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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S] 실험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앵커]
과학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궁금한 S> 시간입니다. 우리가 당연시하는 대부분의 과학적 사실은 과학자들이 이전에 밝혀낸 연구와 실험의 결과물인데요.

과학자들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특이한 현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이런 실험이 시작된 건 언제부터였는지 지금 바로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이효종 / 과학 유튜버]
안녕하세요! 과학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는 궁금한 S의 이효종입니다. 궁금한 S와 함께할 오늘의 이야기 만나볼게요.

고대 그리스의 자연 철학자들로부터 시작된 과학이라는 학문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할 수도 있지만, 고대 그리스의 자연 철학자들은 자연을 인간 스스로 의지를 갖추고 조작할 수 있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지금이야 어떤 대상을 관찰하고 싶을 때 관찰하고자 하는 요인 이외의 모든 요인을 도구를 이용해 통제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러한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정확히 말하면 아예 그러한 조작을 하고자 하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여러분, 대체 실험이라는 방법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오늘은 연금술로부터 시작한 실험 과학에 관한 이야기를 궁금한 S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연금술이란 싼 금속을 금으로 변환시키고자 하는 믿음으로부터 출발한 비술입니다.

만물은 4가지 원소로 이뤄진 질료와 형상의 적절한 조화로 이뤄졌다고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를 신봉했던 연금술사들은 물질의 형상을 바꿔 다른 물질로 바꿀 수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들은 물질은 3단계의 과정, 형상을 없애는 흑화와 새로운 형상을 만드는 백화 혹은 황화, 마지막으로 반짝임을 만드는 광택화라는 3가지의 과정을 통해 물질을 변환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연금술사들은 금속을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도구를 개발했습니다.

액체를 증발시켜 분류하는 도구인 증류기는 물론 플라스크, 여과기 등의 기구를 탄생했고요. 증류법, 결정법과 같은 실험 기술들도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유용하게 이용하였죠. 이런 도구의 발달은 다양한 결과의 탄생으로 이어졌고, 이러한 결과들에 대해서 연금술사들은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물질이 액체에 녹아내리는 용해, 미처 녹지 않은 물질을 거르는 거름, 용액이 특정한 모습으로 굳는 결정화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죠.

하지만 이런 도구들은 결국은 연금술을 위한 도구였기 때문에 3세기 무렵, 핍박을 이기지 못하고 쇠퇴하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연금술의 뿌리는 이슬람으로 고스란히 전해지게 되면서 그 명맥을 이어나가게 됨은 물론, 더 세련되게 발전되게 됩니다.

지난번에도 이야기했던 인물인 자비르 이븐 하이얀은 연금술의 성공비결이 체계적인 행위의 반복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 순서는 다음을 따라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먼저 연금술에 사용되는 대상의 양을 잘 측정한 뒤, 그 물질들을 잘 증류해 분리합니다.

다음으로 분리한 물질들을 서로 다르게 혼합해보면서 새로운 물질로 만들어보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물질들의 특성을 잘 기록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그 새로운 물질을 또다시 분류하거나 분석해 다시 그 물질을 만들 방법을 정리해두는 것이 하이얀이 주장했던 순서였습니다. 근대과학의 실험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하이얀의 이러한 제안은 이슬람의 연구 성과를 크게 진보시키는 역할은 물론,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되면서 다시금 부활하는 유럽 자연 철학자들에게 막대한 자료와 영감을 불어넣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세련되게 가다듬은 증류기술과 용해 결정인 응고, 화소, 승화, 산화, 증발, 여과와 같은 이러한 기법들은 서양의 연금술사에게 있어 피와 살이 되었습니다.

당시 연금술사들의 꿈은 '현자의 돌'이라고 불리는 대상을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현자의 돌은 값싼 금속을 금으로 만들 때 꼭 필요한 일종의 금 제조용 재료의 역할을 하는 물질이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연금술은 단순한 화학 실험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상들을 결합했습니다.

이 같은 사상들에는 신과 직접적이고 내면적인 일치의 체험을 중시하는 신비주의 관념, 고대 그리스에서 발달한 자연과학과 철학, 천체 현상을 관찰해 인간의 운명을 점치는 점성술 사상 등이 있었습니다. 즉 연금술은 인간과 자연, 종교를 아울러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에 정신을 부여하고 더 나아가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는 기술이라고 여겨진 것이었죠.

당시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아이작 뉴턴과 같이 세계과학 역사를 흔들어 놓은 인물들조차 연금술에 빠졌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에요.

그러나 연금술사들은 현자의 돌은 물론 금을 만드는 일에도 실패하게 되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연금술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 시작은 근대 화학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평가받는 영국의 과학자 '로버트 보일'이었죠. 그는 원소의 개념을 확립하고 연금술사를 최초로 비판하면서 연금술의 근간을 흔들었습니다. 이렇게 연금술을 비판했지만, 그에게 '근대 화학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어준 건 아이러니하게도 연금술 때문이었어요.

1669년 독일의 연금술사인 브란트가 신비한 물질을 찾기 위해 화로에 불을 피우고 어떤 액체를 증발시키고 있었습니다. 이 액체 속에서 침전물을 끄집어냈더니 놀랍게도 거기서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브란트는 이 신비한 물질을 자랑하기 위해 바다 건너 영국의 찰스 2세에게 가져다줬지만, 그는 찰스 2세에게 이 물질의 근원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았습니다. 궁금해진 찰스 2세는 보일에게 이 물질이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요청했죠. 별다른 사전 정보도 없이 물질의 본질을 밝혀낸다는 것은 당시에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보일은 철저한 실험을 통해 마침내 이 물질이 인간의 소변 안에 섞여 있는 물질 중 하나인 '백린'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 백린을 이용해 처음으로 성냥을 발견하기도 했죠.

비록 연금술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당시 사용하던 여러 도구는 그대로 시대의 흐름과 함께 계속 전해졌고요. 그뿐만 아니라 연금술을 위해 분류하고 만들어낸 새로운 물질인 알코올, 에테르, 아세트산, 질산, 염화암모늄, 질산은, 비누 등의 다양한 물질 역시 후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죠.

오늘은 연금술을 통한 실험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해봤는데요.

현대에 와서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이런 다양한 과학적 시도가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실험 도구와 실험 기술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그럼 <궁금한 S>는 여기서 이만 인사드릴게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YTN 사이언스 유튜브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이상 <궁금한 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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