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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눈과 관련된 속담'에 숨은 과학적 원리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겨울이면 눈 기다리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요. 특히 매년 이맘때가 되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게 되죠. 그래서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눈과 관련된 과학적 이야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하늘에서 소복소복 내리는 눈을 보면,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고 여러 가지로 기분이 좋은데 혹시 센터장님께서도 눈을 좋아하시나요?

[인터뷰]
저는 정말 눈을 좋아해요. 이제 눈을 좋아하는 사람을 대개 어린아이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요. 아마 아직도 어리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는데 그런데 날씨와 관련된 신화, 꿈의 해석, 상징을 보면 말이죠. 눈은 나쁘게 해석하는 것이 단 한 군데도 없어요. 눈의 상징만은 굉장히 긍정적이고 아주 밝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저는 눈 내리는 것을 보면 예뻐서 좋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요즘에는 교통도 복잡해지고 불편하긴 하거든요.

[인터뷰]
사실 그렇죠. 그런 면이 있는데도 아직은 그래도 더 좋습니다. 저는. 제가 공군기상대 예보관으로 옛날에 있을 때 겨울 아침에 저희들이 야근한 다음에 교대근무를 하지 않습니까, 그때 나누는 인사가 "밤새 안녕하셨습니까?"입니다. 이게 이제 왜냐면 공군 같은 경우는 눈이 내리게 되면 활주로에 눈이 쌓이지 않습니까, 그럼 작전을 못 해요.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눈에 좀 민감합니다. 눈 예보가 틀린 경우 되게 많이 혼나곤 했는데

겨울철에 보면 아주 굉장히 맑은 저녁이었는데 그다음 날 아침에 보면 새벽에 눈이 내리거든요.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아주 당황했던 경우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앵커]
말씀 듣고 보니까 저도 군대에서 있었을 때 그런 경험이 좀 있었던 것 같은데요. 무척 당황스럽거든요. 그런데 "밤새 안녕하셨습니까?"라는 인사가 그 유래가 된 속담이 있다고 하는데 어떤 건가요?

[인터뷰]
이게 이제 "밤새 안녕하셨습니까?"라는 인사말은 '겨울밤이 구름 한 점 없이 맑으면 머지않아 눈이 온다'는 중부지방 속담에서 전해졌는데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 우리나라는 굉장히 맑아요. 그러나 이제 겨울에는 이동성 고기압 뒤에 기압골이 만들어지고 이게 이제 우리나라로 이동을 하죠. 현재가 맑은 날씨라면 그다음 날에는 대게 기압골 영향을 받아서 눈이나 비가 내릴 수 있다는 어떻게 보면 기상학적 근거가 담긴 속담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기압골은 약 3일을 주기로 다가오면서 주로 중부지방에 흩날리는 눈 정도로 대게 영향을 줘요. 3~5cm 정도 눈이 많이 내릴 때도 있거든요. 사실 이 정도 내리면 서울은 교통대란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게 이제 맨날 그 정도 오면 예측을 하는데 그 정도 오는 경우는 많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겨울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아요. 이제 아침에 야근하고 퇴근하는 예보관들을 보고 좀 위로하는 뜻이죠. 기압골 영향을 받지 않고 밤에 근무를 잘했느냐, 이런 인사. 이게 이제 상당히 기상학적 특유의 인사를 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앵커]
인사나 속담에도 기상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예전에는 위성이나 레이다 같은 최첨단 장비가 없었잖아요. 근데도 우리 선조들이 그런 속담을 사용한 것을 보면 지혜가 좀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속담이 또 있을까요?

