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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피플] 예술과 과학의 경계에서 '향'을 창조한다!…벤투삭쿠아 서지운 조향사

■ 서지운 / 벤투싹쿠아 수석 조향사

[앵커]
사람의 첫인상은 보통 3분 안에 결정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그 첫인상을 바꾸는 데는 무려 40시간 이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어떤 향이 나는지는 이런 첫인상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요. 여기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오가며 후각은 물론이고 감성까지 자극하는 향을 창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줌 인 피플'에서는 조향 연구소 벤투싹쿠아의 서지운 수석 조향사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보통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할 때 물론 그 사람의 외모나 목소리, 말투 등도 중요하지만 향도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다 보니까 첫인상을 신경을 쓰는 편인데 저는 신뢰감이나 따뜻한 인상을 주고 싶거든요. 조진혁 앵커는 어때요?

저는 황보혜경 앵커와는 다르게 어떤 소개팅 같은 데 나갔을 때 조금 더 호감을 줄 수 있는 그런 향기가 필요하거든요. 그럼 이런 첫인상도 혹시 향기를 연결 지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당연합니다. 여자 앵커님 같은 경우에는 신뢰감을 주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포근하고 두터운 나무, 우드 계열 향에 어울리실 것 같으시고요. 그리고 남자 앵커님이 소개팅 나가서 호감을 얻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아마도 플라워, 꽃 계절에서 아마 과즙을 조금 터치한 그런 향이 어울리실 것 같아요. 얼굴이 밝으셔서요.

[앵커]
아, 그래요? 그러면 꽃향기 베이스에 거기다가 과일 향을 조금 첨가한 그런 향기라고 말씀을 하셨죠? 이렇게 새로운 향을 찾아내거나 조합해서 새로운 향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조향사라고 부르잖아요. 이런 조향사분들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한데요.

[인터뷰]
조향사분들은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오가면서 향을 만드는 사람인데요. 많은 분이 단순히 조향사분들을 향을 만드는 이런 향수 같은, 디퓨저 같은 향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향을 만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향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 예로 앵커님이 아침에 일어나셔서 씻을 때 필요한 샴푸, 비누, 로션, 메이크업 이런 제품들에 모든 향이 들어가 있고 다 조향사분들이 만들게 됩니다.

[앵커]
그러고 보니까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화장품이나 세정 용품에도 각자의 향기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이런 향이 조금만 다르게 배합해도,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향을 제조하는 과정이 굉장히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인터뷰]
맞습니다. 향은 굉장히 미묘하고 섬세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 특징 때문에 조금이라도 배합이 잘못되면 그것은 폐기하고 다시 만들어야 해요. 왜냐하면, 향을 뺄 수가 없으니까요. 넣을 수는 있지만,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조향사면 후각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후각도 물론 좋아야 하지만 상상력과 창의력, 어떤 향을 만들지 다 자기가 계획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원하는 향이 나올 때까지 실험을 계속해야 해서 그것에 대한 의지와 끈기력이 더 많이 요구됩니다.

[앵커]
조향사에게 필요한 자질은 끈기와 상상력이다.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인데요. 향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런 직업이잖아요. 조향사님은 어떤 이유로 이렇게 조향사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인터뷰]
사실상 굉장히 길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향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민감해 하고 어머니 살냄새, 아버지 살냄새, 이런 것을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후각에 민감했는데 처음의 인연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향수 판매 아르바이트였습니다. 그렇게 향수 판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그다음에 향수들을 가지고 노점에서 판매했고요. 그때 이제 사람들이 많이 여쭈어보세요. 향 추천해 달라고, 그래서 소개해 드렸더니 굉장히 만족하셔서 계속 찾아오시더라고요. 그래서 단골분들도 많이 계셨고요.

그다음에 제가 대학교에서 창업 경진 대회에서 자판기에서 향수를 파는 아이디어를 출품했거든요. 그것도 큰 제품이 아니고 작은 제품들을 사서 뿌릴 수 있는, 아이디어로 1등을 했습니다. 인생 처음 1등이었습니다. 그때 사백만 원을 받았거든요. 그 돈으로 향수를 통해 얻은 돈이기 때문에 그 돈으로 저는 향기를 굉장히 공부하고 연구하고 싶어서 그 돈으로 유럽을 떠났어요. 처음에 프랑스부터 유럽 한 바퀴를 캠핑으로 돌면서 스위스나 프랑스, 이런 향으로 유명한 국가 도시들에서 현지 향수 공방이 있거든요. 그런 현지 향수 공방에서 향기를 배우면서 둘러보면서 많은 영감과 지식을 얻었습니다.

[앵커]
지금 듣다 보니까 굉장히 부러운 삶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굉장히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향'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그냥 섞는 것이 아니라 어떤 화학적인 조합과 반응이 중요하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색깔도 없다 보니까 굉장히 어려울 것 같은데 이 '향'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 건가요?

