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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눈 내린 사하라 사막을 보셨나요?"…2021년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역대급 기후재난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상기후로 인한 기후재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후재난은 갈수록 더 강하고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올해 발생한 기후재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올해 날씨는 정말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1월 초에는 폭설과 혹한이 발생하더니 최근엔 또 4월 초순에 이를 정도로 기온이 올라갔거든요.
우선 올겨울 어떤 이상기후가 나타났는지 정리해주시고요, 또 이런 오락가락한 날씨가 나타난 이유까지 짚어주시죠.

[인터뷰]
작년 말부터 시작한 이상 한파로 서울이 18.6도까지 떨어지면서 20년 만의 한파가 찾아오기도 했고요. 지난 1월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내린 폭설로 도로 상황이 마비되기도 했는데요. 올 1월부터 2월 14일까지의 평균 기온변화를 보면 1월 12일까지는 평년보다 기온이 낮았는데 최고 12도 이상이 낮은 한파가 있었고요. 한파가 끝난 1월 21일부터 8일 동안은 평년보다 기온이 최고 11도 이상 높은 현상이 발생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널뛰기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어 짧은 단파형의 한기가 내려왔다가 다시 기온이 큰 폭으로 높은 이례적인 기온현상이 발생했는데요. 20년 만의 이상기후가 발생한 것은 북쪽의 한기인 '북극 진동' 때문이었습니다. 북극 진동은 북극에서 추운 공기가 커졌다, 작아졌다 소용돌이치는 현상인데요. 평소엔 제트기류가 북극의 찬 공기를 담벼락처럼 잘 가둬두고 있는데, 온난화 영향으로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온 것이죠.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남하하고, 이 때문에 동아시아에 한파 등과 같은 기온 변동성이 증가했습니다.

[앵커]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둬두는 벨트 같은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제트기류인데, 이게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느슨해지면서 남쪽 지역에 영향을 줬다는 말씀인데요. 그렇다면 비슷한 위도에 있는 중국이나 일본도 영향을 받았나요?

[인터뷰]
네, 당연히 중국과 일본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먼저 중국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에 한파가 내려왔던 1월 8일 베이징의 최저기온이 영하 19.5℃에 시속 87km의 강풍이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43℃까지 기록했는데요. 지금까지 베이징의 역대 최저 기온은 영하 19.3℃였으니까 기록을 깬 것이지요. 중국의 시베리아와 가까운 북부 헤이룽장성의 '다싱안링 아무얼'은 절기상 소한이었던 1월 5일에 영하 44.7℃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 영향을 준 북극한파는 따뜻한 나라인 대만을 강타했습니다. 평소에 겨울에도 영상 15도 이상은 되기에 난방시설이 없는 집이 많은데요. 갑자기 한파가 내려오면서 사망자가 126명이 발생한 겁니다. 사망자는 대부분이 노인들로 심근경색으로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기온이 낮아진 북극한파는 동해상을 지나면서 바다와 공기의 온도 차로 발생하는 눈구름을 만드는데요. 일본의 경우 바로 이 눈구름이 육지에 상륙하면서 2m가 넘는 폭설을 내렸습니다.

[앵커]
중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더 남쪽의 따뜻한 나라인 대만까지 아주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건데요. 그런데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아예 적도 부근에 있는 아프리카까지도 폭설과 한파가 발생했다고 들었습니다. 이건 어떻게 된 건가요?

[인터뷰]
북반구에는 제트기류가 돌고 있는데 이 제트기류가 남북으로 길게 사행하게 되면 남쪽으로 내려오는 지역은 북극한파가 내려오고 북쪽으로 올라가는 지역은 이상 난동이 발생합니다. 동아시아와 함께 유럽지역으로도 제트기류가 남하하면서 한파와 폭설이 발생했는데요. 1월 9일 스페인의 마드리드의 적설량은 50cm로 1971년 이후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로 인해 항공이나 철도, 도로 등 교통이 마비됐고 북서부 레온은 영하 35.8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이 한파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도 영향을 주었는데요. 사시사철 덥기로 유명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과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습니다. 통상적으로 일교차가 큰 사막에서는 겨울 한밤중에 눈이 내렸다가도 해가 뜨면 녹기 때문에 한낮에도 눈이 녹지 않는 건 이례적이라고 하는데요. 사하라 사막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최근 수년간 이런 기상이변이 반복되고 있다고 하네요.

