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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미세먼지 특보 없이 지나가는 올 3월…코로나19 때문일까?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올해 서울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50% 정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 이와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지만, 그동안 골칫거리였고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했던 대기오염은 개선됐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작년에 비해서 미세먼지 관련 보도는 좀 덜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실제로도 좋아진 것이 맞나요?

[인터뷰]
맞습니다. 작년 3월 같은 경우에는 일주일 동안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될 때, 그때를 기억해 본다면 정말 올해는 좋은 편이죠. 올해 미세먼지가 정말 좋아졌는지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죠. 지난 3월 23일에 기상청과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3일까지 83일 동안 전국 각 지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린 것은 총 132회였다고 합니다. 작년 같은 기간에 630회가 발생했으니까 무려 5배 이상 줄어든 거죠.

환경부는 1㎥당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150마이크로그램(µg)이 넘는 현상이 2시간 넘게 이어지면 주의보를 발령하고요. 1㎥당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300µg 이상 넘는 현상이 2시간 이상 지속하면 경보를 내리는데요. 올해는 미세먼지 경보가 내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주의보 정도는 발생을 했지만, 작년처럼 고농도의 매우 나쁜 미세먼지 현상은 없었다는 거죠.

제가 작년 12월부터 올 3월 25일까지 서울의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를 분석해 봤어요. 그랬더니 올해 들어와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정말 낮아진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올해 1월의 경우 28.8µg으로 작년 1월의 37.5µg보다 무려 23%가 줄어들었고요. 올해 2월도 작년 2월보다 21%가 줄어들었는데 3월에는 작년보다 무려 42%나 줄어들었습니다.

[앵커]
지금 작년과 올해가 이렇게 미세먼지 주의보 기준으로는 올해가 1/5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건데요. 아무래도 기상조건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은데, 일단 작년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작년의 기상조건이 어땠길래 미세먼지가 그렇게 심했던 건가요?

[인터뷰]
작년 3월 초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지 않습니까, 이때 미세먼지가 발생한 다음에 전문가들은 이렇게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 분석을 해봤어요. 그래서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이 바람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중국으로부터 미세먼지가 날아와야 하는 북서풍 발생 빈도가 늘었다, 세 번째가 이동성고기압으로 대기가 정체했기 때문이었다, 라고 보았죠.

[앵커]
그러니까 작년의 경우 바람이 약해서 국내 미세먼지가 좀 정체된 데다가 북서풍의 영향으로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합세하면서 그 농도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군요. 자, 그럼 올해 풍속은 작년보다 강해졌나요?

[인터뷰]
올해 이제 서울 지방의 평균풍속을 작년과 비교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12월과 1월의 경우 풍속이 17% 증가를 했고요. 2월은 작년 평균풍속이 초속 1.8m였는데 올해 2월은 초속 2.5m로 무려 28%가 강해졌습니다. 그리고 3월은 24%가 증가했고요. 이렇게 이제 바람이 강해지면 미세먼지가 확산하기 때문에 농도가 낮아집니다. 그러니까 올해가 작년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낮았던 원인 중의 하나가 올해 바람이 작년보다 강했던 것,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또 미세먼지 농도와 관련해서는 북서풍의 빈도가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잖아요. 이 북서풍의 빈도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인터뷰]
올해는 북서풍이 아주 매우 적게 불었던 해입니다. 특히 동풍이라든가 북동풍이 많이 불었는데요. 우리나라는 동풍이 불면 미세먼지 농도는 낮아져요. 김해동 계명대 환경학부 교수는 "일기도 패턴을 보면 올해 시베리아 쪽에서 고기압이 매우 크게 발달했다면서 올해 겨울에는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미세먼지가 들어올 수 있는 일기도 패턴이 없었다. 1906년에 이런 패턴이 있었고 100년 만에 나왔다"고 말했는데요. 기압계로 인한 바람도 동풍계열의 바람이 많이 불다 보니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예보관 생활 42년째인데 정말 올겨울처럼 이렇게 동풍이 많이 들어오는 건 저 같은 경우도 처음 봤을 정도입니다.

[앵커]
일부 전문가는 100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그런 현상이라고 하니깐 아쉽기도 한데요. 이런 기상조건 덕에 올해는 공기질이 예년보다 좋은 편인데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중국에서 산업시설이 가동이 멈췄고 교통량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도 있어요.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어느 정도 영향은 있지 않겠나, 라고 봅니다. 나중에 지나가서 정량적인 분석은 있겠지만, 다만 올겨울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로 불어 들어온 북서풍계열의 바람이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았어요. 그러니까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었지 않나, 이렇게 보이는데 그러나 어쨌든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의 미세먼지가 대폭 줄어든 것은 맞습니다.

