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과학본색 사이언스 매거진 별별 이야기 내 몸 보고서 날씨학개론 생각 연구소 줌 인 피플 궁금한S

[줌 인 피플] 기적을 선물하는 '실리콘 의수족' 전문가

■ 허준성 / 실리콘 의수족 제조업체 대표

[앵커]
불의의 사고나 질환으로 인해 신체 일부를 잃은 분들은 일상에서 많은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요. 진짜처럼 보이는 의수족을 통해 이들이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도와주는 분이 있습니다.

오늘 '줌 인 피플'에서는 실리콘 의수족 제조업체 대표, 허준성 씨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가지고 나오셨지만 지금 이런 실리콘으로 의수와 의족을 제작하는 일을 하고 계시는 거잖아요. 마치 진짜 신체처럼 굉장히 자연스럽게 만든다고 알고 있는데 그 비결이 궁금해요.

[인터뷰]
사실 특별히 비결이라고 할 것은 따로 없고, 열심히 하고 정성을 다하다 보니까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느 날 한 몇 해 전이었죠. 저희 가게로 여성 한 분이 찾아오셨었습니다. 그분이 기차에 어렸을 때 치여서 손이 절단된 상태로 오셨는데 저 분 의수족 잘 만들어 주면 안 될까, 고민하다가 그 분 의수를 잘 만들어 주게 되었는데 잘 만들고 헤어지고 나서 한참 있다가 클레임이 왔습니다. AS를 해줘야 하는 상황인데 제가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경남 진주, 사무실에서 서울까지 그분을 직접 만나러 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다가 AS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두 세 번 만나다 보니까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된 겁니다.

사실 아시겠지만, 제 아내는 오른손이 의수입니다. 아내의 왼손과 똑같은 예쁜 오른손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피부 톤이나 모양 등 세세한 것까지 연구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제품의 질도 높아진 것 같고요. 사실은 업체 대부분에서는 모두 같은 금형틀에서 찍어낸 제품을 판매하는데요. 미리 준비된 모델의 손과 발이 금형으로 제작되고, 그걸 그대로 사용해서 제작하기 때문에 똑같은 모양의 제품만 생산되는 겁니다. 고객들은 자신의 손발과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모양 정도는 기대하지만, 이렇게 금형에서 찍어 내다보면 기대에 훨씬 못 미치게 됩니다. 뻔한 말이지만, 사용자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업체와의 제작과정에서의 차이점이 있을 것 같아요.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재료와 기술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나는데요. 일반적인 금형틀에서 찍어내는 실리콘 의수족은 액체상태의 실리콘을 사용하는데, 액체상태의 실리콘은 일단 내마모성이 약하고 변색이 빨리 됩니다. 하지만 저희는 찰흙 같은 고체상태의 실리콘을 사용해서 도자기를 빚듯이 조소하고 제작하는데요. 이 실리콘은 내마모성이 액상 실리콘보다 5배 이상 뛰어나고, 변색이 거의 되지 않습니다.

또 기술적인 차이도 있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직접 제품을 준비했습니다.

[앵커]
직접 만져보면서 저희가 볼까요? 직접 만져볼 수 있을까요? 지금 이게 손가락, 검지 손가락이나 약지 손가락 정도 되어 보이는데 엄지손가락도 있고요. 제가 이렇게 만져보는데 느낌이 정말 사람 손 같아요. 이렇게 만들어진다는 것은 개개인별로 맞춤형으로 제작하신다는 건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맞춤형으로 제작됩니다.

[앵커]
실제로 보니까 되게 얇아 보이는데, 찢어질 위험은 없나요?

[인터뷰]
얇게 만드는 것이 사실 기술의 핵심인데요. 저희가 얇게 만드는 기술이 특허가 다 등록이 되어있고 0.2mm까지 얇게 만들어서 표시가 거의 안 나게 제작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정말 손톱이나 발톱은 물론이고 미세한 주름까지도 진짜 실제처럼 표현하셨는데 그 비결이 3D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제작하셨기 때문이라고요?

[인터뷰]
많은 분께서 재질이 얇으니까 혹시 찢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실리콘 박막을 이용해서 제작하고 3D로 제작하다 보니까 굉장히 실제와 같은 나만의 손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앵커]
네, 그렇게 3D 프로그램을 이용하시면요. 원래 이 기술을 몰랐던 분들은 이용하시기 쉽지 않았을 텐데 IT 기술을 또 잘 활용하시는, 이전의 관련된 일이 있으셨다면서요.

