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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피플] "소통과 융합으로 과기인 하나로 모을 것"…이우일 차기 과총 회장

■ 이우일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차기 회장

[앵커]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과학계 주요 인사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보고 있는 줌 인 피플 시간입니다.

오늘은 500만 명의 과학기술인을 대표하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이우일 서울대 교수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20대 과총의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셨는데요. 우선 축하 드립니다.

과총은 현 회장 임기 만료 1년 전에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전통이 있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인터뷰]
한마디로 말씀 드리면 일이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과총은 국내 과학기술 관련 단체 600여 개를 회원으로 하고 있고, 이 단체들에 소속된 회원들 숫자만도 오십만 명에 이를 정도로 국내 최대의 과학기술 관련 단체입니다. 당연히 다양한 관심 분야가 있고 여러 가지 사업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하고 있던 사업을 계속 계승하고 또 새로운 사업들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일 년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할 일이 많아서 그런 거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현재 과총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과총은 과학기술인 대다수가 모인 단체인 만큼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젊은 연구자나 여성 과학자의 의견은 잘 반영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던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터뷰]
네, 아픈 곳을 찔러주셨는데요.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부분이 아직 취약합니다. 개선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봅니다. 미래사회는 두말할 필요 없이 과학기술이 중심이 됩니다. AI, 빅데이터, 자율주행처럼 우리 일상을 바꿀 변화들이 모두 과학기술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국가가 발전하려면 우수한 젊은이들이 과학기술에 보다 흥미를 느끼고 유입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과학기술을 남성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생각이고 바꾸지 않으면 인구절벽시대, 4차산업 혁명시대에도 제대로 대응할 수 없습니다. 젊은이와 여성의 참여는 이제 필수입니다. 우선 여성 및 젊은 과학자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의 기획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아예 그들이 직접 뛰게 할 계획입니다.

[앵커]
앞으로 그 부분에 대한 노력도 부탁 드리고요.

과학기술계는 국민생활자문단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죠.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과학적 데이터나 의견들이 정책 반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먼저, 과학기술계가 신뢰성 있는 객관적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과학기술계가 이런 면을 다소 소홀히 해온 면이 없잖아 있었다고 봅니다. 한편 정책입안자들도 과학기술 전문가가 제공하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존중하고 이에 기반을 둔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데, 데이터를 특정 목적에 유리한 쪽으로만 해석하고 그에 기반을 둔 정책을 수립,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바로잡으려면 결국 국민께서 바른 판단을 내려 주셔야 합니다. 과학기술계는 국민의 바른 판단을 돕기 위해 어려운 과학 기술적 내용도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등의 소통 노력을 통해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여야 합니다. 이 부분은 인문사회학자들과의 협업이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과총이 중심이 되어 그런 소통능력을 키우고, 정책입안자들도 과학기술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우리 과총이 국민생활자문단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요.

[앵커]
국민의 과학적 이해를 높이는 일은 저희 YTN 사이언스의 모토와도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요즘 거기에 남북협력이나 미세먼지 문제에서 과학 외교가 필요한 부분이 늘고 있습니다.

과학계의 목소리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은 없을까요?

[인터뷰]
이것도 반성부터 말씀을 드리면 결국, 국민 여러분들의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과학기술계에서 내는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려면 국민이 그 목소리를 신뢰해야 합니다. 그러면 정부나 정치권에서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 우리 과학기술계는 연구 성과나 윤리 측면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 같습니다. 좀 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과학외교는 정부의 외교 전담부처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정부 차원의 노력과 함께 과학기술전문가 집단이라는 민간차원의 입체적 접근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그리고 그 외교현장에서는 화려한 수사나 협상 능력도 중요합니다만, 우선 철저한 연구와 분석을 통한 데이터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정부 차원의 과학외교에 과학기술자들의 참여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민간차원 과학외교도 정부가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하고 과학외교 성과를 공유할 정부 내 거점도 필요합니다. 과총이 방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민간 과학외교의 중심이 되도록 할 예정입니다.

