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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구소]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리…콩코드 오류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일을 진행하다가 만족스러운 결과가 예상되지 않아도 그동안 투자한 시간이나 노력이 아까워서 포기하지 못했던 분들 있으실 텐데요.

이런 심리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콩코드 오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앵커]
'콩코드'는 여객기잖아요. 뭔지 알겠는데, '콩코드 오류(Concorde Fallacy)'는 조금 낯섭니다. 어떤 걸 의미하는 건가요?

[인터뷰]
'콩코드 오류'란 콩코드 사의 실패사례를 말하는 겁니다.

[앵커]
아, 간단하군요?

[인터뷰]
조금 더 쉽게 말하면 "들인 게 얼만데" 이러고 있다가 결국 경제적 피해를 봤다, 경제적으로는 '매몰 비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왜냐면 이미 비용이 들어가서 매몰이 됐는데,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비용이잖아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콩코드 비행기가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1969년 프랑스와 영국이 합작 투자하여 만든 비행기인데요.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였어요. 그 당시 뉴욕에서 파리까지 왔다 갔다 했을 때 평균 8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런데 이건 마하 2의 속도로 가기 때문에 3시간 반이면 주파했어요. 엄청나죠.

대신에 비용은 보통 비행기의 3배에서 많게는 15배까지 된다고 해요. 그 당시에 경제 사정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석유 파동도 오고 경제공황도 오다 보니까 점점 사람들이 많이 타지 않게 된 거죠. 게다가 사람이 많이 안 타는데, 유지비용은 많이 들고, 그러니까 애물단지가 된 거예요. 웬만하면 접어야 하는데 최초의 초음속 비행기를 만들었고, 그거에 대한 자부심도 있는데, 그걸 접을 수 없으니 계속 끌고 나갔어요. 그래서 1976년에 처음으로 상업 비행이 시작됐는데, 97년이 지난 2003년에 운행이 중단됐는데요. 그때까지 무려 19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23조가 넘어요. 엄청난 돈이 투자된 거죠.

결정적인 계기가 뭐였느냐면 2000년도에 비행기에서 금속 하나가 떨어져 나와서 타이어를 펑크 내고, 연료통을 통과해서 결국 109명이 사고가 나서 폭발 사고로 109명이 전원 사망했어요. 그 뒤로 몰락되고 그러다 보니까 최초의 음속 비행기, 물론 그전에도 있었지만, 상용화된 음속 비행기가 사라지게 돼서 박물관에 있다고 합니다.

[앵커]
박물관에 있군요. 이런 콩코드 오류를 우리 일상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요즘 참 문제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데이트 폭력이라는 게 있잖아요. 사실 제가 통계를 보니까 2017년 이후에는 데이트 폭력으로 입건된 사람이 만 명이 넘었습니다.

[앵커]
아, 그 정도로 많군요.

[인터뷰]
네, 그 정도로 심각한데, 특히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 중에서 일부는 이 관계가 분명 폭력적인 걸 알고, 전망이 없다고 아는데도 집착을 하고 끝까지 매달리는 사람이 있어요. 일종의 콩코드 오류가 일어나고 있는 거죠. 그동안 투입됐던 관계, 시간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이 없으면서 계속 매몰되는 관계가 되는 거죠.

그런데 사실 이런 생각도 있는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지금은 잘못하지만, 내가 잘하고 최선을 다하면 바꿀 수도 있을 거야', 또 이런 것도 있어요. '만약에 지금 내가 이 관계를 중단하면 그동안 들였던 시간과 나의 결정이 틀렸다는 거잖아요, 이건 바꿀 수 없어' 이런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데이트 폭력이나 관계뿐만 아니라 또 다른 기업 사례도 있는데요. 코닥 필름 아시죠? 사실 카메라가 디지털화되기 전에는 코닥 필름이 정말 최고였거든요. 그 자체가 시장을 다 석권할 정도였는데, 문제는 거기에 안주하다 보니까 디지털 시대가 왔는데, 계속 그걸 고집한 거예요. 그래서 사세가 기울어지면서 상당히 경영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콩코드 오류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개인의 사례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지현 앵커는 생각나는 게 있나요?

