는 약 21조 7,9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는데요. 5월부터 6월 사이에 중국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126년 만의 대홍수가 있었고요. 7월 17일부터 사흘간 허난성 정저우 지역에 617㎜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하철에 갇힌 승객을 포함해 30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정저우 홍수의 특징적인 것은 시간당 201mm의 정말로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는 겁니다. 모든 도시가 침수되고 범람하면서 지하철 안의 객실까지 물이 차오르는 비극이 발생했는데요. 1년 동안 내릴 강수량이 단 사흘 만에 다 내렸을 만큼 최악의 대홍수가 발생한 것이지요.

그런데 강수량에서 총강수량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당 강수량입니다. 서울의 경우 시간당 30mm 이상 두 시간만 내리면 빗물이 빠지지 않아 저지대가 침수됩니다. 강남지역에 시간당 100mm가 내렸을 때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하고 강남지역이 침수된 것이 좋은 예인데요. 아무리 선진국 도시라 해도 시간당 200mm의 말도 안 되는 비가 내리면 다 침수되고 범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 기상청은 이번 기록적인 폭우의 원인으로 북상하던 6호 태풍 '인파'와 허난성의 지형적 요인 등이 상승효과를 불렀다고 하는데요. 태풍 '인파'가 엄청난 양의 수증기를 허난성 쪽으로 밀어 올렸고, 타이항산 등 산악 지형이 비구름을 오래 머물게 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번 폭우예보에 틀린 예보를 냈던 중국기상청의 오보도 문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폭우로 허난성에서는 37만6000명이 대피했고 비 피해를 입은 수재민은 300만4000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허난성은 중국 곡창지대 중 한 곳으로 식량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해요. 허난성의 농작물 피해면적은 9천721㎢이고, 이 가운데 1천89㎢는 농작물을 전혀 수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앵커]
중국의 경우 예보가 틀려 홍수 피해가 더 컸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럼 엄청난 피해를 입은 서유럽도 홍수 예보는 틀렸던 건가요?

[인터뷰]
아닙니다. 예보는 비교적 정확하게 발표되었는데요. 대홍수 발생 사흘 전에 유럽홍수조기경보시스템(EFAS)에서 경고가 나왔습니다. 유럽홍수조기경보시스템은 2002년 엘베·다뉴브강 대홍수를 계기로 개발돼 2012년부터 운영되었는데요. 독일이 치명적인 물 폭탄을 맞게 될 것이라는 첫 번째 정확한 경고는 재난이 발생하기 거의 사흘 전인 7월 12일 새벽으로 예보에서는 이틀 뒤 늦은 시간까지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줄줄이 침수될 것이라고 90% 이상의 확실성으로 예보했는데요. 이렇게 사전경보가 있었음에도 사망자가 200명이 넘게 나올 정도로 피해가 큰 이유는 무엇보다 폭우의 규모가 예상 밖이었기 때문입니다. 7월 14~15일 독일 서부와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가 접한 지역에 쏟아진 비는 시간당 100~150㎜로 평소 한 달 치 강수량 수준이었는데 우베 키르셰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1천 년 만의 폭우'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즉 기록적인 폭우에 강과 하천 수위가 너무 빨리 상승해 손 쓸 틈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특히 워낙 많은 비가 단시간에 내려 평소엔 범람할 위험이 없던 작은 강이나 소하천에서도 홍수가 일어난 점도 피해를 키웠다고 봅니다. 그리고 홍수에 대한 조기경보가 이루어졌어도 조치를 취한 지자체가 적었던 것도 피해를 키웠는데요. 그리고 독일 기상청은 1,000만 명이 사용하는 앱과 각종 소셜미디어 채널로 경보를 발표했고, 공영 TV를 통해서도 방송됐다고 해요. 그러나 노인 등 많은 피해자는 앱이나 공영 TV를 시청하지 않아 대홍수예고를 알지 못해 피해가 컸다는 겁니다.

[앵커]
정말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 이런 대홍수가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거 아닐까 싶은데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인터뷰]
영국의 뉴캐슬대학의 연구진은 올 7월에 지구물리학연구회보에 실린 연구에서 기후변화로 이동 속도가 느려진 폭풍이 국지적으로 축적되는 강우량을 증가시켜 이번 서유럽에 쏟아진 폭우처럼 기존 예상보다 돌발적인 홍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의 연구에서는 세기말에 유럽 대륙의 홍수 피해는 현재 92억 달러에서 매년 최대 560억 달러의 비용이 들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손해를 입은 사람들의 수가 약 350,00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 평균 온도가 1.5℃ 오르면 매년 약 500만 명의 유럽 주민들이 홍수를 겪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국가가 기후변화 피해를 줄이고 경제부흥을 위해 그린뉴딜을 선포하고 2050년에 탄소 중립을 이룬다고 해도 이미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로 인해 피해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탄소 저감은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되 피해를 저감시키는 대비는 필요하다는 겁니다. 헤일리 파울러 뉴캐슬대 교수는 극단적 이상기후에 대비해 기반시설들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현재 치수능력을 뛰어넘는 대형 홍수가 올 것이기 때문에 경보·비상관리체계가 필요하다"라면서 국민들에 대한 풍수해 위험성 '긴급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장했는데요. 이번 서유럽 대홍수에서 인근 국가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음에도 네덜란드는 단 한 명의 사망자가 없었던 것은 네덜란드가 '델타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수해 대응 국책사업에 17조 원을 쏟아부어 미리 대홍수에 대비했기 때문입니다. 유럽이나 중국의 대홍수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미리미리 대비했으면 합니다.

[앵커]
말씀해주신 것처럼 기후변화는 특정 한 국가 만의 일이 아니니까요, 우리도 그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YTN 사이언스 박순표 (s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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