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과학본색 사이언스 매거진 별별 이야기 내 몸 보고서 날씨학개론 생각 연구소 줌 인 피플 궁금한S

[줌 인 피플] 식물의 숨은 표정을 그리는 식물학자

[앵커]
식물이 가진 생김새와 구조 등을 그려낸 그림을 식물 세밀화라고 부르는데요.

세밀화는 미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학술적 정보까지 담고 있다고 합니다. 네, 오늘 '줌 인 피플'에서는 신혜우 식물 세밀화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식물을 직접 연구하고 또 그리는 일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식물 세밀화가, 좀 독특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단순히 취미로만 이 식물을 그리신 것 같지는 않거든요. 자세히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처음 저를 소개할 때는 말씀하신 것처럼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식물을 연구하는 화가 신혜우입니다. 이렇게 합니다. 저는 생물학을 전공하고 식물분류학 박사학위 과정을 거쳐서 꾸준히 식물을 공부하고 있는데요. 식물을 공부하면서 그 공부의 기록 방법 중 하나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구에 탄생한 여러 야생식물들이 있을 거고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데요. 이런 야생식물들을 연구하는 것을 식물분류학이라고 합니다. 이 식물분류학에 도움이 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거죠.

식물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또 그 식물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또 그 식물을 설명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나 그런 것들을 포함해서 학술적인 도해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 학술적인 도해도를 위해서는 다양한 크기나 색, 이런 것들이 엄격한 규정에 의해서 충족해서 그림을 그려야 하고요. 이런 이유로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그림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냥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식물을 연구하면서 그 기록의 방법으로 그림을 활용하고 계신 건데요. 말씀을 들어보니까 과학과 예술의 경계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는 둘 중에 어느 쪽에 좀 더 가까운 일을 하고 계신 것 같으세요?

[인터뷰]
오늘도 그렇지만 다양한 매체에 자꾸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노출이 되다 보니까 제가 식물학자가 아닌 화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저는 어릴 적부터 생물을 좋아하는 자연계 학생이었고요. 그리고 식물의 채집부터 해서 형태, 계통 연구를 하고 DNA 분석도 하는 그래서 식물의 진화 역사를 밝히는 식물학자가 정확할 것 같습니다.

이제 식물을 연구하는 분야는 농학이나 원예학, 임학같이 인간이 식물을 이용하고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두는 연구, 학문 분야도 있고요. 그런데 제가 연구하는 분야는 지구에 자연적으로 탄생한 그 야생식물을 발견하고 분류하고 보존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제가 생각하는 과학자들은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방법을 이용해서 가설을 검증하고 객관적으로 결론을 논문으로 제시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실험, 분석, 기록 방법 등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싶었고 그중에서, 그러다 보니 그림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업무적인 비율로 보면 식물연구는 한 80%, 그림은 한 2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식물학자로 말씀드리는 게 더 정확하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식물학자, 그러니까 식물을 연구하면서 그 과정에서 도구로 어떻게 보면 그림을 활용하시는 거네요. 그러면 세밀화를 통해서 식물을 연구하고 기록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네, 일단 그림에 대해서는 제 어머니께서 그림을 잘 그리셨어요. 그래서 아마 제가 그런 DNA를 받은 것 같은데 학생 때는 사생대회에도 자주 나가고 어머니와 함께 갤러리도 가고 비엔날레도 가고 미술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눴는데, 그래서인지 주변 어른들은 당연히 제가 화가가 될 거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하지만 당시에 저는 식물학자가 되고 싶었고요. 그래서 어렸을 적에 식물과 가까운 환경에서도 있었고 아버지가 여행을 많이 데려가시면서 등산도 하면서 저절로 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6살에 처음 식물학자를 꿈꾸고 그 이후에 식물학을 전공으로 택하고 공부를 시작했고요.

