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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피플] 인류를 위해 깨진 지구를 연구하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 최진혁 박사

■ 최진혁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앵커]
경주, 포항 등 최근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며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닌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러한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밤낮으로 지구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줌 인 피플'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활성지구조연구단 최진혁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최근 한반도에서 발생한 잇따른 지진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역할이 더욱더 커지고 있는데요. 일단 어떤 기관이고, 그곳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설명해주시겠어요?

[인터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우리나라 국토 지질과 관련된 다양한 조사를 수행하는 전문연구기관입니다. 한반도의 형성과 진화에 관한 기초연구부터 자원탐사와 지하수 조사 등과 같은 국민의 실생활과 관련된 분야를 다루고 있는데요. 최근 지질공원이나 지질재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큰 논쟁거리가 된 우리나라 지진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부서는 활성지구조연구단인데요. 주로 지진과 관련된 단층을 조사하는 연구팀이고요. 우리나라에 지진이 왜 발생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한반도에 단층들이 어떻게 발달하고 있고, 또 이러한 단층 중 어떤 단층들이 현재의 판 구조 운동에 영향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주로 야외지질조사를 바탕으로 지진을 연구하는 지진 지질학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의 지진 전문가라고 정리하면 될 것 같은데요. 박사님께서 지구 구조를 공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하나의 사건으로 이야기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고요. 부모님께서 어린 시절부터 전국 곳곳의 자연경관이 좋은 곳으로 여행을 시켜주셨는데요. 그때부터 지구와 자연현상에 대한 흥미가 생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대학에 들어가면서 많은 전공 중 지질학과를 선택했고, 대학원 때 제 지도교수님께서는 야외지질조사의 중요성과 즐거움을 만끽하게끔 정말 많은 경험과 기회를 주셨는데요. 강원도와 같은 산골에 가서 야외에 드러난 암석을 공부했고 마치 여행과 같은 대학원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몽골 지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이때 지진에 의해 깨진 땅을 조사하면 본격적으로 지진 지질학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1957년 몽골의 고비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약 250km 길이의 단층이 지표에 드러났습니다. 그 단층을 따라 일주일 정도 캠핑을 하면서 지진과 대자연의 힘이 경이롭다고 생각했고, 캠핑 내내 오로지 지진에 대해서만 고민했습니다. 지진이 왜 발생하는지, 지진의 발생 메커니즘과 재발 특성은 어떤지,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 던졌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게 제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겁니다.

[앵커]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이곳저곳 다니는 걸 좋아하셔서 몽골, 프랑스 등 해외에 오래 계셨다고 들었는데, 한국에 돌아오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제가 중·대규모의 지진을 연구하는데요. 우리나라는 침식률이 높아서 지진에 의해 변형된 지형 기록들이 잘 남아 있지 않아, 연구하기에 좋은 지역은 아닙니다. 반면 몽골의 경우, 건조한 기후로 인해 무려 100년 전에 발생한 지진에 의해 깨진 땅이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연구의 최적지에 해당하고요. 그래서 학위 후 몽골 등 세계 여러 지역의 지진 지질학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 연구팀에서 연구원으로 생활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6년 경주지진이 발생했는데요. 그곳에서 관련 뉴스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우리나라의 지진대비와 대응 시스템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제가 공부하고 있는 부분이 실제 지진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 국내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앵커]
2016년 경주, 2017년 포항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서 큰 피해가 있었는데요.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건가요?

[인터뷰]
안전지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중·대규모 지진이 발생할까 하는 문제인데요. 이는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진 게 경주지진인데 최대 규모라는 것은 지진계를 통해서 관측된 것을 말하고요. 지표 지질을 살펴보면 수만 년에서 수십만 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바로 지형과 지표면 퇴적층의 변형기록인데요.

이는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대형 지진재해 조건 두 번째는 얼마나 잘 대비가 되어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큰 지진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대비책이 잘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지진이 잘 일어나지 않는 지역이 그렇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언제든 중·대규모 지진의 발생 가능성이 있고, 결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근처에 있는 북한이나 중국, 일본에서도 지진이 꽤 자주 발생하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칠까요?

[인터뷰]
지진은 결과적인 현상이고요. 지진이 발생하는 원인은 단층이 움직이는 것이고, 단층을 움직이게끔 하는 힘은 바로 판 구조 운동입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판이 마주하는 판 경계부에서는 중·대규모 지진들이 비교적 자주 발생합니다. 일본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반면 한반도의 경우, 하나의 판에 속하는 판 내부 지역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규모도 작고 주기도 깁니다. 그래서 중·대규모 지진의 재발주기는 상당히 길어 수천 혹은 수만 년이 걸릴 수 있는데요. 한반도 주변의 판 경계부에서 발생하는 큰 지진의 영향으로 인해 판 내부에 속하는 한반도의 단층이 움직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직접적인 상관성이 밝혀진 것은 없고 확실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학자마다 이견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제가 속해있는 연구단에서 내년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는데 한반도를 비롯해 일본, 중국, 몽골을 대상으로 대규모 지진의 상관성을 분석해서 이러한 것들을 밝힐 예정입니다.

[앵커]
우리나라 지질학 연구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인터뷰]
과거에 일어났던 지진에 대해서 알아야 앞으로의 지진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경우 지난 역사 문헌을 살펴보면 2,000여 년 동안의 지진에 관한 기록이 존재합니다. 날짜에 대한 정보가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피해 정도에 대한 기록만을 남겼기 때문에 단층의 분포와 같은 지질정보에 대한 해석에는 많은 추정이 필요합니다. 수천에서 수만 년의 재발주기를 보이는 국내 중·대규모 지진 특성을 고려하면, 이 자료만을 통해 지진 정보를 획득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단에서 지질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요. 현재까지 발생한 중·대규모 지진의 역사를 조사하여, 이들의 재발 패턴, 위치, 규모, 주기 등을 알아내는 연구를 수행하려고 합니다. 중·대규모 지진의 재발 특성을 알아내서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진재해에 대비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세우는 데 저희 연구가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지진지질학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지진 지질학 분야가 국내에서는 매우 생소하고 그러다 보니 다양한 세부 분야 전문가가 필요한 융합연구입니다. 지형, 지표 퇴적층, 지진, 단층은 물론 원격탐사와 연대분석 전문가도 필요하고요. 필요에 따라 모델링 연구가 수반돼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원에서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고 지진 연구센터 주변에 관련된 공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잘 뭉칠 수 있는 연구팀을 구성해서 우리나라에 발생할 수 있는 지진재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할 계획입니다.

[앵커]
네, 많은 국민이 지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데 대비를 잘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지질 연구에 큰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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