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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입다…웨어러블 로봇

[앵커]
가상현실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만지고 느끼는 상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SF 영화에서만 봤던 일이, 이미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줌 인 피플에서는 '웨어러블 로봇'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UNIST 기계공학과 배준범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최근 웨어러블 로봇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내 기업들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기술인가요?

[인터뷰]
네, 인간-로봇 상호작용 시스템이라고도 하는데요. 넓은 의미로 인간과 로봇이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뜻합니다. 요즘 '웨어러블'이라고 표현을 하는데요. 옷처럼 입는 착용형 로봇과 사람이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는 거죠.

이렇게 착용하는 시스템에서는 사람이 자신의 인지능력이나 감각은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로봇의 힘과 다양한 상호작용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요. 이는 가상공간의 물체를 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거나, 마치 내가 실제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면서 로봇을 조종할 수 있습니다.

[앵커]
말만 들으니깐 뭔가 설레고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드는데 그럼 연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어렸을 때부터 로봇 분야에 대한 관심은 많았습니다. 공학자의 연구는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미국 대학원 유학 시절에 재활 목적으로 사용될 착용형 센서와 하지 외골격 로봇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면서 이런 분야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흔히 웨어러블 로봇이라고 하면 아이언맨 슈트 같은 것을 많이 떠올리시는데요. 실제로도 재활이나 군사용으로 많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딱딱한 구조를 몸에 착용하면, 무겁고, 착용이 어렵고 사람의 관절과 로봇의 관절 불일치로 인해 여러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거동이 불편하면 지팡이를 사용하시는 어르신들이 지팡이 대신 착용형 로봇을 입을 수 있어야 하는데 실용적인 한계가 많았죠.

[앵커]
한마디로 딱딱한 로봇에 한계를 느끼고, 이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셨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러면 부드러운 로봇을 만드신 건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최근 로봇 연구에서는, 기존의 딱딱한 로봇과는 다른 부드러운 로봇인 '소프트 로보틱스'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요.

소프트 로보틱스의 핵심 개념 중 하나는 체화지능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물컵을 잡는 동작이 단순히 두뇌의 명령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의 형태, 재질 등이 모두 기여의 결과라는 것인데요.

즉, 기존의 로봇들이 로봇의 센서, 구동부, 착용부로 따로 나뉘어 있었다면, 체화지능을 이용한 소프트 로봇에서는 이러한 기능들이 함께 결합한, 새로운 재질, 구조로 로봇을 만듭니다.

저도 소프트 로보틱스처럼 부드러운 착용형 시스템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는데요. 우선 사람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소프트 센서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소프트 센서는 말 그대로, 부드럽고, 유연하며, 신축성이 있는 센서를 뜻합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사람이 착용하기 매우 편하게 되는 거죠.

[앵커]
아무래도 딱딱한 것보다는 착용이 편할 것 같은데요, 그러면 소프트 센서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 건가요?

[인터뷰]
학계에서는 다양한 소프트 센서 제작 방법이 연구되었는데요. 저희가 연구한 소프트 센서는 실리콘처럼 부드럽고 신축성이 있는 재료에, 전기 전도성이 있는 액체 금속을 프린팅해 제작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제가 직접 가져왔는데요. 이 센서는 아주 얇아서 하나의 층으로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단면은 몇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센서 자체가 늘어나거나 눌리게 되면 전기전도성 액체 금속이 있는 층의 단면적이 변하게 되면서 전기 전도성이 변하고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손가락의 움직임을 측정하거나 신발에 부착했을 때 지면 반발력을 측정할 수 있어서, 다양한 활용 분야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앵커]
앞서 이런 웨어러블 분야가 군사용이나 재활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센서가 개발되면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상용화는 언제쯤 이뤄질까요?

[인터뷰]
최근 가상현실이나 웨어러블 로봇 등에 대한 관심이 터지면서, 상용화에 대한 시도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상용화를 위해 창업을 해서 깊은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화면을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의 가상현실은 시각 정보만 주로 전달하고, 가상공간의 물체를 만지거나 조작하기 위해서는 리모컨 형태의 입력장치, 즉, 인터페이스를 사용해야 하는데요. 이는 실제 손가락을 사용할 수 없어, 매우 기능이 제한적이며, 가상현실의 현실감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하지만 저희가 개발한 소프트 센서를 이용한 장갑으로는 손가락 움직임 측정이 쉽게 가능하여 더욱 몰입감 있는 가상현실 구현이 가능합니다.

제가 직접 가지고 나왔는데요. 제가 앞서 보여드렸던 소프트 센서가 이 장갑 안에 들어가 있고요. 일반 장갑처럼 보이지만 간단하게 착용하고 손가락 움직임 측정이 가능합니다.

[앵커]
재질이 비슷한가요?

[인터뷰]
일반 장갑처럼 재질이 똑같이 되어 있지만, 안에 소프트 센서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런 장갑으로 어떤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이런 활용분야 같은 경우는 재활이라든가 원격 로봇을 조종하거나 가상 공간에 있는 물체를 만진다거나 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새로운 형태의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로봇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모두 새롭게 연구하셔야 했을 것 같아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우선 이러한 시스템은 사람에게 착용 되어야 해서 사람의 생체 역학적 구조 등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필요했어요. 또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로봇과는 다른 방식의 제작 방법도 개발해야 하고요. 다양한 재료들의 특성, 화학적인 반응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제가 기계공학과에 있긴 하지만, 정말 다양한 분야의 공부가 필요합니다.

최근 많이 언급하는 기계 학습 방법을 이용하여 우리 실험실에서는 측정한 손가락 움직임을 이용하여 손가락의 자세, 움직임을 추정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요. 연구 결과를 이용하면 수화를 실제 언어로 번역해줄 수도 있습니다. 또 이러한 시스템들이 실제로 적용될 가상현실이나 원격 조종 등의 분야도 공부가 필요합니다.

[앵커]
수화 번역 시스템이 정말 상용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네 저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뿐만 아니라 분신처럼 원격조종이 가능한 '아바타 로봇'도 개발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인터뷰]
네 맞습니다. 이 부분도 화면을 함께 보면서 설명해 드릴게요.

사람이 웨어러블 장비를 착용하고, 로봇을 원격 조종할 수 있는데요. 이 시스템은 단순히 사람이 로봇에게 한 방향의 명령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고요. 로봇 주변의 3차원 시각 정보, 로봇 팔에서 발생하는 힘을 사람에게 전달해 조종하는 사람도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조이스틱이나 키보드를 이용한 기존의 원격조종 시스템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연구 이후 재난지역에 들어가거나 우주, 의료기관 등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사람을 그대로 따라 하는 모습을 보니 영화에서 봤던 모습이 현실이 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요. 그럼 교수진의 연구 목표라든가 계획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합니다.

[인터뷰]
착용형 시스템, 웨어러블 로봇은 로봇의 힘을 이용해 사람을 강하게 해줄 수도 있고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세계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의 물리적 혹은 인지적인 한계를 넓힐 수 있는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연구 목표는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것처럼, 사람의 생체 정보를 이용하여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인데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로봇을 연결해줄 수 있는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나지만, 많은 사람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실용적인 인간-로봇 상호작용 시스템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앵커]
웨어러블 로봇이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혁신적인 기술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한국판 아바타 로봇 꼭 교수님의 손에서 탄생할 수 있기를 저희도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UNIST 기계 공학과 배준범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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