그때만 하더라도 제가 식물 그림을 그릴 주는 몰랐는데요. 학부실험실에서 지도 교수님께서 식물 도해도가 식물분류학에 중요하니까 해봐라, 하면서 논문과 책을 보여주시고 권유를 해주시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권유해주신 분께서도 그림을 그리시는 분이 아니셔서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르셨어요. 그래서 정보가 없어서 답답한 마음이 많았었는데, 그래서 이런 분야가 발달 되어 있는 영국도 가고 또 거기에 계신 분들도 만나고 외국 서적들도 찾아보고 하면서 공부를 계속했고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만약에 식물학을 안 하고 미대로 가서 미술을 전공했더라도 나중에 식물공부를 했을 것 같아요. 또 그리고 이런 종류의 식물 그림을 접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식물학 공부를 하면서 다른 종류의 그림을 계속 그리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앵커]
두 가지 재능을 모두 가지고 계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언뜻 생각하기에 사진을 통해서 식물을 접하면 더 생생하고 더 자세히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에도 그림을 그리고 계시잖아요. 사진과 그림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네, 많이 듣는 질문인데요. 일반적으로 연구 결과, 논문이라고 하는 것을 발표할 때는 그 안의 글과 그림, 도표, 사진 등이 담기고 그것을 발표하게 됩니다. 논문의 내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저자가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하는 건데요. 그 연구 내용에 따라서 중요한 자료는 달라질 수 있고요. 그런 이유에서 사진보다 그림이 중요하다, 이렇게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그중에서도 제가 연구할 때 식물의 종을 발견하고 기록하고 그것을 보고하는 논문에서는 비교적 그림이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중요한 거죠.

이제 논문에 사용되는 그림은 과학자가 지식을 가지고 다시 한번 풀어서 표현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그 식물의 형태를 글로 완벽하게 표현하는 데는 사실 어려움이 좀 있어요. 어떤 곡선을 설명하기 좀 힘들겠죠. 이를 사진으로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사진의 경우는 찰나의 순간을 담기 때문에 과학자가 가지고 있는 관찰기록이나 생태적인 것 진화적 이야기를 표현하기 어렵고 필요한 부분을 생략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거나 그러기에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식물의 해부학적 구조도 종마다 정말 다르고 식물의 조직 사이의 관계를 표현해야 할 경우도 있고 정확한 크기나 색상에 대해서도 그림으로 표현할 때 좀 더 효율적인 것이 있죠.

[앵커]
그림이 사진보다 좀 더 효율적일 때가 있기 때문에 이 세밀화가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은데 방금 그림도 저희가 봤지만 그림 되게 인상적이에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제가 기억에 남는 최근에 한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은데요. 각 식물을 만나면 그 식물을 관찰할 때마다 그때 에피소드들, 채집을 갔던 당시나 같이 관찰했던 사람들이나 아니면 거기서 얻은 과학적인, 인문학적인 깨달음이나 상상이나 그런 것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하는데요.

그중에서 최근에 '검은별고사리'라고 하는 그림을 그렸거든요. 이 종은 우리나라 제주도에 아주 좁은 지역에서만 자라는 흔하지 않은 식물입니다. 그래서 어떤 기관에서 저한테 이 프로젝트에 함께 하기를 권유하셨고 그래서 이 그림을 그렸는데 그 기관에서 샘플을 주셨어요.

[앵커]
지금 나오고 있는 이 그림이 '검은별고사리'인가요? 직접 그리신 거예요? 이렇게 그림만 봐도 정말 우리나라에 독특한 식물들이 참 많고 또 이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앞으로의 계획, 짧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제가 이제 바라는 것은 제 연구를 계속하고 식물 그림을 계속할 수 있는 좋은 환경에서 계속하고 싶고요. 또 다른 것은 이렇게 제가 터득한 것을 과학과 미술과 융합된 이 분야를 함께 할 수 있는 어떤 공동체나 학교, 그런 것들과 다른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앵커]
학교에서 과학 시간이나 생물 시간에 작가님의 방식을 도입해서 수업한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앞으로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1.  10:00녹색의 꿈 백두대간 최상위 ...
  2.  11:00사이언스 투데이 오전 (본)
  3.  11:30핫 클립 유레카 <156회> (본)
  1.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운동 기간(4/2~1...
  2. [종료] YTN 사이언스 유튜브 채널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