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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구소] 설레는 휴가철, 우리가 바캉스를 즐기는 심리는?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여름 휴가를 계획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우리가 여름마다 바캉스를 떠나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바캉스 심리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요즘 바캉스 가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교수님께서는 휴가 다녀오셨나요?

[인터뷰]
네, 저는 짧게 갔다 왔어요. 사람들이 많지 않을 때 다녀왔어요. 두 분은 다녀오셨나요?

[앵커]
저는 지난주 동해 보러 속초로 다녀왔는데요. 황보 앵커는 어떤가요?

저는 아직 계획 중인데요. 이처럼 우리가 여름을 앞두고 늘 휴가 시즌 때문에 설레게 되잖아요. 여름에 우리가 바캉스를 떠나게 되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원래 바캉스라는 말 자체가 휴가라는 뜻의 프랑스어거든요. 그런데 프랑스는 1년에 유급휴가가 1개월이 넘는다고 합니다. 휴가철이면 대도시가 텅텅 비는 현상이 생기는 거죠. 한국에서도 바캉스 문화가 들어온 게 1970년 중반 들어서인데요. 바캉스를 가는 심리를 생각해보면 바캉스라는 말의 어원은 라틴어거든요. 뜻이 '자유'에요. 일상에 찌든 생활이라든가 힘든 것을 다 털어버리고, 여유롭고 자유롭게 여행을 가본다는 뜻이 중요하니까 자유로운 것을 추구하는 심리가 담겨있다고 봐야겠죠. 뭔가 일상생활을 벗어나는 것 자체가 사람으로 하여금 여유를 가지게 하고, 감정도 섬세해지고 자신의 삶에 대해 몰입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보겠습니다.

또한, 여름 휴가철 때보면 대부분 날씨가 무덥잖아요. 시원한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때가 학생이 방학하는 기간과 맞물리니까 함께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한 가지는 '다른 사람 다 가는 데 우리도 가야지.'라는 심리도 작용하는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요즘 휴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일상을 떠나 외부로 여행을 가는 것만이 휴가가 아니라 바캉스에 대한 인식이 변화된 것 같은데요.

[인터뷰]
그래서 통계 자료를 찾아봤더니요, 엠브레인모니터에서 만 19세~59세 수도권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봤어요. 질문이 '여름 휴가 때 여행을 가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동의하느냐?'라고 물어봤더니 점점 늘어나고 있답니다. 매년 조사해봤는데, 2014년엔 48.5%, 2015년엔 51.7%, 2017년엔 53.2%, 2018년엔 무려 63.2%로 증가했습니다. 10명 중 6명은 굳이 여행지로 가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이해가 가는 게 성수기에 휴가 가서 사람들에게 치이는 것보다는 집이나 가까운 곳에 가서 편하게 쉬고 싶다, 이런 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을 지칭하는 신조어가 있다고요?

[인터뷰]
네, 요즘 신조어 참 많이 나오는데요.

이런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을 스테이케이션족, 혹은 新 코쿠닝족이라고 부릅니다. 원래 스테이케이션이라는 말은 영어에서 머물다의 뜻인 (Stay)와 여가(vacation)가 합쳐진 단어이고요, 그러니까 멀리 떠나지 않고, 집 근처에서 휴가를 즐긴다고 생각하시면 되겠고, 코쿠닝, 코쿤이라고 하는 건 누에고치를 말하는 거거든요. 코쿠닝족이라고 하면 누에가 그 속에 들어가서 자신을 보호하고, 안전한 곳에 있는, 일종의 폐쇄된, 고립된 걸 말하는 거예요. 그런데 新 코쿠닝(cocooning)족 같은 경우 좀 달라져서 자기가 주도적으로, 선택해서 자신만의 여가 시간이나 휴가를 즐기는 건데, 원래 코쿠닝족이라는 말 자체가 독일의 사회심리학자인 팝콘이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건데요. 요즘은 新 코쿠닝족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긍정적인 말이네요.

[인터뷰]
네, 주도적으로 선택하는 거니까요.

[앵커]
그래서 그런지 홈(Home)과 바캉스를 합쳐 '홈캉스'라고 해서 집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집에서 휴가를 즐기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가성비가 있지 않겠습니까? 멀리 떠나지 않으니까 돈과 시간이 절약된다는 게 상당히 매력적이고요.

