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science 취재파일 바이오 위클리 사이언스 HOT5 사이언스 매거진 별별 이야기 내 몸 보고서 날씨학개론 생각 연구소 과학의 달인 궁금한S

[날씨학개론] 역사로 살펴본 전염병과 기후변화의 관계

■ 이재정 / 케이웨더 예보팀장

[앵커]
최근 에볼라나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 등 지구촌을 위협하는 신종 감염병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런 전염병은 기후변화와 매우 밀접하다고 합니다.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전염병과 기후변화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이재정 예보팀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페스트나 콜레라 등 전염병은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그리고 그 전염병을 기후변화가 초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천연두 역시도 결과적으로 기후변화가 요인이 되면서 상당한 피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건 어떤 이야기인지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영화 '1492 콜럼버스'는 1992년 작품으로 콜럼버스의 미 대륙 발견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콜럼버스가 항해 도중 여러 어려움을 겪은 후 도착한 곳은 서인도제도의 과나이아니 섬으로 그는 이 섬을 산살바도르 섬이라고 명명합니다. 이 섬에서 환대받은 콜럼버스는 스페인으로 돌아가면서 선원 중에 39명을 나비디드라는 요새에 남깁니다.

그런데 이 39명이 문제가 되어 미주대륙의 역사는 바뀌고 맙니다. 콜럼버스가 세계역사에 끼친 영향은 너무 크죠. 아메리카, 나아가 미국 탄생의 시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시 미주지역에 존재했던 아즈텍, 잉카문명에게 콜럼버스는 저주의 씨앗이었습니다.

대륙의 전염병인 천연두가 그들을 통해 원주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아무 저항력도 가지지 못한 그들에게 말입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연구팀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대륙과 카리브해 지역에 처음 도착한 이후 약 백 년 동안 약 5천600만 명의 원주민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원주민 인구는 최대 90%까지 감소했다고 합니다.

[앵커]
전염병으로 미주대륙의 원주민들이 거의 몰살 수준이 된 것이네요.

[인터뷰]
그렇죠. 덧붙여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지요. 천연두로 멸망한 가장 비극적인 문명은 콜럼버스가 맨 처음 상륙했던 곳에 있었던 타이노(taino) 문명입니다. 1516년에 천연두가 타이노족에게 처음 발병했는데, 당시 타이노 족은 최대 8백만 명 정도였던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1,555년에는 모두 사망하면서 타이노 족은 모두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멕시코의 아즈텍 문명입니다. 스페인과 아즈텍 문명과의 전쟁 중에 유럽인에 의해 전파된 천연두가 아즈텍 원주민을 강타했는데요. 단 몇 주 만에 수도인 테노치티틀란 인구의 거의 반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즈텍의 몬테수마 황제를 비롯한 수많은 병사가 죽었고 죽지 않았어도 제대로 전투를 할 수 있는 병력은 드물었다고 해요. 아즈텍 제국의 2천5백만 명이던 인구는 1522년에는 단 백십만 명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즈텍 문명은 천연두로 인해 영원히 과거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앵커]
천연두가 세계의 역사를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러면 천연두와 기후와의 관계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의학 전문가들은 15세기에서 16세기에 걸쳐 천연두가 잘 전파될 수 있는 기후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것은 거의 전멸된 미주지역 원주민들로 인해 지구의 기후가 변했다는 사실입니다.

고기후학에서 밝혀낸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를 보면 농도가 감소한 시기가 있어요. 하나가 몽골 침략전쟁 시기로 엄청난 사람들이 죽었던 비참한 전쟁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가 바로 유럽인들의 미주지역 침략 시기죠. 이로 인해 북미와 남미에 거주하던 원주민들의 3/4 이상이 죽었습니다.

사람들이 사라지면 당장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줄어듭니다. 사람들의 삶 전부가 이산화탄소 배출과 연관 있기 때문인데요. 영화 '킹스 맨'에 보면 악당 발렌타인은 "지구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다 사용했으나 실패했다. 마지막 방법은 인류를 대량으로 죽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는 휴대전화의 유심을 이용해 인류의 대부분을 말살하려고 하지요.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인류가 줄면 이산화탄소가 줄고 기후변화는 막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은 맞는 말입니다.

[앵커]
그래서 기후학자들이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가 지구 인류가 급속히 증가하는 것이군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사람이 죽게 되면 농사짓는 땅이 사라지고, 그 자리는 풀과 나무가 자라게 됩니다. 인위적인 농사는 많은 온실가스를 대기 중에 배출합니다. 그러나 농사가 사라지고 나무나 풀 등 삼림이 생기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농도를 떨어트립니다.

유럽인들이 미주 대륙에 도착했을 때 원주민들은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다양한 농업방식을 사용했다고 해요. 계단식 밭과 관개 농업은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볼리비아 및 안데스 산맥만 아니라 아마존까지 널리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유럽인이 가지고 온 천연두로 인구의 대폭 감소는 농지감소와 숲의 증가로 이어졌고요.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하는데요. 특히 남극의 얼음 코어 기록으로 볼 때 1500년대 초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7~10ppm의 매우 큰 감소 했다는 겁니다.

[앵커]
영화 속 가정이 단순한 상상은 아니었네요. 그러면 대기 중의 급격한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하면 기후에는 어떤 변화를 초래하나요?

[인터뷰]
영국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 연구팀에 따르면 재산림화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감소하면서 당시 유럽 등지에 혹독한 겨울을 몰고 온 소빙하기로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연구를 이끈 마크 매슬린 교수는 현재 인류가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2년 치 분량이 대기에서 사라졌다고 추산했습니다.

지금까지 16~17세기 소빙하기의 원인은 단순한 자연현상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로 인간 활동이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죠. 메슬린 교수에 따르면 "당시 소빙하기로 불리는 뚜렷한 냉각 효과가 있었으며, 자연이 일부 그런 효과에 기여했다, 하지만 학살로 인한 이산화탄소 감소가 그것을 배가시켰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미주대륙 원주민의 대량멸종은 18세기 영국 산업혁명에 의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기 전까지 지구기후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던 것이지요. 전염병이 역사도 바꾸지만, 기후도 바꾼다는 겁니다.

[앵커]
그럼 요즘 걱정인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전염병을 초래할 수 있겠네요.

[인터뷰]
영국 의학 전문지 '랜싯'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여름철 폭염 가능성이 커지고, 이로 인해 말라리아, 뎅기열 같은 감염성 질병이 확산하는 등 지구촌 일부 지역 사람들의 건강이 비상상황에 직면했다고 경고했고요.
또, 기후변화로 인한 사망자 수가 2030년부터는 매년 25만 명씩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었습니다. 기후 및 보건 전문가 하워드 프롬킨은 "기후변화는 극한의 더위로 건강에 직접 영향을 주는데, 산불과 농작물 피해, 전염병을 유발하고 전 세계인들에게도 대가를 치르게 한다"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이러한 상황을 방치해서 생긴 결과가 후대 역사서에 어떤 식으로 남을지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요.

인류에 정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1.  21:00뷰티풀 코리아 충청도 (4)
  2.  22:00관찰카메라 24시간 겨울철 별...
  3.  23:00특별기획 북극 북극 1부 (2)
  1.  YTN사이언스 구매 프로그램 공모
  2. [종료] 2022년 YTN사이언스 상반기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