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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구소] 노동 힐링 예능 인기, 어떤 매력 있을까?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는 정말 다양한데요. 그중에서도 고된 노동을 통해 소소한 힐링을 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노동 힐링 예능의 인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요즘 예능의 트렌드를 보면 저도 너무 재밌게 보고 있지만, 워크맨이나 일로 만난 사이, 삼시세끼 이런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런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는 심리가 궁금하기도 하고요. 대표적인 노동 예능 사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인터뷰]
가장 잘 아시는 게 '삼시 세끼'라는 프로가 있었죠. 산촌 편뿐만 아니라 이전 시즌도 많은 사람이 봤는데요. 출연자들은 세 끼의 식탁을 차리기 위해 감자를 캐거나, 모종을 심는 등 쉼 없이 텃밭을 가꾸는데요. 집을 보수하는 작업부터 요리, 설거지, 텃밭일 등을 해나가며 산촌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은 보는 것 자체가 신선한 재미와 흐뭇함을 안깁니다.

얼마 전 종영한 예능프로그램 '풀 뜯어 먹는 소리' 보셨습니까? 고등학생 농부 한태웅을 주축으로 연예인 출연자들이 농촌 극한 체험에 나섭니다. 모내기 모습을 통해 농촌의 봄이 왔구나! 느낄 수 있고요. 가을에는 추수와 품앗이를 하면서 농촌 생활의 소박한 행복을 찾아가죠.

또한, 웹 예능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워크맨'은 프리랜서 아나운서 장성규가 다양한 직종의 아르바이트나 직업 체험을 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노동 예능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거든요. 제가 어렸을 때 만해도 '체험 삶의 현장'아시죠. 유니콘 타고 내려와서 딱 돈 봉투 넣는 그 장면, 저는 정말 인상 깊게 보곤 했었는데,'극한직업' 같은 노동을 소재로 다루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노동 예능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똑같이 노동이라는 소재를 다루지만, '체험 삶의 현장'이나 '극한직업'은 노동의 가치가 얼마나 힘든 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거기에 예능 적인 재미라는 색을 더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스타들이 본업이 아닌 새로운 일을 함으로써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하고요.

새 일에 어색해 하면서도 그 안에서 유쾌한 토크를 이어간다는 게 매력이죠. 그 안에서 휴식하는 것 또한 소소한 힐링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노동 예능의 주 소비층이 젊은 층이라고 하는데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최영일 대중문화 평론가가 하신 말씀인데요. 최근 젊은이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걱정이 많잖아요. 사실 예능 프로그램도 그런 것을 반영해야 한다. 노동 예능도 그런 트렌드 속에 있다.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도 동의가 되는데, 사실 어떤 TV 프로그램이 나왔는데, 우리의 일상생활과 공감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한다면 금방 시들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만약 카페 같은 장면이 나왔어도 커피 한잔을 팔기 위해서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고, 고객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고, 사장은 어떤 입장에 있고, 그들 간의 어떤 상호 작용이 있고 이런 것들도 사실 이제 우리가 어떤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해서 본다면 훨씬 더 내 이야기 처럼 공감할 수 있죠. 최근의 젊은이들은 소확행 이라는 것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이런 것들이 중요하잖아요, 거창한 것들이 아니라, 그래서 사실 재미가 있었고요.

종영한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보면 무한상사라는 직장 콩트를 한 적이 있었어요. 직장인들의 애환 이런 것들을 아주 해학적으로 잘 표현한 것인데, 많은 사람이 저걸 보면서 일종의 직장 현실을 비튼 예능이다.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실제 '워크맨'을 보면 장성규의 거침없는 돌직구 멘트가 포인트인데요. "키즈카페라 그런지 시급도 아기만큼 주네" "대표님 출근해서 하는 일이 뭐예요?"라고 묻는 장성규의 발언은 현실을 포장하지 않고 워크맨을 그저 재밌기만 한 콘텐츠에 머물지 않게 합니다. 그날의 흘린 땀과 비례하지 않는 시급과 당연하지 않은 부조리를 웃음과 함께 꼬집고 청춘의 공감을 사는 거죠.

[앵커]
그런가 하면 우리 삶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을 노동 예능이 일깨워 주고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저는 '삼시 세끼'가 가장 좋은 예인 것 같은데,예전엔 사실 한 끼, 한 끼 잘 챙겨서 먹는 게 중요했어요. 먹고 사는 게 중요했으니까 특히, 그런데 요즘은 주로 외식하는 사람들도 많고 사실 삼시 세끼를 다 챙겨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가만히 보다 보면 예전엔 그랬었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일상생활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바쁘니까 그동안 잊고 지낸 많은 것들이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녹아나는 그런 장면, 그것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앵커]
이전에는 그냥 깔깔거리고 웃을 수 있는 개그프로그램이나 예능이 흥했다면, 요즘엔 사회현상에 따라 리얼리티가 반영된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 사회현상과 TV 프로그램과의 연관성은 무엇일까요?

[인터뷰]
TV 프로그램의 트렌드 역시 변화되는 사회상을 반영하기 마련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정말 젊은이들이 취업난이 되게 심각하고 이런데, 마냥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깔깔거리면서 웃을 수가 없잖아요.

웃기는 프로그램 내에도 자신들의 모습처럼 노동적인 모습처럼 그들의 애환이 녹아난다면 훨씬 더 리얼리티를 반영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감정 이입을 더 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참고로 경제학에서는 경기가 침체 될수록 여성용 립스틱과 남성용 넥타이가 많이 팔린다고 해요. 왜냐면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방법이 필요해 쇼핑하게 되잖아요. 돈의 여유가 없으니까 가격은 그렇게 비싸진 않지만, 그래도 자신에게 기호품으로서 만족을 주는 품목, 립스틱 같은 것이 팔린다는 거죠.

[앵커]
립스틱 효과처럼 노동 예능도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건데요.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까 노동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네요.

[인터뷰]
노동은 무엇보다 의식주와 생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지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노동이란 자체가 인간이 노력을 통해 무엇인가를 생산해 내는 과정이기도 하고요. 어떤 노동을 하는가, 예를 들어 육체노동이나 정신노동 종류는 다르지만, 인간의 생존과 생활에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고 하는 건 공통분모일 수 있을 것 같고요.

노동의 가치를 느끼는 방법으로는 노동의 가치는 직업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육체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종류는 다르지만, 어떤 직업이든 노동력을 들여서 뭔가를 생산한다는 측면에서는 모두 노동자로 불립니다. 노동이 단순히 생산의 목표와 도구로 전락해서 노동하는 인간이 무시되거나 소외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일종의 사람들의 인권 침해가 이루어 지면서 어떤 업적만 내는 그런 방식이 되면 곤란할 것 같고요.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는 노동이 중요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이제 노동을 통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생계유지 이상의 어떤 상위욕구들 예를 들어, 자아실현이라든지 행복을 추구한다든지 또는 무언가를 성취한다든지 이런 것들도 함께 추구할 수 있으면 훨씬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일이 힘들다 그러잖아요. 하루 일을 힘들게 마치고 와서 노동의 어려움을 공감해 주는 것 같은 예능을 통해서 힐링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예능의 트렌드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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