저는 원래 하고 싶은 공부가 있었는데, 하다 보니까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 그런데 1, 2년 공부한 게 너무 아까워서 더 공부하다가 지금 포기하고 이 직업을 가지게 됐습니다.

[인터뷰]
그래도 뭐라도 남지 않았을까요?

[앵커]
공부한 건 남아있을 수 있는데, 지금 이 직업과는 완전 다른 거여서, 그게 콩코드 오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생각해보니까 재미없는 영화가 있잖아요. 너무 재미없는데, 들인 돈이 아까워서 끝까지 보게 되는 그런 것도 하나의 콩코드 오류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콩코드 오류를 하는 심리가 어디에 있을까요?

[인터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내가 처음에 했던 결정 자체가 틀렸다는 걸 확인하는 거잖아요. 내가 실패했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다, 이런 심리가 있을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이런 생각도 있어요, '지금 상황은 좋지 않다, 하지만 항상 좋지 않으란 법이 있느냐, 지금까지 안 좋았지만, 앞으로는 조금 나아지지 않겠는가'라는 일종의 환상 같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도박도 그렇잖아요. '계속 잃었으니까 이번에는 돈을 얻을 수 있겠지.' 이런 게 '도박사의 오류'잖아요. 확률은 사실 거의 똑같은 건데도 불구하고, 계속 잃었으니까 돈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본전 생각하다가 도박판에서 돈을 다 잃게 되는 거죠.

사회심리학자인 켈리 (Kelley)와 여러 연구자가 연구해보니까 사람들은 특정한 관계에 이미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나면 돈이 계속 들어가고, 관계가 힘든 데도 불구하고 이것을 유지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보면 서로 안 맞는 데도 오랫동안 연애한 사람은 헤어지기 힘들거든요. 그런데 한 번 헤어진 사람은 다음번 누구를 만났을 때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경우 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해요.

[앵커]
보니까 콩코드 오류처럼 지금까지 투자한 게 아까워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럴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당연히 경제적 피해가 생기겠죠? 일단 당연히 투자 대비 이익이 없는데, 하루하루 계속 손실이 일어나는 그런 일이 생기고요.

또 관계 같은 경우도, 데이트 폭력 말씀드렸지만, 관계에 집착하고 계속 이어져가다가 나중에는 정말 범죄에 피해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앵커]
콩코드 오류에 대해 들어보니까,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편향'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확증편향이 클수록 콩코드 오류가 크게 나타나는 것 같은데요.

[인터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게 '확증편향'인데요. 사실 이게 심리적 편견이나 편향 같은 거잖아요. 영국 심리학자 피터 웨이슨이 제시한 개념인데,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계속 보기 때문에 점점 더 자기 믿음을 강화하려는 쪽으로 편견이 작용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사실 확증편향이 있으면 콩코드 오류가 심화할 가능성이 많죠. 계속 좋은 쪽으로만 보려고 하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확증편향 자체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몰라요.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거니까요. 그런데 콩코드 오류는 이게 잘 안되는 걸 알아요, 아는 데도 집착하다 보니까 관계의 끝이 더 안 좋아지는 거잖아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앵커]
콩코드 오류는 많은 사람이 범하고 있지만, 호기 이걸 범하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요?

[인터뷰]
경제적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피해야 할 것 같은데, '목표'라는 걸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목표는 앞을 예측하여 세우지만, 목표를 바꾸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져야 해요. 상황이 안 좋으면 목표는 언제든지 재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그럼 어느 시점에 목표를 재조정할 것인가, 시점이 중요한데 투자 대비 이익의 비율이 낮아지는 시점이 왔을 때 어느 시스템이 작동해서 반드시 재점검하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때는 자기만 생각하면 자꾸 비슷한 생각을 하니까 이때는 제3자나 컨설턴트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사람의 태도에 대한 문제인데 그동안 우리가 투자한 게 아까우니까 계속 말려드는 거잖아요.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요. 실수를 통해서 무엇을 배우느냐가 중요하니까 실수를 통해서 승화시키는 태도가 중요하지, 한 번 한 걸 계속 붙잡고 있는 건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콩코드 오류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는데, 조금 생소한 표현이었지만, 우리가 앞으로 살면서 자주 부딪칠 일인 것 같습니다. 때로는 현실인정, 빠른 포기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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