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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통한 '소통의 창구' 꿈꾸는…과학 커뮤니케이터 정민정

■ 정민정 / 서울대학교 식물세포 생물학연구실

[앵커]
지난 10일, 과학을 주제로 소통하는 '2019 페임랩 코리아' 대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을 통해 과학지식을 소개했는데요.

오늘 <줌 인 피플> 에서는 2019 페임랩 코리아 대상 수상자인 서울대학교 식물세포 생리학연구실 정민정 씨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앵커]
3분 동안 과학을 주제로 강연하는 대회죠. '2019년 페임랩 코리아'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셨는데요. 우선 축하드리고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앵커]
가장 큰 상을 받으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인터뷰]
사실, 페임랩 본선 당일에 대상을 받았을 때 제가 너무 당황해서 소감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했는데, 우선, 제가 좋아하는 과학을 많은 분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되어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그날 그 무대에 올라가기 전까지 부담감에 걱정도 되고, 집중도 잘 안 되고 소화도 잘 안 됐는데요. 막상 무대에 올라 과학 이야기를 전달했을 때 많은 관중이 눈을 반짝이며 흥미 있어 하는 걸 보면서 '내가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여태껏 노력한 것이구나'라고 마음이 들고, '내가 잘하기 위해서' 무대에 오른 것이 아니라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서' 무대에 오른 것이라는 것을 무대에 올라가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앵커]
내가 잘되기보다는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무대에 올랐다는 말이 인상적인 것 같아요. 페임랩에 참가하시게 된 계기가 어떤 것인지 궁금한데요?

[인터뷰]
원래는 페임랩을 모르고 있었는데요. 제가 지금 서울대학교 연구실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연구실에서 발표가 끝난 후에 교수님께서 저보고 페임랩 나가보면 잘할 거 같다고 추천을 해주셨어요.

2016년 페임랩에 교수님 후배가 참가하셨고, 지금도 계속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제 성격과 재능이 과학 커뮤니케이터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리고 또 제가 학부 시절 다양한 캠페인 활동이나 초, 중, 고등학교 학생 대상으로 강연을 나간 경험도 많이 나가면서 제가 좋아하는 과학을, 제 능력을 발휘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해서 과학 커뮤니케이터 활동들을 인터넷으로 찾아봤고, 참가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가장 가까이에서 제자의 재능을 지켜본 교수님도 대상의 숨은 공로자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번 대회에서 '세포벽'을 주제로 강연했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인터뷰]
세포벽은 일단 제가 지금 연구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이 연구 분야가 특이한 게, 보통 식물에서 다루는 연구 분야는 식물세포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많이 보는데요, 저희가 집중하고자 하는 것은 동물 세포와 다르게 식물세포만 가지고 있는 세포벽을 살피는 것이었습니다.

식물세포의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많은 훌륭한 과학자분들이 밝혀주고 있는데, 저희는 그 세포 내부의 일들과 세포 바깥의 일들의 연결고리를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세포벽이라는 주제는 사실 아직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아닌데요. 그래서 이 연구를 활발하게 하고 싶기도 하고 제가 어렸을 때 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연구자가 되어서 과학의 발전을 바랐던 것처럼 제가 재밌게 느꼈던 부분들을 대중과 공유하고 그분들이 또 흥미를 느껴서 이를 통한 과학계의 발전을 바랐고, '어려운 과학의 대중화를 이룰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세포벽으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저희가 앞서 본선 영상을 보기도 했지만, 식물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벽'을 세포의 외투에 비유하고, 펠트지를 통해 꽃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오늘도 그 꽃을 가지고 나오셨는데요. 이 꽃을 통해 세포벽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려고 하신 건가요?

[인터뷰]
지도 교수님께서 세포벽과 세포 운명에 대해 새롭게 발견해 학술지에 게재하셨는데요. 동물연구에서 쥐를 실험모델로 쓰듯이, 식물연구에서는 실험식물로 '애기장대'를 사용합니다.

식물의 노화로 인해 붙어있던 꽃잎이나 나뭇잎이 떨어질 때 분리되는 세포, 그러니까 나뭇잎이나 과일 등이 분리되는 세포인데, 이 세포를 이탈 세포라고 하고, 식물 본체에 남는 세포를 잔존 세포라고 하는데요. 이탈 세포에서는 벌집 구조 형태의 리그닌이라는 물질을 형성해서 떨어져야 할 곳에 정확히 위치하게 하고요. 꽃잎이 떨어지고 난 본체 쪽의 단면에는 큐티클이라는 세포벽 성분이 형성돼서 외부 세포로부터 식물을 보호해 생명력을 높이게 됩니다.

[앵커]
그런 원리가 있군요. 그럼 리그닌이라는 물질이 어떻게 생물의 생존에 관여하나요?

[인터뷰]
리그닌은 떨어지는 생물의 잎 세포에서 나오는 거고요. 식물 본체에서 생기는, 우리가 상처를 입었을 때 상처가 생기면 표면을 보호해야 하잖아요? 그럴 때는 큐티클이라는 세포벽을 형성해서….

[앵커]
딱지처럼요?

[인터뷰]
네, 그렇게 보호하게 됩니다.

[앵커]
이 펠트지 꽃을 통해서 어떻게 설명을 하셨던 건가요?

[인터뷰]
제가 발표 때 썼던 꽃을 가지고 왔는데요.

[앵커]
직접 만드신 거죠?