[인터뷰]
네. 사실 의수족 제작은 수십 년 동안 수작업으로만 제작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분야에 IT 기술을 접목하게 된 계기는 손으로 제작하는 수작업공정에 한계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 일을 하기 전에 사실 IT 관련 엔지니어로 일을 오랫동안 해서 Auto CAD 라든지 3D 프로그램을 잘 다뤘습니다. 그래서 수작업 대신에 3D 스캐닝, 프린팅 기술을 접목하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제가 이 방법을 생각해냈고 제품을 손으로 직접 만들기보다는 3D 프린트와 스캔을 이용해서 제작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말씀을 듣다 보니까 그렇다면 의수족을 실제로 만드는 과정이 어떤지 궁금한데요.

[인터뷰]
네, 실제로 손님이 오시면은 의족을 처음에 의뢰하러 오십니다. 그러면 오른손이 절단된 경우로 오시면은 왼손을 알지네이트라든지 실리콘 재료로 본을 뜨게 됩니다. 본을 뜨고서 이제 그것을 프로그램화 해야 되기 때문에 3D 프로그램에 넣어서 왼손으로 미러링 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거기서 수정할 부분을 수정하고 반대편 쪽을 만드는 거죠. 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른발이 없으면 왼발을 스캔해서 오른발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든 다음에 그렇게 진행이 됩니다.

[앵커]
그러면 이 3D 프로그램 중에서도 3D 스캐닝도 있고 제작을 하는 것도 있잖아요. 스캐닝도 직접 뜨시는 거죠.

[인터뷰]
네, 스캐닝도 직접 합니다. 제가.

[앵커]
그렇게 스캐닝을 뜬 다음에 3D 프린터를 활용해서 제작하시는 건가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IT 관련 일을 해오셨다 보니까 3D 프로그램을 활용하시는 것도 남들보다는 쉬우셨을 것 같은데요. 사실 대표님께서 처음부터 이 일을 하신 건 아니라고 들었어요. 계기가 뭔가요?

[인터뷰]
제가 그러니까 1993년부터 1994년도에 소말리아 파병을 갔었습니다. 당시 소말리아에는 내전이나 내전으로 지뢰나 폭격으로 팔다리가 절단된 분이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후진국이라서 의족은커녕 나무지팡이도 없는 형편이었죠. 그런데 저는 어릴 때부터 뭐든 잘 만들고, 또 남을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이 굉장히 강했기 때문에, 성향이라 그 사람들에게 의족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막연한 생각을 했었는데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만 있었는데 세월이 많이 흐르고, 우연한 계기로 이쪽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사실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포기하려고도 중간에 몇 번 생각했었는데, 아내 덕에 오늘날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앵커]
대표님께서 수고해주신 덕분에 아내분도 물론 또 절단되거나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도 큰 희망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의수족을 제작하시면서 보람찼던 순간도 많이 있을 것 같은데 보람찼던 순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은데요.

[인터뷰]
보람찼던 순간은 많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한 분이 있는데요.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 분이, 젊은 아가씨였는데, 평생 높은 하이힐을 신고 싶었는데, 하이힐 매장을 구경만 하고 몇 날 며칠을 지나다니고 그렇게 하신 모양입니다. 그래서 하이힐을 신을 수 있도록 제가 의족을 많은 노력을 들여서 완성했는데 그분이 의족을 찾아가던 날이 잊히지 않는 것 같고요.

앞으로는 국내 장애인들을 위해서 제 희망은 제작소를 늘이고 영업망을 더 구축해서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고 싶고 특히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제가 처음 생각했던 장애인을 위한 봉사 활동을 가는 게 제 바람입니다.

[앵커]
아마 지금 다시 소말리아를 가신다면 파병 당시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쉽게 해내실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 대표님의 비결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3D 프린터보다는 인간애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1.  02:00한국사 探 패션, 아름다움의 ...
  2.  03:00황금 나침반 <211회> (4)
  3.  03:45황금나침반 코로나19 속설과 ...
  1.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운동 기간(4/2~1...
  2. [종료] YTN 사이언스 유튜브 채널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