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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구소] '무관중 경기 개막'…선수들에겐 어떤 영향 미칠까?

■ 이동귀 /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앵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스포츠 경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5일 프로야구를 시작으로 일부 종목이 무관중 경기로 개막을 알렸는데요, 스포츠 팬들의 갈증은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이렇게 관중이 없는 경기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생각연구소에서 이와 관련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 나와 함께하겠습니다. 요즘 직관이 아니라 '집관'이라고 하잖아요. 많은 스포츠 팬들이 집에서 경기를 보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데요, 이런 무관중 경기가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준다고요?

[인터뷰]
당연히 영향을 미치죠. 말씀하신 대로 5월 5일 날 프로야구가 개막했죠. 5월 8일에는 프로축구 또한 개막했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코로나19의 재확산을 우려해 '무관중' 경기를 하는 것을 이해가 되는데.

사실 프로 스포츠는 팬이 존재하기에 있을 수 있다. 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고 응원하는 관중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직접 경기를 뛰는 선수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희도 강의를 하지만, 학생들이 리액션이 없잖아요.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고, 나중에 의기소침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거든요. 관중이 없는 곳에서 경기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으니까 선수들도 애로사항을 많이 이야기해요. 왜냐하면 응원이 있으면 자기가 활성화되면서 각성이 되니까 이런 것을 통해서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것인데요.

작년에 10월쯤에 북한 원정 경기를 했잖아요. 프로축구 선수들이. 국가대표팀들이 갔었는데, 국가대표팀들의 얘기는 무엇이냐 하면 관중이 없이 경기를 하니까 이상하고 집중이 잘 안 되더라. 그러니까 경기 수용의 영향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죠.

[앵커]
네. 그런데 관중이 없으면요.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응원의 힘이 크다고 하는데,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요.

[인터뷰]
사실 다른 사람이 응원해주고 환호해주면, 수행 자체에 영향을 받는데, 이런 것을 관중효과라고 합니다. 관중이 있을 때 수행에 훨씬 영향을 받는다. 라는 것인데. 수행이 촉진될 수도 있고, 수행이 억제될 수도 있고. 방향을 양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어요. 억제될 때는 '사회적 억제'가 일어났다. 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실제로 관중이 있을 때 어떤 효과가 있는가를 여러 가지 실험을 해 봤는데, 심리학자 노먼 트리플렛은 사이클 선수가 혼자 사이클을 탈 때보다 경쟁자와 함께 탈 때 더 빠르게 달린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고요.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에서는 프로축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홈경기에서 열렬한 응원을 받으면 경기를 할 때 신체에 어떤 반응이 나타났는지를 조사했는데,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40~70%가 증가한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호르몬으로 민첩력과 순발력 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실제 응원이 주는 효과를 하나의 실험으로 보여준 거죠.

[앵커]
사회적 촉진 효과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는데, 사실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응원이 큰 영향을 미칠 것 같거든요. 우리 삶에서는 어떤가요?

[인터뷰]
당연히 응원을 많이 받고 싶죠. 특히 학습을 할 때, 학습 장면에서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요. 먼저 예를 들어 하버드대 심리학과의 로버트 로젠탈 교수의 실험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실험이 진행되었는데요. 반에서 20%의 아이들을 무작위로 선택하고 담임선생님에게 '이 아이들은 IQ가 높고, 학업 성취도가 높을 것 같다'라고 전달한 것이죠. 자연스레 선생님들은 20%의 아이들에게 기대를 걸게 되었는데요. 8개월 뒤, 놀랍게도 무작위로 선택한 20%의 아이들이 정말 성적이 높게 나타나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요. 선생님들의 칭찬하고 관심을 주니까 아이들을 성장하게 한 것이죠. 이를 로젠탈효과(Rosenthal effect)라고 합니다.

또 하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은 게임기로 게임을 할 때 뇌의 활성화 정도를 측정했었는데요. 실험 대상자 가운데 90%가 구경하는 사람이 있을 때 성과가 더 좋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니까 게임 할 때 집중해서 하는데 누가 봐주면서 하면 더 촉진 효과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때는 우리 뇌에서 인정 효과 관련된 부분이 활성화되고, 또는 이것을 잘 조절하는 것과 관련이 된다고 합니다.

