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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자연이 보내는 구조신호…"1970년 이후 척추동물 2/3 사라졌다"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자연은 우리에게 필요한 공기와 물, 토양을 제공해 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하지만 최근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생물 다양성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등 자연 훼손이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자연 훼손이 얼마나 심각한지, 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지난달, 세계자연기금(WWF)에서 발표한 '지구 생명 보고서 2020'을 살펴보면 정말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할게요.

[인터뷰]
세계자연기금은 2년마다 지구 생명 보고서를 발간하는데요.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 변화 추이를 추적하는 지구 생명지수 (LPI)와 세계 각국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 120여 명이 기고한 내용을 통해 현재 자연의 현실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6년까지 관찰된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나 어류의 수가 평균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생물 종의 개체군 규모의 변화는 전반적인 생태계 건강의 척도가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데요. 그런데도 현재까지 알려진 지표 대부분은 최근 몇십 년간 뚜렷이 생물 다양성 감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자연기금 미국 회장 카터 로버츠는 "이 보고서는 우리가 지구를 파괴하면서 제 생명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지구는 바로 우리의 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인류의 발길이 한때 야생이었던 지역으로 확장되면서 우리는 수많은 야생동물을 절멸시키고 있다"며 성토하며 동물과 사람 모두를 위해 자연과의 관계를 복원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1970년부터 2016년까지, 그러니까 50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전 세계 척추동물의 개체군의 3분의 2 정도가 감소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생물의 다양성 감소가 일어난 원인,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주요 요인으로는 인간에 의한 서식지 파괴, 남획, 무분별한 토지 및 자연자원 사용, 야생동물 불법 거래, 기후변화 등이 꼽혔습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인간의 식량 생산 방식으로 인한 농경지 개발이 지적됐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유럽, 중앙아시아, 북아메리카, 라틴아메리카, 카리브 해 지역에서 벌어지는 생물 다양성 파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요. 이 토지의 대부분은 농업에 이용되고 있는데요. 전 지구적인 삼림벌채의 80%, 담수 사용의 70%가 농업을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과도하게 사용하는 토지와 물은 육상 생물 다양성의 70%, 담수 생물 다양성의 50%를 파괴했습니다. 수많은 생물은 인간에 의해 뒤바뀐 환경에서 거의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앵커]
인간에 의해 자연이 파괴되면서 전반적인 자연 개체군들도 점차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럼 지구 생명지수를 통해 파악한 멸종위기종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인터뷰]
네, 동부 저지대 고릴라와 회색앵무 등입니다. 콩고 카우지-비에가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동부저지대고릴라는 대부분 밀렵으로 인해 1994년부터 2015년까지 개체군 규모가 87%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 가나 남서부 지역에 서식하는 회색앵무는 1992년부터 2014년까지 개체군 규모가 약 99% 감소했으며, 대부분 야생동물 거래를 위한 사냥 위협과 서식지 파괴 때문이었습니다. 담수 서식지의 야생동물 또한 평균 84% 이상 감소했는데요. 자연기금은 담수동물의 경우 몸집이 클수록 인간의 위협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담수 생태계에서 거대동물이란 30kg 이상 성장하는 종으로 철갑상어, 메콩 대형메기, 강돌고래, 수달, 비버, 하마 등"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개체가 그냥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도 많다는 건데요. 이런 척추동물들의 밑바탕에는 곤충이나 식물 같은 다른 생물들도 많이 있잖아요. 이런 작은 생물들은 어떤 상황인가요?

[인터뷰]
예를 들어 곤충의 경우를 보지요. 하버드대 곤충학자인 '에드워드 윌슨' 교수는 곤충을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것들'이라고 설명할 정도로 크기는 작아도 매우 중요한 생물이라는 것이지요. 서유럽과 북아메리카 지역의 곤충 개체 수, 분포가 최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자연훼손이 빨리 이루어진 것과 상관이 있다는 겁니다. 이런 동물 외에 식물의 멸종 위험은 포유류의 멸종 위험과 유사한 정도이고 조류의 멸종 위험보다는 크다고 세계자연기금은 말합니다. 문서로 기록되어있는 식물의 멸종 사례는 포유류, 조류와 양서류의 사례를 합친 것보다도 많습니다. 현재 수천 종의 식물종 표본에 대한 평가를 한 결과, 전체의 5분의 1 정도(22%)가 멸종 위기 상태로 매우 심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정말 지금까지 다 알려지지 않은 동식물 멸종위기종도 참 많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생물 다양성 감소가 우리 인류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세계 자연기금 마르코 람베르티니 사무총장은 "야생동물 개체군이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자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어류부터 꿀벌에 이르기까지 야생동물의 감소는 인류의 식량 안보와 생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동물 서식지의 감소로 인간이 야생동물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인수공통 감염병의 팬데믹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래도 인류의 노력이 있다면 이런 생물 다양성의 감소를 막고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들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
네, 최근 보존학회지에는 생물다양성협약이 발효한 1993년 이래로 인류의 복원 노력과 법적 보호를 통해 멸종을 면한 조류와 포유류가 최대 48개 종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이 연구를 주도한 국제 조류보호단체 '버드라이 인터내셔널'과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오른 멸종 위기 포유류와 조류 81개 종의 개체 수와 추세, 위협요인, 보존 노력을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분석 결과 조류 21~32개 종, 포유류 7~16개 종이 법적 보호와 기존 자생지 복원, 동물원을 통한 개체 수 보존 등으로 멸종 위기를 면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 예로 1960년대 멸종됐던 몽골의 야생말 프르제발스키는 1990년대 자생지 복원 노력으로 개체 수가 760마리까지 늘어났고요. 1975년 13마리밖에 남지 않았던 푸에르토리코 아마존앵무도 한 공립공원에 둥지를 틀어 복원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인류의 노력이 없었다면 조류와 포유류가 멸종할 확률이 3~4배 높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앵커]
그 이야기는 인류의 노력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들도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러면 생물 다양성 보호를 위해서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올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자연재난과 코로나19는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봅니다. 이젠 인류가 '지구 생태용량의 한계를 넘지 않는 안전한 범위'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으로 만일 이를 지키지 않게 되면 인류는 더 심각한 자연재난과 팬데믹으로 인해 건강과 환경, 그리고 경제 전반에 걸쳐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겁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전 세계 1인당 자연 자본은 1990년대 초 이래로 40% 가까이 감소했지만, 생산자본과 인적 자본은 각각 100%, 13% 증가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심각한 상태를 해석할 줄 아는 정치. 경제 및 금융 분야의 의사결정자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앞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경제 성장과 발전에 관한 표준 모형들로 가서는 안 되고, 인간과 경제를 자연 속에 위치시키는 방식으로 가야만 한다는 것을 모두가 깨닫고 세계 각국의 시민과 정부 및 기업이 그 어느 때보다도 과감한 변화에 조속히 동참해야 한다고 세계자연기금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인류와 자연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공존하고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자연이 파괴되면 우리도 살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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