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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2050년 탄소 중립 사회로 전환…"탄소 국경세 부과 등 환경 규제 강화"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여러 분야의 정책 변화가 예고되지만, 특히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있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탄소 중립을 위한 대응 방안'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조 바이든 당선인이 그린 뉴딜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내년 1월이면 취임을 하게 될 텐데, 미국이 앞으로 어떤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펴게 될까요?

[인터뷰]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10년간 재정 1조 7,000억 달러 (약 2,000조 원)를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 자체로는 '2050년 넷제로(탄소 중립)'를 선언했습니다. 넷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제거량(-)을 더했을 때 0(중립)이 된다는 의미로,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정책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2050넷제로를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외국에 대해서는 탄소 국경세를 매기겠다는 것이지요. 탄소 국경세는 유럽연합(EU)이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새로운 관세 형태로, EU의 안은 국내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발생한 비용을 EU 국가의 수출 기업에는 지원금으로 보전해주고 타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기업에는 부담금을 추가로 물리는 것을 골자로 한 '탄소 국경조정' 전략입니다. 바이든 후보도 EU의 탄소 국경세를 참고로 해서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 또는 기업 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앞으로 미국도 유럽연합처럼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겠다, 이런 얘긴데, 유럽연합이 관세 형태로 탄소를 감축하려는 이유는 뭔가요?

[인터뷰]
유럽은 국제기후협상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에 매우 적극적인 지역 국가들입니다. 이들이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려는 논리를 보면 첫 번째, 오염자 부담 원칙입니다. 오염자 부담 원칙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비용은 오염을 일으킨 자가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국내외 환경 분쟁 해결에 포괄적으로 적용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오염자 부담 원칙, 결자해지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또 다른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
두 번째는 탄소 누출 현상 방지입니다. 탄소 누출 현상이란 탄소 배출원의 이전을 말합니다. 국가의 환경규제는 기업에 생산 비용의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 탄소 규제를 하는 A 국가에 있었다면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탄소 규제를 하지 않는 B 국가로 이전하려 하겠죠. 실제로 EU에 있던 탄소집약 산업시설 상당수가 환경규제가 강화된 이후 점진적으로 다른 국가로 이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탄소 규제를 하는 국가는 경제적 불이익을 받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탄소 규제로 경제적 불이익을 얻은 A 국이 탄소 규제를 하지 않아 경제적 이익을 취한 B 국에 탄소 관세를 부과해 경제적 불이익을 상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A국 입장에서는 외국에서 탄소 규제를 받지 않고 생산된 물건이 있다면 수입 과정에서 관세로 가격을 조정해야 탄소 규제를 받고 생산된 자국의 상품과 공정한 가격경쟁이 된다는 논리죠.

[앵커]
그러니까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에 불이익을 입히는 탄소 국경세, 이게 도입되면 산업에는 어떤 영향이 예상되나요?

[인터뷰]
일단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게 되면 이익이 되는 주체와 손해를 보는 주체로 갈리게 됩니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유럽연합의 탄소 국경세 도입의 영향을 다음과 같이 전망했습니다. 가장 먼저 석유 수입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로 인해 원유 수송의 수익성이 20% 감소하리라 전망했죠.

두 번째로 삼림 파괴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유럽연합의 목재 펄프 수입이 65%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죠. 세 번째 자동차, 기계, 건설의 기본이 되는 철강 수출국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탄소 집약적인 산소 용광로로 생산하는 우크라이나나 중국 대신 전기 용광로를 사용하는 한국이나 캐나다의 철강으로 대체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EU의 원유수입원이 탄소발자국이 많은 러시아에서 탄소발자국이 적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결국,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 가장 큰 소비시장을 가진 곳에서 탄소 국경세를 도입할 경우 탄소 집약도가 높은 산업은 점차 도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탄소규제가 약한 나라가 기존에 우위를 점하고 있던 산업에서 밀려나게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탄소 규제가 강했던 나라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얘긴데요. 그러면 이 탄소 국경세, 일단 좋은 대안으로는 보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고요?

[인터뷰]
그렇죠. 사실상 이득을 보는 것은 선진국이 될 수도 있습니다. 탄소 집약도가 높은 산업은 주로 후진국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감축의 기술적, 법적 역량이 부족한 나라인데, 선진국이 관세로 또 다른 어려움을 주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 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탄소 국경세 문제에서도 공정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서는 선진국의 일방적인 무역 관세의 적용뿐 아니라 개도국의 감축 및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재정적, 기술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대로라면 개발도상국의 수출 경쟁력만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탄소 국경세, 언제부터 도입되나요?

[인터뷰]
유럽연합집행위는 2021년 2분기 중에 법안을 마련해 유럽의회의 승인을 받은 뒤 2023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약 2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탄소 감축 노력이 미흡해서 '기후 악당'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유럽 수출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미국도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탄소를 줄이는 정책에 강경합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 국무장관 존 케리를 대통령 기후특사로 지명했는데요. 존 케리 기후특사는 상당히 강경한 기후변화 대응론자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자발적 기여방안(INDC)의 의무 이행 수단에 대한 합의를 강조했는데요. 자발적 기여방안을 달성하지 못한 나라들은 교역에서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거나 초과 달성한 나라들에서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재 자발적 기여 방안은 이미 해외에서 3,830만t의 배출권을 구매하는 것으로 계획이 세워져 있는데 가격으로는 약 1조5000억 원에 달합니다. 그리고 바이든 당선자는 2035년부터는 탄소 국경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네. 말씀 중에 우리나라가 기후 악당으로 불리고 있다고 하셨는데, 대체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지 궁금하고요. 이 탄소 국경세가 도입되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세계 각국의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는 국제과학자그룹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은 지난해 화석연료와 시멘트 생산 과정 등에서 6억 1,110만t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세계 9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에 올랐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탄소 배출이 많은 석유화학·철강 등 주력 수출 산업에서 관세를 물어야 해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그 결과 제품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고요. 장기적으로도 생산 비용에 더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추가 기술·설비 투자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생산단가 상승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탄소 저감 기술을 상용화하고 탄소 의존 경제에서 빨리 벗어나는 방법밖에 없다고 봅니다.

[앵커]
우리 경제에는 물건을 만들어서 세계 시장에 파는 수출 중심의 국가잖아요.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게 저탄소 경제로 발 빠르게 움직여야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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