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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구소]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 시간…애니메이션으로 알아본 심리학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애니메이션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애니메이션 속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성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알아본 심리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앵커]
올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한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에 실사화된 알라딘이나 라이온킹도 흥행했고 또 토이스토리가 인기를 끌었는데요. 토이스토리 1편 나왔을 때 제가 딱 인형을 가지고 놀았을 때예요, 그래서 그런지 동심이 다시 살아난 것 같았는데, 현재 20~30대 그러니까 밀레니얼 세대가 열광했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 큰 어른이 되었는데, 이렇게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는 심리는 무엇이었을까요?

[인터뷰]
100세 시대에 20~30대면 아직 다 컸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성인이죠. 어릴 때 봤던 영화에 향수를 느끼는 감정은 보편적인 정서인 것 같아요. 재밌는 점은 어릴 때 보았던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은 변함이 없는데 정작 애니메이션을 보았던 관객은 나이가 들어가니까 나이 들어서 잃어버렸던 순수함을 다시 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되찾는 느낌이 있죠.

그래서 시리즈를 보는 게 좋은 것이 왠지 친숙함을 느끼고 같이 자라가는 느낌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단순히 아이들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환상이라든지 꿈이라든지 순수함을 다시 떠올리시는 것 같아요.

[앵커]
토이 스토리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가지고 노는 장난감, 손에서 떼어놓지 않는 장난감이 주인공이잖아요. 저도 그랬지만, 어릴 때 아이들 보면 인형이나 베개, 옷을 꼭 쥐고 다니잖아요. 애착 인형이라고도 부르는데, 아이들이 애착 인형을 갖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사실 보드라운 걸 좋아하는 애들이 많거든요. 주로 구강기의 유아가 제일 두려워하는 게 뭐냐면 어머니가 자기 옆에 없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주 양육자인 경우가 많은데, 스스로 유아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어머니의 존재라는 건 전지전능한 존재로서 철저하게 의지하는 대상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유아에게는 엄마로부터 떨어진다는 게 두려울 수 있는데, 그게 생후 8개월이 되면 어머니가 자기와 다르다는 걸 조금씩 알게 돼요. 엄마와 자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나니까 분리될까 봐 불안해하는 거예요. 일종의 분리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이럴 때는 갑자기 모유 수유를 끊게 되면 불안이 더 증폭되게 되는 거죠. 그래서 그럴 때는 봐가면서, 아이가 엄마에게서 떨어지는 게 엄마가 아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될 때 그때 모유 수유를 중단해도 받아들이는 거죠.

그때 엄마는 나와 다르다는 걸 느끼는 과정에 어떤 대상이 필요하잖아요. 그때 그 대상이 되는 것이 인형이라든지 장난감, 때에 따라서 담요라든지, 나에게 어떤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있으면 엄마가 없어도 안심이 되는 거예요.

[앵커]
애착 인형이 유아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이 애착 인형이 집착으로 이어지면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이게 정도의 문제가 되겠죠. 어느 정도 애착을 보이는 것, 담요라든지 인형이라든지, 이런 건 자연스러운 현상인데요. 너무 심해서 그게 없으면 너무 불안해지는 거죠. 어떤 분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이 옛날에 사용하던 담요 같은 것 있잖아요. 그것과 떨어지면 심각한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걸 블랭킷 증후군(blanket syndrome)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이런 불안을 경험할 때 어머니나 아버지가 관심을 조금 더 가지고 어떤 메시지를 부모에게 주는지 잘 관찰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동생이 태어났을 때가 아닌가 싶어요. 동생이 태어나면 아이들은 실제로 어떤 심리 변화를 겪게 되나요?

[인터뷰]
아무래도 경쟁자가 하나 태어나는 거잖아요? 2017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보스 베이비'는 동생이 태어났을 때 아이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아이의 시각에서 잘 표현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주인공 형은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어요. 하지만 동생이 태어나고, 부모님의 관심은 동생에게만 집중되죠. 그래서 형은 지금까지 받아온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겨서 동생을 미워하는 감정을 가지게 되고요. 그래서 갑자기 나타난 동생의 정체를 밝히고 원래 있는 장소로 돌려보내고 싶어 하죠.

아이들은 동생이 태어난다는 말을 들으면 흔히 "동생은 언제 태어나요? 이름은 뭐라고 할 거예요? … 오지 말라고 하면 안 돼요?"라고 묻는데요.

