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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S]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암호…어떤 역할을 했을까?

[앵커]
과학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궁금한 S> 시간입니다. 군사 분야에서 발전한 암호 기술은 정보사회의 보안을 담당하며 일상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나날이 발전한 <암호기술>에 대해 지금 바로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이효종 / 과학유튜버]
시청자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메시지 하나를 준비했는데요. 어떤 뜻인지 맞혀보시기 바랄게요.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고요? 그럼 이 휴지심에 돌돌 돌려보겠습니다! 이제야 아시겠죠? 이 방법은 현재까지 기록된 역사 속에 최초로 등장한 '스키테일 암호'입니다. 기원전 500년경 스파르타에서는 전쟁 중 왕의 명령을 전할 때 이 '스키테일'을 활용했다고 하는데요. 전쟁에 나가는 장군과 왕은 굵기가 같은 원통형 막대기를 나눠 갖습니다. 그리고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때 리본을 원통에 둘둘 말아 그 위에 메시지를 적는데요. 종이 글자를 그대로 읽으면 아무런 뜻이 없지만, 같은 지름의 원통을 가졌다면 무슨 뜻인지 해독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 하나를 더 보여드릴게요. 'QHYHU WUXVW EUXWXV'는 무슨 뜻일까요? 이 암호문을 해독하려면 알파벳을 3칸씩 밀어야 합니다. A는 D로 B는 E로, C는 F로 바꿀 수 있는데요. 해석하면 'Never trust brutus'입니다. 브루트스를 믿지 말라는 뜻인데요. 이 암호는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즐겨 사용한 치환암호입니다.

카이사르는 친척으로부터 자신의 암살 계획이 담긴 암호 편지를 받는데요. 이 경고를 무시하고 예정된 원로원 회의에 참석했다가 양아들이었던 브루투스의 칼에 찔려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처럼 암호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즐겨 쓰이는 소재인데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 '해리포터'에도 암호가 등장합니다. 'Tom Marvolo Riddle'이라는 등장인물이 있는데, 이름의 알파벳을 재배열해 'I am Lord Voldmort' - 나는 볼드모트다로 바꾸는데요. 이러한 암호 방식을 '애너그램'이라고 부릅니다.

단어나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순서를 바꿔 다른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것인데요. 이는 철자 순서를 바꾸는 문자 치환의 방식으로 언어에 대한 남다른 감각과 지식, 뛰어난 두뇌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래서 아주 오래전부터 상류층이나 지식층의 유희나 그들만의 암호를 사용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애너그램을 풀어냄으로써 스스로 언어와 문학적 소양이 뛰어난 우수한 두뇌를 가졌음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죠.

전자 기계의 발달과 제1차, 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암호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 암호 설계와 해독에 참여하여 근대 암호학의 발달에 크게 기여했는데요. 1차 대전에서 영국은 암호전담반을 설치하고 독일의 무선 암호를 해독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들이 해독한 암호문 가운데는 독일 외무장관 짐머만이 멕시코 주재 독일대사인 에카트르에게 보낸 것도 있었습니다. '멕시코가 미국과 전쟁을 일으키면 미국은 멕시코와 싸우느라 독일에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멕시코가 미국을 맡아주면 독일은 멕시코가 텍사스와 뉴멕시코 등을 회복하는 걸 돕겠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 암호 전문은 영국에 의해 해독돼 미국 대통령까지 알려지게 되었고, 미국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후 미국의 참전으로 이어지면서 독일은 전쟁에서 크게 불리해졌죠. 2차 대전 승리의 배경에는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이 있었습니다. 당시 독일은 '악마의 기계'라고 불리던 암호 통신기기인 에니그마로 연합군을 괴롭혔는데요. 에니그마는 1918년 독일의 엔지니어 셰르비우스가 만든 장치로, 회전판을 사용해 무작위성을 구현한 암호화 기계였습니다.

커다란 타자기처럼 생긴 이 기계는 알파벳이 새겨진 회전판 3개와 문자판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문자키를 누르면 나란히 놓인 3개의 회전판이 회전하면서 복잡한 형태로 종이에 구멍이 뚫리고 그 모양을 읽어서 암호를 해독합니다. 에니그마의 문자판을 한 번 두드릴 때마다 생성 가능한 문자 조합의 가짓수는 무려 40경에 달했는데요. 문자 조합의 모든 설정을 확인하려면 거의 2,000만 년이 걸렸고 매일 회전자의 위치가 바뀌어 24시간 안에 풀지 않으면 사실상 해독이 불가했습니다.

이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튜링이 만든 것이 바로 최초의 컴퓨터 '콜로서스'입니다. 1943년 제작된 콜로서스는 간단한 산술 연산을 할 수 있는 기계로 1초에 5,000자의 암호문을 종이테이프에 입력해 에니그마의 암호와 일치할 때까지 비교했습니다. 튜링은 콜로서스를 통해 독일의 암호문을 완전히 해독할 수 있었죠.

컴퓨터가 등장하고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암호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했습니다. 사진이나 영상, 음악 파일에 메시지를 넣어 보내는 '스테가노그래피'는 주로 비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쓰이는데요.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1년 9.11테러가 있습니다. 당시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범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때 모나리자 그림 속에 비행기 도면을 숨겨 전송했는데요. 구현이 쉽고, 보안프로그램이 탐지하기 어렵다는 장점을 이용한 것이죠.

하지만 이 암호화 기법은 메시지를 몰래 전달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악성 코드까지 유포할 수 있는데요. 사용자가 이미지나 동영상 파일을 클릭하면 그 악성 코드가 사용자 PC에 설치돼 추가 범죄행위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암호를 악용해 사이버 보안을 무너뜨리는 용도로 쓰일 수 있지만 사실 암호는 일상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나 교통카드, 스마트폰 유심칩에는 나의 정보가 암호화돼 저장되어 있고요. 또, 인터넷 뱅킹에 사용하는 공인인증서나 일회용 번호를 생성시키는 OTP 등에도 암호가 활용됩니다.

그런가 하면 요즘 가장 다시 핫해진 암호는 바로 암호 화폐죠. 지난 2018년 초까지 반짝 유행했던 암호 화폐 채굴이 다시 늘고 있는데요. 채굴 작업은 일종의 암호해독 작업으로 보면 되는데요. 주어진 문제를 먼저 풀어 제출하는 집단이나 개인이 그만큼 새로운 비트코인을 받게 됩니다. 이 작업이 마치 금을 캐는 것과 같다고 해서 '채굴'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암호화 계산이 필요한데요.

이 시스템은 계산에 참여하는 컴퓨터의 성능에 따라 자동으로 문제 난이도를 조정해줍니다. 그러나 요즘은 채굴에 더 많은 단체와 개인이 참여하고 있어서 시스템의 난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이처럼 암호 화폐는 기존 화폐를 대체하기보다는 투자수단으로는 주목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물리적인 실체가 없고 블록체인 네트워크에만 존재하는 만큼 쉽게 해킹할 수 있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오늘 <궁금한 S>에서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변화된 암호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암호가 다양하고 획기적인 방법으로 진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네요. 그럼 <궁금한 S>는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유튜브에 사이언스 투데이를 검색해주세요. 이상 궁금한 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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