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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역대 최장 장마…중국·일본도 집중호우 비상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난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올여름 한국과 중국 일본에 닥친 폭우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올여름 집중호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아시아 지역에서 폭우가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가 중국이었죠? 거의 80년 만의 폭우로 그 피해가 상당했다고 들었는데요. 자세히 알려주시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조금만 진전돼도 폭염과 폭우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이 급증할 수 있다"고 미국 스탠퍼드대의 노아 디펜하우 교수가 올 3월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는데요.

이 말이 잘 나타난 곳이 동아시아의 집중호우입니다. 6월 초순에 중국 남부지방에서 시작된 장마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엄청난 피해를 기록했는데요.

집중호우로 인한 양쯔강의 범람이 대도시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농촌 지역의 둑을 몇 차례 무너뜨려야 할 만큼 심각했습니다.

7월 29일의 중국언론 보도에 의하면 지난 6월 1일부터 7월 28일까지 장시·안후이·후베이성 등 27개 지역에서 발생한 폭우로 이재민이 무려 5,500만 명에 육박했는데요. 이 숫자는 대한민국의 인구보다 많은 수입니다.

158명이 죽거나 실종됐으며 376만 명이 긴급 대피했는데요.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가옥 4만 1,000채가 무너졌고, 농경지 침수는 남한 면적의 절반이 넘었으며, 직접적인 재산피해만 24조 6천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이나 인터넷에 가장 많이 거론된 것이 중국홍수로 인한 싼샤댐의 수위가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것도 있었지요.

[앵커]
쌴사댐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어디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보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일단 중국 당국에서는 붕괴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의 집중호우 피해는 어떤 상황인가요?

[인터뷰]
일본도 동아시아 장마와 호우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7월 초에 규슈 지역에 발생한 1,000mm가 넘는 기록적 폭우로 인해 7일 기준, 80여 명이 사망했는데요.

14개 현에서 하천 105개가 범람했고, 토지 1,551㏊가 침수됐습니다. 피해가 집중된 구마모토현의 사망자의 80%는 하천 범람 등에 따른 익사자였다고 하는데요.

짧은 시간의 집중호우는 하천의 수위를 급격하게 높이기 때문에 이런 비극이 발생한 것이죠.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던 일본 정부는 이 호우 재해를 '특정 비상 재해'로 지정하고 피해자들에게 행정상 특례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기상 당국도 예상하지 못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서 도로 곳곳이 끊기고 산사태도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역시 폭우로 심각한 상황이죠. 왜 이렇게 장마가 길고 국지성, 게릴라성 호우가 쏟아지는 걸까요?

[인터뷰]
올해 우리나라 장마의 시작은 제주가 6월 10일, 중부지방이 6월 24일이었습니다. 예상으로는 평년 정도에 장마가 그칠 것으로 보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길어지면서 역대급 장마가 되어 버렸습니다.
장마가 길어진 이유는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고기압 사이에 장마전선이 만들어지는데, 북태평양 고기압은 7월 25일 정도가 되면 발달하면서 장마 전선을 북한으로 밀어 올립니다.

그런데 올해 같은 경우엔 북쪽의 찬 공기가 너무 강하다 보니까 북태평양 고기압이 못 밀어 올리는 거죠. 이 사이에 형성된 장마전선이 우리나라 쪽에 계속 위치하면서 장마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고요. 여기에 수증기마저 보태지면 더 많은 비가 올 가능성이 큰 것이죠.

[앵커]
장마 시작이 도대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할 정도였는데, 6월이었군요. 말씀을 듣고 나니까 장마가 오랫동안 이어진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게릴라성 호우와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데, 지난 7일부터 광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진 집중호우가 정말 큰 피해를 남겼잖아요. 어떤 상황인가요?

[인터뷰]
11일이었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 (오전 6시 기준)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사흘간 광주와 전남에는 최고 600mm 가까운 비가 쏟아졌습니다. 이에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으며 1명이 다쳤는데요.

