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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구소] '결혼, 필수 아닌 선택'…증가하는 비혼, 그 심리는?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최근, 스스로 비혼족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비혼주의를 선언해 자신의 확고한 소신을 밝히는 건데요. 이처럼 비혼이 증가하고 결혼을 거부하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비혼이 증가하는 심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요즘 제 주변만 봐도 비혼주의를 선포하거나 전통적인 결혼관에 대해서 다른 인식을 보이는 분들이 아주 있는데요. 그래서 이제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커지고 또 비혼에 대한 긍정적인 감성은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이 조사에 대해서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네, 2018년 통계청의 사회조사인데요. '더이상 결혼이 의무가 아니다. 여기에 동의하십니까?' 이렇게 물어봤더니 응답률이 56.4%가 그렇다, 통계조사를 계속해왔는데 처음으로 과반을 넘은 경우입니다. 2018년에 56.4%가 결혼은 더이상 의무가 아니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빅데이터 분석에서 비혼과 관련된 언급량을 봤는데 2013년에는 1,775건에 불과했어요. 비혼에 단어 자체에 대해서 2016년 10,000명이 넘어가서 10,137건으로 올라오게 되고요. 2017년 1년 후에는 20,897건으로 두 배 이상 올라갔잖아요, 그리고 2018년에는 무려 45,795건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엄청나게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고요. 그렇다면 결혼에 대해서 얼마나 부정적인가 부정적인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가를 살펴봤더니 결혼하고 관련된 단어 중 하나가 '결혼거부', '결혼혐오', '결혼 불행한' 이런 단어들이 훨씬 더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결혼을 두고 혐오한다는 감정까지 나왔다는 게 놀라운데 이렇게까지 결혼을 거부하고 비혼인구가 증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인터뷰]
여러 가지 이유로 복합적일 것 같은데 가장 먼저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출산하고 양육에 대한 부담이 많으시겠죠. 자녀를 키우는 시간이라든지 노력이라든지 또는 비용, 이런 것들을 보면 '나는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고요. 또 주변에서 행복한 부부를 찾기 쉽지 않은가 봐요. 상당히 다투는 부부,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부부, 이런 것을 보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결혼 생활 자신 없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또 그동안에 여러 가지 실업률도 오르고 집값도 많이 오르고 하니까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여러 가지 생각해보면 '직장도 가기 힘들고, 저축해서 집 사기도 쉽지 않고, 미래는 불확실하고, 그런데 무언가 결혼하고 양육하고 이런 것들이 힘들다.' 이렇게 생각이 되고요.

특히 여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경력 단절되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부담감을 이야기합니다. 아이를 낳아 기르고 결혼하고 이런 것이 나의 어떤 전문적인 일을 하는데 쉽지 않다. 마지막으론 젊은이들 자체의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주는데 더이상 집단주의라든지 가족보다는 나 개인의 삶이라든지 개인의 여유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 되고, 또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나 혼자도 잘살 수 있다.' 이런 이야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해 82년생 김지영 책과 영화가 화제가 되었잖아요. 결혼 후의 여성의 달라진 삶에 대한 작품이었는데 많은 여성분이 공감을 했죠. 이렇게 비혼족이 늘면서 이들 세태를 반영한 현상과 문화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게 있나요?

[인터뷰]
이게 상당히 재미있는데 한 온라인 게시판을 보니까 '한 10년간 당신이 결혼을 안 하거나 못하게 되면 그동안 축의금 많이 냈을 것 아니에요. 친구들이 축의금 대신 위로금을 걷어주겠다.' 이런 것이죠. 그동안 투자만 하고 나서 아무것도 못 받는다는 생각이 드니까. 젊은 입장에서는 '뭔가 내가 불합리한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요즘 흥미로운 것 중 하나가 싱글웨딩이라는 단어가 올라오고 있는데요.

무엇이냐 하면 혼자서 웨딩드레스를 입거나 턱시도를 입고 사진을 찍는 그런 문화가 있다고 하네요.

[앵커]
결혼은 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예복은 입고 싶다?

[인터뷰]
결혼식의 느낌이 들고 싶은 부모님이나 친척들의 시각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그런 복장 웨딩드레스라든지, 포즈라든지, 이런 것들을 기록에 남기고 싶다는 거죠. 실제로 SNS에서 싱글웨딩에 대한 해시태그가 무려 만5천 건이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 나온 말 중 하나가 '조카 바보'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아이는 낳지 않지만, 조카는 정말 사랑스럽고 예쁘다는 이야기인데요. 사실 비혼이나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자녀의 양육에 대한 부담감이나 책임감은 느끼고 싶지 않지만, 아이에 대한 어떤 사랑을 대리만족으로 경험하고 싶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결혼하건, 하지 않건 이제는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인식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비혼을 회피를 위한 목적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비혼을 좋아해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비혼을 회피를 위해 선택하는 경우에는 어떤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터뷰]
선택의 유형이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두 가지가 있거든요. 다가가는 선택이 있고 회피하는 선택, 두 번째 거는 좀 흥미로운데 '뭔가 선택을 하는데 뭘 회피하느냐'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다가가는 선택 같은 경우는 자기가 정말 좋아서 계속해서 그쪽으로 가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만약에 직업을 택할 때도 내가 그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다면 다가가는 선택을 하는 것이고, 결혼할 때도 내가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다. 이것도 다가가는 선택이 되는데, 회피하는 선택은 어떤 것이냐면 이런 것이죠.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하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하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라든지, 또는 부모님이랑 같이 살기 싫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 문제가 뭐냐면 회피하는 선택을 하게 되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밀려가는 느낌이 많잖아요.