[앵커]
이처럼 칭찬과 응원을 통한 관중효과가 일의 능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능률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준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인터뷰]
사회적 억제 효과도 존재할 수 있죠. 실제로 로버트 배런이라는 학자가 내놓은 가설인데, 산만 같은 가설이 있습니다. 주의가 산만해진다. 라는 것이죠. 사람들이 자꾸 지켜보니까 일에 집중을 못 하게 되고, 수행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로버트 배런의 이야기는 뭐냐 하면 난이도가 높을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과제가 쉬울 때는 지켜본다고 해서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데, 과제가 어려운 과제인데, 사람들이 지켜본다면 집중을 못하니까 실제 수용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라는 것이죠.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적으로 촉진될 수도 있고, 관중이나 주변 사람들이 지켜본다는 느낌 자체가 억제할 수 있는데, 아마도 수용을 하는 사람의 능력이나 집중도, 숙련도 또 하나는 수행을 하는 사람과 관찰하는 사람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만약 사이가 안 좋으면 신경 쓰이죠. 선생님이 지켜본다. 그러면 떨어질 것 아닙니까. 저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고, 나한테 우호적인 사람이다. 라고 느끼면 훨씬 더 수행이 좋아질 수 있는 것이죠.

[앵커]
그러면 능률을 높이거나 떨어트리는 것을 모두 관중효과라고 부르는 것입니까?

[인터뷰]
네, 양쪽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가 사회적 촉진이나 억제처럼 다른 사람으로 인해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설명해 주셨는데, 도대체 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는 것일까요?

[인터뷰]
사회적인 동물이잖아요. 함께 있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지켜본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자의식이 발동되는 것이죠. 영어로 'self-consciousness' 해진다는 것인데. 자의식이 발동되면 타인의 시선이 '저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사실 이것이 적응적인 부분도 있어요. 사회적으로 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내려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잘 들어 줘야 하고, 이런 것들도 필요하잖아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 자체는 적응적인 산물일 수 있는데, 지나치게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많게 된다면. 관찰 평가의 역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한국 같은 집단문화 같은 경우에는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또는 승인되는 욕구가 강할 수 있죠. 칭찬 한번 받게 되면 좋았던 기억을 잘 잊지 못하기 때문에 누가 지켜본다. 라고 하면 더 열심히 해야지.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이죠.

[앵커]
무엇보다 선수들은 관중의 떠나서 경기를 앞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이렇게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인터뷰]
저는 프로선수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관중들이 없는 무관중에서도 홈런이 되게 많이 나오더라고요. 열심히 자신을 조절했다는 것인데.

집중도를 유지하는 것을 관건이잖아요. 이것을 어떻게 유지할까. 선수들마다 나름대로 자신의 루틴을 가지고 있나 봐요. 예를 들어서 타자 같은 경우에는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마음으로 어떤 생각을 해야지, 혼자 하는 일종의 '셀프 토크’라고 하는 것이 있잖아요. 혼잣말. 그것을 긍정적으로 '내가 할 수 있다' 든지 이런 것들을 많이 생각하고요. 긍정적으로 이미지를 떠오르는 훈련을 많이 하게 되면 훨씬 더 수행 자체가 좋아질 수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2016 리우올림픽에서 펜싱 에페의 박상영 선수가 성공을 거둔 것처럼 ‘할 수 있다’라고 되뇌는 것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것이 이루어졌잖아요. 그래서 심리학에서도 자기 긍정적인 자기 말을 훈련 시킬 수 있다. 라고 이야기한 사람이 '마이켄바움'이라는 인지 치료자는 내적으로 대화하거나 밖으로 표시 나지 않는 자기 진술을 함으로써 어려운 문제에 대처하고 문제행동을 효율적으로 풀어나가도록 하는 자기 교습 훈련(self-instruction training)을 제안한 바가 있습니다.

[앵커]
대만에 이어서 우리나라가 프로야구 개막을 하면서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돼서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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