특히 섬진강 제방이 붕괴하면서 전북 남원과 전남 담양·구례, 경남 산청 등에서 주민 3,540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공공시설 피해로는 도로와 교량은 1,489건, 하천 피해는 65건, 산사태는 11건 등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섬진강 범람으로 마을이 잠기기도 했고, 광주천은 도심을 흐르는 하천이어서 도시에도 많은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다음은 중부지방의 소식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오전까지 강한 장맛비가 쏟아지다가 잠시 소강상태 보이는 등 집중호우와 소강상태의 반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 장마 전망,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밤에 강했던 비가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세차게 내리던 비가 남쪽으로 내려가 충청과 전북 지역에 내렸다가 현재 경상도 쪽으로 빠져나간 상태입니다. 중국 북부지방에 위치한 저기압이 북상하고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해 남쪽에서 올라오던 수증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 강수 강도가 점차 약해지면서 경상도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다만 현재 남해안 쪽으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올해 기록적 폭우로 큰 피해를 본 경기 남부와 충청, 호남 지역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어 추가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올해 장마는 당초 예상보다 더 길어질 전망인데요.

이번 주 금요일까지 장맛비 예보가 있었는데 기상청이 일요일까지로 바꿨습니다. 북쪽의 찬 공기가 계속 버티면서 수도권과 강원은 일요일까지도 장마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부지방에서 장마 기간이 가장 길었던 해는 2013년 기록한 49일인데요. 올해 중부지방 장마는 6월 24일부터 49일째 이어지고 있으며 사상 처음으로 장마 기간이 50일 넘게 이어진 해가 된 것이죠.

[앵커]
역대 최장 장마라는 말이 수치를 보니까 실감이 들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5호 태풍 '장미'가 우리나라를 지나갔는데, 바로 소멸하면서 큰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태풍 길이 열려 한반도로 북상하는 태풍이 몇 개 더 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는데요. 이건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일단 서태평양이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쪽에서 태풍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만들어져야 올라오는데 현재 어느 정도 만들어지겠느냐는 예측은 어렵죠. 보통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연변을 따라서 북진해 올라오는데요. 하지만 올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약하기 때문에 현재 같은 상태라면 우리나라 인근 쪽으로 올라올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태풍 장미에 이어서 6호 태풍인 메칼라도 중국 쪽으로 넘어가면서 소멸할 것 같다는 보도나 나오고 있는데요. 혹시 추가적인 태풍 북상 소식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현재는 제6호 태풍은 중국으로 들어가면서 소멸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음은 7호 태풍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오는 서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4호, 5호, 6호는 약하게 만들어졌는데, 지금부터 만들어지면 중대형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중대형으로 만들어진다면 우리나라로 올라오는 길이 열려있어 올라올 가능성이 큽니다. 일단 모레 기상청이 2~4개로 예상했는데, 하나는 이미 영향을 줬으니까 앞으로 3개 정도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지금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의 길이 열린 만큼 중대형 태풍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신 만큼 추가적인 피해 없도록 대비해야겠습니다. 그런데 올여름 기상청은 집중호우, 길어진 장마를 예측하지 못했는데, 그 원인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일단 기상청의 예보는 틀렸다고 봅니다. 왜 이렇게 예보가 틀렸을까 제가 생각해 봤어요. 기상청은 장기 예보를 낼 때 기상청 자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학교수와 많은 기관들과 함께 토의해서 발표합니다.

올해 장마를 예측할 때, 북반구 특히 시베리아 고온 현상을 놓친 게 아닌가 해요. 올해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에 나타난 폭우 같은 경우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원인입니다. 북극과 시베리아 지역에 나타났던 이상고온현상이 주범으로 따뜻한 공기가 쌓이면서 공기가 정체되는데요.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는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뱀 모양으로 구불구불하게 사행하면서 내려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쪽에 차가운 공기가 위치했지요. 그런데 이 한기가 예상보다 너무 강력하다 보니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장마가 가장 길어지고 비도 역대급 호우가 발생한 것으로 봅니다.

이제 기후변화는 앞으로 갈수록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기상이변을 가져올 것이고, 당연히 기습적인 집중호우는 더 심해질 겁니다. "기후재난 지구를 구할 기술, 그런 마법은 없다." '2050 거주 불능 지구'의 책을 쓴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의 말처럼 지구인 모두가 힘을 합쳐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실질적 노력만이 기후재난으로부터 우리를 구하리라 생각합니다.

[앵커]
갈수록 날씨 관련해서 역대 최장, 역대 최고, 사상 처음 같은 단어를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환경 보호를 넘어서 우리 인류의 생존이 달렸다는 생각으로 환경 보호의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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