그러니까 뭔가 행복한 느낌이라든지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이라든지 이런 것을 느끼기가 어려운 거에요. 선택해야 한다면 뭔가를 피하고 피하다 보니까 이것을 선택했다가 아니라 만약에 비혼같은 경우에도 내가 정말 원해서 이것을 선택했다. 이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죠. 그런 것을 생각해볼 시점입니다.

[앵커]
결혼을 선택하든 비혼을 선택하든 어느 선택이든 존중받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비혼주의'라고 하면 아직은 주위에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이 많이 있는데 이런 색안경은 어떤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당연히 세대 차이가 있잖아요. 기성세대들이 주로 살았던 그런 세상에서는 당연히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이런 것이 당연한 삶의 흐름이었잖아요.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결국 결혼은 정상적으로 비혼은 뭔가 비정상적이라는 식의 어떤 인식 같은 것들이 있는 분들이 있죠.

자기한테는 익숙한 그런 시대인데 지금은 그런 세대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만약에 기존의 어떤 많은 생각을 하는 분들 같은 경우는 이런 경우가 많아요. '결혼 안 한 여성을 보고 너무 개인주의고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니냐 자기 혼자만 생각하느냐' 이런 식의 생각을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보면 이런 비혼이라는 단어를 보면 비슷한 단어로 미혼이라는 단어가 있잖아요. 미혼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세요.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그 이야기를 언젠가 할 것이다. 라는 느낌이잖아요. 사실 비혼은 '아닐 비' 자잖아요. 내가 선택하는 결혼을 선택하는 거거든요. 이것을 바라보는 자체가 어느 정도 세대 차가 있는데 서로 간의 소통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결혼의 반대말이 미혼이라는 점, 비혼이 아니라요.

[인터뷰]
용어 자체에서 그런 느낌이 같이 반영된 거죠.

[앵커]
우리 사회가 이 결혼이라는 제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앞으로는 결혼에 대해서 다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인터뷰]
말씀하신 것처럼 결혼이 더이상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여기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자기가 이제 필요하면 결혼을 선택하든 비혼을 선택하든 나의 주관적인 선택이다. 이것이 존중받아야 하는 그런 문화로 갈 것이라고 봅니다. 또 앞으로는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1인 가구 숫자가 많아지므로 혼자 있는 모습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더이상 이상하게 여겨지는 사회가 아니리라 생각되고요. 어떤 면에서는 비혼이라면 우리가 생각할 때 혼자 살 거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오히려 새로운 연대 같은 것이 생겨나서 새로운 가족형태가 나타날 것 같은, 같이 비혼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뭔가 커뮤니티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죠. 그들의 관심사도 비슷하고 뭔가 서로 간의 정서적인 지지도 할 수 있는 그런 새로운 형태의 느슨한 가족연대가 생길 것으로 봅니다. 또한, 결혼은 하지 않고 동거를 하는 사람도 더 늘어나리라 생각되고요. 결혼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는 그런 사람들도 꽤 늘어나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동거와 관련해서 지난 2018년 통계자료를 찾아보니까요.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질문의 YES라고 대답한 사람의 응답률을 보니까 2010년 40.5%였는데 지금 2018년 기준으로 봤을 땐 56.4%로 증가했다.

앞으로는 점점 더 개인화되고 어떻게 보면 점점 파편화되는 그런 세상 속에서, 다양한 가치가 다양한 선택이 존재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이걸 어떻게 바라볼까 할 때 기존의 결혼하고 출산 이런 식의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으로 생각하고요.

결국, 중요한 것이 뭐냐면 서로 가치의 부합되지 않는 사람을 볼 수 있는 사람이 훨씬 많아지잖아요. 나랑 생각이 다른 사람이 많아질 텐데, 그럼 어떻게 하느냐 이것을 그 사람 문제로 바라볼 때 그 사람의 입장이라든지 또는 그 사람의 상황 시대적 흐름 이런 것들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소통하는 것 갈등을 조정하는 것 이런 것들이 앞으로 큰 과제로 남겠죠.

[앵커]
사실 프랑스도 일직의 우리와 같은 고민이 있었는데 전통적인 결혼 외에도 동거와 같은 새로운 가족형태를 시민연대 협약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인정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결과 저출산 문제나 여성의 경력 단절문제가 여러 가지로 해결되었다고 들었는데 우리나라도 그런 변화에 때가 다가온 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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