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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S] 꽃가루에 숨겨진 살인의 비밀…생태학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앵커]
과학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궁금한 S' 시간입니다.

자연이 남긴 작은 흔적이 미제 범죄 사건의 핵심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꽃가루나 포자 같은 작은 입자가 어떻게 범죄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지 지금 바로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이효종]
2005년, 한 여자가 실종됐습니다. 이름은 조앤, 밝고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죠. 그녀의 가족이나 친구, 심지어 남자친구인 다이슨 역시 조앤의 행방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유력 용의자로 그녀와 함께 사는 다이슨이 지목됐지만, 그는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조앤과 작은 다툼이 있었지만, 그녀는 자신과 싸우고 난 뒤 집을 나갔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진실은 곧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다이슨이 자신의 손으로 조앤을 죽였다는 것을 친구에게 털어놓았고, 친구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면서 묻혀있던 진실이 밝혀진 것이었죠.

범인은 잡혔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시체가 어디에 묻혀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이슨은 조앤의 사체를 비닐로 싼 뒤, 차에 싣고 나섰지만, 이 지역의 지리를 정확히 알지 못했죠. 우선 익숙한 장소를 벗어나 최대한 멀리 이동했습니다. 낯선 시골 길을 따라 밤새 차를 몰고 가다가 시체를 묻기 적당한 장소를 발견했는데요. 그래서 그녀를 어디에 묻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자동차 기름이 절반 정도 닳는 거리라는 것밖에 알 수 있는 게 없었는데요. 법의 생태학자 '퍼트리샤 윌트셔'는 조앤의 시체를 실어 나른 차량에 주목했습니다. 퍼트리샤는 경찰에게 운전석과 조수석 발밑 매트, 고무 페달 커버 한 쌍은 물론 다이슨이 시체를 옮겨 땅에 묻을 때 신은 신발과 바지, 재킷 등 증거물이 나올 만한 모든 것들을 요청했습니다. 퍼트리샤는 가지고 온 증거품에서 꽃가루나 포자, 미세 입자를 발견해 현미경으로 주의 깊게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꽃가루 표면의 가시가 이루는 문양이 직선인지 사선인지, 여러 다양한 알갱이를 조사하고 수를 세면서 머릿속에 어떤 식물을 유추하고 그 식물이 자라는 서식지를 그려냈는데요. 현장이 해가 잘 드는 곳인지, 그늘인지, 숲 지대인지, 이런 곳에서는 어떤 나무가 잘 자라는지 유추할 수 있는데요. 그러다 어느 순간 조각조각 나뉜 퍼즐 같던 단서들이 합쳐지면서 시신이 묻혀있는 장소를 알 수 있는 것이었죠. 이를 꽃가루 프로파일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퍼트리샤는 바로 경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시체는 산림위원회 묘목장에 있다고 말이죠. 차량에서는 꽤 여러 단서가 나왔습니다.

다이슨이 신은 운동화와 차량 페달에서 얻은 입자들을 토대로 현장이 꽤 탁 트인 곳으로 판매용 침엽수와 낙엽수가 섞인 숲 지대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이슨이 방문했던 장소가 어떤 유형으로 이뤄진 곳이라는 것은 밝힐 수 있었지만, 장소를 특정하려면 특별한 정보가 더 필요했습니다.

자동차 내부에서 당시 사건의 과정을 유추할 수 있었는데요. 다이슨의 신발에서는 이미 다량의 자작나무 꽃가루가 검출되었고, 이 신발에서 조수석 매트로 꽃가루가 옮겨졌습니다. 아마 조앤의 시체를 차에서 끌어 내리려던 다이슨은 몸을 지지하기 위해 조수석 매트에 발을 디뎠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었죠.

다이슨의 신발과 조수석 매트에서는 다량의 꽃가루가 검출되었지만, 정원용 갈퀴에서 나온 샘플을 본 후에는 다시 미궁으로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자루의 손잡이 부분까지는 자작나무의 꽃가루가 잔뜩 묻어있었지만, 정작 갈퀴의 살 부분에서는 전형적인 정원 식물 꽃가루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퍼트리샤는 범인의 심리를 생각해봤습니다. 야심한 새벽 시간, 범인은 시체를 싣고 한참을 달려 자작나무가 서 있는 곳에 도달했습니다. 시체를 묻기에 적합한 공간이라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땅을 파는 작업은 고된 일이었고, 특히 정원용 갈퀴로는 불가능했죠.

갈퀴는 땅을 파는 데는 쓸모가 없었지만, 무언가를 긁어오기에는 좋은 도구였습니다. 특히 이런 상업용 산림지대는 지면 여기저기가 울퉁불퉁하고 일꾼들이 남긴 구덩이와 흙더미로 거친 고랑을 이뤘는데요. 그러니 적당한 구덩이를 찾아 시체를 넣은 다음 잔가지를 긁어와 덮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이지 않았을까요?

때는 추운 겨울이었고, 일하러 오는 일꾼들의 발걸음도 뜸했습니다. 그러니 시체를 꽤 오랫동안 찾지 못할 수도 있었겠죠. 이런 꽃가루 프로파일을 토대로 경찰은 조앤의 시체를 꽤 빨리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조앤은 자작나무 아래 움푹 파인 구덩이 속에 놓여 잔가지로 덮인 채였다고 합니다.

오늘 궁금한 S에서는 법의 생태학자가 꽃가루와 포자를 이용해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함께 알아봤는데요.

조앤의 사건은 법의 생태학자들이 일하는 방식을 설명하는데, 도움을 주는 하나의 예가 되었습니다.

그럼 궁금한 S는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유튜브에 사이언스 투데이를 검색해주세요.

이상 궁금한 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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