또한, 집에서 세상과 연락할 수 있는, 연결될 수 있는 디지털 & 모바일 라이프가 확산하니까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또 하나는 미세먼지가 생기면서 야외활동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젊은 세대들의 생각이 이것인 것 같아요, '꼭 여행을 가야만 바캉스냐?' 거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는데 젊은 세대들의 경우에는, 혹시 '복세편살'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앵커]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인터뷰]
그런 자기만의 콘셉트가 있는 독특한 여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조어가 많이 생겼는데요.

따라 하기 쉽지 않지만, 홈캉스 아까 말씀하셨고요. 북캉스.

[앵커]
책과 함께하는 바캉스?

[인터뷰]
네, 책과 함께하는 바캉스고요. 혹시 한캉스 들어보셨어요?

[앵커]
한캉스요?

[인터뷰]
한나절 바캉스입니다. 한나절에 왔다 갔다 하는 거죠. 그리고 몰캉스, 몰카는 아니고요. 몰캉스는 쇼핑몰과 바캉스, 애니캉스는 애니메이션과 바캉스의 합성어고요, 맛캉스.

[앵커]
맛집과 바캉스.

[인터뷰]
네, 맛집에서 바캉스를 즐기고, 뷰캉스는 뷰티와 관련한 바캉스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게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공간에서 행한다는 의미가 있고, 또 하나는 일상과 떨어져서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이 휴가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앵커]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과학과 관련한 체험을 하는 싸캉스도 있습니다.

그런데 휴가 이후에 오히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더욱 피로감을 느끼는 분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일명 '바캉스 증후군'이라고 하죠. 이런 심리는 왜 느끼게 되는 건가요?

[인터뷰]
휴가를 갔으면 자유롭게 쉬고 와야 하는데 오히려 바캉스 증후군을 경험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실제로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남녀 91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름 휴가로 인한 후유증을 겪고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3.6%가 그렇다, 10명 중 7명은 휴가 갔다 와서 늘 피곤했다고 해요. 그래서 바캉스 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겼는데요. 몸과 마음이 다 피폐해지는 것 중 하나인데, 특히 허리나 목이 뻐근해지는 증상, 일종의 '척추 피로 증후군', 몸이 피로해진다는 말이고요.

그리고 갔다 오니까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잖아요. 이거 하느라 무기력해지고 힘들어져서 '번아웃 증후군'이 생깁니다. 우울증도 생기고, 업무 효율도 떨어지고, 휴가 갔다 왔는데 왜 이렇게 힘든 건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죠.

[앵커]
그래서 휴가 기간에 너무 신나게 놀다가도 휴가 복귀가 걱정되기도 하더라고요. 이렇게 바캉스 증후군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실제로 바캉스 증후군의 원인은 개인마다 다양하지만, 아무래도 스트레스로 인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여름 휴가에서 쉬지 못한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1위는 불규칙한 생활 패턴, 복귀하니 생활 패턴이 바뀌었잖아요. 그게 34%를 차지했고요. 휴가 가기 위해 업무를 많이 하잖아요.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30.9%, 과도한 휴가 일정이 13.1%, 그리고 실제 휴가지에서 경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9.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장인들 휴가를 떠나서도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하나의 방증인데요. 휴가 시즌이 되면 이것저것 여행 알아보고, 찾아보고, 예매하고, 예약하고 하잖아요. 실제로 휴가를 갔어요. 그러면 가족들을 위해 일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오히려 휴가를 가서 자유를 느끼는 게 아니라 휴가가 끝나고 돌아오면서 이제 끝났다는 자유를 느끼는 사람이 있는 거죠. 약간의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자연스러운 거지만, 너무 힘들어지면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휴가답지 않은 휴가를 보내고 오는 분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인데 신체적인 휴식만큼이나 마음의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빡빡한 일상 속에서라도 마음의 바캉스를 찾는 방법은 없을까요?

[인터뷰]
뭔가 자기중심을 찾는 하루에 10분이라도 가끔씩 하늘도 보고 음악도 듣고 차도 한잔하고 자기만의 자신을 편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 그동안 열심히 살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조금 더 친절하거나 좋은 말을 많이 해주는 게 좋겠고 그다음에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한테 주어진 많은 것들에 대해서 감사할 것도 많아요. 도와주는 분들도 많이 있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연구를 보면 지난번에도 얘기한 적이 있는데 다른 사람을 도울 때 즉, 이타적인 행동을 할 때 긍정적인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하고 행복감을 많이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깐 주변에 있는 사람을 도울 수 있고 다른 한 편으로는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고 하는 이런 태도 자체가 어쩜 정신적인 바캉스에서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저는 이번 시간으로 휴가 가시는 시청자분들이 많을 텐데 근심이나 이런 것들 버리고 편하게 즐기고 오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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