[앵커]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4차 산업혁명을 맞아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기술이 정치는 물론 외교까지 많은 부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함에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건 거버넌스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만들었지만, '혁신본부가 안 보인다,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교수님 생각은 어떤가요?

[인터뷰]
거버넌스는 물론 중요합니다. 과학기술혁신본부라는 새로운 조직도 그런 인식하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또 노무현 정부 때에는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상당히 성공적으로 운영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조직이 힘을 가지고 부여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거기에 걸맞은 권한이 부여되어야 합니다. 보다 자율적이고 독립성이 강화된 예산권이 필요합니다.

또 청와대의 과학기술보좌관을 수석급으로 격상시켜 최고 정책 책임자가 과학기술에 관심이 있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거버넌스와 함께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이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과학기술과 관련된 사안들은 가치 중립적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 및 국회의 자문위원회 형식으로 모든 정책과 예산이 결정되고 있고 자문위원들은 과학기술 전문가들로 구성하고 임기는 대통령의 임기와 상관없이 장기간 활동을 보장하고 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앵커]
올해 정부 연구개발 예산이 2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예산 투입 대비 결과를 체감하기엔 부족한 것도 사실인데요.

여기에 최근 부실학회 등 연구윤리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연구개발 예산 사용에 대한 불신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연구개발 정책은 어떤 방향은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요?

[인터뷰]
그간 국가 연구개발 예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국민 세금을 쏟아붓는데 도대체 무슨 성과가 있는 것인가 회의적 시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연구개발은 마치 아주 맛좋은 요리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즉 “축적”이 필요합니다. 올해 왕창 투자한다고 그 결과가 내년에 당장 나오지 않습니다.

여러 나라는 19세기 후반, 일본은 20세기 초반부터 꾸준히 투자해 왔습니다. 우리는 1960년대 이후 비로소 투자가 시작되었고 본격적 투자는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입니다.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지켜보아 주시면 결과들이 나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물론 정량적 지표 일변도인 평가와 관련된 문제 등 고쳐야 할 점들이 많습니다. 윤리 문제는 유구무언입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나 변명을 조금 하자면 과학기술윤리 문제로 지적된 경우는 전체 연구과제 5만여 개를 감사한 결과 0.4% 정도입니다. 소수의 잘못을 두고 연구자 모두를 예방적 차원에서 규제하면 자유롭고 창의적인 연구 풍토가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잘못은 일벌백계하되 자유로운 연구 환경을 저해해서는 곤란합니다.

[앵커]
교수님은 과총 회장 출마 소견서에 '소통과 융합'을 강조하며 '과총의 체질 개선'을 이야기했는데요.

임기 시작하려면 1년 정도 남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과총을 운영할 계획이신지 말씀 부탁합니다.

[인터뷰]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금 사회는 어느 때보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우 리나라는 차세대 성장동력의 부재를 걱정하고 있으며 환경 및 에너지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AI로 대표되는 정보기술과 바이오 기술의 발전이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서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과학기술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불확실과 혼돈의 시대 (Age of bewilderment)에서 과학과 기술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과학기술인들의 소명의식과 역량결집이 절실합니다. 지금까지의 과총이 학회의 단순한 집합체였다면 앞으로는 유기적 연결체로서 거듭나야 합니다. 과총이 여러 면에서 playground 즉 마당이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세대 간, 분야 간, 지역 간, 국가 간, 학문과 산업간, 그리고 과학기술계와 사회 간의 사람과 지식이 교류되는 마당이 되도록 거기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겠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위하여 과총운영에 과학기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젊은 세대를 적극 참여시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지역을 활성화하여 혁신의 거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학문 분야 간, 산업과의 협력을 제대로 일어나도록 만들겠습니다. 또 사회와의 소통에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2021년 완공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과학기술회관 본관(사이언스 플라자) 건설을 차질없이 진행하여 제가 말씀드린 여러 사업들의 중심이 되도록 활용하겠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성공하려면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합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과학기술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앵커]
앞으로 2020년부터 3년 간 과총을 이끌어주실 텐데요. 과학기술계를 모든 영역을 이끌어가겠다는 밝힌 포부 꼭 이뤄주길 부탁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과총의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이우일 서울대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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