[인터뷰]
제가 어렸을 때는 빨래를 동네 개울가에서 했어요. 어머니를 따라 개울가에 나가면 빨래 삶아주는 아저씨, 동네 아낙네들까지 사람들이 아주 북적거렸는데 근데 이런 날은 보면요. 추운 겨울날도 잊은 듯 "날씨 한번 푹 허네, 오늘이 바로 거지들 빨래하는 날이여"하고 가더라고요. 거지가 빨래하는 날이라니, 제 어릴 때니까 이게 저는 정말 궁금했어요. 앵커님들 혹시 이게 어떤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앵커]
겨울에 빨래하러 나오려면 좀 따뜻해야 하지 않을까요? 따뜻한 날일 것 같은데요. 저도 그렇게 생각이 드는데 아무래도 물이 평소보다 덜 차가운 날 같은 게 아닐까요?

[인터뷰]
그렇죠. 하여튼 날씨가 따뜻하니까 그날 많은 분들이 추울 때는 못 하잖아요. 우리나라의 겨울철 날씨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삼한사온'이라고 해서 한랭한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3일 동안은 아주 춥고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4일간은 아주 따뜻하다는 이런 주기적 변화가 그것이죠. 물론 최근엔 미세먼지가 많아지면서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는데 옛날에는 이러한 날씨 변화가 현대의 기상예보처럼 굉장히 정확하게 주기적으로 이동해 나갔어요. 따뜻한 4일간 중에서 나흘째 되는 날이죠. 기압골이 바로 들어오기 전날은 대게 기압골이 들어오게 되면 눈이나 비를 내린 다음에 다시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추워져요.

그런데 기압골이 북쪽에서 내려오는 경우는 그렇지는 않은데 1년에 이제 몇 번 정도는 남쪽에서 기압골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는 먼저 구름부터 들어옵니다. 구름이 들어오다 보니까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요. 복사냉각이 없다 보니까, 거기다 이제 바람이 주로 남서풍이나 남풍 계열의 바람이 들어오다 보니까 굉장히 따뜻하죠. 기온이 많이 올라가죠. 이런 현상 때문에 실제로 기온이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올라가거든요. 한겨울에 물이 얼거나 응결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또 이때는 응결하면서 공기 중으로 응결 열을 또 내뿜기 때문에 기온이 그만큼 따뜻해집니다.

그래서 이제 남쪽에서 올라오는 기압골이라 아까도 말씀드린 따뜻한 남풍이 들어오고 그다음에 이제 우리가 예보할 때 실제로 예상하는 것보다 기온이 굉장히 큰 폭으로 올라갑니다. 바로 이런 날씨 덕분에 '눈 오는 날 거지 빨래한다', 이런 속담이 생겼는데 사실 이게 참 겨울에도 저희들이 예보를 낼 때, 온도 예보를 내기가 어렵거든요. 아까도 앵커님 말씀하셨지만, 참 우리 선조분들이 옛날에 그런 지혜가 있었던 것 같아요. 참 그런 속담이 만들어진 게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앵커]
영하의 추위 끝에 잠깐 찾아오는 그런 따뜻한 날씨에 얼른 나가서 빨래하는 선조들의 모습이 또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 이외에도 '산이 울면 눈이 내린다'라는 속담도 있는데 어떤 뜻인가요?

[인터뷰]
겨울철에 시베리아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세력을 확장해오면 우리나라는 추위와 함께 이때 이제 강한 바람이 붑니다. 이 바람이 서해의 습기를 머금고 충청과 호남 지역. 이 지역에 차령산맥이나 소백산맥을 넘어갈 때 '우-우 웅'하는 이런 소리가 납니다. 이 소리를 이 지역 사람들은 산이 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눈이 올 것을 대비합니다.

