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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구소] 음식에 담긴 심리학의 비밀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서서 에너지를 충전하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특별한 매개체가 되었는데요.

우리가 슬플 때 단 음식이 당기고, 화가 날 때 매운 음식이 당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음식의 심리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교수님 혹시 먹방 보시나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가끔 봅니다. 저도 정말 생각 없이 보는 편인데 보다 보면 식욕이 오르잖아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특히 밤에 보니까 문제가 되는 거 같죠.

[앵커]
네, 맞습니다. 식욕이 오르는 이유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또 다른 요인이 있을까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인슐린은 당도가 높은 음식을 먹을 때도 분비되잖아요. 그러면 혈당을 떨어뜨리니까 좋은데, 우리가 그런 말 하잖아요. "당 떨어졌다." 배고픔을 더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날씨가 더 추우면 실제로 체온을 유지하려고 하는 작용이 생기니까 사실 더 많은 열량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더 많이 배고픔을 느끼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제 곧 여름이 지나서 천고마비라는 가을이 오잖아요. 그럼 뭔가 살이 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 이유는 사실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가을이 돼서 햇빛 받는 시간이 여름보다 줄어들게 되면 체내에 비타민D도 줄어들게 되고요. 지방을 분해하는 속도도 느려지게 되니까 참고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많이 드시게 되잖아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인 코르티솔의 생성이 더 많이 되기 때문에 식욕이 더 활발해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스트레스 이야기해주셨는데, 우리가 스트레스받거나 유독 지치는 날 '단 음식 먹고 싶다, 초콜릿 당긴다.' 이런 이야기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피곤할 때나 기분이 안 좋을 때처럼 달거나 열량이 높은 음식을 찾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피곤하고 스트레스받을 때 자꾸 더 많이 먹게 돼서 문제가 더 되는데요. 이게 뇌의 화학적인 작용 때문에 그렇습니다. 평소 우울한 경향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한 데요. 그렇게 되면 우울하고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들게 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실험을 해보면 단백질 말고, 탄수화물 식품을 먹고 난 다음에 혈액 검사를 해보면, 그 안에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증가한답니다. 트립토판이 필수아미노산 중의 하나인데요. 그렇게 되면 이게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주는 효과가 돼서 기분이 좋아지게 되는 거죠. 스트레스가 좀 날아가게 되는 건데, 사실 저희가 단것을 많이 먹게 되는 경우는 단것을 먹게 되면 코르티솔 호르몬 자체 수준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게 단기적인 효과만 있어요. 오래도록 계속되는 건 아니고요. 그리고 매운 거 드시는 분 있지 않으십니까? 매운 떡볶이 같은 거 좋아하세요?

[앵커]
네, 매운 떡볶이 좋아해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네, 스트레스받을 때 많이 드시는데, 고추 안에 들어가 있는 캡사이신이 있잖아요. 그걸 복용하게 되면 사실 덜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이 금방 생기고요. 또 하나는 감각자극이 굉장히 활성화되고, 그러다 보면 체온도 올려주고 땀이 나면서 거꾸로 매운 걸 먹으면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스트레스받을 때 이런 걸 먹는 걸 좋아하게 되는 거죠.

[앵커]
기분이 좋아지고 활력이 생긴다니까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렇게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연구 결과를 좀 찾아봤는데요. 독일 막스 플랑크 대사연구소의 헤이코 벡스 교수와 공동 연구원들이 함께 다양한 국제 공동연구를 실시했는데요. 음식을 먹게 되면 기분을 좋게 만드는 또 다른 호르몬인 도파민이 두 번 방출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앵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2018년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에 발표된 논문인데요. 연구팀은 12명의 건강한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실시했는데요. 연구팀은 실험대상자들을 PET 장치에 누인 뒤 맛있는 음료와 맛없는 음료를 마시도록 한 뒤 뇌의 움직임을 살펴본 겁니다. 그런데 음식 섭취할 때 뇌에서 도파민이 두 번 분비되는데 한 번은 입안으로 음식이 들어가서 맛을 느끼는 시점에 도파민이 분비되고요. 또 하나는 음식이 위장에 닿았을 때 한 번 더 분비된다고 해요. 사실 음식을 먹으면 도파민이 두 번이나 분비되기 때문에 기분이 훨씬 좋아진다고 하는 거죠.