[인터뷰]
네, 직접 만든 겁니다.

[앵커]
그때 그 내용대로 설명 부탁드릴게요.

[인터뷰]
제가 설명했던 거는, 제가 노래도 부르면서 했는데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떨어지는 현상을, 탈리가 일어나는 현상을….

[앵커]
이탈 세포를요?

[인터뷰]
네, 이탈 세포를 사실은 보이지 않는 세포의 메커니즘이지만, 그걸 보시는 대중분들이 시각화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떨어지는 걸 보여주고, 이쪽 안쪽 세포였는데, 바깥쪽 세포를 만드는 큐티클을 만들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설명했었어요.

[앵커]
확실히 이렇게 설명하니까 이해가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민정 씨만의 독특한 소품은 펠트지로 만든 꽃이었군요.

[인터뷰]
네.

[앵커]
설명 잘 들어봤는데, 지금 연구실에서도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그러면서 페임랩을 준비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을 것 같아요. 좀 힘들지 않으셨나요?

[인터뷰]
연구실에 출근해서 공부도 하고, 출퇴근길에 페임랩 대본도 수정하고,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논문도 많이 읽고, 소품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하루하루가 힘들기도 했지만, 설레고, 즐거웠고요.

특히 교수님과 실험실의 동료들이 많이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셔서, 감사했던 부분이 있었고요.

그래서 페임랩을 준비하며 고마웠던 분들을 위해 제 대본에 특별한 메시지를 넣었는데요. 교수님 성함인 '유리'를 넣어서 세포벽을 '유리'하게 디자인했다고 이야기하거나, 소품을 만드는 걸 도와준 동생의 이름을 따서 단단하게 '지은' 외투 벽, 준비하는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남자친구의 이름을 따서 '현명'하게 세포벽을 갈아입었다는 식으로 메시지를 넣어서 감사 인사도 전하고 재밌었던 준비 기간이었어요.

[앵커]
감동 받았을 것 같아요.

이 페임랩 대회 본선에 10명이 참가했다고 들었는데, 다른 강연자 중에 인상 깊었던 강연자가 있었나요?

[인터뷰]
같은 식물을 주제로 했던, '벚꽃이 봄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잠옷이 실험복이 되는 세상, 자각몽에 대한 이야기', '반짝이는 별의 탄생', '백투더퓨처 속 자율주행차' 등 전부 기억에 남고,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연구하는 과학자라고 해도 제 분야가 아니면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페임랩을 통해 다양한 분야를 전공하는 발표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처음 대학교 강의를 들었을 때, 1학년 1학기 때 첫 수업을 들어갔을 때 느꼈던 설렘을 다시 한번 느꼈고, 과학을 대중과 소통하는 행위가 과학의 발전과 인류의 발전에 얼마나 큰 의미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앵커]
꼭 수상을 하지 않더라도 이런 대회에 참가하는 자체만으로도 모든 분이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지 않으냔 생각이 드는데요. 민정 씨는 그중에서도 대상을 거머쥐었잖아요. 그래서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리는 페임랩 국제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게 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죠? 바쁘실텐데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나요?

[인터뷰]
이번 주 토요일에 바로 출국하는데요. 한국 대표로 나간다는 부분이 많이 떨리고 긴장되고,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영어를 쓰고 있긴 해도 제2의 모국어처럼 쓰는 나라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걱정도 되긴 하지만,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주한영국문화원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고 계셔서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25개국의 대상 수상자들이 영국 국제대회장에 모이고 그분들을 대상으로 세미파이널을 한번 치르고 최종본선에 올라갈 10명을 선정하게 됩니다. 이번 세미파이널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똑같은 '세포벽'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게 될 거고요, 세포벽을 외투 콘셉트도 가져가고, 제가 노래 불렀던 것도 그대로 가져갈 생각이고요. 그러나 한국 본선에서 발표했던 '벚꽃엔딩'이나 '돌잡이' 같은 그런 문화적 차이가 있다 보니까 한국의 정서나 한국분들만 이해할 수 있는 유머를 외국 분들과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바꿔서 이야기할 계획입니다.

[앵커]
세미파이널에서 더 올라가서 많은 분들께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계 무대에서도 한국 대표로서 멋진 활약을 펼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민정 씨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현재는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공부를 계속할 예정이에요. 박사과정 거치고 포스닥이라는 과정을 밟은 후에 최종적으로 교수가 되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포스닥 과정 후에 제 연구 분야를 좀 더 깊이 있게 진행하고 좋은 연구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특히, 세포벽이라는 분야에서 좋은 연구 성과를 꼭 이루고 싶습니다. 저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훌륭한 교수가 되는 제 모습을 그려보곤 하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세포벽이라는 분야에 관심 있는 제자들을 위해 학문을 흥미롭게 소개하고, 훌륭한 연구를 통해 제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습니다.

이런 교수가 되기까지는 십 년도 넘는 해를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페임랩을 통해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된 저는 벌써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멀게만 보이던 꿈을 벌써 이룬 제게 새롭게 설정된 목표는 '제대로, 잘하기'입니다.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임명해주신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받고, 첫 등굣길을 나서며 다짐하는데요.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소통할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며, 더 많은 대중과 이야기를 나누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통의 창구' 가 되고 싶습니다.

[앵커]
차세대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세포벽 연구자로서 민정 씨의 삶을 저희 YTN 사이언스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대학교 식물세포 생리학 연구실 정민정 씨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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