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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전국이 꽁꽁' 20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이유는 '지구온난화' 때문?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난 연말부터 새해까지 매서운 한파가 이어졌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인 8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5도로 20년 만의 혹한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이번 한파의 원인과 앞으로의 날씨 전망까지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록적인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한강이 2년 만에 결빙됐고, 수도관 동파와 계량기 동파 사고가 잇따랐는데요. 이번 한파, 어느 정도였습니까?

[인터뷰]
이번 추위는 지난해인 12월 29일 시베리아 고기압이 내려오면서 시작된 한파로 보고 있는데요. 거의 열흘 넘게 이어지는 한파로 중간에 이틀 정도 상승했기에 두 번에 나누어 이번 한파는 2차 한파라고도 합니다. 서울 기온은 20년 만에 가장 영하 18.6도까지 떨어졌고, 가장 추웠던 곳은 설악산으로 영하 29.4도였습니다. 얼마나 추웠는가 하는 것은 서울이 3년 만에 한파경보가, 제주도는 57년 만에 한파 특보가 발령되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강한 한파와 폭설로 제주공항은 100여 편 이상의 결항이 발생했고 눈길에 교통사고도 많이 발생했습니다.

[앵커]
야외 촬영하던 방송 장비도 고장 날 만큼 정말 추운 날씨였는데요.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매년 연평균 온도는 상승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기후가 따뜻해지고 있는데, 이번 겨울 한파는 왜 이렇게 추웠던 건가요?

[인터뷰]
지구온난화가 지속하면서 북극 기온이 상승하고, 찬 공기의 남하를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겨울철 중위도 지방까지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쏟아져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제트기류를 '극와류'라고 부르는데, 극지방의 추운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합니다. 제트기류가 빠른 속도로 흐를 때는 북극의 한기를 가두는데, 지구온난화 등 영향으로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 제트기류가 힘을 잃고 사행하게 됩니다. 사행이란, 뱀처럼 구불구불한 형태로 부는 바람인데요. 이렇게 약해진 제트기류를 틈타 북반구 중위도 곳곳에 북극의 한기가 쏟아져 내려오게 되는 것이죠. 이를 알 수 있는 것이 '북극진동지수'입니다. 북극진동은 북극에 있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극 소용돌이)가 수십 일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인데요. 그 값이 음(-)이 되면 북극의 제트기류가 약해졌다는 뜻인데요. 현재 북극진동지수가 -3.5 정도로 매우 강한 음의 지수를 보이는데, 겨울 추위는 음의 지수와 비례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서 제트기류가 아래로 밀려났고, 사행하면서 결국엔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까지 쏟아져 내렸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또, 이번 한파는 추위도 그렇지만, 열흘 넘게 지속했거든요. 유독 길었는데, 왜 그런 걸까요?

[인터뷰]
네. 우리나라에는 시베리아에서 발달한 대륙성고기압이 차례로 유입되는 '웨이브 트레인형'과 북극 한기가 곧바로 유입되는 '블로킹형' 두 가지 한파가 있습니다. 이번 초겨울에는 웨이브 트레인형이 두어 차례 다가와 삼한사온 형태의 추위를 보였지만, 연말연시에 닥친 블로킹형 한파는 열흘 넘게 장대추위를 몰고 왔습니다.
블로킹형 한파가 발생하는 원인은 우리나라 동쪽으로 길게 제트기류가 남하하면 상층으로 분리 저기압을 만드는데요. 이 저기압이 만들어지면 북서쪽으로부터 우리나라 쪽으로 찬 공기를 끌어 내리면서 오랫동안 정체합니다. 이번에 보름 이상 우리나라에 한기가 머물렀던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한파를 일으키는 북극발 찬 공기를 평상시 제트기류가 묶어두는 역할을 하는데, 지구온난화로 느슨해지면서 찬 공기가 새어 나왔고, 또 블로킹 현상으로 한파가 오래갔다는 건데요. 그럼 이렇게 한파가 오래가고, 북극발 한파가 내려오면 북반구의 모든 나라가 더 강력한 한파를 맞게 되는 겁니까?

