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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피플] FBG 센서로 손가락 마디까지 정교하게 측정

■ 김진석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앵커]
영화 반지의 제왕의 골룸이나, 어벤져스의 타노스라는 캐릭터가 마치 진짜처럼 자연스러울 수 있었던 이유는 모션 캡처라는 기술 덕분인데요. 국내 연구진이 광섬유 센서를 이용해 세계적인 모션 캡처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오늘 '줌 인 피플'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바이오닉스연구단 김진석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사님 어서 오세요.

모션 캡처, 움직임을 잡아낸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사실 좀 생소한 용어이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서는 이미 넓게 쓰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모션 캡처 기술은 어떤 건가요?

[인터뷰]
네, 모션 캡처는 인체 모션 캡처를 센서나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움직임을 디지털 형태로 기록하는 작업을 통칭하는 기술입니다. 초기의 모션 캡처는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2차원 캐릭터를 생성하기 위해 많이 활용됐지만, 모션 캡처 기술의 개발과 컴퓨터 하드웨어가 발전하게 되면서 3D 인체 모션 캡처 기술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동안 주로 영화에서 등장인물을 표현하는 데에 이용됐는데요. 대표적으로 반지의 제왕의 골룸, 아바타의 나비족 등이 모션 캡처를 이용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입니다. 최근에는 가상현실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모션 캡처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분야의 연구자들은 2018년에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는 영화처럼 사용자의 집 안에서 새로운 가상 세계에 접속해서 사용자 간의 소통뿐만 아니라 게임, 쇼핑 등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고 보니까 자주 접하고 있는 기술이었네요. 모션 캡처 기술이 무엇인지 들어봤는데 박사님께서 세계 선진수준의 3D 인체 모션 캡처 기술을 개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기술인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기존의 모션 캡처 기술은 카메라를 이용하는 방식과 부착형 센서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카메라를 이용하면 직관적으로 인체의 움직임을 관측하고 측정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카메라 시야 내의 제한된 공간과 사용자와 카메라 사이에 장애물이 있으면 음영이 발생한다는 기술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또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싸다는 단점도 있고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부착형 센서 개발이 이루어진 건데요. 가장 보편적인 부착형 센서 기술은 Inertial Measurement Unit이라는 IMU 센서를 이용하는 기술인데, 쉽게 말하자면 관성 측정 장치로서, 말 그대로 관성의 변화를 기록하는 장치입니다.

IMU 센서는 작고 가벼워서 휴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 전자기장에 의해 측정 오차가 발생하며, 오차 누적 현상으로 인해 정확도가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실에서는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게 FBG 광섬유 센서를 이용해 모션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기존에는 모션 캡처를 할 때 카메라나 부착형 센서를 활용하는데 이런 기술들에 좀 한계를 느껴서 FBG 광섬유 센서를 개발했다고 하셨습니다. 이게 용어가 생소해서 어렵게 들리는데 쉽게 설명해 주신다면요.

[인터뷰]
쉽게 말하면 FBG 광섬유 센서는 얇고 긴 광케이블 센서인데요. 광섬유의 특정 부위에서 구부러짐이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로, 이미 건물이나 항공기 날개, 철도의 변형을 측정하거나 온도 측정과 같은 곳에 오랫동안 활용돼온 기술입니다.

FBG 광섬유 센서를 활용한 모션 캡처 기술은 손에 얇은 선을 붙이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주먹을 쥐면 선이 주먹을 따라 굽고, 아주 작은 변화도 잡아낼 수 있기 때문에 정밀한 센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고요. 원자재 재료만 놓고 보면 비용도 아주 저렴하고, 탄력성이나 복원력도 훌륭해서 활용도가 높다고 생각해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초기 FBG 광섬유 센서는 가볍고 가늘기 때문에 의료 기기 등에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얻었지만, 고곡률 측정의 한계에 의해 실제 응용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광섬유 기반 모션 캡처 센서는 고곡률 측정이 가능하고, 가볍고 얇고 유연한 특성에 의해 인체 부착이 쉽고, 주변 전자기장에 신호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한마디로 말해서 모든 면에서 발전된 기술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당연히 개발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인체의 관절은 어깨나 팔꿈치, 무릎처럼 큰 관절도 있지만, 작은 관절도 있어서 작은 크기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손가락의 경우에는 주먹을 쥘 때 크게 구부러지는데, 저희 연구진이 개발한 고곡률 측정 센서를 부착하여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팔의 전완이나 고관절과 같이 비틀림이 발생하는 관절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도 개발해서 전신의 모든 관절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센서 자체의 개발뿐 아니라, 부착 부분에 관한 어려움도 많이 있었는데요. 손은 작은 관절로 구성돼있고, 엄지손가락의 경우에는 360도로 다자유도의 움직임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체 공학적으로 적합한 부착 방법에 대해 여러 번의 개선을 통해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전신 관절의 움직임 특성을 분석하고 이에 적합한 센서를 부착함으로써 FBG 광섬유 센서로 모션 캡처할 수 있는 기반을 개발하였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기존 기술보다 훨씬 정밀하게 움직임을 잡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신 건데 상용화 계획, 짧게 듣고 싶은데요.

[인터뷰]
저희는 단순히 새로운 센서로 모션 캡처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정확도가 높고,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모션 캡처 시스템을 개발해서 다양한 응용 분야에 활용될 수 있도록 목표를 정했습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관절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센서의 정확도 향상과 부착에 의한 오차 발생을 감소할 수 있는 방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다행히 국내 기업에 기술이전을 하게 됐고, 상용화 연구를 같이 진행하게 됐는데요. 상용화가 된다면 첫 번째로 가상현실 속 아바타를 조작하는데 응용할 계획인데, 조그마한 오차에서도 사용자는 자신이 움직임만큼 아바타가 행동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것에서 몰입감이 저해될 수 있으므로 실시간 움직임 측정에서도 정확도를 향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노력 끝에 정말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이 탄생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인터뷰]
현재까지는 관절 별로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FBG 기반의 모션 캡처 센서와 부착 방법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왔는데요. 앞으로는 전신의 모션 캡처가 실시간으로 동시에 가능한 계측기 최적화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개발된 시스템을 이용하여 가상현실 이외에도 보행 분석, 관절 동작 분석 등을 통해 의료진과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용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가상현실의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사용자가 집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모션 캡처 시스템의 상용화를 이룰 계획입니다.

[앵커]
말씀을 들어보니까 모션 캡처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분야가 정말 광범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기술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애써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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