[인터뷰]
향은 일단 기본적으로 만들어지려면 향의 원액이 가장 중요해요. 원액이 가장 필요한데 그건 크게 자연에서 추출하는 자연추출물이랑 인공적으로 분리하는 인공향료, 이렇게 두 가지가 되는데요.

그다음에 자연 추출물은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꽃이나 과즙, 껍질 이런 데서 압축이나 추출, 아니면 분리 방법으로, 얻어내는 거고요.
그다음에 인공 향 제품은 이제 석유에서, 사실 기름이죠. 기름에서 분리된 향료로 추출하는 거고요. 그렇게 해서 자연 상태의 액과 인공상태의 액을 배합해서 향료로 만들게 되고요. 그다음에 알코올 베이스를 합쳐서 향수로 만들 수 있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까 조향이라는 일이 과학의 실험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화학에 대한 지식은 정말 필수일 것 같은데 조향사님은 화학뿐만 아니라 심리학까지도 공부하셨다고요. 이게 다 조향에 쓰이는 건가요?

[인터뷰]
네, 굉장히 많은 부분을 반영하고 있어요. 실제로 제가 대학에서 화학을 배운 것보다 심리가 좀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음악가는 사실상 음악으로 사람을 즐겁게 해주잖아요. 그다음에 요리사는 맛을 통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그럼 조향사는 후각을 통해서 사람을 즐겁게 해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향에 반응해서 마음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저는 '향'을 연구하기 이전에 사람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심리학을 부전공했습니다. 그때 배웠던 지식과 경험들이 '향'을 상상하고 디자인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고요. 저는 항상 '향'을 의뢰하신 분과 대면해서 1대1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의뢰하신 분께 단순히 향기로운 향이 아닌 그분의 마음을 알아서 향을 맡는 사람들이 자신을 로맨틱한 느낌을 원하는지 신선함을 주는 사람으로, 활발한 이미지, 몽환적인 이미지, 이런 여러 가지 이미지로 유추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향을 만드는 거죠.

[앵커]
그럼 향도 사실 우리가 기분에 따라서 다를 것 같고 어느 장소에 가서 맡느냐에 따라서 다를 것 같은데 그런 차이도 좀 있을까요?

[인터뷰]
네. 향이라는 것이 같은 향이라도 장소와 기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항상 저희는 의뢰한 분이 어떠한 향을 원하는지 어떤 느낌을 주기를 원하는지 그런 천차만별인 요구에 따라서 조향 제조가 들어갑니다.

[앵커]
그래서 심리학을 공부하셔서 적용하고 계신 거군요. 말씀 들어보니까 정말 필요한 공부를 하셨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이 자리에 직접 만든 향수를 가지고 나오셨다고 들었어요. 두 가지네요. 초록색과 검은 병에 담겨있는 건데 하나씩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이것은 자연의 영감을 받아서 제작된 향수고 디퓨저인데요. 향보다는 자연 원물에서 추출한 향을 많이 함유했어요. 보통 자연적인 느낌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뭔가 조금 미스테리한 그런 산골짜기, 어두운 동굴, 이러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그런 향입니다.

[앵커]
너무 궁금한데 맡아볼 수 있을까요? 이것을 뿌려볼까요? 살짝 뿌려볼까요? 이게 편백 나무숲의 향이라고 하셨죠?

[인터뷰]
네, 편백 나무랑 오크 나무 이끼랑 합쳐서 원물을 넣어서 제조된 향인데요. 거의 눈을 감고 향을 서서히 맡아보면 뭔가 편백 나무숲에 있는 느낌.

[앵커]
네, 진짜 그런 느낌이 나요. 산림욕 하는 느낌이 드는데요? 다, 나무로 보여요. 그럼 다음 향은요?

[인터뷰]
다음 향은 저희가 사실상 제주도에서 버려지는 귤들이 엄청 많습니다. 1만여 톤 정도가 일 년에 버려지는데요. 그 버려지는 귤들을 모아 가지고 향을 만들었거든요. 감귤을 저온숙성을 통해 향을 침출했습니다. 제주도의 향이 느껴지실 거예요.

[앵커]
진짜 귤 향이 나네요. 이렇게 조향사님의 향을 맡아보니까 더더욱 팬이 되고 있는데 앞으로 조향사의 활동이 더더욱 기대됩니다. 앞으로의 계획 짧게 부탁드릴게요.

[인터뷰]
저희는 지금 향을 만들어 드리는 조향 R&D 연구소로서 기업이나 단체 기관들의 향을 향 제품으로 완성해서 만들어 드리고 있고요. 그다음에 향기 마케팅을 현재도 진행하고 있지만 조금 더 고급화해서 어디서 향을 맡은 향기가 그 시그니처 향기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그렇게 조향 연구를 할 생각이고요.

마지막으로는 정말 말씀드리고 싶은 건데 제 나이가 서른 중반이 넘었거든요. 저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그분을 위한 인생 향기를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정말 제 소원입니다. 조향사로서 소원이에요.

[앵커]
저도 나중에 그런 분 만나면 꼭 조향사님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고요. 앞으로도 많은 분들에게 좋은 향기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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