[앵커]
위협받을까 봐요?

[인터뷰]
그렇죠,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동생에 대해서 호기심도 있고 설렘도 있지만, 반대로 부모님의 사랑을 뺏길 것 같은 질투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인간이 살아가면서 형제, 자매간에 느끼게 되는 질투심, 이런 것들을 가리켜서 '형제간 경쟁'이라고 합니다. 'Sibling Rivalry'라고 하는 용어가 있는데요. 형제와 소유물을 공유(共有)하려고 하지 않는다든가, 공격적인 행동과 태도를 보인다든가, 어떤 경우에는 형제의 잘못을 지나치게 일러바치는 등의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현상은 형제간의 연령차가 적을수록 형제간의 갈등이 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이걸 잘 해결해야 사회성 발달이 발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게 되는데, 부모와의 애착 관계, 양육 태도, 연령, 성별, 이런 것들이 다 영향을 주는데, 어떤 사람은 이 시기를 잘 넘어가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열등감에 빠져 나이가 들어서도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다시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런 애니메이션들을 보면 캐릭터가 성장하며 자아정체성 확립을 보여주잖아요. 그럼 유아기의 아이들이 성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유아가 나이 들며 경험해가는 체험이 굉장히 중요한데, 체험의 내용과 종류, 그리고 그것에 따른 질이 중요하죠. 그런데 애착, 아까 말씀드렸지만, 애착 이론에서 하는 말이 상당히 의미 있는데요. 애착 이론에 의하면 유아가 주 양육자와 어떤 정서적인 유대감을 가지느냐, 이것이 왜 중요하냐면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 성격 형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보통 이럴 때 '애착의 내적 작동 이론'이라는 게 있는데요. 그게 뭐냐면 유아가 주 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서 깨닫게 되는 건데, 두 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한 가지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고, 부정적으로 볼 수 있고요. 또 타인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고, 부정적으로 볼 수 있고, 2X2니까, 모두 네 가지의 조합이 가능한 거죠. 이런 걸 따라서 애착 유형이 결정되는데, 나중에 성격과도 관련된다고 합니다.

[앵커]
네 가지 애착 유형이 나중에 커서도 성격을 좌지우지하게 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4가지 애착유형,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우선 애착 결과로 나에게 긍정적이고, 타인에게도 긍정적이면 어떨 것 같습니까? 인간관계가 원만하겠죠. 그러니까 '안정형 애착'이라고 하고요. 자기 자신에게는 긍정적인데,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이에요, 그러면 사람을 피하게 되겠죠? 그러니까 '회피형 애착'이 될 수 있고요.

반대로 나 자신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데 타인은 다 좋게 보이는 거예요. 그러면 타인에게 집착하게 되니까 '몰두형 애착'이 되고요.

가장 안 좋은 것은 자기 자신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타인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살아가는 것 자체가 두렵습니다. 그래서 '두려움형 애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나중에 성격과 관련되고 그러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유아의 성장이 제일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내가 누군가에게 완전히 수용되는 경험, 그래서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경험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일종의 자기가치감을 경험해야 나중에 대인관계에서도 훨씬 더 원만하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저희가 성장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앞서 말씀하신 대로 100세 시대이기 때문에 아직 우리는 성장하는 과정 중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요?

[인터뷰]
살아가면서 힘든 상황을 경험할 수 있잖아요. 이때 저는 그걸 어떻게 지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힘든 상황이 왔을 때 어떤 사람을 상당히 불평하고, 불만을 많이 가지곤 하는데, 그것보다는 그때 그럼 나는 어떻게 할 것 인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이런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 같고요. 만약에 그렇게 할수록 자신감이 생겨날 수 있겠죠.

그리고 두 번째로는 성장하는 데 저는 가장 중요한 게 행복감을 많이 느끼는 거예요. 그런데 그러려면 중요한 요소가 뭐냐면 나와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원만한 대인관계가 많아야 해요. 그러니까 지인이 많아야겠죠.

그리고 또 하나는 또 다른 배움에 대해서 열려있는 자세를 가지는 게 중요한데, 심리학에서는 이걸 '개방성'이라고 합니다. 호기심이라든지 창의성, 상상력과도 관련이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 요즘 나이 든 분들도 새로운 것 배우는 분 많으시거든요. 어떻게 보면 인생이라는 게 끊임없는 배움이기 때문에 나이는 단순한 숫자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생각해보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동심을 지키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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