[인터뷰]
그렇지는 않습니다. 북극으로부터 강하게 남쪽으로 제트기류가 사행한 곳은 동아시아와 유럽입니다. 이 지역으로는 혹한이 들어갔는데요. 중국이나 스페인은 영하 40도 이하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저기온을 갈아치웠고요. 영국과 스코틀랜드도 혹한과 폭설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대개 이렇게 길게 제트기류가 내려올 때는 동아시아, 유럽, 미국 동부가 같이 내려오는데 올해는 특이하게 미국 동부로는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미국 동부의 대표적인 도시가 시카고와 뉴욕인데요. 서울이 영하 18.6도 기록한 8일 아침에 뉴욕은 영상 5도, 시카고는 영상 3도였습니다. 제트기류가 사행할 때 북극 한기가 내려오는 지역은 혹한이 되지만 그 옆 지역은 오히려 따뜻한 기류가 북상하면서 이상 난동을 보인 것이죠. 그러니까 우리나라에 혹한이 발생하면 그 옆쪽 지역 나라들은 이상적으로 기온이 올라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북반구라고 다 추웠던 건 아니군요. 그런데 이번 추위의 원인이 북극 한기가 남하한 것도 있지만, 라니냐가 또 다른 원인이라고 들었습니다. 라니냐가 한파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인터뷰]
적도 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는 엘니뇨의 반대 현상으로 세계적으로 많은 기상이변을 일으키는데요. 현재 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0.8℃ 낮은 라니냐로 우리나라는 라니냐가 발생할 경우 추운 겨울일 경우가 더 많습니다. 1980년 이후 라니냐는 총 9회 발생했는데요. 이때 겨울철 평균기온을 보면 6번이나 평년보다 추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겨울 한파에 라니냐 현상이 한몫 하고 있는 것이지요.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번 겨울 한파는 라니냐와 북극발 한기가 복합적으로 더해져서 발생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이번에는 한파뿐만 아니라 폭설이 내려서 큰 피해를 봤죠?

[인터뷰]
네, 북쪽에서 내려오는 공기 기온이 낮을수록 그러니까 추울수록 눈이 많이 내립니다. 6일 저녁 서울 서초구에 13.7cm의 눈이 내리면서 퇴근길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는데요. 이때는 경기만에 있는 기압골이 남서진하면서 강한 부분이 서울 남쪽으로 통과하면서 서울 남부와 경기도 남부지역으로 10~15cm의 폭설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7일부터는 해수면의 온도와 대기 온도의 차이인 '해기차'로 인해 눈구름이 만들어져 서해안 지역과 제주도에 폭설이 내렸는데요. 더 찬 공기가 내려올수록, 바람이 강할수록 눈은 더 많이 내립니다. 제주 어리목에 77cm로 가장 많은 눈이 내렸고요. 충남 서해안, 전라도 서해안 지역으로는 15~20cm의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앵커]
이날 서울에서 경기권으로 퇴근하던 시민이 16시간 만에, 그러니까 다음 날 아침에 집에 도착했다고 할 정도로 눈이 많이 왔었죠. 이런 추위와 폭설에는 철저한 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요?

[인터뷰]
2018년 1월, 한파 때 그 전년과 비교해 사망률이 22% 증가했던 적이 있습니다. 갑자기 혹한이 밀려오면 심혈관 질환자, 호흡기 질환자들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 주셔야 합니다. 또 이번에도 수도계량기가 많이 동파되었는데요. 미리 계량기 보관함에 헌 옷을 넣어 보온하고, 밤에는 수도를 조금 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비닐하우스나 축사 등의 붕괴에도 대비해야 하는데요. 눈은 가로세로 10m 면적의 건물에 30cm만 쌓여도 무게가 9톤이나 되기 때문에 쌓이기 전에 미리미리 눈을 치워주셔야 합니다.

이번 서울 강남 지역의 폭설 때 제설작업이 부실해 많은 사고와 교통체증이 있었는데요. 서울시나 지자체에서는 다음 폭설에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제설작업을 잘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다행히 기온은 영상권을 회복하면서 이제 한파가 갔는데요. 당분간은 한파 소식이 없는 건지 앞으로의 날씨 전망 좀 말씀해주시죠.

[인터뷰]
화요일인 12일 낮부터 영상권을 회복하고, 당분간 낮에는 영상권을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수요일은 예년보다 포근한 겨울 날씨가 예상됩니다. 그런데 15일에 다시 중부지방에 눈이 내린 다음에 주말에는 다시 기온이 내려가면서 예년 이맘때 겨울 날씨를 회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 말에서 2월 상순 사이에 또다시 북극발 한파가 예상되지만, 이번처럼 강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기온이 들쑥날쑥한 만큼 면역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 써주시길 바랍니다.

[앵커]
추운 날씨에 노약자들은 특히 건강을 더 조심해야 하는데, 외출하실 때 모자라던지 장갑같이 꼭 단단히 챙겨 입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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