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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피플]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나다…이유미 국립수목원장

■ 이유미 / 국립수목원 원장

[앵커]
빽빽한 빌딩 숲이 아닌, 진짜 숲 속에서 다양한 동·식물과 함께 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요?

오늘 <줌 인 피플>에서는 이유미 국립수목원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매일 자연 속으로 출근하신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원장님의 근무지죠. 국립수목원은 어떤 곳인가요?

[인터뷰]
국립수목원은 최초의 국가 수목원입니다. 보통 수목원에는 박물관이나 전시원, 숲 속의 동·식물을 보러 오시기 때문에 식물을 보고, 즐기고, 위안을 얻고 가는 곳이라 생각하시죠, 근데 국립수목원은 매우 중요하고 다양한 일을 하는 국가의 연구기관입니다.

우리나라 산림생물 종을 조사, 분류, 수집하고, 정보화하는 가장 기초적인 연구를 시작으로 생물자원 중에서 사라져 가는 중요한 희귀식물이나 전 세계 통틀어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식물인 특산식물 같은 것들을 보존하는 일을 하고요.

나아가 전 세계에서 모은 식물자원을 토대로 국가의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할 국가 바이오산업의 기반을 만드는 일 또한 국립수목원의 역할입니다.

[앵커]
그림만 봐도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면서 가보고 싶은데요. 그럼 다른 나라에는 없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산식물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크리스마스 트리인 구상나무를 비롯해서 개나리, 금강초롱 등 360여 종이 있는데요. 제가 오늘 꼭 기억해주셨으면 하는 게 있는데 미선나무입니다.

대표적인 한반도 특산식물인데 1917년에 충북 진천군에서 발견됐는데 1919년 딱 100년 전이죠. 전 세계에 한반도에 이렇게 아름다운 꽃 나무가 있다는 것이 소개된 기념비적인 나무입니다.

미선이라는 이름은 열매의 모양이 둥근 부채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고요. 향기롭고 아름다워서 관상학적 가치 등 활용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미국에서는 '흰 개나리'로 알려졌는데요. 막상 우리나라 국민들은 많이 몰라서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앵커]
미선나무를 비롯해서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토종생물들을 보호, 관찰하고 계신데요. 수목원 면적이 굉장히 넓다고 알고 있는데요.

[인터뷰]
국립수목원이 있고요. 그 수목원을 둘러싼 광릉 숲이 있습니다. 숲 전체 면적은 2,240ha, 그러니깐 여의도의 8배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앵커]
그러면 그 안에 꽃이나 나무 등의 식물은 몇 종이나 살고 있나요?

[인터뷰]
숲은 수백 년 된 숲이어서 숲 자체로도 의미가 있고요. 정말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데 식물로는 우리나라 식물 중 1/4에 속하는 900여 종이 살고 있고요.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와 같은 곤충들이 3,977종이나 되고, 이들 곤충을 먹고 사는 까막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등 조류도 180종도 서식하고요.

우리나라의 참새 52%가 이곳에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버섯류, 포유류, 양서·파충류 등 총 6,220여 종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국립수목원은 처음으로 발견된 식물만 해도 광릉요강꽃, 광릉골무꽃 등 12종에 달하고요.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의 유일한 서식지로 밝혀진 데다가, 일본에서 사라진 방아벌레가 처음 발견되는 등 곤충과 동물에게도 천혜의 낙원으로 보전 가치가 그만큼 높은 곳입니다.

[앵커]
다양한 동식물이 있다는 걸 들으니깐 정말 가보고 싶어요. 그렇다면 원장님께서 식물에 관심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어렸을 때부터 꽃을 좋아하시는 어머니 덕에 마당엔 식구들 각각의 나무가 있었고, 봄이면 마당 한편에 꽃씨를 심곤 했습니다. 항상 집 안팎에 꽃이 있었어요.

대학 진학 당시, 남들과 똑같은 길을 가고 싶지 않은 이과 여학생이었는데, 숲과 자연을 공부하고 조성하는 분야가 있다는 말에 자연스레 마음이 쏠렸습니다.

[앵커]
온종일 자연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부러운데요. 원장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식물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하나하나 각각의 특징과 매력이 가득하고, 어떤 장소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와 어떤 인연을 가졌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한 식물만 골라 말하기 어려운데요.

그래도 고르자면 연구실 창밖에서 힘들 때 저에게 위로를 주던 전나무입니다. 올곧게 자라서 정말 위로가 되고 그늘에서 오랫동안 기다릴 줄 알고, 올곧고, 강직하지만 봄이면 연둣빛 새순을 내놓을 줄도 알고 그래서 제가 마음으로 의지하는 나무입니다.

그리고 히어리도 좋아하는데요. 아시나 모르겠어요. 우리나라 특산 식물이기도 합니다. 제가 대학교 때 봤는데 연구자가 되어 찾아가니 이미 사라지고 개체 수도 줄어들고 있다고 해서 우리나라 식물을 보존하는 게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걸 알게 해준 나무입니다. 꽃도 아름답고 단풍도 나무껍질도 좋아 사계절이 내내 예쁜 나무죠.

[앵커]
말로만 들어도 식물을 사랑하시는 게 느껴지네요. 혹시 들려줄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인터뷰]
굳이 꼽자면 저는 개인적으로 왕자귀 나무를 찾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왕자귀 나무는 희귀해서 이에 대한 기록은 도감에 '목포 유달산에서 자란다'라는 딱 한 줄밖에 없었어요.

그 한 줄을 읽고 혼자 무작정 목포행 기차를 타고 유달산 앞에 내렸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정말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무작정 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어디선가 은은한 꽃향기가 나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향기를 따라서 산길로 발길을 옮기다 보니까 말로만 듣던 왕자귀 나무가 쫙 펴있는 나무가 무리 지어 자라고 있더라고요. 정말 감동 받았고 향기로도 나무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앵커]
정말 새로운 식물이 많네요. 그러면 원장님께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이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인터뷰]
국가에서 연구를 하니깐 많은 것이 보람이 되는데 우리나라 생물자원을 100만 점 이상 표본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생물 주권에 기반이 되어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보존체계 더 나아가서 생태적 복원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고요.

최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계획 중 하나는 제가 이름을 '꽃으로 하는 가장 아름다운 통일 준비'라고 했는데요. 저희가 앞으로 긴장이 완화되고 미래를 위해서 DMZ에서 지난 10년 동안 조사하고 하나하나 모아서 생태적으로 유전적으로 경관적으로 정말 완벽하게 아름답게 복원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립수목원이 포천에 있잖아요.

[인터뷰]
네. 포천, 남양주, 의정부 이렇게 경계에 있습니다.

[앵커]
찾아가면 금방이니깐 주말에 한 번 방문해서 숲 해설 프로그램도 들어보고 힐링하고 돌아와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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