유럽우주기구죠. 여기서 센티넬-5p 위성을 가지고 측정한 자료를 지난주에 발표했는데 유럽, 그리고 아시아 산업단지의 이산화질소 농도가 최근 6주간 격감했다. 작년 같은 시기보다 훨씬 낮아졌다는 이런 보고서를 냈죠. 자, 이제 위성이 상공에서 관측한 것은 이산화질소인데 이산화질소는 보통 석탄발전소라든가 산업체, 또 경유 차량, 이런 데서 발생하는 물질이거든요. 이 자체로도 미세먼지이지만 또 이게 화학반응으로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물질입니다. 따라서 이산화질소가 적어졌다면 당연히 미세먼지 농도도 낮아질 겁니다.

또 이제 미항공우주국이죠. 나사에서 위성으로 분석해보니까 중국 우한하고 동북부 지방이죠. 이쪽의 이산화질소 농도가 평소보다 최고 30% 낮아졌다, 이런 보고서도 내놓았는데요. 중국 우한을 포함한 동북부 공업지대의 대기오염물질이 줄어든 것은 거의 유럽의 위성이라든가 미국의 위성을 다 보더라도 확실합니다.

[앵커]
중국뿐 아니라 이 코로나19의 피해가 심한 유럽 대도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또, 코로나19가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예전보다 1/4 수준으로 줄였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이건 어떤 이야기인가요?

[인터뷰]
이게 이제 세계적인 비영리 기후연구단체죠. '카본 브리프'라는 이 연구단체가 2월 19일 날 홈페이지에다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4 줄였다'는 이 제목의 문서를 게재했어요. 이 단체는 바이러스로 경제활동이 침체된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추이를 쭉 분석을 해봤습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이후 2주 동안 사용한 석탄과 원유 사용량을 토대로 분석을 해보니까, 작년 대비 1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덜 배출됐다는 거예요.

작년 같은 기간 중국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4억 톤이었습니다. 이렇게 줄어든 양은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6% 정도 규모가 되는데요. 단체는 "이산화탄소가 감소한 것을 보고 중국이 석탄 사용이 줄었구나, 하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 이런 이산화탄소는 석탄발전소나 산업체 등에서 가장 많이 배출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산업체 가동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미세먼지 농도도 낮아졌을 것이다, 라고 이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죠. 정말 올해는 중국 대도시들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어요. 저 같은 경우엔 매일 아침마다 중국 대도시 미세먼지 농도를 꼭 보는데 높았던 적이 거의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 예보관들끼리 중국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구나, 하고 저희들 끼리 이야기한 적은 있었습니다. 나중에 이런 것이 다 지나간 다음에 정량적인 분석이 분명히 이루어질 겁니다. 그러나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졌다면 당연히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에도 영향을 주는 중국 미세먼지 농도가 적어졌을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앵커]
이처럼 올해의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진 데는 국내의 기상학적 요소나 중국의 영향도 있겠지만 계절관리제 시행과 같은 국가 차원의 노력도 한몫했을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그렇죠. 국가기후환경회의가 단기대책, 그러니까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12월부터 3월까지 '계절관리제'를 정부에 제안했죠. 실제로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제안한 내용 전부가 다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엄청난 노력을 한 것은 저는 분명하다고 봅니다. 정부가 역점을 두어서 시행한 내용을 보면 첫째, 발전 부문이 있는데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제안했던 석탄발전소 가동을 거의 중지를 했고요.

또, 3월에는 1, 2월보다 더 강화된 21기에서 28기로 확대해서 현재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둘째, 산업부문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 대형사업장의 자발적 감축을 독려하고, 사업장 불법 배출 감시를 강화했고요. 셋째, 수송 부문 자동차 분야 감축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서 조금 탄력적으로 추진했습니다. 다만, 항만·해운 분야 감축은 확대해서 시행하고 있고요. 네 번째 농업부문은 영농을 준비하는 3월에 소각 원인 물질이 되는 영농폐기물 집중 수거, 영농부산물 처리 작업 지원, 또 합동점검단 운영 등을 통하여 농촌 지역 불법 소각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코로나 19로 인해 시행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박수를 쳐 줘야 되지 않느냐, 그렇게 봅니다.

[앵커]
기상요인과 코로나19 그리고 정부의 정책 등의 영향으로 모처럼 맑은 하늘을 요즘 볼 수가 있는데요. 코로나19가 지나가도 이런 미세먼지 관련 정책이 잘 자리를 잡아서 앞으로도 계속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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