[앵커]
제가 음식을 먹을 때 왜 기분이 좋아지는지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그런데 맛있는 음식도 적당히 먹으면 참 좋겠는데, 저만의 문제는 아닐 것 같아요. 많은 분이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 꼭 과식하게 된단 말이죠. 왜 우리는 과식 또는 폭식하게 되는 걸까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앞서 말씀드린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사람마다 필요한 도파민의 적정량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런데 맛없는 음식을 먹게 되면 (도파민) 양은 많이 들어왔는데, 도파민 분비가 적은 거예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다른 간식이나 먹거리를 더 먹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과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요.

과식을 넘어서 폭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보통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신경성 폭식증'이 생기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보통 먹어야 하는 한 끼 식사량보다 훨씬 더 빠르게 많은 양을 먹게 되는데, 문제는 많은 경우 감정적이나 억눌린 것들이 많아서 상당히 긴장하거나 화가 났을 때 그 감정을 다스리는 부정적 대처방식으로 많이 먹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한 다음 어떻게 합니까? 살찔까 봐 두려우니까 구토를 하거나 설사약을 먹거나 운동을 과잉하게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적당히 조심해야겠죠.

[앵커]
또 반대로 거식증도 있잖아요. 그것도 심리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을까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여러 가지 많습니다. 대인관계, 부모와의 관계 문제, 그런데 많은 경우 거식증과 폭식증 중 중요한 요소가 뭐냐면 자기 통제에 대해서 너무 강박적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그래서 얼마 먹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너무 살이 쪘나?' 이렇게 생각하게 되니까 점점 안 먹게 되고, 사실 거식증의 경우는 영양사와 상담도 해야 하고 잘못됐을 때 입원을 해야 할 경우까지 가기 때문에 조심해야겠습니다.

[앵커]
민감해서 생기는 거군요. 사실 음식으로 스트레스 푸는 사람도 있지만, 술 마시면서 스트레스 푸는 분도 많습니다. 현대인들에게 빠질 수 없는 숙제인 것 같은데, 음주도 주위 사람에 따라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인가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생각보다 우리가 주변 사람들을 많이 보고 서로 간의 영향을 주고받는 것 같아요. 뉴욕시립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한 알렉산드라 w. 로그 심리학 교수는 사람들이 술을 마실 때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마시는지를 보고 비슷하게 따라간다고 말했습니다. 일종의 모델링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건데요. 내가 관찰하는 대상이 어떻게 하는가를 보고 그걸 따라 한다는 의미인데요.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가 말한 간접학습 혹은 대리학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대학생이 있는데, 최근에 성적이 많이 떨어졌어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그 대학생의 룸메이트가 술을 많이 마시는 거예요. 한 가지 가설을 뭐냐면 이 사람도 따라서 술을 많이 마시게 되는 거, 영향을 받는다는 거죠. 그러니까 보통 밤에 보면 주류광고 많이 하잖아요. 밤이나 새벽에, 음주 광고가 사람들에게 모델링 효과를 자극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이런 음주나 적절한 음식은 당연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기 스스로 결정해서 적절히 먹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이렇게 다양한 음식이 넘쳐나는 환경 속에서 우리가 건강하게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시죠.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그게 쉽지 않잖아요. 자기 조절이나 통제라고 하는 게 가장 큰 숙제의 하나인데, 일단 음식 자체가 건강한 걸 섭취하는 습관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앵커]
건강한 음식이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열량이 너무 많지 않고, 소화를 잘 도울 수 있는 음식들, 식이섬유라든지 이런 걸 신경 써주면 되고요. 너무 짠 거라든지 너무 매운 거, 이런 건 위벽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런 건 피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아침을 거르는 것보다는 아침을 드시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간격이 규칙적일 때 몸도 기대하는 거니까, 너무 거르지 말고 충분히 수분도 섭취하면서 그 간격을 맞춰가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결국 스트레스받으면 많이 먹잖아요. 단 거, 매운 거 많이 찾게 되는데, 스트레스 관리를 해야 하는데 많이 먹는 것도 부정적인 대처방식이거든요.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대체 방법을 고안하는 게 좋겠습니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운동한다거나 독서를 한다든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한다든지, 이렇게 다양하게 만들면 스트레스받았을 때 항상 먹는 걸 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먹는 건 건강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요. 맛있게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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