[앵커]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흘러가는 걸 사행이라고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 사행이 아주 길게 아래로 내려오면 사막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만오천 년 뒤쯤에는 사막이 아주 푸른 들판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그만큼 기후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 인도에서는 빙하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죠.

[인터뷰]
네. 지난 2월 7일이었죠. 인도 북부 히말라야산맥의 난다데비산에서 빙하가 강에 떨어져 급류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빙하 때문에 해안가 '쓰나미' 같은 엄청난 속도의 급류가 발생해 댐 인근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두 곳을 파손하고, 도로와 다리 등을 쓸어버렸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급하게 대피했지만 많은 인원이 급류에 휘말렸고, 특히 강 하류 댐 건설 현장 노동자들의 피해가 컸다고 합니다. 현지 언론을 종합해보면 적어도 14명의 사망이 확인됐으며, 125명에서 최대 170명 이상이 실종 상태라고 합니다. 일단 인도 경찰은 50명 이상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실종자 및 사망자 인원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가 이번만이 아니거든요. 지난 2013년 6월에도 인도 우타라칸드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히말라야 쓰나미로 불린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해 6천 명 가까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영상을 지금 같이 봤는데, 영화보다도 더 무섭네요. 그러니까 이런 빙하로 인한 재난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말씀인데, 빙하 사고가 이렇게 자주 발생하는 게 지구온난화 때문이겠죠?

[인터뷰]
네, 빙하 붕괴 사태는 기후 변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지구의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섭씨 1도 상승했지만, 전 세계 산악 지대는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면서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졌는데요. 네팔 정부의 연구관계자는 "네팔의 더 높은 산에서 빙하 지역들이 줄어들었다. 빙하 면적이 줄어든다는 것은 빙하가 흘러내리거나 빙하 호수가 만들어져 물이 어딘가에 갇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는데요.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호의 형성 속도가 인간의 대응 속도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습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 대기과학과 교수는 "한번 빙하호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1.5배 늘었다면 향후 30년 동안에는 10배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앵커]
이게 그냥 호수가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수백만 년 동안 물이 없던 곳에 물이 들어차는 거니까 언제든지 재난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커지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지금 히말라야 산맥에 이런 빙하호가 얼마나 존재하나요?

[인터뷰]
유엔국가개발계획(UNDP)이 2020년 9월 지금까지 히말라야에서 확인한 빙하호의 수는 3,624개로 2,070개의 호수가 네팔에 있고, 1,509개의 호수가 중국 TAR에 있고, 45개의 호수가 인도에 있는데요. 이번에 빙하호가 가장 적은 인도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물론 이번 인도 빙하 쓰나미는 댐 건설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긴 합니다. 지구온난화를 저지하지 못하면 빙하 쓰나미 비극은 매년 더 큰 폭으로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앵커]
지금 이상기후와 기후재난에 대해서 들어봤는데, 추가로 앞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기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시나요? 여름이라든지, 가을, 이렇게요.

[인터뷰]
현재 저희가 여름 예보까진 냈습니다. 저희는 민간이기 때문에 기업체에 주게 되면 2월 말에는 줘야 하거든요. 자료는 만들었는데, 올여름이 작년 여름과 거의 비슷하게 상당히 비가 많이 내리면서 변동성이 아주 심한 그런 여름이 될 가능성이 좀 높고요. 강한 태풍도 2~3개 정도가 여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작년 못지않게 기상재난이 많이 발생하지 않겠나, 그렇게 예상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조금 지나면 꽃샘추위도 찾아올 때가 되는데, 그때 혹시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이라든지 이런 건 있을까요?

[인터뷰]
지금 보면 말이죠. 올해 굉장히 기온 변동성이 심해요. 이게 봄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북극진동 지수가 음의 지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음의 지수를 계속 보이는데, 이런 음의 지수를 계속 보일 경우엔 당장 추웠다가 다시 기온이 큰 폭으로 올라가고, 또 며칠 있다가 한파가 다시 내려오고, 이런 기온의 변동성이 올해 좀 심할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 봄에 꽃샘추위가 최소 2~3차례 정도는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꽃샘추위가 와서 기온이 뚝 떨어졌다가 다시 기온이 올라가는 폭이 굉장히 높게 올라가요. 기온의 높낮이가 클수록 사람 건강에 굉장히 나쁘거든요. 면역력이 약한 분들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그래서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셔야겠네요.

[앵커]
어느 순간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게 크게 놀랍지 않은 일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후변화가 우리 인류의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걸 인식하고, 지구촌이 함께 대응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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