이게 무슨 원리냐 하면 빈 병에 대고 바람을 불면 '우웅'하고 소리가 나지 않습니까, 이 울림소리와 과학적 이치가 마찬가지예요. 그러니까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이 서해상을 지나오면서 육지의 산맥에 부딪히면 말이죠. 골과 능이 있지 않습니까, 이 골과 능의 영향으로 인해서 우는 소리가 만들어져요. 근데 이때 계곡이 굉장히 좁고 깊으면 소리가 굉장히 높고요. 다음에 계곡이 좀 넓고 낮으면 소리가 낮아요. 독특해요. 아주 굉장히 소리가 독특합니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는 우는 바람뿐만 아니라 눈구름도 만들죠. 찬 공기가 따뜻한 서해상을 지날 때 사실 이제 온도 차에 의해서 증발한 수분들이 응결되면서 눈구름이 만들어지거든요. 이 눈구름이 이제 바로 서해상, 서해안지역, 충남, 호남, 제주도. 이쪽에 눈을 많이 내리죠. 되게 폭설이 내리는데 그러니까 이제 그쪽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이제 바람이 강하게 오기 시작하고 대게 한 5~6시간이 지나고 나면 소리가 들려요. '우웅' 그러면 '야, 이제 눈 온다. 준비해야 된다'며 준비를 하는 것이죠.

[앵커]
'산이 울면 눈이 내린다' 기상학적 현상을 듣고 지은 정확한 속담인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때 내리는 눈이 '함박눈'이 아니라 '가루눈'이라고 들었습니다.

[인터뷰]
네, 그렇죠. 눈은 따뜻한 눈과 차가운 눈,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근데 이제 내리는 눈은 차가운 눈은 차가운 공기에서 내리는 눈을 우리가 이제 주로 차가운 눈이라고 하는데 이때 이제 가루눈이 내려요. 그래서 이제 우리나라를 보면 '가루눈이 내리면 추워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제 영하의 상층 공기 속에서 만들어진 아주 작은 눈 결정은 아래로 내려오면서 수백 개의 결정이 뭉쳐서 큰 눈송이로 땅 위에 떨어지죠.

근데 이때의 눈은 상층의 온도에 따라서 함박눈이 되느냐 가루눈이 되느냐 두 가지 형태로 내려요. 기상학적으로 이제 공기층의 온도가 차가울 때 그때 만들어지는 눈이 가루눈입니다. 보신 적 있죠. 아주 쌀가루같이 아주 그런 눈. 유독 더 추웠던 것 같아요. 보통 함박눈은 상층 공기의 기온이 영하 5도 이상으로 비교적 따뜻할 때 잘 만들어지는데 이 눈은 습기가 굉장히 높아요. 공중에서부터 큰 눈송이로 내리는 특성이 있고요. 눈 결정이 아주 잘 뭉쳐집니다. 우리가 이제 눈사람 만들거나 눈싸움하거나 이런 것을 할 때 만드는 눈인데….

가루눈은요. 굉장히 추울 때 내리고 또 습도가 낮아요. 그러니까 뭉쳐지지 않아요. 눈사람도 만들기 어렵고 눈싸움도 하기가 어렵죠. 옛날에는 참 어렵게 살던 분들은 가루눈이 내리면 그게 쌀가루였으면 좋겠다, 그런 시절도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제 우리가 가루눈이 내리면 상층의 공기가 매우 차갑고, 날씨도 추워지니까, 추워질 거다, 라고 대비를 했다고 그랬죠.

[앵커]
저도 어릴 때 기억을 해보니까 가루눈이 내리면 정말 춥고 눈사람을 못 만들어서 좀 많이 짜증이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함박눈이 괜히 따뜻한 느낌이 느는 게 아니었네요.

눈과 관련된 속담을 짚어보고 있는데요. 올해 크리스마스가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인터뷰]
저는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눈을 진짜 좋아하는데 올해는 아닙니다. 올해는 눈은 없는 것으로 보고요. 일단 내일 모레부터 남부지방 쪽으로만 거의 비로 예상이 되고 있고요. 지금 평년보다 굉장히 기온이 높거든요. 다만 이제 동해안 쪽으로 들어오면서 다만 산악 쪽으로만 눈이 예상되는데 올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예상이 안 되고.

이제 좋지 않은 소식인데 미세먼지가 나쁠 것 같아요. 미세먼지는 오늘, 내일, 모레까지 나쁘고 모레 오후부터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특히 수도권 중부지방입니다.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비록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아니더라도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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